* 밀라 라이츠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light_your_world_2018/
* 밀라 라이츠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ILA-LIGHTS-52567115461/
* 부루벨코리아 홈페이지: https://www.bluebellgroup.com/bluebell/ko/
* 갤러리비케이 홈페이지: http://www.gallerybk.co.kr/
* 프랑스문화원 홈페이지: http://www.institutfrancais-seoul.com/ko/
Light your world 는 빛의 작가 밀라 라이츠의 작업과 에너지를 오감으로 느끼는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이다 .퍼포먼스는 3개 의 음악과 함께 전개된다. 세상에 빛을 전하고자 하는 작가의 희망처럼 퍼포먼스는 어둠에서 출발해 빛과 꿈의 세계를 지나, 꿈이 실현된 새로운 현실로 이어진다.
밀라의 작품세계와 에너지가 오감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퍼포먼스는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싱어송 라이터이기도 한 밀라가 프랑스에서 녹음한 음악에 맞추어 가야금 연주자 동그란의 연주와 장구 반주가 함께 진행된다. 한지로 만든 구조물 안에서 밀라는 음악에 맞추어 그림을 그려 나간다. 한지에 투사된 밀라의 실루엣과 에너지, 그리고 음악에 영감을 얻어 무용수들은 구조물 주위에서 즉흥으로 안무를 창조한다. 밀라의 그림과 영상은 퍼포먼스 내내 영빈관을 가득 채울 것이며, 이 모든 과정은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제작되어 BBC 와 Arte 등의 외신을 통해 방영될 것이다.
빛과 꿈이 현실에도 계속되길 바라는 밀라의 바람처럼, 영빈관은 특유의 한국적 분위기와 함께 몽환적 감각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또한 파리에서 진행될 두 번째 공연에서는 Le Bristol Hotel 의 바텐더가 Light your world라는 칵테일을 관객에게 선사할 것이다. Light your world는 한국, 파리 이후에도 일본, 중국에서도 진행할 계획이다.
<밀라 라이츠 페인팅 퍼포먼스>
* 일시: 2018년 5월 23일 오후 7시
* 장소: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홀
* 출연:
아티스트: 밀라 라이츠 Mila Lights
영상 감독: 에릭 다르몽 Eric Darmon
조명 감독: 장진영 Jin Young Jang
음악 감독: 장태순 Tae Soon Jang
패션 디자이너: 하재민 Minky Jaemin Ha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텔라 심 Stella Shim
가야금 연주: 동그란 Gran Dong
무용수: 김기범 Kibum Kim, 이이슬 Yiseul Lee, 이주연 Jooyeon Lee
갤러리 비케이에서 밀라 라이츠 개인전을 본 계기로 참석하게 된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 아티스트의 작업, 그것도 액션 페인팅이 영상과 다른 한국 예술가들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이루어질 퍼포먼스라니, 감이 잡히지 않으면서 동시에 기대감이 부풀었다. 액션 페인팅 하나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일 텐데 이 퍼포먼스는 도대체 어떻게 구성될까? 직접 가서 본 퍼포먼스는 싱어송라이터, 모델, 시인, 조각가와 화가라는 다채로운 경력 만큼이나 다재다능하고도 창조적인 밀라 라이츠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이 작품은 갤러리 비케이 전시 때 포스터에 사용된 것이었으나 막상 전시 때는 보지 못했어서 아쉬웠는데, 이번 행사 덕분에 직접 볼 수 있었다. 다른 작품들이 몹시 화려하다 싶었지만 이 작품이 주는 인상은 대단했다. 혈관 속 피인 듯 불길인 듯 에너지가 그대로 살갗을 뚫고 튀어 나오는 것 같던 강렬한 느낌. 화려하고 강렬하고 아름다웠다.
이 작품도 갤러리 비케이 전시 때는 못 보았던 작품이다. 서울에 있는 동안에도 작품을 그리셨다는데 그 중 하나일까? 밀라 라이츠의 작품에 대한 인상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에너지 분출'이다. 흐르고 터지고 흩어지고 모이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딱히 언어가 필요하지 않은 해석. 보는 것만으로 즉각적인 충격을 감지할 수 있는 강력한 임팩트를 지닌 작품들이다.
