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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et

[발레] 돈키호테 Don Quixote by 마린스키 발레단 Marinsky Theatre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by Vanodif 2018. 11. 17.


※ 이상한 문장이나 표현, 오탈자 수정 없습니다. 읽으시는 분의 완벽한 문장으로 읽으세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돈키호테`> Don Quixote by Marinsky Ballet & Orchestra

* 일시: 2018.11.15 (목) ~ 2018.11.18 (일) 11월 17일(토) 오후6시 11월 18일(일) 오후2시 (공연시간 : 180 분 / 인터미션 포함)

* 장소: 세종대극장

*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http://www.sejongpac.or.kr/performance/view_today.asp?performIdx=28628&bcode=PERFORM1&performCode=grpb1802141325001









발레 <돈키호테>의 줄거리를 비롯한 정보와 올해 있었던 유니버설 발레단 <돈키호테>는 이전 후기를 참고하세요. 

https://vanodif.tistory.com/1221 

감상포인트는 다시 적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하니... 맨 아래에 싣기로 한다.






15일 목요일에 김기민 님 공연 한 번 더 보려고 예매했더랬는데, <니벨룽의 반지>가 같은 날짜와 시간인 줄 몰랐어서 초대된 것을 확인한 후 취소했더니 수수로 30퍼센트... 눈뜨고 3만원 날렸다.ㅠ 그래도 멋지고 훨씬 비싼 공연을 보긴 했지만, 김기민 님 공연을 한 번이라도 더 볼 기회를 놓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올해 유니버설의 <지젤> 때 보았던 김기민 님의 선은 아직도 눈에 화석처럼 박혀 있어 일상을 사는 순간순간 떠오르는 정도여서 이번엔 꼭 두 번 다 보고 싶었더랬는데. 토요일 공연 열심히 보아야겠다. 빅토리아 테레시키나와 김기민 커플은 작년 마린스키 <백조의 호수>때도 호흡을 맞추었던 커플이네. <백조의 호수>때 나는 이리나 시포즈니코바와 세르게이 우마넥 버전으로 보았던 터라 기대가 크다. 목요일에 같이 보려다가 내 스케줄 때문에 따로 먼저 본 지인에 따르면 '역시 김기민!'이라는데. 그 선을 다시 보게 된다니 가슴이 설렌다. 두근두근.


요즘 들어 세계적인 무용수들과 무용단, 연주자들의 내한이 늘고 있어서 관객으로선 비명을 지르고플 만큼 행복하다. 물론 덕분에 지출이 너무 심해지고 있지만... ㅠ 날로 눈과 귀가 행복해지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그리고 롯데콘서트홀과 같은 큰 공연장과 각 분야의 기획사, 무용단 덕분입니다. 멋진 공연을 접하는 만큼 나도 어서어서 성숙하고 멋진 관객이 되었으면 좋겠다.










테레시키나와 김기민 커플은 올해 있었던 유니버설의 <돈키호테>에서 강미선-콘스탄틴 커플 같았다. 뛰어난 기술과 연기력을 3막이라는 길고 긴 시간 동안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영리하게 에너지 분배하여 표현한 노련함이 빛난 공연. 무엇보다 3막의 그랑 파 드 되를 완벽하게 해내는 두 분의 모습에 역시 김기민! 거기다 32 푸에테를 36-7회까지 거뜬히 흔들림 없이 깨끗하게 해낸 테리시카나는 최고의 테크니션임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다만 테레시키나의 전체적인 선은 딱히 내 취향이라 할 수는 없으나, 그래도 중요한 바로 그 부분을 명쾌하게 해내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김기민 님은... 처음부터 테레시키나 키트리만을 사랑하는 바질 같아 보였다. 그녀만을 보고 그녀만을 의식하는 바질. 그녀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 다른 아가씨에게 '나와 결혼해 주시오, 내 사랑을 바치겠소!!!!' 하며 어찌나 말짱하게 연기하시는지, 관객석에서 굉장한 웃음이 터졌지 뭔가. 하지만 그는 경쾌하고 명쾌하다. 그의 마음에 키트리 아닌 다른 여성은 없다. 구김살이나 구김이 없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청년 바질의 모습을 잘 표현해주셔서 기뻤다. 그리고 김기민 님 동작은 정말 정성스럽죠. 한 동작 한 동작 그냥 하시는 법이 없다. 솔로 연기에서 누구보다 빛나는 분이 바로 김기민 님이시기에, 그의 동작을 보는 내 눈이 뽀득뽀득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테레시키나는 귀엽고 사랑스럽고 아버지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란 아가씨 같았다. 마음이 부드러워 보였달까. 그리고는 3막 선술집에서였나, 친구들 틈에 끼어 도망가려던 그녀를 아버지가 끌고 와서 "어딜 감히!" 하며 발을 쿵, 구르기가 무섭게 "뭐! 내가 뭐!" 하듯 자신도 발을 쿵, 하고 맞굴리는 모습에서 아버지께 바락바락 대들 정도로 아빠와 친한 것 같아 즐거웠다. 순발력이 깜찍한 부분이었다.


