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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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J.K. Vanhal - Konzert D-Dur fur Kontrabass und Orchester
G. Bottesini - Allegro di Concerto `Alla Mendelssohn`
J.F. Zbinden - Hommage a J.S. Bach fur Kontrabass, Op. 44
T. Kawakami - Sonate fur Kontrabass und Klavier
※ 파란색은 프로그램 노트의 설명
J.K. Vanhal - Konzert D-Dur fur Kontrabass und Orchester
I. Allegro Moderato
II. Adagio
III. Finale
요한 밥티스트 반할은 체코 보헤미아 혈통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로 농가에서 태어나 작곡을 독학하였으며, 고향의 교회에서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던 중 1760년 빈으로 나가 디터스도르프(오스트리아의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를 사사하하며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반할은 당시 시대적 상황에 따라 음악가들이 궁정이나 귀족, 혹은 교회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것이 관례였던 것에 탈피하여 특정 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자유 신분의 작곡가로 활동한 최초의 인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에 대한 제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현대의 전업 작곡가와 같은 형태를 취하여 100여곡이 넘는 실내악곡, 73곡의 교향곡, 95곡의 교회음악 등을 남겼으며, 이러한 작품들은 반할의 작품에 특별한 애착을 보였던 작곡가 하이든이 에스테르하지 악단의 악장으로 재임했던 시절, 무려 100여곡에 이르는 작품들이 연주되었다.
동시대 함께 활동했던 작곡가들과 마찬가지로 반할은 여러가지 현악기를 다룰 수 있었기 때문에 콘트라베이스와 비올라 같이 당시로서는 새로운 독주악기를 위한 작품을 주로 남겼으며, 오늘 연주되는 이 협주곡에 대해 슈페르거(오스트리아의 작곡가)의 필사본은 원래 D장조지만 현대의 에디션들은 슈페르거의 조현을 감안하여 E♭장조로 조옮김한 경우가 많으며, 콘트라베이스 연주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다양한 음조와 작곡가가 활동했던 시대배경과 맞물려 비교적 자유로운 창작을 통해 처음 악기가 표현하는 음색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 어떤 느낌이었나 하면, 처음 등장하실 때 본인 몸의 1.5배에 해당하는 악기를 들고 나온 날씬한 안수현 님이 과연 저 우람한 콘트라베이스를 감당하실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되었다. 의자도 없이 위태하게 서서 연주를 하시는 모습에 보는 내 허리가 아파 오는 것 같았고, 가느다란 팔과 손가락으로 굵고 긴 콘트라베이스의 목을 종횡하는 모습에 힘드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한 악장이 끝날 때마다 좀 버거워 보이시기도 했고. 콘트라베이스에 기대어 쉬셔야 할 것 같은 느낌.
그런데 정작 연주는 달랐다. 반할의 1악장에선 아직 긴장이 덜 풀리신 것 같긴 했지만, 2악장이 되자 갑자기 눈 앞에 초록 잔디가 펼쳐지는 거였다. 아다지오가 워낙 상상하기 좋은 분위기를 내긴 하지만, 콘트라베이스가 울리자마자 너무나 선명하게 펼쳐지는 푸른 숲의 잔디와 그 숲을 차분히 거니는 갈색 머리의 젊은 남성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더욱 신기했던 건, 보통 연주를 들을 땐 흔히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떠오르곤 하는데, 안수현 님의 이 반할 2악장 아다지오에서 떠오른 남성은 사랑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거였다. 삶과 사람, 관계, 철학, 문학 등에 대해 혼자 침착히 생각에 잠긴 듯한 분위기였는데, 아마도 안수현 님의 연주가 담백하고 차분해서 그런 장면을 연상한 것 같다. 신선한 연상이었다.
다시 경쾌해진 3악장에선 새와 물과 사슴과 숲의 모습들이 떠올라 즐거웠다.
G. Bottesini - Allegro di Concerto `Alla Mendelssohn`
베이스의 파가니니로 잘 알려진 이태리 베니스에서 출생한 지오반니 보테시티는 콘트라베이스 작곡가이자 연주자 그리고 당대의 유명한 지휘자로 활동하였다. 클라리넷 연주자이자 작곡가였던 아버지에게 음악을 배웠으며, Carlo Cogiati(이탈리아 지휘자 겸 작곡가)에게 바이올린을 배웠다. 밀란 음악원에 입학 당시 장학그을 받기 위해 콘트라베이스와의 연을 맺게 된 그는 타고난 음악성을 발휘하여 베이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두각을 나타냈으며, 로시니 등과 함께 공부하기도 했다. 최초로 지금의 프랑스식 활로 알려진 활대 위에서 활을 잡는 형식을 사용한 보테시니는 여러 오케스트라에서 수석 베이스 연주자로 초빙을 받았고,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와 평생 우정을 나누었으며,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의 초연을 비롯해 지휘자로서도 많은 연주회를 가졌다. 또한 다수의 베이스를 위한 협주곡과 소품들, 그 밖의 현악4중주 등의 작품을 작곡한 그는 현재 사용되는 많은 콘트라베이스의 기교들을 개발하고 또 그것을 응용한 많은 베이스 작품들을 남겼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Allegro di Concerto "Alla Mendelssohn">은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모티브로 따서 작곡한 것으로 멘델스존의 영향을 받아서 작곡을 하였다. 연주되는 곡의 부분에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선율이 곳곳에 숨어있다.
