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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전시회] 김성호 Kim, Seong Ho - 꿈꾸는 밤 Dreaming Night @ 갤러리 비선재

by Vanodif 2018. 12. 4.




노란색 하이라이트된 부분은 해당 페이지로 링크되어 있습니다.



※ 이상한 문장이나 오탈자 수정은 힘들 것 같습니다. 

읽는 분의 완전한 문장으로 읽어주시고, 만일 친절히 댓글로 말씀 주신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수정하겠습니다.





<김성호 Kim, Seong Ho - 꿈꾸는 밤 Dreaming Night>

* 기간: Oct 10 - Nov 29, 2018

* 장소: 갤러리 비선재 

* 요금: 무료. 하루 전 사전예약필수 

* 예약 및 문의: 02-793-5445 

    https://blog.naver.com/bsj54451/220952349744 

* 관련 홈페이지: http://bisunjae.com/exhibitions/976




갤러리 비선재는 10월 10일부터 11월 29일까지 김성호의 개인전 <꿈꾸는 밤(Dreaming Night)>를 개최한다. 지난 2016년 갤러리 비선재에서의 첫 개인전에 이은 두 번째 개인전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최신 회화 작품 30여 점을 소개한다.

 

빛을 그리는 화가 김성호는 도시의 야경을 그린다. 작가는 20여 년 전부터 새벽을 담아내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도시의 마천루, 한강과 도심 사이사이를 흐르는 빛의 길을 그리고 때론 산 위에서,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아롱이는 불빛과, 그 속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이들의 생명력을 그린다. 어둠이 내린 새벽은 빛의 변주를 통하여 고요하게 혹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작가 특유의 조형언어는 여백과 어우러져 풍경은 가까이 펼쳐지다가도 아득해진다.

 

야경은 빛만으로 결코 존재할 수 없다. 김성호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빛과 어둠이 직조될 때, 가장자리의 어둠에 대비될 때에야 비로소 야경은 빛을 발하고 그 존재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작가가 그려놓은 야경은 마치 주변의 어둠에 감싸인 듯하다. 짙은 어둠에 의해 야경과 도시가 보호 받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도시에 서정성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지만, 분주한 도시에서 빠져나와 먼발치에서 바라본 모습은 잠시 현실성을 잊도록 만든다. 작가는 마치 마술과도 같은 빛과 어둠의 연금술을 통해서 도시가 숨겨놓고 있는 서정성을 불러낸다. 불빛은 치열한 현실과 고단한 삶에 가닿아 있지만 별처럼 아롱거리고 꿈처럼 몽롱하게 표현된 야경은 한편으로 희망의 불빛이다.

도시를 밝히는 빛으로부터 작가는 삶을 향한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 뿐 아니라 파리의 새벽 풍경까지 대형 화폭에 담은 대작들이 주로 소개된다. 이번 신작에서 김성호 작가는 도시가 만들어낸 불빛과 새벽하늘이 만들어내는 어둠의 상호작용을 자연을 통하여 보다 섬세하게 해석하였다. 거친 붓질과 중첩된 터치, 부드럽게 뭉개진 빛의 경계는 시간마다 다른 빛의 질감을 표현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큰 면적을 차지하는 어둠의 색채와 깊이는 작가가 단연 빛 뿐 만 아니라 어둠과의 대비가 은밀하게 이루어내는 감성까지 담아내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파르스름한 대기가 칠흑 같은 밤을 걷어내는 새벽 캔버스에 담기는 풍경이 만들어내는 고즈넉한 느낌은 관람객 각자의 감정으로 증폭된다. 작가의 그림은 야경과 더불어 깊은 밤의 꿈을 꾸게 만들고 있다.






김성호 화백의 작품에 대한 훌륭한 기사와 인터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www.anewsa.com/detail.php?number=1016194&thread=04r02


http://news.mk.co.kr/newsRead.php?no=444888&year=2016



참, 그리고 작품의 사진은 갤러리 비선재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이 가장 좋습니다.


http://bisunjae.com/exhibitions/976



비선재 홈페이지에 없는 작품들은 아래의 블로그에 있는 사진이 내가 찍은 사진보다 훨씬 나으니, 작품 감상은 아래 블로그에서 하기를 권합니다.


https://blog.naver.com/lynea/221389862627





후기를 쓰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 전시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전시가 끝나 버렸다, 속상하게도. 기억의 저장을 위해 최대한 그때의 감상을 떠올려 보겠지만, 아직 작품에 대한 내 감상이 완료되지 않아서? 후기를 완성하는 것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연주회나 발레 등의 공연예술과 달리 미술은 다행히 사진기술이 있어서, 비록 사진이 원작의 아우라를 담지는 못한다 해도 원작 앞에서의 인상을 마음 속에 담아둔 후 나중에 사진을 보았을 때, 오히려 현장의 작품 앞에서는 명확한 언어로 짚어낼 수 없었던 감상이 언어로 풀려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연 예술의 경우도 그 공연의 동영상이 있다면 꽤나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미술의 경우 그 작업이 좀 더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바로 그 점 때문에 후기를 쓰는 데 있어 더욱 애착이 가기도 하고 또 망설여지기도 한다. 쓰면 잘 쓰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그 욕심의 무게에 짓눌려 아예 후기 자체를 날려 버리는 경우가 있으니까. 부담을 가지면 뭐라도 하기 싫어지는 성격인 만큼 부담 없이 후기를 시작해 본다. 쓰는 동안 최선을 다한다면 언제 그만두게 되더라도 속상해하지 말기.


