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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et

[발레] 호두까기인형 The Nutcracker by 국립발레단 KNB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SAC Opera Theater

by Vanodif 2018. 12. 14.



* 발레는 시각이 주가 되는 종합예술입니다. 

몸을 앞으로 숙이시면 뒷사람이 감상하는 데 큰 방해가 되어요.

의자 등받이에 등을 붙인 채로 감상하시는 것이 매너입니다.

 모자는 벗어주시고 핸드폰은 반드시 꺼주세요.

멋진 장면에서 아낌없는 박수와 뜨거운 환호를 보내신다면 

최고 기량 이상으로 날아오르는 무용수분들을 보시게 될 겁니다. *



※ 노란색 하이라이트된 부분은 해당 페이지로 링크되어 있습니다.





<호두까기인형 The Nutcracker> by 국립발레단 KNB>

* 일시: 2018.12.15(토) ~ 2018.12.25(화) 

    평일(화~금) 19시30분 / 주말(토,일) 14시, 18시 / * 12월 25일(화) 14시 

    ※ 12월 17일(월) 공연 없음

*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Seoul Arts Center Opera Theater

*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http://www.korean-national-ballet.kr/ko/performance/view?id=1049

*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https://www.sacticket.co.kr/SacHome/perform/detail?searchSeq=37997







[공연소개]

지난 2000년부터 매년 겨울 예술의전당과 국립발레단이 함께 선보이며 전석 매진 행렬을 이어온 연말 공연의 스테디셀러 <호두까기인형>! <호두까기인형>은 볼쇼이발레단을 33년간 이끌며 러시아 발레의 ‘살아있는 신화’로 불리는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버전으로, 전 세계 곳곳의 크리스마스를 수놓는 다양한 버전의 공연 중 가장 웅장하고도 스펙터클한 구성을 자랑하는 작품입니다. 차이콥스키의 낭만적인 음악 위에 다채로운 춤이 한 데 어우러진 이 공연은 화려한 볼거리와 고난이도의 안무로 오페라극장을 찾는 모든 관객들에게 올 겨울에도 어김없이 큰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시놉시스] 

서막

크리스마스 이브. 마리네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다. 멋지게 차려 입은 동네사람들이 파티를 즐기기 위해 마리네 집으로 향한다. 


1막 1장

- 파티가 한창인 마리네 집 거실 흥겨운 파티 중에 가면을 쓴 마리의 대부, 드로셀마이어가 등장한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지팡이를 서게 하는 마술을 보여주고, 커튼 뒤에 숨겨둔 태엽인형도 꺼내 보인다. 높이 솟아 뛰거나 빙그르르 돌고, 여러가지 깜짝춤을 보여주는 인형들을 보며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좋아한다. 드로셀마이어는 가면을 벗어 박수에 화답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한다. 마리가 받은 선물은 호두까기인형이었고, 샘이 난 프릿츠는 마리의 호두까기인형으로 장난을 치다 망가뜨리고 만다. 눈물을 쏟는 마리. 밤이 깊어지자 어른들은 축배를 들며 마지막 춤을 춘 뒤 아이들을 재우러 간다. 


1막 2장

 - 한밤중의 마리네 집 거실 잠에서 깬 마리는 망가진 호두까기인형이 걱정돼 한밤중에 거실로 내려가본다. 호두까기인형을 품에 안고 스르르 잠에 든 마리는 꿈나라를 여행한다. 드로셀마이어는 마법사이고, 그의 마법에 걸린 물건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거대하게 자라고 트리 밑에 놓여 있던 각 나라의 인형들도 생명을 얻어 살아 움직인다. 그때 갑자기 생쥐들이 나타나서 인형들에게 겁을 준다. 호두까기인형은 다른 인형들을 이끌고 생쥐들과 전쟁을 벌인다. 그러나 쥐 왕과의 결투에서 위험에 빠진다. 마리는 드로셀마이어가 가르쳐준 대로 불 붙인 초를 쥐 왕에게 던져 쥐들을 전멸시킨다. 마리와 인형들이 쓰러진 호두까기인형을 일으키려는 순간, 갑자기 주위가 캄캄해지더니 호두까기인형은 왕자로 변한다. 왕자는 고마움의 표시로 마리에게 크리스마스 나라를 함께 여행하자고 제안한다. 그 길에 마리는 마법의 눈송이들을 만나 함께 춤을 추고, 해저 나라를 지나 하늘로 올라간다. 장난감 인형들도 따라간다. 


2막

- 크리스마스 랜드 이들은 크리스마스 트리 꼭대기에 도착한다. 따라온 쥐들과 다시 전투가 벌어지지만 왕자는 이들을 가볍게 무찌른다. 마리와 왕자는 승리의 기쁨에 행복해하고 인형들은 두 사람을 위해 축하의 춤을 춘다. 스페인춤, 인도춤, 중국춤, 러시아춤, 프랑스춤에 화려한 꽃의 왈츠가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마리는 왕자가 환상의 2인무를 추면서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다. 


에필로그

잠에서 깬 마리는 모든 것이 꿈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녀는 호두까기인형을 품에 안고, 지난밤의 환상적인 꿈을 떠올리며 들뜬 마음으로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이한다. 


원작 : E. T. A 호프만 E.T.A Hoffmann 

음악 :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 Pyotr I. Tchaikovsky 

안무 : 유리 그리고로비치 Yuri Grigorovich 

무대 및 의상 : 시몬 비르살라제 Simon Virsaladze 

조명 : 미하일 소콜로프 Mikhail Sokolov 

지휘 : 정치용, 김종욱 

연주 :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공연시간 : 120분(1막 50분, 휴식 20분, 2막 50분)



엇, 정치용 지휘자께서 직접 지휘하신다!






국립의 <호두까기>는 워낙 포스팅을 많이 했어서... 음. 근데 인터넷 홈피에 전체 캐스팅이 없네. 작년에 전체 캐스팅 실어주신 것 참 좋았는데.ㅠ






아주아주 귀에 익숙한 곡들이 아주아주 많지? 이 동영상으로 짚어 본 감상 포인트.


<1막>

14:30 할리퀸 - 1막 앞부분이라 항상 엄청난 테크닉에도 불구하고 박수를 잘 못 받으시는 것이 늘 안타깝다. 비록 아직 박수 워밍업?이 안 되었겟지만 국립의 할리퀸은 높은 점프와 시원한 회전이 분명 굉장히 멋질 테니 박수 많이 칩시다.

15:13 콜롬빈 - 인형 같은 뻣뻣함을 유지한 상태로 깔끔한 동작에 회전과 반복을 하는 어려운 동작.

16:56 두 악마 - 혼성 무용수분들의 힘차고 시원한 드되. 

19:00 드로셀마이어가 마리에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함(인데 볼쇼이에선 이렇게 큰 호두까기인형을!ㄷㄷㄷ 국립의 1막 호두까기인형은 몹시 귀여워 많은 사랑을 받습니다.) - 호두까기인형의 유머러스한 춤을 감상하시죠.

29:00 드로셀마이어의 주문과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가 커지고 꿈속 환상의 세계가 시작된다. 이때 이미 마리는 성인 마리인 것 같죠? 변신의 정확한 타이밍이 기억나지 않네.

31:00 생쥐왕과 부하들의 등장.

31:23 마리 꿈속에서 성인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호두까기인형과 병정들.

이후로 펼쳐지는 생쥐들과 병정들의 싸움이 또 하나의 볼거리. 씩씩한 호두까기 vs 불량한? 생쥐왕과 생쥐단들의 깨알같은 애드립이 빛을 발하는 아주 재미난 부분이다. 매년 이 부분에서 엄청 웃게 된다.

호두까기 승리 이후 마리와 추는 드되부터는 고난도의 아름다운 리프트가 2막에까지 계속 펼쳐지니 힘찬 박수를 보냅시다.

39:34 눈송이 군무 - 개인적으로 <호두까기인형>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인 '눈송이군무'다. 한송이 한송이 흩날리다가 뭉쳐서 날아가고 또 흩어졌다가 뭉치고, 그러면서 양 손에 눈송이 소품을 든 채로 똑같은 춤을 똑같이 추는 이 멋진 장면을 놓치지 말고 즐겁게 감상합시다.


<2막>

52:16 마리-호두까기인형과 인형들이 환상의 나라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데 여기까지 쫓아와서 방해하다가 호두까기에게 혼쭐나는 생쥐왕과 생쥐단. 역시 호두까기인형의 올곧은 선과 동작 vs 생쥐킹의 익살스러움의 대비가 즐겁다.

호두까기 승 이후로 펼쳐지는 인형들의 춤은 디베르티스망으로, 스토리에 상관없이 기술과 표현을 뽐내는 장면이니 즐거운 부분에서 맘껏 박수와 환호를 보내시면 무용수분들 완전 날아오르실 겁니다. 각 나라 민속의상으로 춤을 추면서 동시에 인형의 느낌도 내야 하기 때문에, 그냥 추는 춤보다 힘든 부분이리라 예상한다.

54:08 스페인 인형 - 스페인의 플라멩고를 연상시키는 붉은 튀튀. 힘찬 정열의 동작과 회전.

55: 24 인도 인형 - 처음 보았을 때 이 춤은 다소 느려서 별 감흥이 없었으나, 보면 볼수록 정말 어려운 동작들이란 생각이 드는 춤이다. 고도의 균형감각과 집중력, 유연성이 요구되는 춤. 춤이 끝나면 박수 많이 보내주세요. 어려움 만큼의 표가 나지 않는 안무인 것 같다.

1:00:13 중국인형 - 모를 수가 없는 음악, 환호하지 않을 수 없는 높고 가벼운 점프와 엄청난 회전. 국립의 남성 중국인형 무용수는 무조건 잘하실 거예요. 여성 중국인형도 가볍고 앙증맞다. 큰 박수와 환호를!

1:01:31 러시아인형 - 엇 러샤인형이었네. 폴란드 인형인 줄 알았다.;; 작년엔 강효형 님께서 머리에 쓰신 관이 휙휙 돌아가도록 시원시원 에너지 뿜뿜한 춤을 추셨어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안무다. 박수와 환호를 많이 보낼 수 밖에 없을 걸요. ㅎㅎ 발레에서 박수와 환호는 아끼지 맙시다. 아낄수록 관객 손해예요.

1:02:52 프랑스인형 - 앞의 두 춤의 테크닉이 워낙 고난이도여서 상대적으로 마지막의 이 프랑스인형은 좀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감상하면 같은 동작도 세련되고 가볍고 우아하게 하시는 것을 즐길 수 있다. 신승원 님은 도도함까지 느껴졌던 기억인데.

군데군데 등장하는 드로셀마이어의 와이어 연기가 주는 환상적인 분위기도 느끼시고요.

1:09:35 꽃의 왈츠 - 누구나 다 아는 음악과 함께 하는 <호두까기인형>의 또 하나의 대표적 장면 꽃의 왈츠. 아름다운 의상과 함께 하는 혼성군무의 우아함을 즐기는 시간.

1:16:09 마리와 호두왕자의 결혼식 - 드디어 시작되는 그랑  드 되 Grand Pas de Deux! 그랑드되의 첫부분인 아다지오 Adagio에는 우아하면서도 엄청난 리프트들이 쏟아진다. 손바닥이 찢어져라 박수치며 환호해도 과하지 않을 장면들.

1:22:43 그랑  드 되의 두 번째 부분인 호두왕자 바리에이션 Male Variation - 이 솔로 댄스는 주연 남성 무용수의 최고 기량이 마음껏 펼쳐지는 시간이다. 높은 점프, 시원시원하고 깨끗한 선, 힘차고 빠른 회전에 푸에떼까지, 발레에서 볼 수 있는 남성 솔로 파트의 최고급 기술들을 즐길 수 있으니 열광적인 환호와 박수를 보냅시다!

1:24:30 마리의 설탕요정춤 바리에이션 Female Variation of Sugar Plum Fairy - 누구나누구나 다 아는 바로 그 곡. 그리고 <호두까기인형>의 대표적인 장면들 중 하나. 심장이 간지러운 사뿐함과 가벼움, 아름다운 선의 달콤함. 어떻게 영상 속의 볼쇼이 무용수가 더 무거워 보이지? 우리 국립이나 유니버설 무용수분들은 가벼움이 빛나는 만큼 이 안무에선 최고의 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27:54 그랑드되의 마지막 부분 코다 Coda - 마리와 호두왕자의 화려한 기술과 멋진 호흡이 돋보이는 안무.

그리고 결혼식 엔딩



이 훌륭한 춤을 열심히 준비하여 보여주시는 무용수분들께 힘찬 박수와 뜨거운 환호를 아낌없이 보냅시다! 