이 작품을 비롯하여 갤러리 비케이에서 보았던 많은 작품들이 이번 퍼포먼스 장소에 전시되었다. 그 또한 내게는 독특한 경험이 되었는데, 최근 읽고 있는 이 소 화가의 『화가가 사랑한 파리 미술관』에 있는 다음과 같은 글을 오늘 읽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작품은 전시 공간에 걸리는 순간 완성된다. 전시 공간과 상태는 작품만큼이나 중요하다." (p132)
물론 작품을 감상하는 최고의 장소는 감상자가 원하는 곳일 것이다.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면 자신의 집이 될 수도 있겠고, 사무실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지간한 경우 전문가들의 치밀한 계산 하에 전시되는 갤러리에서 작품에 대한 감상이 극대화 되곤 하는 것은, 내가 아직 작품을 소장한 적이 없기에 그런지도 모른다.
깔끔하고 절제된 분위기의 갤러리 비케이에서 감상한 밀라 라이츠는 고요한 중에 폭발하는 느낌이 강렬했다. 하얀 눈밭에 박힌 금가루나 핏자국처럼 깔끔한 강렬함이 감상하던 나의 모든 집중을 순식간에 이끌어내었다. 분명 화려하고 강렬한 작품들이었는데도 맑고 깨끗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지금에 와 생각하니 어쩌면 갤러리 비케이 자체에 대해 갖고 있는 나의 이미지가 작용한 것일 수도 있겠다 싶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다시 한 번 갤러리 비케이에서 밀라 라이츠의 작품들을 감상하고 싶어진다.
이번 퍼포먼스 장소인 에메랄드홀에서 만난 그녀의 작품은 분명 얼마 전에 갤러리 비케이에서 보았던 바로 그 작품들이었는데도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두운 조명과 음악, 다채로운 퍼포먼스가 빚어내는 복합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똑같은 작품들이 여기서는 훨씬 역동성을 띠고 있었다. 갤러리 비케이에서 본 작품들이 투명하고 맑은 민낯을 하고 있었다면, 이벤트에서 만난 작품들은 태닝한 얼굴에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을 한 얼굴 같았다. 갤러리 비케이의 작품들이 정제되고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면, 에메랄드홀의 작품들은 자유분방하고 카리스마 가득한 다소 거친 모습이었다. 신기했다. 같은 작품이 장소에 따라 이렇게 다른 이미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갤러리 비케이에서 보았을 때 가장 좋아했던 이 작품을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다. 그 사람 많은 복잡한 장소에 있었어도 여전히 맑고 아름다웠다. <Castle of Paradise>였지, 아마? 작품 만큼이나 멋진 제목이다.
프랑스 문화원에서 후원한 만큼 프랑스인들이 1/3 혹은 그 이상 되었던 것 같다. 아... 프랑스어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았지. 이번 퍼포먼스는 워낙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석했어서, 맘만 먹으면 인맥 넓히기에 아주 좋은 기회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학교에서 즐겼던 종류의 파티를 오랜만에 즐길 수 있어서 모처럼 잠시 그리움에 젖었기도 했고. 너무 오랜만이어서 낯설었을 정도.
자, 드디어 퍼포먼스가 시작되었다. 오늘의 이 퍼포먼스는 BBC와 Arte에서 방영될 것이라 하니, 완벽한 동영상과 공연 내용은 그 방송들을 참고하기로 하자. 어차피 티스토리에 긴 영상은 올릴 수 없으니 도중도중 짧게 녹화한 영상들을 올린다. 이 모든 사진과 동영상은 주최측 부루벨 코리아 관계자분의 허락 하에 올립니다.
공연이 시작되는 어두운 실내에는 벽을 따라 밀라 라이츠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한 중앙에는 천장부터 바닥까지 한지로 둥그렇게 만들어진 구조물이 놓여 있었다. 그 구조물을 둘러 한국 고전 무용수분들께서 승무를 추셨고, 실내 맨 안쪽 무대에는 커다란 화면과 함께 가야금과 장구 연주자분이 계셨다. 가만히 서계시던 무용수분들께서 몸을 움직이나 싶더니 서서히 한지 구조물 주변을 돌면서 승무를 추기 시작하셨다.