뭐, 후기 하나를 두고 이렇게 거창한가 싶은데, 작품도 작품이지만 갤러리 비선재 자체에 대한 나의 선호도 때문이다. 그 특별한 갤러리는 겨우 두 번 간 것으로 이미 그 매력에 흠뻑 빠져 버린 상태이기에, 기왕이면 부족하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좀 더 좋은 감상을 쓰고 싶고 그런 마음인 거다. 암튼, 사족이 길었다.





한남동 유엔빌리지 입구에서 갤러리 비선재로 가는 길이다. 내 팔이 유난히 많이 흔들려서 멀미가 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길을 잃지는 않았으니;; 처음 가시는 분들껜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담번에 가게 되면 좀 더 안정적으로 촬영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나름 찍지 않으려 애썼지만 어쩔 수 없이 번호판이 찍히신 분들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혹 불편하신 분께서 말씀해주신다면 바로 삭제할게요.





이번에는 갤러리 자체의 사진은 찍지 않았다. 갤러리 비선재의 아름다움은 이미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니 검색하시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8월 윤양호 님 전시 포스트에도 조금 실은 바 있고. 윤양호 화백 후기는 다음을 참고하세요.

https://vanodif.tistory.com/1239?category=363389 



예약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해 버렸다. 갤러리 앞에서 어떻게든 시간을 좀 보내야겠지 하며 주차 공간을 찾는데, 마침 회장님(이신 것 같다)께서 나오셨다. "조금 일찍 오셨네요?"라는 말씀에 깜짝 놀랐는데, 일개 감상자의 방문까지 생각하시는 그 자상함은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차 공간 찾는 것을 도와주신 회장님은 점잖으시면서도 소탈하셨다.


우리를 위해 닫혀 있던 문을 열고 불을 켜고 온도 조절기를 작동시키시던 그 작업. 갤러리 비선재의 감동스러운 부분이다. 작가나 비평가도 아니고 컬렉터도 아닌 감상자인 우리를 위해 그런 수고를 하시는 모습이 죄송스러워지지만, 정작 회장님과 이사님, 그리고 큐레이터분께서는 친절하기만 하시다. "아니에요. 작품들을 이렇게 보러 와주시는 것이 고맙죠." 친밀한 미소로 그렇게 말씀하시는 이사님은 역시 겸손하시다. 두 번째 뵈었는데도 마치 오랜 기간 알고 지낸 분처럼 친근하고 다정다감하게 일행과 나를 대해 주시는 그 마음이 참 정겹다.







김성호 Kim, Seong Ho

새벽-한림항

90.9 x 72.7cm

Oil on canvas

2018



이 작품은 정말 아까웠다. 이사님께서도 몇 번이나 액자 표구한 작품들에 대해 아쉬워하셨는데, 맞은편 창과 조명들이 반사되어 작품 감상에 방해받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귀한 작품 보호를 위해 액자를 하시는 마음은 백번 이해하지만, 감상자의 입장에선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작품은 실제로 보았을 때 몹시 근사했는데, 사진으로는 아무리 담아도 아래 사진의 모습이 되어서 이사님의 조언대로 도록의 사진을 찍었다. 스캐너를 새로 장만해야겠다.





직접 찍은 작품은 이렇게 되어 버렸다.ㅠ





가장 아래층 계단 옆에 걸려 있던 이 작품은 김성호 님의 한눈에 띄는 짠한 색감의 작품들 사이에서 그 느낌이 살짝 달랐다. 처음에는 눈에 거의 띄지 않았는데, 이사님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이 층을 다 감상한 후 작품 사진들을 찍는 중에 시선이 끌렸다. 깊은 밤을 지나고 희뿌옇게 어둠이 바래지는 하늘 아래 노랗고 하얀불이 켜진 어선들이 흔들리고 있다. 밤샘작업을 하는 오징어잡이 배같이 보이지는 않는 저 배들은 이제 하늘과 함께 기지개를 켜고는 하루를 시작하게 되리라. 아직은 좀 더 잠에서 깨어나고 싶어하지 않아 보이는 어선들의 흔들리는 어깨가 안쓰러워 보인다.





'너희를 깨우고 싶지는 않지만'이라는  하늘과, '조금만 더 자고 싶은데'라는 배의 대화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은 내가 졸려서일까?




