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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전시회] 피카소와 큐비즘 PICASSO & CUBISM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SAC Hangaram Art Museum

by Vanodif 2019. 1. 15.





<피카소와 큐비즘 PICASSO & CUBISM>

* 일시: 2018.12.28(금) ~ 2019.03.31(일) 

    [12~2월] - 오전 11시 - 오후 7시(입장마감 오후 6시 20분) 

    [3월] - 오전 11시 - 오후 8시(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 휴관일 12/31(월), 1/28(월), 2/25(월), 3/25(월)

*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1전시실,제2전시실 SAC Hangaram Art Museum

*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http://www.sac.or.kr/SacHome/exhibit/detail?searchSeq=37263









작년 11월이었나 예당에서 열리기로 했다가 연기되어 12월 31일에 시작된 전시 피카소와 큐비즘. 개인적으로는 <큐비즘과 피카소>라 전시제목을 지었더라면 더 좋았으리라 여긴다. 대중에게 큐비즘보다 피카소가 월등히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피카소 이름을 앞세웠지만, 그래도 이 전시는 '큐비즘'에 대한 전시인 만큼 '큐비즘'이 앞에 왔더라면 생각 외로 피카소 작품이 많이 오지는 않아서 실망했다 한 사람들의 마음 자세가 조금은 달랐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피카소'라는 이름을 보고 전시에 갔다. 그리고 '피카소'란 이름에 대해 거는 기대 만큼의 피카소 작품들이 많이 오지는 않았음이 의아하긴 했다. 그러나 전시를 보고 나왔을 때 나는 최근 몇 년간 있었던 어떤 대형 전시보다 더욱 만족스러운 상태였다. 이 전시는 큐비즘에 대해 낯설어했던 나에게 큐비즘 자체를 통째로 데리고 와서 눈 앞에 펼쳐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책으로, 인터넷으로, 사진으로 큐비즘에 대해 수없이 읽고 듣고 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읽고 보아도 매체를 통해서만 접한 큐비즘은 내게 실체로 다가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 전시를 통해 나는 비로소 큐비즘의 실존을 만났다. 다양한 입체주의 화가들의 원작들이 줄지어 서서 한국의 감상자들을 맞이하는 전시. 거기다 드로잉이나 판화는 오지도 않았다. 90여점 작품 모두가 한 점의 테피스트리와 나머지 유화로 이루어진 이 전시는 경이로울 정도였다. 작년, 잔뜩 기대했던 두 번의 대형 <샤갈전>이 샤갈의 판화 전시였던 관계로 나를 비롯한 관객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더랬다. 그때 사람들과 수없이 나누었던 말이 '2004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있었던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 기대하고 갔다가 크게 실망했다. 그때의 <샤갈전>이 그대로 다시 열린다면 입장료가 그때의 두 배를 넘는다 해도 기꺼이 지불하고 보겠다'였다. 바로 그 전시를 기획하셨던 서순주 전시총감독님께서 기획하신 전시다웠다. 이토록 황홀한 유화들이라니. 아찔하다. 한국인이 유화를 좋아하지. 그 점을 아쉬워하는 미술 전문가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설치작품은 물론이고 드로잉과 판화 중에도 훌륭하고 매력적인 작품들이 많다, 특히 드로잉은 화가가 지닌 기본기의 실체를 그대로 노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하지만 그래, 난 한국인이다. 그리고 유화를 좋아해. 유화 특유의 기품과 대상의 내면까지 표현해 낼 수 있는 그 뛰어난 기능성을 깊이 좋아한다. 해서, 유화로 유명한 화가의 전시를 보러 갈 때면 기본적으로 유화 작품들이 든든하게 제공되는 전시를 기대한다. 아직 취향이 설익고 모자람이 많아서 그러할 테다. 하지만 유화를 좋아하고 원하는 상태가 나의 현주소다. 해서 이 전시가 고마웠다.


이번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의 또 하나 뛰어난 점은 교육성이다. 코바나컨텐츠가 기획한 전시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훌륭한 전시는 단순히 훌륭한 작품들을 나열해 놓는 것이 아니라, 전시를 찾은 관객으로 하여금 새로운 어떤 것을 배워서 나가게 만들곤 한다. 그리고 위에 적었듯, 이번 전시가 바로 그러했다. 피카소 작품에 대한 많은 기대만 정리한다면, '큐비즘'의 실존과 그 가치에 대해 크게 배우고 나가는 전시가 될 것이다.


또 하나 칭찬할 점은 도록이다. 도록이... 얼마였지. 난 티몬 얼리버드로 일찌감치 세일 가격으로 구입했어서 도록의 실제 가격을 모르겠는데, 암튼 도록 안 내용이 아주 충실하다. 사실상 내 취향엔 이보다 더 맞기 힘들지 싶을 정도다. 물론 앞에 관계자분들의 인사말이 있지만 꼭 필요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고, 또 거의 모든 작품에 대한 해설이 작품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미술공부를 위해 따로 사서 읽어도 좋을 만큼 유익하고 소장 가치 높은 도록이니, 어지간하면 사서 소장하기를 권한다. 도록 안에 실린 작품들의 사진은 뛰어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ㅡ당연히ㅡ원작의 아우라를 담아내진 못하니, 도록의 내용을 읽은 후 가서 원작 앞에 선다면 감상 효과는 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사진인데... 마지막 전시관의 튈르리 살롱전 초대형 작품들은 사진촬영이 가능하지만 다른 작품들은 불가하다. 관객으로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접때 어떤 도슨트분께서 설명해 주신 적이 있다. 사진촬영 허가를 받으려면 천문학적인 로열티를 더해서 지불해야 한다고. 그렇게 되면 자연히 그 부담은 감상자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고, 입장료가 올라가게 된다고. 가능한 더 많은 사람들이 전시를 즐기기를 바라는 기획자의 입장에선 아쉽더라도 촬영권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못내 아쉬운 점이긴 하나, 그래도 충분히 납득 가는 일이다. 그래도 황홀한 초대형 작품들의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다행이다. 기획자분들 수고 많으십니다.


이제 개인적으로 즐거웠던 작품들을 소개하고 싶은데 문제는 작품 사진이다. 파리시립미술관 소장품들로 구성된 전시인 만큼 파리시립미술관 홈피에서 가져오고 싶은데 검색이 귀찮네.ㅠ 도록을 스캔하면 좋겠지만 스캐너가 고장이고... 사진을 찍어 보든가 다른 사이트에서 구해보든가 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