이번 <호두까기> 예매 실패. 얼리버드라 예매 당시엔 캐스팅을 알 수 없었던 건데, 물론 다양한 무용수분들 공연도 즐기고 싶지만... 금요일 김지영-이재우 님 공연 한 번 놓치고ㅠ. 아... 힐러리 한 만 아니었어도. 김지영-이재우 님 보려고 예당 2019년 공연 일정까지 확인했는데 힐러리 한 공연이 보이지 않아서... 화요일 이재우 님도 놓치고ㅠ. 국립의 표가 없어요.;; 23일 저녁 신승원 님도 놓친다.ㅠ 넘나 속이 쓰린데, 엉엉.ㅠ 다행히 김지영-이재우 님 막공을 잡았으나, 막공은 발레 첫감상자 네 명을 포함한 여섯 명 감상 예정이라 내가 제대로 실컷 감상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24일은 다른 스케줄이 생길 것 같아 반환 생각 중이고. 올해 예매 촉?이 별로 안 좋은가 보다. 국립이야 어떤 무용수분이시건 기대가 되지만 그래도 아끼는 분들의 춤은 기본으로 본 후에 더해서 보고 싶었던 건데. 김지영-이재우 님 막공과 박슬기-박종석 님 공연 둘 다 잡은 것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며. 그나저나 박예은-허서명, 한나래-김기완 님이야 자주 보았기에 실력이 뛰어나심을 알지만, 내가 보는 회차 중 조연재-정영재 님과 특히 정은영-김기완 님 커플이 기대된다. 정은영 님께서 주연을 맡으신 건... 내가 보기론 처음인 것 같은데ㅡ아, 아닐지도;;ㅡ 음. 길쭉길쭉한 길이에서 나오는 우아함이 어떠할지 궁금하다. 또한 한나래 님과 함께 하셨을 때와 정은영 님과 함께 하시는 김기완 님은 어떻게 다르실지도 기대된다. 아... 심현희 님과 함께 하시는 이재우 님도 엄청 궁금한 건데... ㅠ 무튼, 감기 걸리면 안 되는 시기다. 2018년의 마지막을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달리기 위해 에너지 완충을! 설렙니다.♥








음... 마음이 복잡하다. 어떻게 써야 할 지 모르겠네. 일단 15일 토요일 저녁 공연을 본 소감을 짧게 말하자면 <경건한 호두까기인형>이었다. 심경이 몹시 복잡한 건데 $#@%@^#$# 한 가지는 알겠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의 연주가 이어진다면 남은 여섯 번의 공연을 보는 것이 힘들어질 것 같다. 


어떻게 써야 할까... 이렇게 써도 모르겠네.ㅠ 속상하다. <호두까기인형>을 보았는데 이렇게 기운이 없다니. 어떻게든 써보자. 낑낑.


국립발레단이 변했다. 이런 국립발레단의 공연은 처음이었다. 어마어마하게 칭찬할 것은 군무다. 미친 군무. 프릿츠-마리 친구들 군무부터 생쥐-병정 군무에 눈송이 군무, 꽃의 왈츠 군무에 이르기까지 모든 군무가 '국립발레단 맞나?' 싶었을 정도로 뛰어났다. 안정적이고 정확한 칼군무. 특히 눈송이 군무와 꽃의 왈츠에서 그... 소품 이름이 뭐지? 불이 들어오는 전등 같은 거 들고 있는 분들, 그 군무는 자그마치 손에 든 소품들의 각도까지 멋지게 잘 맞아서 감탄스러웠다. 국립발레단의 군무가 이렇게까지 좋은 건 처음 보는데, 그것도 아직 초반인데 이 정도로 좋다니, 보면서 어안이 벙벙했다. 


군무는 확실히 엄청난 폭으로 상승되었는데, 사실상 처음 막이 올라가고 마리네 집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장면에서부터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그 전이다. 막이 오르기도 전, 전주곡 연주에서부터 확 달랐는데, 막이 오르고 춤이 시작되자 여태껏 수없이 보았던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의 어떤 공연과도 같지 않아서 깜짝 놀랐다. 확실한 장점은 우아함이 대폭 상승했다는 점이다. 거의 모든 무용수분들이 우아하고 기품있고 안정적이어서, 처음엔 볼쇼이나 마린스키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을 정도다. 그런데 달랐다. 전체적으로 더욱 좋아진 안정감과 기품은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반면 활기가 뚝 떨어진 점은 속상했다. <호두까기인형>인데 크리스마스의 왁자지껄 즐거운 분위기가 아니라, 엄숙하고 경건한 마음이 되어 공연장을 나서는 일이 너무나 낯설었다. 오늘 토요 공연인데도 박수와 환호가 평년에 비해 아주 적었죠? 관객의 잘못이 아닙니다. 흥이 나지 않았어요. 


걱정은 그것이었다. 무용수분들은 즐거우셨나요?? 라는 거. 끝나고 일행이 말했다. "공연 전에 강 단장님께 단체 기합을 받으셨나? 왜 모두 눈치만 보고 조심조심스럽게만 추시지? 무용수들 전혀 즐거워 보이지가 않아서 관객도 재미가 없어. 아주 아름다운데 즐겁지가 않다." 3층 여기저기선 어린이 관객들이 연신 마른 기침을 해대었는데, 이렇게 웃음도 박수도 터지지 않는 <호두까기인형>은 처음이었다. 낯설어. 낯설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 딱 한 번 일행이 똑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공연 전에 강 단장님께 단체 기합을 받았나?'라는. 작년인가 재작년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였을 텐데, 그때 실수 없기로 유명한 김지영 님이 정말 드물게 실수를 하셨던 공연이었다. 모든 무용수분들 춤 꼬여서 보기 힘들었던 공연. 그때도 문제는 오케스트라였다. 바뀐 지휘자께서 너무 열심히 '연주'를 하셨던 공연. 그때는 음악이 지나치게 빨랐던 기억이다. 그 다음 날부터 음악은 원상복귀되었고, 김지영 님은 완벽을 넘어선 초완벽의 로즈 아다지오를 멋지게 해내셨다.


그리고 이번 공연도 문제는 오케스트라다. 막이 오르기 전 첫 음악이 들리는데 귀가 황홀했다. 연주가 너무나 훌륭하고 완벽해서 그대로 음악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그런데 말이다. 막이 오르고 발레가 시작되었는데도, 음악이 그대로 완벽하더라는 거. 그것이 큰 문제가 되었다.


너무나 우아하고 정제된 연주. 발레와 상관 없이 완벽하게 흐르는 음악은 발레에는 큰 방해가 되었다. 전체적으로 소리가 마치 피아노의 소프트 페달을 밟은 것처럼 작고 아련했는데, 그 덕분에 환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효과는 독보적으로 빛났으나, 몽환적이기만 할 뿐 모든 활기가 거세되었다. 이것이 연주회였더라면 그것은 최상의 효과를 내었음에 틀림없다. 문제는 발레 공연이었다는 점이다.


관객이 발레 공연에서 기대하는 것은 첫째가 발레다. 음악이 아니다. 그러므로 발레 공연의 반주는 음악 자체로 너무 완벽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음악이 조금 아쉽더라도 발레 동작을 빛나게 만들어주는 든든한 음악이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 코심은 음악 자체로 완벽한 연주를 했다. 나는 음악을 듣기 위해 발레 공연을 예매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 점이 많이, 많이 아쉬웠다. 1막은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으나, 인터미션이 되자 2막이 심히 염려되었다.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2막이 되자 여기저기 음악으로 인해 발레가 망가져 버렸다.


우리 무용수분들이 잘못했을까?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2막 설탕요정춤에서의 박슬기 님은 어이없을 정도로 느린 그 연주에 눈물나도록 훌륭하게, 정말 아찔하도록 어마어마한 집중력으로 선방하셨다. 높고 힘찬 점프를 지니신 박종석 님의 그랑  드 되 솔로 바리에이션 망가졌고요.ㅠ 여기저기 정말이지... ㅠ 귀는 즐거워 죽겠는데, 눈은 속상해 죽을 것 같은 공연이었다. 이 무용수분들의 평소 실력을 잘 아는 만큼 안타까움이 절절했다. 아니 이 빛나는 무용수분들을 이렇게 멋없게 보이게 만드는 음악이라니.ㅠ 박수가 터질 리가 없다. 즐겁지 않았어. 그나마 애써 환호를 하고 박수를 보냈으나, 주변 사람들 모두 냉랭하기만 하던 그 분위기. 아... 관객으로서 이렇게 힘든 공연도 참... 오랜만이다. 그것도 공연이 너무 좋은데 이렇게 힘든 건 처음이야. 춤도 좋고 음악도 좋다. 모든 것이 완벽한 것 같다. 그런데 즐겁지 않다. 힘들었어. <지젤> 공연에서 이런 연주였다면 좋았을 텐데. 아니, <지젤>에서도 힘들 것 같다. <백조의 호수> 오데트 춤에서는 좋을 것 같기도 한데 모르겠다.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인형>은 발레를 처음 보는 사람도 음악에 휩쓸려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게 만드는 곡인데, 그 곡을 이렇게 너무 우아하게만 연주해주시다니. 어마어마한 리프트가 쏟아지는 그랑  드 되 아다지오에서, 하이라이트 음악들을 그렇게 우아하고 곱게 연주하시니, 박수를 치면 안 될 것 같잖아요. 리프트의 곡에서는 좀 빰빰거리며 힘차고 요란하게 연주를 해주셔야 음악에 덩달아 관객들도 막 신나게 박수치고 환호하게 되는 건데, 음악이 너무 고아하다. '닥치고 음악 들어' 연주 같아. 일행이 <층간소음방지용 호두까기인형>이라는 말을 했는데, 씁쓸하지만 공감했다. 제발 임팩트 있게 연주해주세요. 제발제발. 앞으로도 이런 연주일 거라면 즐겁지 않을 것 같단 말이야. 이번에 발레 처음 보는 사람들 많이 데려가는데. 재미 없다고 다 졸면 어떡하나요.ㅠ 보통 <호두까기인형> 보고 나오면 어린이 관객들이 재잘재잘거리며 발레 흉내내고 시끄러운데, 이번 공연은 다들 정숙하고 엄숙한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서는 것을 보고 한숨이 나왔다.


아쉬운 말을 잔뜩 썼지만, 전체적으로 국립의 춤이 많이 바뀌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앞서 말했듯 우아함과 기품이 많이 상승했고 활기가 반감되었는데, 일행은 '오케스트라 연주의 영향이 아니었을까'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국립발레단의 이번 공연에서 또 하나 다른 점은 어린이 무용수들이었다. 지금껏 어린 마리와 프리츠는 어린이 무용수가 담당했는데, 이번에 이상하게 마리와 프리츠, 또 친구들이 너무나 우아한 거다. 특히 군무가 너무 좋아서 '왜 이렇게 좋지??' 싶어 인터미션 때 확인하니, 어린이 무용수가 아니라 국립발레단의 코르 드 발레 무용수셨다. 어쩐지 프로 같더라니. 프로다웠다. 정제되고 멋진 군무와 춤. 우아함. 그런데 말이다, 음... 어린이 특유의 살짝 어설프더라도 터져 나오는 에너지가 있는데, 그것이 느껴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 어른 마리와 프리츠, 친구들은 처음이어서 좀 더 보아야 정확히 알겠지만, 지금 드는 생각으로는 이전의 어린이 버전이 나았던 것 같기도 하고, 어른 무용수 버전의 정제된 춤도 좋고... 모르겠다. 그래서 복잡해. 일행은 망설임 없이 어린이 버전에 손을 들었다.






박슬기 마리: 1막에선 당황했다. 인터미션 때 일행이 "박슬기 님 맞아?"라고 되물었을 정도. 나 역시 외모로 박슬기 님이신 것을 알았을 뿐 춤으로 계속 박슬기 님이신지 의심했다. 이상하다. 어째서 박슬기 님 선이 아니지? 그리고 너무 조심스러운데? 박슬기 님 뿐 아니라 모든 무용수분들께서 뭔가 눈치를 보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행과는 '음악 때문에'라 결론을 내렸으나, 우리가 무용수분들이 아니니 정확한 내막은 알 수 없다. 그러나 박슬기는 박슬기. 2막의 그랑  드 되가 되자, 역시 박슬기 님 다운 완벽한 선과 세심한 동작들이 빛났다. 그런데... 아... <호두까기인형> 그랑  드 되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설탕요정의 춤 솔로 바리에이션에서... 음악이 시작되자 한숨이 나왔는데, 너무너무 아련하고 아름답고 느어무 느어무 느린 거였다. 끝나고 일행은 '이 음악에 살풀이도 추겠다 싶었다' 했을 정도. 음악을 듣자마자 '박슬기 님 춤 추실 수 있을까. 이 박자를 어떻게 하지. 어떤 동작을 해도 굼떠 보일 텐데.ㅠ' 걱정되었다. 시종일관 느으리고 느으린 연주에 그래도 동작이 묻히지 않도록 애써 예쁘장한 동작을 만들어내시는 걸 보고 눈물날 것 같았다. 우리 박슬기 님이시니 이 정도로 추시는 거지, 증말...ㅠ 그런데도 박수가 터지지 않았죠. 내가 혼자 열심히 쳐도 역부족이었다. 무슨 고난도 회전이 펑펑 터져도 객석은 조용하기만. 음악이 그렇게 말했거든요. 닥치고 들어요, 라고. 관객 탓 할 수 없단 말입니다. 무용수분들 정말 힘드셨을 거예요.ㅠ


박종석 왕자: 박종석 님은 기품있지. 무거운 가벼움. 가벼운 무거움. 왕자님 다운 품위가 동작에 뚝뚝 묻어나는 분. 솔로에선 높고 힘찬 점프를 하시면서 마리와 같은 동작의  드 되를 추실 땐 세심하게 높이와 동작을 맞추시는 박종석 님의 춤은 참 보기에 좋았다. 그런데... 속상해라.ㅠ 그랑  드 되 솔로 바리에이션에서... 거의 실수는 없으셨는데도 힘드셨을 것 같은데, 거 참. 박종석 님은 선이 좋은 분이란 말이다. 그런데 그 박종석 님의 춤을 이렇게 멋없게 만들어 버리다니. 음악이 너무 느린 거예요. 일관되게 느려서 무용수께서 어떻게 해보실 수도 없어 보였을 정도로.