→ 곳곳에 숨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선율을 잡아낼 수준이 되면 좋겠다아...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출신 작곡가의 작품이라 이 곡을 가장 기대했었다. 해당 악기 작곡가가 만든 곡은 필히 최고의 기량을 발하는 곡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작곡가 본인이 연주를 하기 때문에 악기의 기능을 최대로 뽑아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기대했던 바대로 이 곡은 상당히 어려웠다. 후반부에선 쉴 새 없이 연주자의 팔뚝보다 훨씬 긴 콘트라베이스의 목을 낮은음부터 높은음까지 현란하게 오르내리며 연주하시는 모습에 감탄했다. 특히 초고음의 경우 키가 큰 남성 콘트라베이시스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팔이 길지 않아 많이 힘드셨을 텐데도 전체적으로 음정이 정확하셔서 얼마나 열심히 연습을 하셨을까가 가늠되었다. 멋진 연주였습니다.
J.F. Zbinden - Hommage a J.S. Bach fur Kontrabass, Op. 44
즈빈댄은 스위스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이다. 7세부터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으며, 피아노를 배우던 중 재즈를 비롯하여 여러 장르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후에는 작곡을 공부하게 된다. 1938년 재즈 밴드의 피아니스트로도 활동하였으며, 이후 그의 경력과 작품은 주목받기 시작하였고, 스위스 음악을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잡았다. 그의 작품 스타일은 스트라빈스키와 프랑스 6인조와 관련된 신고전주의적인 경향을 나타내고 이씅며 재즈의 요소 역시 스며들어 있다.
Hommage(오마주)는 프랑스어로 '감사, 경의, 존경'을 나타내는 단어로 음악을 비롯한 여러 예술에서 창작자 또는 예쑬가가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의 업적과 재능에 대한 일종의 경배를 나타내고 있다. 제목에서도 설명하듯 J.S. Bach에 대한 오마주로 피아노 반주를 배제한 채 콘트라베이스만으로 연주한다. 저음악기의 중후한 음색과 매력적인 선율들을 통한 콘트라베이스의 대표적 레퍼토리로 사랑받고 있으며, 탄탄한 구성과 연주자에게 요구되는 음악성과 기교로 국내외 국제적 콩쿨의 지정곡으로까지 사용되는 작품이다.
→ 이 곡은 좀 난해했다. 군데군데 피치카토로 타는 리듬이 재즈적인 부분이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훨씬 뒤의 작곡가인 다음 곡 카와카미의 작품보다 더 현대음악 같다는 느낌이 들었을 정도로 낯선 부분이 많았다. 아마 내가 비음악전공자여서 그러하겠지.
T. Kawakami - Sonate fur Kontrabass und Klavier
테츠오 카와카미는 가나가와 현 출생으로 일본의 작곡가, 편곡자이자 지휘자이다. 그는 도쿄예술대학 작곡과를 졸업 후, 음악교사의 길로 접어들어 가나가와 현의 요코하마 취람 고등학교를 비롯한 4개의 학교에서 교사를 역임하였다. 음악교사로 교편을 잡는 동시 작곡활동도 활발하게 하였으며, 정년퇴직 후에는 그의 제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콘트라베이스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인 이 곡은 모두 3악장 구성으로 전형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작곡가 카와카미가 남겼던 작품들 중 콘트라베이스를 주악기로 하는 소나타로는 유일한 곡으로 1991년에 작곡되었다. 국내 무대에서는 아직까지 소개된 횟수가 적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반면 유럽 전역에서 활발하게 연주되고 있는 곡으로 다양한 국제무대는 물론 국제대회의 지정곡으로 선정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 예습하면서 가장 맘에 들어했던 곡이다. 그리고 실제로는 정말 좋았다. 모든 곡에서 피아노 반주자 김예슬 님과 호흡이 잘 맞았지만, 이 곡에서의 호흡은 짜릿할 정도였다. 이렇게 호흡이 잘 맞는 연주자들의 연주가 주는 쾌감은 대단한 것이어서 들으며 참 즐거웠다.