세르게이프 에스파다는... 너무나 훤칠하고 멋지시던. 다리가 엄ㅡ청나게 길고 비율이 무섭도록 좋은데다 아무래도 하얀 하의에 하얀 신발을 신으면 가벼움이 부각되어 보이는 만큼 힘과 가벼움이 적절히 표현되었다. 어떤 느낌이냐 하면, '나 멋지지? 너희들 나 좋아하잖아. 나는 좀 근사한 남자가 맞지. 으하하! 나의 매력에 빠져들 보시지!"라는 느낌. ㅋㅋ 자신감 뿜뿜, 그런데 오만하진 않아서 밉지 않은 캐릭터. 3막 1장 선술집에서 세르게이프 에스파다는 그야말로 남성미 가득 뽐내었다. 텅! 텅! 하며 힘을 과시하는 듯 두 팔을 들어 올린 그의 허세 가득한 모습이 귀여워 한참 웃었다. 에스파다는 세르게이프 버전이 개인적으로 더 맘에 들었다.










막공인 예브세예바 키트리와 스테핀 바질. 사실 김기민 님 공연을 보고 싶었던 거라 최근 공연비가 너무 많이 나가서 이 막공은 취소할까 생각했더랬다. 그런데 투우 망토 군무가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취소하지 않고 갔는데, 이 공연 취소했으면 후회했을 뻔 했다! 너무너무 좋았던 공연. 예브세예바-스테핀 버전은 유니버설의 홍향기-이현준 버전과 같았다. 힘힘커플이죠!! ㅋㅋ 전날 테레시키나 키트리의 등장이 키트리인줄 몰랐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면, 예브세예바는 등장하자마자 "안녕, 여러분?" 하고 햇살처럼 인사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우리 향기님의 대책없는 햇살 뿜뿜을 따라갈 순 없습니다. ㅋㅋ 마린스키 공연까지 본 내게 있어 가장 완벽한 키트리는 향기 님의 키트리였다. 스페인의 구김살 없는 햇살이 가득 느껴지던 공연. 아, 다시 마린스키로 돌아와서.


예브세예바 키트리의 연기력은 최고였다. 어휴, 어찌 그리 깜찍한 캐릭터가 다 있어, 그래. '깜찍함'이란 단어가 사람의 몸을 입고 등장한다면 예브세예바 키트리였으리라. 바질을 반대하는 아빠의 어깨에 턱을 괴고 애교를 떠는가 하면, 청혼하는 귀족 가마쉬는 싫다며 인형처럼 뻣뻣해지고, 그러다 또 귀족의 팔짱을 끼며 한 걸음 한 걸음 산들거렸다 삐죽했다, 어휴. 예쁘장한 황금빛 여우에게 홀리는 기분이었다. 1막 내내 너무나 멋진 에너지와 귀여움을 마음껏 발산해 주어서 다른 배역분들도 덩달아 신나 보였다. 멋진 에너지, 근사했다.


예브세예바의 연기가 너무나 감쪽같아서 스테핀 바질에 대해선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역시 힘힘 커플이었던 것이, 1막에서 키트리를 드는 원 핸드 리프트에서 한 팔로 들고는 도대체가 내려 놓지를 않는 그 힘자랑. ㅋㅋㅋㅋㅋㅋ 이 커플 진짜... 넘 귀엽고 즐거웠다. 선도 좋고 점프도 좋고 연기력도 좋았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 버려서 예브세예바 키트리의 이미지에 묻혔다. ㅠ 


두 분, 1막에서 너무너무 신났더랬는데, 3막 2장에선 힘이 좀 빠지신 느낌... ㅋㅋㅋ 보는 입장에서 안쓰러웠는데 너무나 이해가 되었고, 정말 잘 했다고 있는 힘껏 박수쳐주고 싶었다. 실제로 커튼콜 때 팔이 떨어져라 박수쳤고. <돈키호테>는 너무 길고 안무가 세죠. 특히 키트리의 안무는 사악할 정도로 힘든 작품인 것 같다.