이수희 드로셀마이어: 믿고 보는 이수희 드로셀마이어. 드로셀마이어 전문 무용수라고 할 만큼 큰 키에 긴 팔다리, 가는 선의 몸을 지니신 분이다. 작년에 이수희 드로셀마이어를 즐겁게 보았던 기억이어서 기대했는데, 역시 인터미션 때 일행이 "이수희 님 맞어?"라고 다시 확인했다. 너무... 가볍고 우아하기만 한 거예요... 성격을 느낄 수 없었는데, 이것이 어디 이수희 님 잘못이겠어요. 열심히 애쓰시는 것을 알겠던데.


강다현 호두까기인형: 어린 호두까기인형은 늘 많은 사랑을 받지. 강다현 어린이도 사랑스럽게 잘 연기했다. 독무 추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많은 관객 앞에서도 실수하지 않고 잘 추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김경림 어린 마리: 그러니까요. 어쩐지 지금껏 본 어린 마리들 중 너무나 우아하다 했다고요. 국립발레단 코르 드 발레셨구나. 곱고 착하고 보드라운 마음을 지닌 소녀 같았다. 톡, 건드리면 파삭, 하고 부서질 것 같은.


천정민 프리츠: 그러니까요. 어쩐지 지금껏 본 프리츠들 중 너무나 동작이 깔끔했다고요. 그리고 춤을 마친 할리퀸을 갖고 논다거나, 쥐 탈을 쓰고 마리를 괴롭힐 때도 동작들이 넘 시원하고 멋졌다. 프로가 이렇구나, 싶었던.


전호진 할리퀸: 가뜩이나 아직 박수 워밍업이 되지 않은 1막 초반에 나오시는 이유로 엄청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박수를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배역이신데, 오늘은... 더욱 박수를 받지 못하셨죠.ㅠ 춤은 정말 좋았는데도 말이죠, 이상하게 하다 만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단 말이에요. 음악이 느려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잘하셨어요.


김희선 콜롬빈: 음... 김희선 님이면 내일 낮공연의 마리시겠다. 깔끔한 동작이 좋았던 콜롬빈.


강효형 변성완 악마: 이잇... ㅠ 속상하다, 속상해.ㅠ 시작하기 전 캐스트를 보고 1막에서 가장 기대했던 분들인데, 엉엉엉엉엉. 두 분 작년 <호두까기인형> 때 러시아인형 맡으셔서 완전 에너지 혈투, 아니고 대결, 아니고 경쟁하셨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다름 아닌 그 강효형 님과 변성완 님인데,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그분들인데... ㅠ 이번 오케스트라 연주의 최대 피해자가 1막의 악마들과 2막의 중국인형, 러시아인형들이다. 그토록 흥 안 나는 음악에도 불구하고 힘차게 쭉쭉 뻗어주셨지만, 결국 흥은 나지 않았어서 속상하다.


강동휘 생쥐 왕: 나름 선방하셨죠. 1막에서 유일하게 에너지가 느껴진 분이었다. 조금만 더 불량하게!


생쥐단: <호두까기인형>을 처음 보았을 땐 특별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더랬는데, 회를 거듭해 볼수록 기대되는 분들이다. 이 <호두까기인형>에서 개그ㅡ가 허용된다면ㅡ를 담당하시는 분들이 생쥐왕과 이 생쥐단인 지라, 알고 볼수록 더욱 즐겁다. 이번에도... ㅋㅋㅋ 왼쪽 앞의 생쥐 한 분... 혼자 슬그머니 앞구르기 하고 나갔다가 빵! 하는 대포소리ㅡ너무 컸어요;;ㅡ에 벌러덩. ㅋㅋㅋㅋㅋㅋ 넘 귀여우심.ㅠ 난 이번 공연의 생쥐군무가 참 좋았는데 좀 야릇했던 것이, 막 제멋대로 추는 것 같이 자유로워 보이면서도 은근 아주 세심한 각도까지 착착 맞아서ㅡ거 무슨 동작이죠? 올림픽 마루운동에서 팔 위로 올려서 옆으로 도는 동작? 암튼 그 동작까지 거의 맞아서ㅡ깜짝 놀랄 정도로 절도 있었다. 불량배들이지만 그들 나름 질서가 존재함을 느낄 수 있었...


호두병정은 아직도 잘 구별을 못하겠어요.;;; 어디까지가 병정인 것인가.


병정단: 생쥐단과 병정단의 대결 군무가 참 즐거웠다. 생쥐단의 자유분방한 듯 잘 맞는 군무와 병정단의 절도있는 칼군무의 대조와 조화가 훌륭했다. 멋졌습니다.


최지인 송정빈 스틸바움 부부: 최지인 님은 우아하셨고 송정빈 님은... 어디더라, 살짝 재치있다고 느낀 적이 있는데, 기억이 안 난다.


민소정 하지석 스페인 인형: 하지석 님이셨구나. 민소정 님과 하지석 님 두 분. 보통 스페인 인형은 상대적으로 박수를 덜 받게 되는데, 이유가 딱히 디베르티스망이 시작되는 줄 모른 상태에서 춤이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분 춤 굉장히 좋았다. 호흡이 좋았다는 말이 정확한데, 같은 동작으로 회전하실 때의 속도와 각도가 딱딱 맞고 두 분 호흡이 너무 좋은, 훌륭한 춤이었다. 


한나래 이재우 인도 인형: 이재우 님이 인도 인형이라니. ㅋㅋㅋㅋㅋ 어휴. ㅋㅋㅋㅋㅋ 길이가 허우적허우적. ㅋㅋㅋ 솔직히 막 인상적인 인도인형은 아니었다. (취소, 취소. 일요일 공연 보고 나서 두 분 춤 좋았다로 생각이 바뀌었다. 한나래 님 유연하셨고, 이재우 님 든든하셨고.) 비록 내 눈은 이재우 님만 보면 하트하트가 박혀 버리는 거지만, 아닌 걸 그렇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다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던 이재우 님 허벅다리에 한나래 님이 올라서서 한 다리만 지탱한 채 두 팔과 한 다리를 드시는 것. 그리고 그 상태에서 이재우 님이 한 바퀴 도는 장면에 두 분의 실력이 드러났다. 다소 급하게 올라선 느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안정적으로 든든하고 탄탄하게 해내시던 모습. 역시. 글고 이재우 님 넘 귀여우신 거다. 내가 이재우 님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 걸 수도 있는데, 1막에서 호두까기가 쓰러졌을 때였던가, 엉엉 우시던 모습은 왜 그렇게 귀엽... 그리고 커튼콜 때도 다들 엄근진 모드였는데, 그래도 이재우 님께서 즐거운 듯 갸웃갸웃해주셔서 보는 마음도 즐거웠다. 커튼콜 끝까지 인형모드 장착. ㅋㅋㅋ 아니 무슨 인형이 그렇게 크다고요. 거인 인형이라니. ㅋㅋㅋ 넘 귀여워서 혼자 계속 키득키득 웃었다.


김나연 김명규A 중국 인형: 오늘 최대 피해자셨죠. 김나연 님은 사뿐사뿐 착착착 귀엽고 가볍고 산뜻한 중국인형을 잘 보여주셨다. 김명규A님은 엄청난 점프와 멋진 회전을 팡팡 해주셨는데도 박수가 터지지 않았...;;; 내, 내가 다 당황했는데;;;; 뀨투버님은 정말 잘 하신 거였다. 다만 오늘 박수가 터질 수 없는 분위기였어서 그런 거다. 속상해서 진짜. 혼자 손이 터져라 박수를 쳤는데도 아... 경건한 객석이여. 음악이 조용히 하라고 계속 그랬단 말이에요.


기수지 김명규B 러시아 인형: 기수지 님은 작년 강효형 님 못지 않게 에너지 빰빰하셨고, 김명규 B님도 힘찬 힘차게 열심히 에너지 발산해주셨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무음 박수의 피해자가 되셨고.ㅠ


신승원 허서명 프랑스 인형: 이번 공연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커플이 바로 신승원 허서명 프랑스 인형이었다. 화려한 테크닉이 막 펼쳐지는 안무가 아니어서 원래 박수가 많지 않은 캐릭터이지만 이분들은 '박수 같은 거 우린 상관 없거든'이라는 도도함을 뽐내시는 분들이죠. ㅋㅋㅋ 신승원 님은 모든 인형 중 가장 인형다운 분이다. 한 순간도 빠짐없이 새초롬 도도한 그 모습이 세련의 극치를 이루는 프랑스 인형답다. 허서명 님의 제자리 점프는 아무리 보아도 불가사의다. 어째서 제자리에서 뛰는데 그렇게 높고 깨끗하게 뛸 수가 있지? 높고 가벼고 깨끗한 점프가 일품인 허서명 님. 두 분 호흡 아주 좋고요. 이 신승원 허서명 프랑스 인형 커플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완벽하게 배역을 소화하셨다. 박수 짝짝짝!


왈츠 솔리스트: 이영철 님 이름을 보았죠. 그래서 유심히 보았죠. 커튼콜 때 환호 들으셨죠? *wink wink* ㅋㅋ 이 왈츠 솔리스트 역시 작년보다 올해가 더 좋았는데, 일행은 이영철 님이 살짝 느리다 했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이영철 님을 알아본 것은 시종일관 파트너 무용수분을 쳐다보며 섬세하게 서포트하시는 모습 때문이었다. 멋지십니다.


눈송이 요정 군무: 어... 앞에 눈송이 군무 쓴 것 같은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는.;; 오늘 눈송이 군무 정말정말 황홀했다. 난 역시 이 눈송이 군무가 참 좋아. 사뿐사뿐하면서도 실수도 없고 동작을 하는 중에도 줄과 열이 너무나 잘 맞아서 짜릿했다. 보면서 이 정도로 멋진 군무를 추시려면 얼마나 열심히 연습하셔야 했을까 하며 가슴이 뭉클. 공연 중 유일하게 심쿵!했던 군무였다.


꽃의 왈츠 군무: 이번의 느리고 정제된 음악의 최대 수혜자가 바로 꽃의 왈츠 군무다. 이 우아한 의상과 안무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연주. 우아함의 폭죽이 팡팡 터지던 환상의 무대였다. 모든 선이 정확하고 안정적이면서도 가벼워서 이 꽃의 왈츠를 보면서 진지하게 '볼쇼이와 붙어 볼 만 한데?' 생각을 했다. 우아함의 극치. 정말 아름다웠다.



토요 저녁 국립의 <호두까기인형>을 보면서, 국립의 잠재력과 강 단장님의 능력을 다시금 확인했다. 국립은 모든 무용수의 실력이 골고루 좋고 안정적인 편이지만, 그동안 군무는 살짝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더랬다. 그런데 이번 공연에서 모든 동작에서 군무까지 완전히 환골탈태한 것 같아 깜짝 놀랐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었는지 경이롭다. 일행은 '느리게 연주된 음악이 남았기 때문에'라는... 역시나 음악에 대한 불신 가득한 평을 했지만, 글쎄, 음악 때문만이었을까? 전체적으로 국립 무용수분들의 동작이 살짝 달라진 느낌이었는데, 자세한 건 앞으로 남은 공연을 더 보면 알게 될 것이다. 비록 오늘 전체적으로 활기가 없고 너무 엄근진한 분위기였긴 했으나, 힘든 중 고군분투하신 국립의 무용수분들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그리고 앞으로 남은 공연 중에 제발 다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내일 또 만나요. ♥













어쩌면 전날과 달리 3층 맨 앞 좌석에서 들어서 그렇게 느꼈던 건지는 모르겠는데...ㅡ라기엔 무용수분들 춤 자체가 바뀌었고ㅡ일단 음악이 거의 정상화되었다. 그런데 좋았다. 익숙하지만 예전에 듣던 것보다 좀 더 잘 다듬어진 것 같던 느낌. 설탕요정춤에서만 살짝, 그래도 느리다 싶었을 뿐, 다른 부분에서는 딱히 음악이 늦다는 느낌이 없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부분에서의 음악도 토요일보다는 훨씬 소리가 힘찼다. 그 결과 관객들의 박수와 호응이 터졌다. 음... 다음부턴 가급적 맨 앞줄에 앉아야겠다. 앞줄에 앉으니 박수치고 환호하기 좋던데. 전날 토요일에 내가 박수치고 환호했을 땐 일행 옆자리의 꼬마 관객이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는 말을 나중에 전해 들었다. 그리고 3층 모두 냉랭한데 나 혼자 열광하더라는 말을 듣고 바무룩. 17회 넘는 회전이 빵빵 터지는데도 박수는 커녕 싸늘한 객석은 좀 너무하지 않아요? 우리가 환호하고 박수치는 만큼 무용수분들은 더욱 큰 힘을 받고 최대치 이상을 해내십니다. 제발 발레 볼 때 만큼은 내 손바닥은 내  손바닥이 아니니라ㅡ생각하시고, 신나게 박수치고 환호하며 그 시간을 즐기도록 합시다. 이렇게 뛰어난 실력으로 열심히 준비하신 공연을 보면서 가슴이 뜨겁지 않단 말이냐. 16일 일요일 저녁 공연은 관객매너가 좋았다. 박수도 많고 환호도 많고. 일단 음악이 익숙한대로 흐르니 무용수분들도 편해 보이셨고, 그런 무용수분들을 보는 우리도 신났다. 물론 음악도 신났다. 