김성호 Kim, Seong Ho

새벽-바다

130.3 x 162cm

Oil on canvas

2018



이 작품이 이렇게 찍히다니.ㅠ 저기 위에서 언급한 블로그에서 좀 더 나은 사진으로 감상하세요. 내 키에서는 저렇게 조명이 비치는 거라서. 그래도 나름 하트 조명이라며. 쿨럭;;


두고두고 생각나는 작품이었다. 짠한 블루. 김성호 님은 이 파랑을 찾기 위해 오랜 기간 애를 쓰셨다는데, 그런 시간과 노력이 느껴질 만큼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느낌이 드는 파랑이다. 사진으로 보아선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직접 보아야만 가슴에 와닿는 색감의 접촉.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랗다. 굳이 바다가 바다임은 붓터치가 가로이기에 그리 추측하는 것일 뿐, 작품 전체가 하늘이요, 또는 바다요라 주장한대도 딱히 반박할 도리 없을 절대색의 권위다. 누군가는 아예 바닷속 장면이라 했다는 이사님의 말씀과 우주라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라는 일행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적막함과 광막廣漠함, 인간의 손이 어찌 해볼 수 없는 공간에서 의식을 좀 더 확장하면 꿈이나 무의식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자, 작품을 다시 보라. 방향을 알 수 없는 아득한 하늘, 바다, 우주, 그리고 무의식 속에 점인 듯 배 몇 척 간신히 떠있다. 그 중 하나는 나자신이다.





배라고 말했지만 저 점을 육지의 빛이라 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시선 자체가 뒤바뀐다. 배 안에 타고 있는 내가 육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짠한 파랑 속에 도시의 무수한 불빛이 채우고 있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불빛이 몇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오히려 빛이 아닌 어둠이다. 그리고 어둠 속에 현존하는 하늘과 바다, 그 어둠의 결과 밀도가 김성호 님의 손끝에서 이렇게 드러난다.


바다와 하늘을 보면 다른 부분보다 좀 더 어두운 부분들이 있을 텐데, 그 부분을 검은색이나 더 어두운 색으로 칠하신 것이 아니다. 바탕에 여러 색들을 칠하신 후 맨 위에 하나의 깊은 파란색으로 덮으신 것인데, 밑작업하신 색들의 명도에 따라 저렇게 어둠의 밀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같은 파랑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또 한가지 기법은 붓터치다. 바다와 하늘의 붓터치가 다른데, 저 붓터치로 인해 바다와 하늘의 구역이 나뉘기도 하거니와, 비바람 또는 폭풍이 몰아치는 느낌도 준다. 혹자는 깊고 고요하기만한 밤이라 볼 수도 있겠다. 제목이 새벽이지만 어둠이 깊게 내리고 있는 시각이라 해도 그럴 듯하다.


이처럼 김성호 님의 작품에는 명확한 경계가 없다. 심지어 구상화와 추상화의 경계도 없다. 구상화인가 하고 보면 추상화가 되고, 추상화인가 하고 보면 구상화가 된다. 사람마다 다를 해석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김성호 Kim, Seong Ho

새벽-한강

260 x 90cm

Oil on canvas

2018



이 작품을 보았을 때 든 생각은 '유려하다'였다. 이 또한 위의 블로그나 갤러리 비선재 홈페이지 사진을 참고하세요. 아니, 모든 작품은 그 두 곳을 참고하시길 권한다. 내 사진 실력이 워낙 발사진이다 보니.;;


인터넷으로 올리니 작품이 작게 올라가지만, 사이즈에서 보듯 이 작품은 아주 크다. 멀리서 보면 어느 수묵화의 멋드러진 일필휘지 같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다리와 도로의 미끈한 선이 돋보인다.





그리고는 자세히 다가가 보면 이렇게 가로등과 나무, 도로 울타리에 자동차 바퀴자국까지 저 다양한 것들을 최소화된 붓터치로 다 표현되어 있다. 온통 짠한 푸름 속에 간혹 보이는 저 붉은 점들이 숨구멍이 되어 작품을 더욱 매혹적으로 만든다. 깊은 밤, 잠든 숲, 잠든 도로를 깨우고 지나간 인간의 흔적.





가마득히 잠든 이쪽편에 비해 강 건너편은 수많은 인간들의 불빛이 채우고 있다. 마치 암소가 된 이오를 감시하는 거인 아르고스 Argos 같다. 백 개의 눈을 지니고 있어 모든 눈을 다 감고 잠든 적이 없는 아르고스. 그 아르고스를 잔꾀 많은 헤르메스가 피리를 불고 이야기를 계속 해서 마침내 백 개의 눈을 다 잠재우고는 아르고스를 해치웠다. 결코 불이 꺼지지 않는 21세기 아르고스가 감시하는 이오는 누구일까. 그리고 그 아르고스를 다 잠재울 수 있는 이야기는 존재할까. 어쩌면 늦은 시각까지 불을 켠 채 깨어 있는 나 자신이 아르고스의 백 개 눈 중 하나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 두 시간 동안 겨우 세 작품 후기를.;; 이러단 영영 끝낼 수가 없겠어.ㅠ 나중에 이어 쓸 때는 간단하게 넘어가야겠다.ㅠ 지금은 이만. 










김성호 Kim, Seong Ho

새벽-한강

260 x 90cm

Oil on canvas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