Recital de Contrabaixo e Piano
Universidade do Minho
Contrabaixo - Joel Azevedo
Piano - Isolda Crespi
Tetsuo Kawakami - Sonata para Contrabaixo e Piano
Allegro
Andantino
Presto con Fuoco
요즘 계속 잠을 잘 못 자고 있고 또 에너지가 매일 부족해서 오늘도 쓰고픈 만큼의 후기를 쓰지 못해 안타깝다. 조금만 더 에너지를 짜보자면, 전체적으로 센스있는 구성이었다 생각했다. 우선 의상. 김예슬 님의 의상과 셋트인 양 맞추신 1부에서의 의상과 2부에서의 황금레몬색 드레스의 대조가 주는 인상이 참 멋지다 싶었다. 의상센스가 아주... 황금레몬색 드레스는 본 적도 없어. 넘 예뻤다. 그리고 곡의 구성이었는데, 보통 독주회에선 처음에 반주 없이 악기 혼자 하는 곡들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안수현 님은 인터미션 후에 반주 없는 곡을 배치하셔서 그 또한 특별했다. '정말 자신 있으신가 보다' 싶었는데, 반주가 없으면 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대부분 처음에 힘든 곡을 듣고 이후 반주가 더해지면서 서로의 결점이 보완되고 장점이 부각되는 효과를 많이들 내거든. 그런데 안수현 님은 전혀 다른 구성을 보여주셔서 재미있었다. 그러고 보니 혼자 하신 곡이 즈빈덴의 곡이었네. 그 곡 역시 연주가 너무나 현란했는데, 거뜬하게 잘 연주하셔서 감탄스러웠다.
그리고 호흡을 다시 한 번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두 분 서로를 듣고 굉장히 매력적으로 맞추시던데. 어쩜 한 사람이 연주하는 것처럼 기막힌 타이밍으로 그렇게 함께 연주하시는지, 들으며 참 즐거웠다.
에또... 아티큘레이션을 매력적으로 쓰신다 하나, 과하지 않으면서 딱 설레는 느낌을 낼 정도로 아티큘레이션을 사용하시는 것 같아, 바이올린에 비해 섬세함이 절대적 약점이 될 콘트라베이스임에도 섬세함을 잘 살려 주셨다. 훌륭한 연주 잘 들었습니다. 예습을 위해 위에 올린 영상들보다 훨씬 멋진 연주였어요.
[프로필]
Kontrabass 안수현
독창적인 표현력과 당당함이 묻어나는 해석력으로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사하는 콘트라베이시스트 안수현은 선화예술중·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2년에 걸쳐 DAAD 독일 국가장학금을 수혜하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 Aufbaustudium(Meisterklasse)을 졸업하였다.
선화예중·고 재학시절 6년 연속 실기 우수자로 선정됨은 물론 음악저널콩쿨, 바로크음악콩쿨, 한국원로교향악단콩쿨, 한양대, 경원대, 성신여대콩쿨 등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였으며 동아콩쿨을 비롯하여 부산MBC콩쿨, 학생음협콩쿨 등에 입상, 독일 Sperger 국제콩쿨 특별상, Markneukirchen 국제콩쿨 Semi Finalist에 그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공식적인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안수현은 한국콘트라베이스협회, 한국원로교향악단, 구리시교향악단, 서울대학교 오케스트라 등 다수의 협연 무대는 물론 국내 금호 영아티스트 독주회를 비롯하여 독일의 Pullach, Starnberg, Ottobrunn 등지에서의 초청 리사이틀로 솔로이스트로서의 음악성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현지 음악인들로 부터 호평을 이끌어 내었다.
세계적인 지휘자 Zubin Mehta와 Valery Gergiev, Christian Thielemann 및 정상급 솔로이스트 Julia Fischer, Johannes Moser 등과 아시아, 남미, 유럽 등지에서의 다양한 연주활동, 뮌헨 국립음대 교수진 Dag Jensen(Bassoon), Francois Leleux(Oboe), Andrea Lieberknecht(Flute)와 함께한 실내악 연주, 젊은 주자들로 구성된 “Bavaria Klassik”를 결성하여 바로크에서 낭만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구분하지 않는 레퍼토리를 선보여 왔다.
음악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과 계획으로 오케스트라 활동에도 많은 열정을 쏟아낸 그녀는 어린 시절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수석으로 활동 하였으며, 독일 Munchener Kammerorchester, NDR Hamburg 객원단원과 마에스트로 Lorin Maazel, Christian Thielemann이 이끌었고 현재 Valery Gergiev가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인 뮌헨 필하모닉 아카데미 단원과 드레스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역사에 유래 없던 아시아 여성 최초 수석을 역임하였다.
Martin Dobner, Klaus Stoll의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하고 성영석, 채현석, 이창형, Martin Dobner, Slawomir Grenda, Nabil Shehata를 사사하며 스스로가 추구하는 음악적 영역에 대한 범위를 끊임없이 넓혀가고 있는 콘트라베이시스트 안수현은 현재 KBS Symphony Orchestra 부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다.
# Pianist 김예슬
*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졸업 (실기 및 성적우수, 공로상)
*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졸업 (전액 장학금 수혜)
*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석사, 프랑크푸르트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 및 페다고지 마스터과정 졸업 (DAAD 장학금 수혜)
* 이탈리아 Mauro Paolo Monopoli, Ennio Porrino,
스페인 Delia Steinberg,
독일 Elise Meyer,
한국 Maru Concerto,
일본 Osaka 국제콩쿨 등 상위 입상 및 음연, 한국쇼팽, 한국음악,
삼익, 음악춘추 콩쿨 등 1위
* 국내 예술의전당 독주회 및 금호 영아티스트 독주회,
독일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슈트트가르트,
오스트리아 비엔나 등 국내외 독주회 개최
*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강사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