여러 번 보다 보니 올해 공연 때는 시작할 때 마리네 집으로 가는 사람들과 마리네 집에서 나오는 사람들 역을 맡으신 무용수분들께 눈이 많이 갔다. 특히 일요일 저녁 공연 때는 술취한 분들 연기가 아주... ㅋㅋㅋ '뜨아아악! 한 잔만~! 즈어기~ 즈어기에서 뜨아악! 한 잔 만 더 하고 가자요오오~' 라는 듯 흐느적~ 흐느적~. ㅋㅋㅋ 새초롬하게 쏘아 보는 아내분 하며. ㅋㅋㅋ 한 분 한 분 무용수분들이 재미나서 즐겁게 보았다.


한나래 마리: 늘씬하고 아름다운 한나래 님. 음... 내가 아직 한나래 님의 캐릭터를 잘 못 잡고 있는가? 하긴, <호두까기 인형>은 딱히 마리나 다른 캐릭터의 '성격'이 부각되는 작품은 아니긴 해서. 순간순간 성격들이 스치지만, 전체적으로 테크닉이 강조되는 작품이기 때문에 <호두까기인형>에서 뚜렷하고 강렬한 성격 표현을 보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 싶다. 해서, 테크닉으로 말하자면... 뭐 국립 솔리스트신데 당연히 걱정없다. 어려운 회전을 할 때도 상체가 수직으로 꼿꼿한 모습이 아름답고, 어떤 동작을 해도 불안하지 않다. <심청>ㅡ은 유니버설 작품이다;;ㅡ과 <호두까기인형>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이 있는데ㅡ는 많지만;;;ㅡ그 동작의 용어를 몰라서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는데, 눈송이 요정 군무 사이에 호두왕자가 마리를 낮게 들고서 이동할 때 마리가 리프트 된 상태에서 이동하며 살짝 살짝 발을 땅에 스치는 동작이 있다. 난 그 장면이 참 좋아서 가슴이 설렙니다. 그런데 그 장면을 김기완 님과 한나래 님께서 너무나 사뿐하게 잘 표현해 주셨어서 좋았다. 조금만 더 높게 리프트를... 은 힘드시겠지.;; 탐욕이 뚝뚝 흘러 넘치는 관객이라니.ㅠ 온갖 묘기같은 리프트에서도 여유롭고 안정적이시던 한나래 님. 아름다웠다.


김기완 호두왕자: 김기완! 음. 김기완 님의 매력에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이상하지? 수원에서 보았던 <돈키호테>에서도 그러하더니, 김기완 님은 밝고 건강한 청년을 아주 멋지게 소화하시는 것 같다. 물론 <호두까기 인형>에서 왕자의 성격은 부각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느낌이 '건강한 몸, 건전한 정신' 같달까. 외모로 보면 살짝 내향적인 범생이 도련님 같은 이미지인데, 건강한 에너지를 내는 역할에서 의외로 밝고 화창한 에너지를 내신다. 특히 테크닉이 강조되는 이 <호두까기인형>에서 김기완 님... 2막 생쥐왕 격퇴 장면에서 그 엄청 빠르고 정확하고 힘찬 회전을 하실 때, 무대 중앙의 김기완 님에게서 무대 전체로 황금빛이 뻗어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 뿐 아니다. 2막의 그랑  드 되에서도 리프트면 리프트, 회전이면 회전, 점프면 점프, 모든 것을 꽉 찬 자신감으로 당당하고 깔끔하게 해내셔서 보는 내 눈이 상쾌해졌다. 이 공연의 히어로는 김기완 님이셨죠. 아 참, 솔로 때는 높ㅡ이 높ㅡ이 힘차고 깨끗하게 점프하시면서, 한나래 님과 같은 동작으로 추실 때는 박자나 높이나 각도를 세심하게 맞추시는 모습. 국립의 남성 무용수분들은 왜 이리 다 멋지시단 말입니까.


이재우 드로셀마이어: 이재우 님이 드로셀마이어를 입으면 개그가 씰룩씰룩 터진단 말이지. 손짓 하나, 눈짓 하나에도 '어떻게 하면 더 재미나게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묻어난다. 막 우아하고 품위 있으려는 드로셀마이어가 아니다. 그럼에도 기품은 있으시지만, 친근하고 소탈하며 아이들과 관객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주고 싶어하는 드로셀마이어 같달까. 그런 모습이 참 즐겁다. 스탈바움 부인과 함께 마리 손을 잡고 무대를 퇴장할 때도 몸이 무대 뒤로 사라지는 순간까지 관객석을 보며 끝까지 연기하시는 모습도 좋고. 늘씬늘씬 재미난 이재우 님은 즐거운 드로셀마이어다. 


전호진 프리츠: ㅡ는 마마보이. ㅋㅋㅋㅋㅋ 춤이 끝난 할리퀸을 가지고 놀면서 연신 '엄마, 얘 좀 봐요. 엄마, 엄마, 얘 좀 보라고요'라고. ㅋㅋㅋ 그냥 할리퀸을 갖고 노는 것 자체가 신나서 이리저리 괴롭히던 천정민 프리츠와는 다른 모습을 연기해 주셨어서 정말 즐거웠다. 센스쟁이분들♡.


천정민 할리퀸: 오호... 토요일 저녁과 캐스팅이 교체된 거였구나. 전호진 님과 천정민 님의 역할이 바뀌었네. 역시 1막 처음 부분이라 많은 박수 받지 못하신 건 죄송하지만, 높은 점프와 회전 깔끔하셨다.


박예은 콜롬빈: 엇, 콜롬빈이 박예은 님이셨구나! 음... 인형이셨으니 말랑 발목은 볼 수 없었던 것이 어쩔 수 없었네. 하지만 박예은 님은 산뜻하시죠. 가볍고 산뜻한 인형의 모습을 잘 표현하셨다. 물론 어려운 회전 부분 잘 해내신 건 당연하죠. 박예은 님이신 걸요. 


민소정 변성완 악마: 토요일보단 좀 더 힘찬 악마들!


이수희 생쥐왕: ㅋㅋㅋㅋㅋ 음. 이수희 님은 좀 더 오버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뭐냐 하면 오버하면 엄청 재미날 것 같아 보이신달까. 평소 점잖고 품위있는 인상이신 건데, 생쥐왕 때 살짝 어설프긴 하지만 그래도 느낌이... 코믹 연기 은근 잘 하실 것 같아 보였거든. 아, 안 돼. 무용수분들께 자꾸 개그를 기대하면.ㅠ 춤추시는 것만도 얼마나 힘드실 텐데 개그까지는... 욕심이 끝이 없는 관객이다, 나는.;;


최지인 송정빈 스탈바움 부부: 최지인 님은 우아하시고. 송정빈 님은 기품있으신데 왜 신나 보이지? 보면서 슬적슬쩍 즐거워진다. 아이들 재우고 나서 어른들이 술마시며 춤추는 장면에서, 남성 무용수분들 술취한 술고래 연기 증말... ㅋㅋㅋㅋ 술취해 막 휘적대면서 벌컥벌컥 잔을 들이키는 모습이 넘 재밌었다. 그 중에 송정빈 스탈바움은 점잔은 떨고 싶은데 몸 속에 흥은 꿈틀거리고... 란 느낌으로 살짝 들썩들썩하셔서 보는 내 마음도 들썩들썩. 뭐야, 호러만 잘 하시는 줄 알았더니 흥부자 점잖은 귀족 역도 잘 하시는군요! 송정빈 님의 매력으로 점점 빠져든다아아...


박슬기 배민순 스페인 인형: 배민순 님이셨구나. 착착 회전 호흡은 아주 살짝 아쉬웠지만, 배민순 님은 의욕이 대단해 보이셨달까. 과연 열정의 스페인! 싶었다. 막 뭔가를 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런 점이 딱 햇살 가득한 스페인의 허풍기 있으면서 호탕하며 악의 없는 마초 남성 같아 즐거웠다. 그리고 박슬기 님. 그 유연성과 자로 잰 듯 깨끗한 선은ㅡ박슬기 님께는 너무 당연한 일이니 뭐ㅡ제쳐두고. 이 공연에서 난 혼자 너무 즐거웠는데, 바로 박슬기 님과 신승원 님 때문이었다. 두 분의 누가누가 더 인형 같나 배틀! ㅋㅋㅋ 두 눈 부릅뜨고 보았으나 결국 나는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너무나 신났다. 어휴, 인형이 살아 움직인다면 다름 아닌 박슬기 님이거나 신승원 님인 거죠. 넘 예쁩니다.


정은영 강동휘 인도 인형: 어...? 강동휘 님은 토요일에 생쥐왕이셨네? 아아, 그래. 아아, 그래. 그렇게 떠올리니 알 것 같다. 음... 인도 인형을 보면서 강동휘 님의 몸이 살짝 유연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유연이라기보단 '자연스럽다'? 동작이 자연스럽고 안정적이었다. 정은영 님은 동작이 멋져 보였고. 


김희선 김명규A 중국 인형: 김희선 님은 두 발 모아 착착 뛰실 때 쪽쪽 귀여우셨고, 김명규A 님은 그 높은 점프에 휭휭 회전을 깔끔히 해내셨으니 많은 박수 받으셔야죠! 비록 동영상으로만 본 것이어서 실제로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껏 본 볼쇼이나 다른 유명 발레단의 영상을 보아도 난 우리나라 무용수분들의 중국인형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남성 중국인형은 미친 점프... 아 정말 그 표현 밖에... 어마어마한 점프에 점프에 점프에 점프에 점프... 후에 또 회전회전을 하시는, 정말 고난이도의 테크닉을 선보이게 되는데, 김명규A 님은 그 동작들을 높고도 가볍게, 훌륭하게 소화하셨다. 많은 박수 받으셔야죠! 그럼!


기수지 김명규B 러시아 인형: 더욱 에너지 뿜뿜하신 두 분. 처음 등장하실 때 기수지 님 있는대로 뻗으신 팔을 흔들흔들. 아이고 귀여워라. ㅋㅋㅋ 사람들 귀엽다며 여기저기 웃음이 키득키득. 그리고는 두 분 있는대로 힘자랑 에너지자랑을. ㅋㅋ 유쾌했습니다.


신승원 허서명 프랑스 인형: 좋았단 말이죠. 이 두 분의 프랑스 인형은 깔끔함의 극치라 눈이 너무 즐겁다. 그냥 인형이다. 꼿꼿하고 새침하면서 귀족귀족하는 프랑스 인형. 허서명 님의 제자리 점프 높이의 미스테리는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보면서 허서명 님은 다리가 보물이구나 생각을 했는데, 깨끗하면서도 가볍게 동작하고 점프하시는 그 선이 신기하다.


생쥐단: 생쥐군단! ㅋㅋㅋㅋㅋㅋ 웃음부터 새어나오는 생쥐단! 매번 공연 때마다 아이디어 짜느라 너무 힘드시지 않을까 걱정되긴 하는데, 관객으로선 웃음을 주체할 수 없는 장면이라... 더군다나 나처럼 여러 번 보는 관객은 생쥐단 보는 것이 너무너무 즐겁다. 일요일 저녁 공연 생쥐단은 글쎄, 생쥐킹이 처음 짠! 하고 등장한 후에 그 뒤로 스스스슥 하면서 무대 오른쪽 앞쪽으로 대열을 잡는가 싶더니, ㅋㅋㅋㅋㅋ 왼쪽 아래 있는 한 분이 혼자 돌아 앉아서는 오케스트라인지 관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가 옆 생쥐분께 머리를 퍽, 쥐어 박히시고... ㅋㅋㅋ 그 분 보느라 다른 분들 잘 못 보았는데, 생쥐킹 뒤의 한 생쥐분은 생쥐킹에게 깔짝거렸는지, 생쥐왕에게 머리를 꽁, 쥐어 박히고 계셨다. 으하하하하! 관객들 쓰러지고... ㅋㅋㅋ 우리 무용수분들 아프시면 안 되는데.


병정단: 이 또한 보면 볼수록 눈이 즐거워진다. 절제되고 정제된 군무가 시원시원하다.