오스코로빈 에스파다 역시 힘 가득 나잘남을 과시하는 캐릭터였는데, 전날 세르게이프 에스파다가 내 개인적 취향엔 더 맞아서.






가마쉬는 보통 광대와 같은 이미지로 표현하시는데, 마린스키의 가마쉬는 성격이나 스타일은 조금 독특하지만 귀족적인 품위가 충분히 표현되었어서 훨씬 현실성 있는 캐릭터로 다가왔다. 적절한 오버연기는 깔끔한 효과를 내죠. 가마쉬가 좀 많이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에 따로 쓴 것이고, 다른 분들은 따로 언급하기 보단 전체적 소감을 쓰기로 한다.


국립의 <돈키호테>는 해설이 있는 짧은 버전이었기에 논외로 하고, 유니버설의 전막 <돈키호테>와 마린스키의 <돈키호테>를 비교한다.


가장 큰 특징은 마린스키의 남성군무다. 여성군무로는 우리 유니버설의 승이다. 물론 무용수 개인의 기량은 마린스키가 아직은 뛰어난 것이 사실이다. 그 어떤 무용수를 솔리스트나 심지어 주연에 두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이 무용수 한 명 한 명의 안정감이 느껴지는 탄탄한 기본기가 빛났다. 그 어떤 여성 무용수도 남성무용수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은, 볼쇼이와 마린스키 특유의 그 안정감은 부러워 눈물이 날 지경이다. 여성 무용수는 혼자 다 할 수 있으나 그림을 위해서 남성 무용수의 서포트를 받는 느낌이고, 남성 무용수는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음을 알고 있으나 설사 여성 무용수의 어떤 실수가 있다 해도 다 커버할 자신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절대적인 안정감. 어떤 기술에도 불안하지 않고, 고난도 기교 부분에서도 꼿꼿한 수직을 유지하는 기품있는 동작. 모든 순간에 수직과 수평이 유지된 채 안정적인 동작들이 펼쳐져서 관객으로선 정말 고마운 공연인 거였다. 그러나.


그러게, 우리 유니버설은 어째서 그렇게 아름다운 군무를 할 수 있는 걸까? 한 명 한 명은 가끔 불안한 부분이 없지 않은데, 그 어려운 코르 드 발레가 너무나 아름답다. 물론 아주 어려운 부분에서 한두 분 불안한 분들은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각도와 타이밍과 호흡이 아찔하도록 잘 맞는 것은 유니버설의 마력에 가까운 매력이라 생각한다. 거기다 2인무, 3인무, 4인무 같은 군무는 유니버설의 압승이다. 훨씬 똑같은 각도와 속도로 동작과 회전을 하시죠. 설마 마린스키를 보면서 유니버설의 군무를 그리워하게 될 줄은 몰랐다. 유니버설의 여성군무는 꽤 높은 수준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돈키호테>여서 그러하다. 작년에 보았던 마린스키 <백조의 호수>에서 보았던 클래식 코르 드 발레는 천상의 것이었다. 나로 하여금 경악에 찬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게끔 만든 군무 중의 군무. 볼쇼이 <백조의 호수> 군무와 함께 내 눈을 있는대로 망쳐 놓았던 문제의 군무였다. 하지만 유니버설의 군무가 무서운 속도로 향상되고 있는 만큼, 머지 않아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으리라 희망한다.