얼마 전 마크 테토의 강연에서도 그러했는데, 이번에도 밀라 라이츠라는 프랑스인에 의해 한국의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는 점이 신기하다. 승무는 교과서나 티비에서 보기만 했지, 직접 눈 앞에서 감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그 느낌이 몹시 특별했다. 중앙의 한지 구조물에는 승무를 추시는 무용수분들과 그분들을 감상하는 우리 관객들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영사되고, 이내 무용수분들이 구조물을 돌아 화면 앞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관객들도 무대로 향했다. 그때, 스크린 아래 앉아 계시던 가야금 연주자께서 연주를 시작하셨고, 장구 소리가 울렸다. 그러더니 장구 연주자가 일어나 그대로 승무를 추셨다. 춤과 연주로 인해 분위기가 고조될 즈음 중앙 한지 구조물 안쪽에서 휙, 휙, 붓터치가 시작되더니, 구조물 안을 뛰어다니며 퍼포먼스를 시작하는 밀라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리고는 슬쩍 날리는 한지 사이로 드러나는 그녀의 실루엣. 승무춤을 추는 무용수분들은 관객들 사이사이를 누비고 다니다가는 구조물 안으로 들어가고, 다시 나온 그들의 하얀 의상에는 밀라가 그린 붓터치가 얼룩져 있었다. 그렇게 음악과 승무와 밀라의 액션 페인팅이 어우러져 독특한 예술적 영감으로 공간을 온통 빛내고 있었고, 마침내 그녀가 안에서 그리는 작품의 모습이 구조물 바깥면으로 드러났다. 그리고는 무용수분들이 무대로 모여 밀라를 위한 길을 내었고, 구조물 안에서의 작품을 마친 밀라는 스크린 앞 무대로 걸어 나와 미리 준비해 두었던 큰 작품을 펼치며 퍼포먼스는 끝을 맺는다.
그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느낌.
모르겠다. 예술계에 이런 퍼포먼스가 많은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처음 경험한 퍼포먼스였다. 그 놀라움. 번뜩이는 감각. 가슴이 두근거리며 세포 하나하나가 꿈틀거리던 느낌. 몹시 독특한 경험이었다.
이전에 <밀라 라이츠 개인전> 포스팅을 했을 때 검색했던 사진 보다 밀라 라이츠의 실물이 훨씬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과연 모델 경력이 납득가도록 화려하면서도 매력적인 모습이어서 깜짝 놀랐다.
문득 '프랑스어 잘 하는 밀라가 부럽다'는 말을 일행에게 했다가 '프랑스인이 프랑스어 잘 하는 게 부럽냐'는 핀잔을 들었다. 프랑스인이건 누구건 프랑스어 잘 하는 사람은 부러운 거다. 나도 프랑스어 잘 하고 싶다아. 올 가을에 파리에서도 서울의 것에 이어 퍼포먼스를 갖는다는데, 그때는 어떤 분위기가 될까 몹시 궁금하다.
리셉션 때 제공된 핑거푸드가 예쁘고 맛있었는데, 특히 미니어처 같은 햄버거가 너무 귀여워 먹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어지간하면 후기에 음식 사진은 안 올리는 편인데 이건 증말 넘 귀엽다.
갤러리 비케이에서는 옆으로 뉘여서 전시되었던 작품인데, 행사장에서 세워 전시된 걸 보니 또 느낌이 새로웠다. 참 예술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한 것 같다.
처음 보는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라 기대는 했었지만 이 정도로 멋질 줄은 몰랐다. 덕분에 한국 전통춤에 대한 관심이 새로이 생긴 것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밀라 라이츠의 작품이 얼마나 자유롭고 영감 충만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아니 생성되는지를 보게 된 것도 즐거웠다.
행사장에서 만난 갤러리 비케이 관계자분은 지난 <박선기 개인전> 때 단아한 자태로 차분하면서도 풍성하게 작품을 설명해 주셨던 분인데, 다시 보게 되어 몹시 반가웠다. 여전히 단아하시고.
이처럼 멋진 자리에 초대해 주신 부루벨 코리아와 갤러리 비케이 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덕분에 지금껏 접하지 못한 예술의 새로운 형태를 알게 되었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