마리 친구들과 프리츠 친구들: 두 번째 보았을 때 생각했다. '나는 이 어른 무용수분들의 아이들 군무가 좋구나'라고. 눈이 정말 즐거워진다. 선과 동작이 잘 맞는 훌륭한 군무. 공연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이는 좋은 군무. 다만 어린이 관객들의 흥미가 좀 떨어질까봐 그것이 걱정이긴 하다. 아무래도 또래를 좋아하는 어린이 관객들에겐 또래 친구들의 춤이 더 흥미로울 것 같아서. 그것 하나 걱정이다. 내 취향으로는 이번의 어른 무용수분들 공연이 낫다.


눈송이 요정 군무: 눈송이 군무 보면서 눈물이 찔끔했다. 혼자 뜨끔했는데, 아니, 대체 어떤 부분에서 눈물이 나올 수가 있느냐고요, 이 <호두까기 인형>에서...??? 눈물이 맺힌 것은 너무 아름다워서였다. 스물 네 명의 무용수분들이 그토록 똑같은 호흡과 각도, 타이밍으로, 심지어 눈송이 소품의 각도까지 맞춰 가면서, 그것도 열을 이동하고 회전을 하는 순간에까지 그 모든 것을 맞춘다는 사실이, 눈송이 요정들의 아름다운 의상, 안무와 함께 큰 감동으로 와 닿았다. 다 모르겠고, 너무 아름다웠다.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 일요일 저녁에 함께 한 일행은 매년 <호두까기 인형> 때마다 초대하는 사람인데, 인터미션이 되자마자 내게 "원래 이 춤이 이렇게 좋았어? 국립의 군무가 이 정도로 좋았어?? 너무 좋은데? 정말 너무 예뻐!!!"하면서 상기된 얼굴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ㅡ남몰래ㅡ울고 있고 옆에선 흥분하고 있고. 뭐, 그런 눈송이 춤이었던 겁니다. 국립 코르 드 발레분들, 얼마나 얼마나 열심히 연습하셨던가요. 원의 층별로 반대쪽으로 점프하며 회전하는 장면은 자칫 잘못하면 부딪힐 수 있는 어려운 장면이었을 텐데, 원 하나 일그러지거나 많이 빈 공간 없이 똑같은 호흡과 흐름으로 참 잘 해주셨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코르 드 발레가 맞지요. 마음 다해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군무 보여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꽃의 왈츠: 내 눈에는 이영철 님만 보이는 거지만요.ㅠ 다른 분들도 봐야 하는데. 강효형 님 계신데, 아직 내가 강효형 님 얼굴과 신체적 특징, 또는 동작의 특징을 알지 못해서는.;; 암튼 이영철 님은 동작 전혀 안 늦으시던데? 전날 일행은 어째서...;;; 오히려 시종일관 꼿꼿하게 수직을 유지하시는 상체와 당당한 포즈가 멋지시기만. 물론 파트너를 세심하게 챙기며 리드하시는 자상한 모습은... 녹는 거죠. ㅎㅎㅡ는 그, 그게 아니라;;; 꽃의 왈츠 코르 드 발레는 우아함의 극치다!


<호두까기 인형>을 보는 매일이 축제입니다. 









일단 눈송이 군무에 하트 백만 개 보내고 후기를 시작합니다♥.


수요일 일행들은 오래 전부터 발레를 즐겨왔던 분들이고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분들이었기에 공연 감상이 더욱 즐거웠다. 두 분 중 한 분은 며칠 전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을 보았는데 그것도 마린스키 발레단의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이었고, 또 다른 한 분도 매년 바이노넨 버전의 <호두까기인형>을 감상했던 분이었는데, 두 분 다 이번 국립의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을 보고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안무 구성의 뛰어남과 세련됨에 놀라기도 했지만, 국립의 뛰어난 군무와 각 무용수분들의 멋진 동작에 찬사가 쏟아졌다. 공연이 끝나자 한 분은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겠다'고 했고, 다른 한 분은 '신나게 보고 있는데 막이 내려서 충격 받았다. 어떻게 이렇게 전혀 지루하지가 않은가. 영화였다면 이 자리에 앉아서 한 번을 더 보았을 것이다. 정말 다시 보고 싶다!'며 흥분 가득 벅찬 표정으로 말했다. 겨우 5천원 표로 두 분께 감사 인사를 얼마나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른다.;; 평소 발레를 보아왔고 또 발레 감상에의 수준이 높은 분들이었기에 감동이 더 컸던 것이었겠고. 우리 국립이 이렇습니다. 국립의 공연 덕분에 이렇게 멋진 사람들과 즐거운 소통을 할 수 있었다. 사랑합니다, 국립발레단♥.


둘 중 한 분은 음악 관련자여서 듣는 귀가 특히 예민한 편인데, 어제 정치용 감독님께서 지휘하신 코심의 연주도 정말 좋았다고 평했다. 기뻤습니다.ㅠ 발레에 잘 맞는 연주이면서 동시에 완성도가 높아서 발레의 감동을 한층 더 끌어 올렸다. 다만 설탕요정춤에서 살짝 더 빨랐으면 좋겠으나, 그렇게 표현하시는 이유를 또 알겠어서.ㅠ 연주가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작이 덜 아름답게 나오기 때문에 그래요. 나중에 다시 따로 쓰겠지만, 사실 토요 공연 때의 코심 연주를 잊을 수 없다. 특히 설탕요정춤에서의 환상적인 연주는 아직도 귀에 맴돌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웠다. 발레에 맞지 않았어서 속상했을 뿐. 연주회가 있다면 따로 가고 싶었을 정도. 음악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정은영 마리: 음... 시간이 많지 않아서 속상하네. 정은영 님에 대해선 좀 깊이 생각해 보고 싶었는데.ㅠ 일단 실수는 상관 없습니다. 중요한 건 실수 후의 공연인 건데, 프로답게 매끈하고 자연스레 넘어가셨어서 정말 기뻤다. 김기완 님 역시 의연하고 자연스레 동작을 이으셔서 감탄했고. 박수 짝짝짝!


내가 보기론 국립의 여성 무용수분들 중 정은영 님 키가 가장 크신 것 같은데. 그래서 늘 미르타나 라일락 요정 등의 역할을 맡으셨는데 이번에 마리를 맡으셔서 관심이 갔다. 지난 자하로바의 <라 바야데르> 후기에 썼지만, 이번 자하로바의 공연을 보고 키 큰 여성 무용수의 우아함이 어떤 것인지를 절감했기 때문에, 그 공연 직후 단번에 떠올린 분이 정은영 님이었다. 내심 정은영 님께서 자하로바처럼 되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혼자 품고 있어. 지금 선 좋으신데, 조금 더 좋았으면 좋겠고. 자하로바의 공연을 본 이후 정은영 님에 대한 욕심이 스물스물 자꾸만 피어오른다. 그래서 이번 공연에서 기대감이 컸다. 


결과적으로 정은영 님의 마리는 훌륭했다. 긴 길이 만큼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테크닉도 좋고, 음... 점프하실 때, 공중에서 머무는 시간이 살짝 길어서 신기하고 짜릿했다. 보기에 몹시 즐거웠어. 회전도 깨끗하시고, 점프를 하건 회전을 하건 꼿꼿한 수직의 선이 아름다웠다. 다만 회전을 시작하는 타이밍이 아주아주 살짝만 느리게 해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지금은 딱딱 맞는 타이밍인 건데, 아아주 살짝만 느리다면 좀 더 우아함이 증가할 것 같았거든. 내가 발레를 아는 것이 아니니 잘못 생각한 걸 수도 있다. 개인적인 바람일 뿐. 내가 바라는 타이밍으로 회전하시는 분들의 동작이 즐겁기 때문에 생각해 본 것이다. 그 멋진 키와 긴 팔다리 때문에 자꾸 욕심히 커진다.


김기완 호두왕자: 이야... 김기완 님이 이러하시구나. 한나래 님과 함께 하실 땐 건전함과 건강미 가득 뽐내는 젊은 청년이었는데, 정은영 님과 함께 하니 물론 건강하지만 우아하고 낭만적인 왕자님이 되었다! 길고 우아한 정은영 님께 잘 맞는 표현이어서 두 분의 파트너와 함께하신 김기완 님을 본 나는 혼자 너무 즐거웠다. 회전 빠르고도 깨끗하시고요, 점프는 높고 힘찼다. 아 참, 그리고 생쥐킹에 맞설 땐 자신감 가득 당당한 모습이 참 좋았다.


이수희 드로셀마이어: 이수희 님은 드로셀마이어 맞춤 무용수분이란 생각이 딱! 음... 여유로움. 여유로움이다. 자신이 무엇을 할 지,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할 지, 그리고 그 반응에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모두를 다아아 알고 있는 신비로운 마법사 같았달까. 그래서 등장하는 장면에서마다 그 상황을 잘 알고 이끌어가는 여유로움이 참 즐거웠다. 나른한 카리스마? 그 표현이 떠올랐는데. ㅋㅋ 이수희 님 드로셀마이어 캐릭터 넘 좋음.ㅠ


안하림 호두까기인형: 어린이 무용수다. 일행들의 찬사가 끊이지 않았는데. 아무리 보아도 진짜 인형 같다며. 사람인지 인형인지 막이 내릴 때까지 의심했다고. ㅋㅋㅋ 커튼콜이 되고 제대로 서서 인사를 하자 깜짝, 놀라며 "헉, 정말 사람이 맞았어!"라고. ㅋㅋㅋㅋㅋ 정지 자세로 어쩜 그리 미동도 없을 수 있는지, 아직 어린데 그 프로정신에 감탄했다. 동작도 깨끗했고요,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김희선 어린 마리: 아... 김희선 님 표현이 이렇구나... 상냥상냥하다. 파삭, 부서질 것 같았던 김경림 님과는 살짝 달랐는데, 아주 많은 사랑을 받고 자라 밝고 애교도 많으면서 마음이 보드랍고 몹시 상냥한 마리 같았다.


전호진 프리츠: 전호진 님. ㅋㅋㅋㅋㅋㅋ 마마보이 프리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리퀸을... 어휴, 괜찮으셨어요, 최미레 님?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괴롭히시다뇨! ㅋㅋㅋㅋ 그러면서 엄마 엄마 여기 봐요. 엄마 엄마 얘 좀 봐요. 드로셀마이어! 얘 좀 보라니까요? 하며. ㅋㅋㅋㅋㅋㅋㅋ 이 공연을 처음 보는 분들이 그 장면까지 캐치하긴 쉽지 않을 텐데, 나 혼자 막 쓰러졌... ㅋㅋㅋㅋ 넘넘 재밌는 겁니다. 마마보이 연기를 해주신 것이지만 동작 깨끗하시고, 마리와 싸울 때도 드로셀마이어에게 혼날 때도 딱 철딱서니 없는 악동의 연기를 참 잘 해 주셔서 즐거웠다.


최미레 할리퀸: 높은 점프, 좋은 회전, 각도 잘 꺾으신 팔, 좋았는데, 공연 후 전호진 프리츠께 넘 시달리셨... ㅋㅋㅋㅋㅋ 전호진 님이 첨엔 팔다리를 갖고 놀다가 다리를 막 잡아 당기다가 나중엔 할리퀸 팔로 할리퀸 머리를 퍽퍽퍽퍽.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떡해요...ㅠ 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너무 고생하셨.ㅠ ㅋㅋㅋㅋ 우, 웃으면 안 되는데.ㅠ;; 수고 많으셨어요, 정말. 덕분에 관객은 넘 재밌었는데 고생하셔서 어떡해.;;


김경림 콜롬빈: 프리츠와 할리퀸 보느라 잘 못 보았...ㅠ 아주 인형스러우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강효형 김명규A 악마: 그렇지! 이런 악마죠! 두 분 아직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뿜뿜해주셨다. 그리고 저 위에 실은 볼쇼이 동영상을 보아도 우리 무용수분들의 동작이 훨 낫다. 두 분 옆 덤블링이 딱딱 맞는데, 그것이 같은 성별로도 맞추기 힘드실 텐데 다른 성별에 키차이와 팔다리 길이에 차이가 큼에도 불구하고 잘 맞아서 볼 때마다 신기하다.


김희현 생쥐왕: 김희현 님의 연기를 보고 비로소 생쥐왕 동작의 감상 포인트를 알았다. 유니버설의 <호두까기인형>에선 금방 알았던 점이었는데, 어째서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에서는 이제야 그것을 알게 되었는지 신기한데. 음. 아마 다른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그런 게 아닐까 추측은 하지만. 호두왕자와 대결을 할 때를 유심히 보면 좋다. 호두왕자의 춤을 생쥐왕이 따라하는데, 정제되고 깨끗하고 시원한 호두왕자의 동작에 비해, 시원은 하고 힘찬 동작이지만 뭔가 살짝 어설픈 것이 생쥐왕 동작의 감상 포인트인 것 같다. 그것을 넘 잘 해주셨어서 보면서 즐거웠다. 어? 뭔가 불량배의 카리스마가 대단하고 의욕과 에너지도 엄청난데 왜 어설프지? 근데 그 어설픔이 연기란 걸 알겠고, 그 덕에 생쥐왕이 밉지 않은 거였다. 그리고 1막 마리에게 당했을 땐 뭔가 생각지 못한 충격을 받은 것 같아 보여 즐거웠고, 2막 호두왕자에게 당했을 땐 인형들이 감싸는 동안에도 계속 팔과 손을 떨면서 세심하게 연기하셔서 재밌었다.