생각지 못했던 공격?을 남성군무에서 받았다. 어지간하면 남성군무보단 여성군무가 완벽하죠. 남성군무는 비중이 그렇게 절대적인 경우가 많지 않기도 하고, 보통 남성 무용수분들께 기대하는 것은 군무보다는 솔로 파트에서의 기량인 만큼 남성군무에는 별로 기대치가 높지 않다. 그런데... 1막과 3막 투우사 군무에서 깜짝 놀랐다. 여성 군무를 뛰어넘는 남성 군무라니 생각도 한 적이 없어! 그런데 마린스키 발레리노분들은 그걸 해내더라. 물론 그것에는 무용수분들의 실력 이상의 조력자가 있었다. 바로 문제의 망토. 내가 김기민 님을 제외하고 마린스키의 이 <돈키호테>를 기대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망토군무였는데, 유니버설이나 국립의 버전으로 보았을 때 그 망토 군무가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이다. 춤이 훌륭하더라도 망토의 색과 망토가 그리는 선들이 너무나 지저분해 보여서 눈이 따가웠는데, 그 지극히 어려운 망토 군무를 그 잘 한다는 마린스키는 어떻게 표현해낼까, 몹시 궁금했었다. 그런데 일단 마린스키의 무대 자체가 전체적으로 톤다운되어 있어서, 색상이 난잡함에도 불구하고 묘한 안정감과 기품을 더하는 편이었던 데다가, 그 톤다운된 소품 중 이 망토는 유난히 빛났다. 바깥의 붉은색에 안쪽은 창백한 베이지색, 바깥은 검정색에 안쪽은 붉은색, 그리고 에스파다의 망토는 바깥은 붉은색에 안쪽은 베이지와 살짝만 차이나는 오렌지색이었는데, 형광색들이 아니어서 눈에 훨씬 편했다. 그리고 바로 그처럼 색이 튀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그리는 선도 지저분해 보이지 않았다. 그것의 단점은 그만큼 덜 화려해 보인다는 점이죠. 하지만 그것은 동전의 양면이니 둘 다의 장점을 한 번에 취할 순 없다. 가장 완벽한 것은 유니버설의 망토로 균일하게 통일된 선을 그리는 것인데, 지지대가 없는 망토라는 소품이 그것을 가능케 할 리가 없지 않은가. 암튼, 눈이 아프지 않은 마린스키의 망토를 칭찬해요. 망토 칭찬을 신나게 했는데, 물론 망토보다 투우사 무용수분들 자체가 훨씬 훌륭했다. 한 명 한 명이 에스파다인 양 넘치는 힘을 누구 하나 뒤처지는 사람 없이 동일하게 자신감 있게 표현해주셔서 보는 입장에서도 기운이 넘치는 춤이었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산초의 헹가레였는데, 유니버설에선 커다란 천으로 높이 띄우는 반면, 마린스키에서는 무용수들의 팔로 직접 띄워 올렸다. 시각적으로는 천으로 띄워 올리는 것이 훨씬 신나 보이는데, 직접 팔로 높이높이 띄워 올리는 장면을 보자 뭔가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나라 돈키호테분들은 다들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듯 보였는데, 마린스키 돈키호테는 훨씬 현실에 사는 사람 같아 보였다. 좀 괴짜 귀족 할아버지 같던 모습. 쓰고 보니 가마쉬건 돈키호테건 현실감이 더 강조되는 마린스키가 된 건데, 음... 관객으로선 어느 쪽이 더 낫나... 흠... 생각해 보니 전체적인 조화상 각각 맞았던 것 같다. 마린스키는 무대장치나 의상, 소품 부터가 모두 톤다운된 색으로 전체적인 기품을 강조하니, 캐릭터도 '있을 법한 귀족들'이 된 것 같고, 유니버설의 무대, 의상, 소품은 색상부터가 짠하니 현실적이지 않은 것 같은 만큼 꿈속에 존재하는 듯한 캐릭터들이 어울리는 것 같다.


아, 빠뜨리지 않고 칭찬해야 할 것 하나 있지! 이번 공연의 신의 한 수,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와... 부러웠다. 정말 너무 부러웠다. 우리 국립이나 유니버설에도 전속 오케스트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나게 부러웠다. 작년에 마린스키, 올해 볼쇼이를 보았으나 다 한국의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춘 공연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뛰어난 무용수분들인 데다 노련한 오케스트라의 만남이었던 만큼 공연들이 훌륭했다. 그런데...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마린스키 발레단의 공연은... ㅠ


토요 공연에서 어떤 부분이었는지는 잊었는데, 암튼 여성 무용수분의 솔로 파트가 있었다. 회전을 하시는 부분이었는데, 처음에 빠르게 회전하다가 뒤로 한 4회전 째에서였나 살짝 회전이 느려졌다. 그러자 딱 그 회전의 속도에 맞게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미세하게 느려지던 걸 보고 듣고는 충격을 받았다. 와...!!! 그리고는 일행과 함께 끝까지 감탄했던 점이 '음악적인 부분에서 불안함이 없었다'였다. 오케스트라가 알아서 맞춰주기 때문에 무용수분들은 더욱 마음껏 춤을 추는 것 같아 보였는데, 그것이 결국 안정감으로 이어지게 된다. 최고였다. 발레는 그래야 한다. 전속 오케스트라, 적어도 전속 지휘자가 있어야 해. 그리고 발레를 이해하는 지휘자여야만 한다. 우리나라에선 국립발레단 공연에서 작년인가 재작년까지 맞춰주셨던 여성 지휘자님이 가장 좋았는데 지금은 왜 다른 분으로 바뀌었는지 모를 일이다. 그 분께서 지휘하셨을 땐 음악에 대해 걱정이 없었더랬는데. 암튼 마린스키 오켘스트라와 함께 한 마린스키 발레단의 공연은 문자 그대로 경이로웠다.