이슬비 송정빈 스탈바움 부부: 이슬비 님은 전호진 프리츠 덕분에 성격이 정해졌... ㅋㅋㅋ 계속해서 '마미, 마미, 여기 봐요, 마미!' 조르는 프리츠를 어휴, 싫다 않으시고 계속 쳐다봐주고 반응해주는 모습이 상냥하고 부드럽고 자애로운 어머니인 거다. 상냥한 김희선 어린 마리와 연결되는군, 그러고 보니. 그리고 송정빈 님... 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이런 매력쟁이님을! ㅋㅋㅋ 처음 드로셀마이어 공연 때까지는 우아하고 기품기품했다. 그런데 나중에 마리 재우고 어른들의 술파티가 시작되는데, 술잔을 들고 등장하신 송정빈 님이 그새... 술에 취해 나타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흐느적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 전과 후가 확연히 달라서 난 또 혼자 쓰러지고. ㅋㅋㅋㅋ 


박예은 박종석 스페인 인형: 박예은 님 너무너무 예쁘셨다. 얼굴도 물론 예쁘시지만 동작이 정말... 회전하실 때가 특히 즐거웠는데, 새초롬하고 엣지있게... 라 하나. 암튼 포인트가 살게 회전하셔서 시선히 확 끌렸다. 회전의 타이밍이 내 눈에 즐겁다. 박종석 님은... 음... 인형은 실패. ㅎㅎ 박종석 님 동작 깔끔하고 좋으신 거야 두 말 할 필요 없지만 그 와중에 '왕자님'이시란 말입니다. 왕자님이어서는. 그렇게 무게있고 멋지고 근사한 인형이 어딨어요... 는 있으려나...?;; 인형이라기엔 좀 낭만적이고 진중하시다고요. ㅎㅎ 낭만과 진지한 사람 좋아하는 내 취향엔 즐겁기만 하지만♡ 인형은 아니심. 


한나래 강동휘 인도 인형: 사실 박수 백만 번 받으셔야 하는 커플이신데. 한나래 님 유연성이... 어떻게 바로 선 상태에서 다리 거의 여섯 시가 가능하지?;; 선이 정말정말 예쁘시다. 강동휘 님 다리 위에서 어떻게 그렇게 '편안해' 보이시는 건지도 신비롭고. 두 분의 인도 인형은 완벽에 가까운데, 위의 볼쇼이 영상과 비교가 안 된다. 두 분 호흡도 완벽하고, 안정감도 좋고, 두 분 다 유연성이 뛰어나신 것 같다. 강동휘 님은 한나래 님을 뒤에서 안아 올린 후 다리 옆으로 뻗으실 때 딱 90도. 아... 눈이 즐겁지 말입니다.


김나연 천정민 중국 인형: 김나연 님은 포켓걸 같은 귀여움을 뿜뿜. 살짝 살짝 고개짓하는 것 하며, 천정민 님 가리키실 때 동작도 꺄아ㅡ 넘 귀여우셨다. 글고 천정민 님. 천정민 님이셨던 것 같은데...? 많은 공연과 무용수분들을 보다 보니 드디어 헷갈리기 시작했다.;;; 점프 점프 뒤에 회전, 회전, 회전하실 때, 회전에서 착지하는 동시에 몸을 돌려 다음 회전 들어가시는 거. 보면서 경악... 은 나쁜 표현인가?;; 암튼 일종의 충격을 받았는데, 정말 신기하고 멋지고 시원했다. 심장이 두근두근거리던.


기수지 김명규B 러시아 인형: 세 번째 보는데 갈수록 에너지가 넘치시는 두 분. 에너지 대결 터지고요, 특히 김명규B님은... 무대를 잡아 드실 것 같은 그 에너지 폭발에 보는 관객이 막 신납니다.


곽화경 하지석 프랑스 인형: 난 이 커플 몹시 좋았다. 프랑스 인형은 신승원-허서명 커플 이상 없으리라 확신했는데, 완전히 다른 매력을 보여주셨다. 신승원-허서명 커플이 산뜻하고 도도하고 세련되고 새초롬한 프랑스 인형을 보여주셨다면, 곽화경 하지석 프랑스 인형은 우아하고 도도한 프랑스 인형을 보여주셨다. 일단 두 분 다 키가 크셔서 더욱 그렇게 느껴진 것도 있는데, 음. 하지석 님 다리 동작 넘 아름답던데? 깨애끗, 깔끔해서 자꾸 시선이 갔다. 이 날 공연하신 분들 중 가장 인형다운 분이 놀랍게도 하지석 님이셨는데, 그동안 늘 여성 무용수분들이 훨씬 더 인형스러웠기 때문에 더욱 신기했다. 곽화경 님은 부드럽고 우아한 인형이라는 독특한 분위기를 내셔서 보기에 즐거웠고.


생쥐단: 쥐 님들... ㅋㅋㅋㅋㅋㅋㅋㅋ 수요 공연 땐 왼쪽의 두 분이 쎄쎄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객들 터지고. ㅋㅋㅋㅋㅋ 자유분방하면서도 포인트 동작에선 칼군무하시는 모습이 넘 즐거워요. 아 참, 처음 등장하실 때 왼쪽 앞부분의 생쥐분께서 의자에 앉아 있는 마리에게 '어흥' 하며 손을 칽, 하시는 극세사 연기. ㅋㅋㅋ 공연 여러 번 보는 관객으로서 넘 고마운 깨알 연기입니다♡.


병정단: 매번 병정단에 대해 쓸 에너지가 없네.ㅠ 딱히 콕 짚어 표현할 만한 말이 없는 건데, 볼수록 더욱 시선이 가는 군무가 일품이다. 특히 생쥐단과 함께 추실 때, 생쥐분들 옆덤블링 칼군무 시점에 병정단의 90도 다리와 180도를 이루는 팔, 그리고 손에 쥔 검의 각도까지 맞춘 칼군무는 볼 때마다 눈이 정말 시원해진다. 멋져요!


왈츠 솔리스트: 허서명 님 찾지 못했다.ㅠ 허서명 님 파트너가 강효형 님이신 것 같아서 두 분 찾으려 했는데, 내 눈엔 이영철 님만 보일 뿐이고. 엉엉엉. ㅠ 솔리스트 네 분 춤 추신 후 뒤에 서 계실 때 이영철 님 포즈가 가장 멋지다며!


눈송이 군무: 위에서 말을 했어서... 이 눈송이 군무가 끝나고 인터미션이 되면 다들, 정말 한 명도 빠짐 없이 모든 일행들이 똑같이 말했다. "국립의 군무가 이렇게 좋았어?"라고. 눈송이 군무를 보면서 진지하게 볼쇼이랑 배틀 붙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ㅡ나, 나는 관객일 뿐이고;;ㅡ뭉게뭉게. <백조의 호수>건 <지젤>이건 <호두까기인형>이건, 같은 작품, 같은 버전으로 볼쇼이와 국립이 나란히 공연하는 것을 보고 싶어졌다. 국립의 군무가 심각하게 좋아져서 공연 때마다 충격을 받아. 어제 일행이 공연 후 자리에서 말했다. "그 정도로 잘 맞는 군무와 또 어려운 동작들을 하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연습을 했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말했다. "실은 일요일 공연에서 전 혼자 살짝 울었어요."라고. 발레 무용수 여러분은 세상의 꽃입니다. 세상을 향기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존재예요♥.


꽃의 왈츠: 환상의 극치. 아름다운 의상과 미치도록 아름다운 선들의 향연. 



내가 익숙하지 않은 라인업이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었는데, 생각 외로 완성도가 아주 높은 공연이어서 깜짝 놀랐다. 각 캐릭터의 성격이 잘 살아있어서 더욱 놀라웠던 공연. 마지막으로 일행 중 한 분의 말로 이 공연의 후기를 맺는다. 그 마음이 내 마음이에요.


"지금껏 내가 만난 연인들보다 이 한 번의 공연이 더 좋았어요. 그 정도로 좋았어요. 내게 눈이 있다는 거, 내게 시각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한 공연. 이 공연 더 보기 위해서라도 눈 관리 잘 해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멋진 공연, 너무나 훌륭한 공연 보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좀 있다 또 만나요, 국립발레단♥.










이번에 예매한 일곱 번의 공연들 중 유일하게 혼자 보는 공연이었다. 원래 목요일은 안 보려 했는데, 예매한 모든 공연이 일행들과 함께 보는 것으로 계획 잡혀 있었기 때문에, 오롯이 홀로 국립의 <호두까기인형>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굳이 목요일 공연을 혼자 보는 것으로 다시 예매했었다. 일행들과 함께 보는 것은 인터미션이나 공연 후에 그들과 공연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기쁨이 크다. 또한 이 아름다운 공연을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공유한다는 즐거움도 있다. 더군다나 연말이니 발레를 보며 그간 나누지 못했던 그리움과 애정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도 귀하다. 그런 수많은 장점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인간이라, 이 좋아하는 공연을 홀로 흠뻑 빠져들어 만끽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목요 라인업 역시 내게는 생소한 편이어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 외의 매력을 많이 발견하게 되어 즐거웠다. 


근데 문제가 생겼다. 무용수분들이 헷갈리고 있다! ㄷㄷㄷ 워낙 신인 무용수분들의 등용문으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이번 국립의 <호두까기인형>에서는 유독 한 무용수께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셔서는 머릿속에서 막 헷갈리고 있어. 신기한 건 군무 멤버까지 매일 조금씩 다르다는 점인데, 어떻게 군무의 멤버가 바뀌는데도 그토록 훌륭한 군무가 매번 나오는가 하는 점이다. 이상해. 국립 무용수분들이 전체적으로 마법 레벨업을 하신 것 같다. 무용수분들의 춤이 헷갈리고 있어서 힘들지만... 그래도 기록을 남겨 보자.


일단 음악은 완벽했다. 설탕요정 춤까지. 덕분에 올해 지금껏 보았던 설탕요정 춤 중에 가장 완벽한 춤이 되었다. 박수 많이 터졌죠. 전체적으로도 음악이 우수하고 좋았다. 다만... 첫공 때의 음악을 들었기 때문에... 마음이 좀 아팠다. 음악 자체로 보면 첫공 때의 음악이 완벽했던 것이 맞거든.ㅠ 누누히 말하지만 발레이기 때문에 그 음악이 힘들었던 것이었기에. 훌륭한 음악가이신 만큼 귀가 엄청 예민하실 텐데, 정치용 지휘자님 얼마나 힘드실까 싶다. 하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발레에 음악을 맞춰주시는 그 여유로움에 감탄했고. 많은 음악가분들이 귀가 예민한 만큼 성격도 예민하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내심 걱정했더랬는데, 역시 크신 분은 다르구나 싶고. 어떤 분야든 크신 분은 다른 것 같다. 언제 정치용 지휘자님께서 코심으로 <호두까기인형> 곡을 따로 콘서트홀에서 연주해주시면 좋겠다. 그럼 가서 들어야지. 귀가 얼마나 황홀할지 너무 잘 알기에 꼭 한 번 듣고 싶다.


조연재 마리: 조연재 님을 보면서 국립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절감했다. 코르 드 발레께서 이 정도 실력을 갖고 계시다니. 이번 마리분들은 모두 2막의 그랑  드 되를 아주 훌륭히 소화하신다. 조연재 님 역시 그랑  드 되에서 테크닉은 물론이고 선까지 거의 완벽하셔서 깜짝 놀랐다. 언제나 꼿꼿한 수직 중심선이 멋지고, 뭐, 기술적인 면에서는 걱정이 없다. 아, 점프, 특히 두 다리를 크게 벌리면서 높이 뛰는 그랑 쥬떼 Grand jeté 에서 공중에 오래 머무르신다는 느낌이 자주 들었는데 아주 멋졌다. 여성 무용수분들 중에 점프가 높으신 편인 것 같다. 그리고 그랑  드 되의 아다지오였던 것 같은데, 팡셰 Penchée 동작에서 다리 여섯 시 넘 멋지셨고요. 음. 전체적인 동작은 아직 엄청나게 매끈매끈 다듬어지진 않은 인상이지만, 순간순간 반짝이는 느낌들이 있었다. 아 참, 위에도 썼듯이 지금껏 본 올해 국립의 <호두까기인형> 공연 중 목요일 조연재 님의 설탕요정 춤이 가장 좋았다. 음악이 딱 맞아서 우아함과 몽환적인 환상이 시너지 효과를 내었다.


정영재 호두왕자: 정영재 님을 주목해서 본 것은 이번 공연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와... 눈송이 군무 때 두 분이서 그랑 쥬떼를 하며 등장하시는 부분이 있다. 그때 우아... 정말 높고 힘차고 깨끗하게 뛰셔서 시야가 확 밝아진 느낌. 깜짝 놀랐다. 그리고 아... 아직 동작 이름을 모르는데ㅡ어떻게 찾아야 할 지 모르겠...ㅠㅡ눈송이 군무 중 왕자가 마리 허리를 들고 이동시키면서 마리 발이 땅을 살짝살짝 스치는 장면(용어 알고 싶다ㅠ)에서 정영재 님께선 마리를 조금 더 높게 드셨다. 팔의 각도를 보면서 팔힘이 이 정도로 좋을 수 있나? 싶었는데, 조연재 님 키가 전혀 작지 않으시기 때문에 더욱 놀라웠다. 덕분에 조연재 님이 공중에 붕 떠서 하늘하늘 다니시는 효과가 극대화되어 환상적인 느낌이 증폭했다. 아 또 그랑 파 드 되 아다지오에서 원 핸드 리프트! ...... 뭐에요. 너무 비인간적이신 거 아니셔요??? 길쭉한 조연재 님을 단 번에 한 손으로 쭈욱, 너무나 가뿐하게 들어올리시는데, 공중에서 깨끗한 수직을 유지하시는 조연재 님도 놀라웠고, 전혀 흔들림 없이 확신에 찬 팔을 쭉 뻗어 조연재 님을 지탱하시는 정영재 님은 경이로웠다. 무슨... 손에 자석이라도 붙어 있는 줄.;;; 지금 다시 떠올려도 믿을 수 없는, 아주 멋진 장면이었다. 고난도 테크닉이 난무하는 <호두까기인형>에서 등장인물들의 성격 표현은 별로 부각되지 않지만, 정영재 님에게서 살짝살짝 느낀 바로는 정중하고 다정한 왕자님이었다. 음. 다음에 캐릭터의 성격과 감정 표현이 중요한 드라마 발레를 보게 되면 정영재 님을 눈여겨 보아야겠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허서명 호두병정: 그동안 호두병정은 파악하지 않았더랬는데, 라인업을 보니 막공 때 호두병정이 이영철 님이셨다. 그래서 부랴부랴 호두병정을 살펴 보았더니, 아니 세상에나 프로그램북에 다 설명되어 있는 거였다. 프로그램북은 어린 아이에서부터 어른 관객까지 다 만족할 만합니다. 구입해서 보셔요. 여담이지만 프로그램북 마지막에 있는 무용수분들의 인사는 크리스마스 공연 본 후에 아껴둔 쿠키 꺼내 먹듯 한 분 한 분 야금야금 설레는 맘으로 읽을 예정이다. 삼천포가 심했...;; 호, 호두병정. 쿨럭.;; 호두병정은 밤 12시가 되어 마리의 꿈속에서 드로셀마이어의 마법이 시작된 후, 호두까기 인형이 성인 호두병정으로 성장한 시점의 캐릭터에 해당한다. 이때 생쥐단과 싸우다 다쳐 쓰러지면서 호두병정이 호두왕자로 바뀌는 것 같다. 입술 가면을 벗고 맨얼굴이 되면 병정에서 왕자로 바뀐 겁니다. 이것을 이해하고 나니 그동안 어째서 호두병정의 춤이 이상했는가가 납득되었다. <호두까기인형>을 본 것이 몇 년이며 몇 번인데 이걸 이제야 알다니.ㅠ 까도까도 계속 나오는 양파, 호두까기인형이다.;;


허서명 호두병정은 당연히 턴 좋고 점프 좋고 동작 깨끗하시다. 다리가 가벼우신 만큼 산뜻하면서 컨디션 좋은? 호두병정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유독 인형다운 면이 강조되어 즐거웠다. 도중도중 고개를 갸웃거리시는 것도 아직 왕자가 아니라 병정인형이기 때문이었을 텐데, 유연하면서도 뻣뻣한 인형의 느낌을 잘 살리셔서 보기에 즐거웠다.


송정빈 드로셀마이어: 송정빈 드로셀마이어에게서는 낙천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시간이 얼마 없어서 더 자세히 쓰기가 어렵겠... ㅠ


김나연 어린 마리: 음. 당연히 상냥하시지만 다른 분들에 비해 좀 장난꾸러기? 아니고. 호기심이 많은 소녀 같았다. 적극적이기도 하고.


천정민 프리츠: 개구지지만 딱히 악의가 심하진 않은 프리츠 같았는데 그런 면이 또 좋았다. 맘은 착한데 개구장이 이미지.


최미레 할리퀸: 이 공연 때도 머리를 몇 대 맞으셨죠.;; ㅋㅋㅋ 가장 먼저 테크닉을 선보이시는 역할인데 잘 하셨어요! 


박예은 콜롬빈: 180도 회전도 깔끔하시고, 인형인형하신 박예은 님.


민소정, 김명규B 악마: 힘차고 멋진 2인무였다. 두 분 호흡도 잘 맞으셔서 즐거웠고.


강동휘 생쥐왕: 강동휘 님은 겉바속촉 외강내유 스타일의 생쥐왕인 것 같았다. 겉으론 다크 카리스마 컹컹하시는데, 그러다 호두병정에게 쫄아서 오들거리셨다가 또 컹컹하시는. 아, 2막에서 호두왕자 칼에 찔렸을 때 뒤로 쾅! 넘어지셨는데 괜찮으셨는지;; 넘 실감나게 넘어지셔서 보기엔 즐거웠는데, 괜찮으실지 은근 걱정이 된다.


최지인 이수희 스탈바움 부부: 이번 공연에서 이수희 스탈바움은 처음 보는데, 음... 역시... 이수희 님은 나른하시다. ㅋㅋㅋ 나른한 기품.


박슬기 배민순 스페인 인형: 박슬기 님은 시종일관 인형이셨다. 커튼콜 때 주인공들과 다른 무용수분들이 인사하실 때조차. 그 철저한 프로의식. 와... 춤을 출 때는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모든 선이 정확하고 깨끗하고 회전은 휙휙 빠르고 세련되었다. 반짝반짝 박슬기 님만 보면 내 눈도 반짝반짝. 배민순 님은 역시 그 에너지. 러시아 인형의 에너지와는 다른, 화통하고 열정 가득한 에너지다.


정은영 김희현 인도 인형: 정은영 님은... 일요일에 보았을 때와 비교가 안 되게 좋으셨다. 아... 어마어마어마하게 유연하시던! 선 채로 다리 여섯 시.ㅠ 그것도 그렇게 길다란 다리가.ㅠ 그리고 기억났다. 정은영 님의 인도 인형이 특별히 더 좋은 이유. 후반부에 앞뒤로 다리를 찢어 앉는 장면에서 다리가 기시기 때문에 한참을 내려간다. 그래서 전체적인 우아함이 대폭 상승한다는 점. 다리를 높이 올리고도 전혀 흔들림 없는 아찔한 균형감각까지. 무엇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인도 인형이다. 정은영 님이 하도 빛나서 김희현 님은 상대적으로 잘 볼 수 없었는데, 역시 뛰어난 균형감각에 든든하고 안정적이셨다. 내 공연 메이트가 남성 인도 인형분들 중 가장 좋다고 평하는 분이다.


안효진 김명규A 중국 인형: 가볍고 착착착 산뜻한 안효진 님. 그리고 김명규 A님은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으셨죠. 높은 점프와 회전! 더 말해 보아야 같은 표현을 되풀이하게 되는 거라서... 지만 정말 잘 하신 거니까요! 도중도중 개구진 포즈 잡으신 것도 즐거웠고. 아 참, 그랑  드 되 코다 후 인형들 인사할 때 들어가시면서 변성완 러샤 인형께 장난 거신 것도 ㅋㅋㅋ 즐거웠다.


김지현 변성완 러시아 인형: 김지현 님도 정말 에너지 가득 하시면서 열심히 하셨는데. 변성완 님은 등장할 때부터 러시아 인형이었다. ㅋㅋㅋ 막 뭐가 신나지? 갸웃갸웃 신나셔서는 '나 얼른 춤추고 싶어!'라는 듯. ㅋㅋ 그리고는 러샤 인형 음악이 시작되자 으아아아...! 준비동작에서 알았다. 에너지가 폭발할 것이드아아! ㅋㅋㅋ 그리고는 있는대로 빰빰빰 무대를 통째로 삼켜 버릴 테다! 라며 팔과 다리를 뻗어 에너지 가득 춤을 추시는데... 정말 즐거웠다. 커튼콜 때 제 환호 들으셨죠? *wink wink* ㅋㅋ 


음. 변성완 님에 대해서는 그동안 생각이 많았다. 작년 <KNB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에서 보고 춤선이 넘 좋아 반했었는데, 이상하게 그동안 정기공연 무대에서는 그때 만큼의 감흥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는데 내가 매력에 빠져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변성완 님의 매력을 찾기 위해 애를 썼지만 아직 그것을 발견하기엔 발레에 대한 내 안목이 너무 낮은 거였다. 그래서 많이 속상했다. 최근 <말괄량이>와 <마타하리>, 그리고 작년에 이은 <호두까기>의 러시아 인형에서 변성완 님을 보며 느낀 점은... 다소 여성스러운 춤이다? 분명 남성 특유의 힘이 있는데, 어디선가 여성스러운 느낌이 난다, 였다. 그것이 막 손짓이나 눈짓, 태도가 여성스러운 것이 전혀 아니라... 춤이 좀 부드럽달까. 아니, 부드럽게 추려면 훨씬 더 부드럽게 추시는 남성 무용수분들이 많은데,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암튼, 남성적으로 생기셨으나 은근 귀여움이 묻어나고, 밝고 힘찬 에너지도 마초스럽거나 다크하기 보다는 착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몸에 딱 맞는 옷이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뭘까... 고뇌나 비극적인 배역을 맡으시면 어떤 느낌이 날까 궁금하기도 하고. 암튼, 모든 무용수분들이 고유의 특징을 갖고 있지만, 변성완 님 역시 다른 어떤 무용수분과도 다른 특유의 느낌이 있는데, 이것이 흔한 것이 아니어선지 무엇인지를 아직 언어로 콕 집어내지 못하겠다. 아끼는 무용수이신 만큼 매력을 펼치고 훨훨 날아오르시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응원합니다♥.


이주리 이유홍 프랑스 인형: 두 분 역시 길다랗고 깨끗하고 우아한 프랑스 인형이셨다. 칭찬 많이 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ㅠ 이유홍 님은 크리스마스랜드에 처음 갔다가 눈송이 요정 등장에 퇴장하실 때 트리 근처에서 양손으로 자신의 윗팔을 쓰다듬으신 것 같았는데, 순간 '앗 추워라;;' 하는 말이 들리는 것 같아 완전 신선했다. 내가 잘못 본 건가?? 하며 눈을 꿈뻑였는데. 그게 맞았다면 와... 그 순발력 감탄스럽다! 두 분 다 다리도 기시고, 특히 이유홍 님의 다리 선이 정확하고 아름다웠다. 시원하게 올리면 90도로 깨끗깨끗 뽀드득!


생쥐단: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 등장하시더니... 뭐가 단체로 푸쉬업을 하시는 거예요! ㅋㅋㅋㅋㅋ 뭐예요. 왜 그러시는 거에요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앙의 한 분은 엉덩이를 높게 치켜드시더니 구르기를 하시... ㅋㅋㅋㅋㅋ 그러다 빵! 대포 터지고 다들 구르시고.ㅋㅋㅋㅋ 관객들 완전 쓰러졌. ㅋㅋㅋㅋㅋㅋ 아니 이 생쥐분들이 증말.ㅋㅋㅋㅋㅋㅋ 넘 재밌었다.


병정단: 의 근사한 칼군무! 박수 짝짝짝!


왈츠 솔리스트: 아... 허서명, 박종석, 하지석 님... ㅠ 오페라글래스로 보면 전체 감상에 크게 방해되어서 빌릴까 하다가 안 빌렸는데, 안경을 써도 알아볼 수 없었다.ㅠ 이영철 님은 작년에 오페라글래스로 보았어서 이젠 알아볼 수 있는데, 내가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ㅠ 신체상의 특징으로 알아 보아야 할 텐데 아직 그걸 못해서, 한 분도 못 알아 보았어서 속상했다. 그런데 춤은 시원시원하게 네 분 모두 아주 좋았다. 


아 참, 여성 왈츠 솔리스트. 볼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번 국립의 군무 정말 대단하다. 왈츠 솔리스트의 두 분과 네 분 추실 때도, 어떻게 그렇게 똑같을 수 있는지 감탄한다. 높이, 각도, 타이밍, 호흡, 고개의 각도와 시선까지 똑같다. 혹시 어떤 동작할 때 어디를 보라고까지 메뉴얼에 있나요?? 놀랍다.


마리 친구들과 프리츠 친구들: 볼수록 느끼건대 나는 확실히 성인 무용수 버전이 더 좋다. 하긴 프리츠도 성인 무용수시니까 할리퀸께 그런 짓궂은 장난을 치실 수 있는 거겠지. ㅋㅋ 군무가 아찔하도록 멋진데, 프리츠 친구들의 팔, 다리, 몸통, 고개 각도는 물론이고 손에 든 칼의 각도까지 착착 맞는 것이 짜릿하다. 그러는 동안 뒤에서 춤을 추는 마리의 친구들은 마리를 중심에 둔 채 6각형인지 8각형인지로 정확하게 원으로 이동하며 춤을 추는데, 그 대열도 정면에서 보기에 몹시 예쁘다.


눈송이 군무: 입이 닳도록 칭찬을 했으나 그 칭찬도 부족한. 시간이 없으니...;; 이번엔 칭찬을 생략한다. 생략한다 하여 최고였음이 감춰지진 않는다.