시간이 꽤 많이 흘렀기 때문에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좋은 공연이었던 만큼 떠올리니 다시 그때의 감동이 되살아나는 게 신기하다. 훌륭한 공연 잘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립과 유니버설의 멋진 비상을 응원합니다!






자, 이제 발레 <돈키호테>의 감상포인트를 짚어 봅니다. 



[캐릭터 댄스 Character dance]

캐릭터 댄스는 각 나라나 지방의 특색을 나타내기 위해 그 지역 특유의 의상이나 메이크업, 소도구, 스텝, 제스처 등을 넣어 안무한 춤으로, 헝가리의 차르다시(czardas), 나폴리의 타란텔라(tarantella), 폴란드의 마주르카(mazurka)나 오스트리아의 왈츠(waltz) 등 다양한 지역의 춤이 있다. 캐릭터 댄스는 <돈키호테> 이외 다른 작품들에도 단골로 등장하는데, <백조의 호수> 3막 파티에 등장하는 여섯 나라 공주들의 춤이나 특히 <호두까기 인형>의 2막 디베르티스망에 등장하는 중국인형, 러시아인형, 인도 인형 등 각국 인형들의 춤 역시 이 캐릭터 댄스에 해당한다. <라 바야데르>의 인디언 춤이나 황금신상 춤 역시 마찬가지다. 당연한 말이지만 캐릭터 댄스에서는 발레의 튀튀나 토슈즈 대신 민속의상과 구두를 착용하며, 둥글게 팔을 그리고 발끝은 바깥으로 턴아웃되어야 하는 발레의 기본자세가 캐릭터 댄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덕분에 전체 극의 흐름에 독특한 재미를 부여하는 효과를 낸다.


<돈키호테>에서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민속춤인 플라멩코(flamenco)세기딜랴(seguidilla)판당고(fandango)와 판당고를 변형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는 볼레로(bolero)가 캐릭터 댄스로 등장하며, 이에 따른 의상과 부채, 캐스터네츠, 탬버린 등의 소품을 사용한다. 작년 문 단장님 설명으로는 여성들이 손에 든 부채로 감정을 표현한다셨는데, 때로는 유혹을, 때로는 질책을, 때로는 기쁨을 표현하는 등 다양한 부채 사용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었다.


 [화려한 기교와 고난도 테크닉]

 

1에서는 스페인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캐릭터 댄스는 물론 돈키호테산초판자키트리바질가마슈로렌조 등 주조역들의 코믹한 연기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주인공 키트리와 바질의 파드되붉은 망토를 힘차게 휘날리며 추는 투우사의 춤볼레로보다 빠른 템포로 젊은 남녀가 추는 세기디야 춤 등이 인상적이다.

 

2은 집시의 야영지에서 시작된다야영지 주변 풍차를 적군으로 착각한 돈키호테는 풍차를 향해 덤벼들고 풍차 날개에 걸려서 땅에 떨어져 정신을 잃고 만다.이어지는 장면은 돈키호테의 꿈속 장면숲의 여왕과 큐피드둘시네아의 모습을 한 키트리가 등장하는 이 장면은 이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스페인풍 발레와는 달리 정통 클래식 발레 동작으로 구성되어 고전발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키트리와 바질이 피날레를 장식하는 3 그랑 파드되(Grand Pas de Deux)이다.이 춤은 그랑 파드되의 대명사적 존재로 클래식 발레의 파드되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평을 받으며각종 갈라와 콩쿠르에서 독립적인 춤으로도 사랑받는다남성 무용수가 발레리나를 한 팔로 머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동작과 연속 점프발레리나의 32회전 푸에테(Fuette)까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그만큼 무용수들에게는 고난도 기술을 요하고관객들에겐 발레를 보는 큰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작품임이 확실하다. (출처: http://www.lullu.net/8923)



<돈키호테>는 섬세한 감정표현이 중요한 <오네긴>이나 <안나 카레니나>와 같은 드라마 발레와는 완전히 다르다. 기교면에서 정말 볼 게 많은 작품이니, 편안한 마음으로 실컷 환호하고 박수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다음은 다정한 유니버설이 직접 제공하는 감상 포인트!









귀엽... >_< ♥













큰 도움이 되는 꿀영상 고맙습니다, 유니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