꽃의 왈츠: 똑같은 다리, 팔, 몸통, 고개, 시선의 각도. 타이밍, 호흡, 보폭, 점프의 높이. 꽃의 왈츠의 감동은 말로 다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떤 대열을 이루어도 열과 행이 잘 맞는 뛰어난 군무다.


이날은 정면이긴 했으나 완전 중앙이 아니라 살짝 옆의 자리였기에 군무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나 완전히 사선은 아니었지만 살짝 사선진 좌석에서도 무엇 하나 실수 없이 완벽한 군무를 보아서 이날도 눈물 찔끔.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21일 금요일은 김지영-이재우 님인데.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분이신데도 볼 수 없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두 분이시니 뭐, 당연히 최고의 공연이겠지만, 모든 무용수분과 관객들이 다 만족하는 공연이길 바랍니다! 오늘 라인업은 25일에 뵈어요♥. 화이팅!










오늘 함께 한 일행은 첫날 저녁 공연을 함께 보았던 공연 메이트였다. 오랜만?에 다시 이 공연을 본 일행은 음악과 춤 모든 것이 훨씬 나아졌다고 평했다. 그런데... 오늘 군무 아주 살짝 망가졌죠. 망가졌다기보단 하다 만 느낌인 건데, 음악이 빨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을 다시 맞출 시간적 여유가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무는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음악 좋았는데 눈송이 군무와 프랑스 인형 춤에서 살짝 너무 빨라서 눈송이 땐 합창이 남아 버렸고, 무용수분들이 너무 바빴다. 참, 음악이 느리면 느리다고 난리, 빠르면 빠르다고 난리인 건데ㅡ나도 이런 내가 싫다ㅠ;; 얼마 전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마린스키 발레단의 공연을 본 이후로 전속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발레의 황홀함을 보았기에 자꾸 욕심이 난다. 근데 국립오케스트라는 없어요? 왜 없지.;; 암튼, 발레를 반주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님은 무용수분들의 동작을 보셔야 합니다. 평소 발레 공연을 자주, 많이 보시는 지휘자님께서 지휘를 해주시면 좋겠는데. 그러니까, 무용수별로 신체조건과 동작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무용수마다의 동작에 세심히 맞추어 연주하던 마린스키 오케스트라가 경이로웠던 것이다. 개별 무용수분께 다 맞추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리프트나 점프 등의 동작에서는 연주가 살짝 달라져야 하는데, 리프트나 점프 직전에는 연주가 아주 살짝 느려져야 한다. 그래야 무용수분들이 충분히 준비를 해서 어려운 안무를 깨끗하게 표현하실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곡이 아주 살짝 빨랐지만 눈송이 군무와 프랑스 인형 춤을 제외하고는 그래도 국립 무용수분들께서 다 커버 가능하신 정도였다. 문제는 리프트에서도 변함 없는 속도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리프트들이 좀 덜 멋있었달까. 그리고 전체적으로 무용수분들이 좀 부산해 보이셨다. 참... 어려운 일이다. 목요일의 아주 훌륭하게 잘 맞는 음악을 들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생기는 것 같다. 일개 관객이면서 자꾸 탐욕만 늘어서는. 죄송하고 민망하고 속상하다.ㅠ


오늘 1막 정말 좋았다. 아... 맘 같아선 한 분 한 분 전부 다 쓰고 싶은데, 그러면 시간을 너무 많이 쓰게 되어서.ㅠ 내일 두 시 공연이라 어서 자야하기 때문에... 맨날 시간과 에너지 부족해.ㅠ


손님들 중에 고깔모자 아이들 무용수분들, 다리 각도가 착착. 그리고 선물 상자 들고 가시는 손님 세 분도 착착. 그리고 여러 번을 본 만큼 등장인물들의 성격 변화가 보이는데... ㅋㅋㅋ 남편분을 째려보는 아내분은 이전 공연에선 좀 무관심한 성격 같았는데, 오늘 공연에선 살짝 표독스러워지셨다? ㅋㅋㅋㅋ 성격 변화가 넘 반가웠다. 아, 파티 끝나고 집에 가실 때 남자 손님들 ㅋㅋㅋ 즈어~기 따아악~~! 한 잔만~~~!! ㅋㅋㅋㅋㅋㅋㅋ 글고 고깔모자 아이들 고개 뚝뚝 떨구실 때 정말 졸려 보이셨... ㅋㅋㅋ 공연이 진행될수록 모든 무용수분들의 연기가 무르익고 있어서 너무나 보아야 할 분들이 많아 정신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김나연 어린 마리: 오늘은 김나연 어린 마리부터 쓰기로 한다. 왜냐하면 김나연 님의 어린 마리와 박예은 님의 성인 마리의 성격 표현이 잘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수년 간 보았던 어린 마리는 거의가 착하고 상냥하고 부드럽고 고운 성격을 지닌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런데 목요일에 보았던 김나연 어린 마리가 살짝 적극적이다고 느꼈는데, 오늘은 더욱 적극적이고 호기심 많은 다소 말괄량이 같았기 때문에 몹시 재미있었다. 투정도 많고, 의사 표현이 확실한, 현실적인 아이 같달까. 실감나는 표현이 즐거웠다.


박예은 마리: 오늘 일행은 박예은 님을 두고 '아주 컨디션 좋은 마리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즐거워 보이셨는데, 김나연 어린 마리의 적극성이 개연성있게 박예은 마리께로 전달된 것 같았다. 박예은 님은 우선 너무 예쁘시고.ㅠ 눈이 너무 즐겁고.ㅠ 그리고 발이 사뿐하다. 점프도 높은데, 무엇보다 내 눈엔 회전이 정말 예쁘다. 음. 김리회 님의 회전을 좋아하는데, 김리회 님 회전이 예쁜 것과는 살짝 다르다? 어떻게 설명할까... 김리회 님은 회전의 타이밍과 포인트를 잘 살리신다는 느낌이고, 박예은 님 회전은 타이밍도 좋지만 힘을 영리하게 배치하시는 느낌이랄까. 무슨 표현이 이렇지.;; 다시 말해 보자. 춤을 보면 박예은 님은 영리하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어디에 어떻게 힘을 얼만큼 주어 표현하면 관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지를 아시는 것 같다. 끝동작에 과하지 않은 힘과 각도로 깔끔하게 맺는 것도 산뜻하고. 그런 이유로 난 박예은 님의 스페인 인형이 가장 좋았다. 확 시선이 가는 회전과 손끝 발끝까지 전달되는 과하지 않은 힘 때문에 햇살 뜨거운 스페인의 열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암튼 오늘 박예은 마리, 리프트 동작에서도 다리를 높이 드셔서 또 신기했고 즐거웠다.


허서명 호두왕자: 그렇죠. 허서명 님이지. 무슨 점프가 그렇게... 허서명 님이 점프를 하시면 내 심장이 철렁, 하고 바이킹을 탄다. 모옵시 높은데 아주 가벼운 착지. 제발 무릎 조심해주셔요. 허서명 님의 명품 점프 계속 계속 보고 싶으니깐요. 1막에서 인형들 어깨에 앉아 기다리는 마리를 향해 점프하며 가실 때 와아... 자 가져가서 높이를 재고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눈송이 군무 때 마리와 함께 등장하는 그랑 쥬떼의 높이.ㅠ 허서명 님도, 박예은 님도 점프가 높아서 보는 입장에선 신났다. 그리고 마리 허리를 들고 이동하면서 발을 살짝살짝 바닥에 스칠 때, 박예은 님을 높게 드셔서 그 부분도 넘 즐거웠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 같아요! 2막에서의 삐루엣 아 라 스콩드 Pirouette à la Secondeㅡ한쪽 다리를 옆으로 90도 뻗은 자세로 하는 회전ㅡ도 깨끗하셨고. 


송정빈 드로셀마이어: 일행의 의견에 따르면 이수희 님은 차고 건조한 느낌이고 송정빈 님은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라고. 두 분의 다른 매력이 즐겁다. 송정빈 님은 호러물에 따뜻한 버전까지 넘 잘 소화하시는 분이구나.


천정민 프리츠: 인형이 되고픈 천정민 프리츠는...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게 있어 오늘 가장 웃음이 많이 터진 장면이었는데 ㅋㅋㅋㅋ 춤을 끝낸 할리퀸... 이 할리퀸이 전호진 님이신 것이 문제. ㅋㅋㅋㅋㅋㅋ 암튼, 전호진 할리퀸의 포인된 발을 딱, 세우더니 팔을 접어 경례를 시키네, 중간중간 팔 뻗어 인형 흉내 내시더니, 다시 팔을 잡아 당기고 고개를 만지고 이리저리 갖고 놀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 할리퀸 머리를 잡고 빙글빙글빙글빙글 돌리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혼자 막 쓰러지고 ㅋㅋㅋㅋ 무슨 개구져도 그렇게 개구지셔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전호진 할리퀸: 그러니까 전호진 님이 프리츠였을 때 최미레 할리퀸을 엄청나게 괴롭히셨단 말이죠. 근데 오늘 공연에서 할리퀸이 되어 천정민 프리츠게 된통 당하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시도 가만 두지 않고 자꾸 괴롭히는 천정민 프리츠께 어휴, 정말 시달리셨다.ㅋㅋㅋㅋㅋㅋ 보는 입장에선 넘 재밌기만 한데, 무대 뒤에서 싸우시는 거 아니죠. ㅋㅋㅋㅋㅋㅋ


국립 무용수분들 개그가 자꾸 늘고 있어 걱정이다. 보아야 할 분들이 너무 많아.ㅠ ㅋㅋㅋ


김희선 콜롬빈: 이상하게... 왈가닥 인형 같았지? 모르겠다. 이 공연 때 너무 재미난 분들이 많았어서 모두가 그렇게 보이셨던 걸까.


강효형 변성완 악마: 그렇죠!!! 그렇죠!!!! 에너지 뿜뿜!!!! 1막 앞부분에서 이 정도의 에너지를 뽐낼 수 있다니! 일행은 두 분 에너지도 넘 좋고 또 동작 싱크로율도 넘 좋다고 굉장히 감탄했다. 변성완 님은 온몸에서 흥이 분출을... ㅋㅋㅋㅋ 보기에 넘 신났던 힘찬 춤, 수고 많으셨어요! 짝짝짝!!


이슬비 이영철 스탈바움 부부: 아... 이영철 님 맡으신다 해서 기대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는 이영철 님. 두 분의 컨셉이 너무나 좋았는데, 사실상 이슬비 님의 느낌은 이영철 님으로 인해 더욱 강조되었다. 드로셀마이어 전의 춤에서 이영철 님께서 유독 괴앵장히 점잔을 빼셨는데, 어찌나 은근하게 춤을 추시는지, 춤을 보아서는 이영철 님이신 줄 알 수 없었을 정도다. 캐릭터 표현의 달인 이영철 님께서 그렇게 표현하신 거면 뭔가 이유가 있을 텐데 싶어 좀 더 보았는데, 아니, 이슬비 님과 함께 추시니 그 효과를 알겠는 거다. 이영철 님이 어엄청나게 점잔을 빼시니, 이슬비 님이 더욱 유쾌해 보이셨거든. 여태껏 스탈바움 부인은 우아하고 기품있게만 보았는데, 오늘의 이슬비 님은 활기차고 밝고 적극적인 여성 같았다. 남편에게 사랑을 흠뻑 받아 자신감 있고 즐거운 사람 같았는데, 그러고 보니 말괄량이 같았던 김나연 어린 마리와 연결되는군. 와... 즐겁다. 이런 느낌이라니! 일행은 이영철 님의 춤이 부드럽고 섬세하다고 했다. 당연히 섬세하시죠, 우리 이영철 님이신데. ㅎㅎ 암튼, 처음엔 굉장히 점잖으셨는데, 술파티타임이 되자 조금은 풀리신 것 같아 보였다. 그렇다고 막 풀리신 건 아니었지만 점잖게 취하신 느낌이었다. 참, 술파티 때 남성 손님들 중 노란색 겉옷 입으신 분 굉장히 표현 좋으시던데. 불콰하게 취하신 것 같아 실감났다.


눈송이 군무: 봐도 봐도 아름다운 눈송이 군무. 오늘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끝까지 에너지 잃지 말아주셔요. 화이팅!


박슬기 배민순 스페인 인형: 박슬기 님은 그냥 인형이고, 인형이신 거고, 배민순 님은 거칠지 않은 마초 에너지 가득한 스페인 인형이셨다. 두 분 회전 각도가 잘 맞았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그래도 밝은 에너지가 좋았다.


한나래 이재우 인도 인형: 박수 받으셔야죠!!!!!! 환호 들으셨죠!!!!! 와아아... 한나래 님 와아아... 선 채로 다리 여섯 시, 와아아... 일행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에 또 칭찬을 했다. 뛰어난 균형감각에, 선이 너무 예쁘시고, 또 앞으로 다리 찢으며 앉으실 때, 천천히 균일한 시간 배분으로 앉으시는 것 봤는데, 그거 너무 힘드시지 않아요? 보는 내 다리가 아플 정도던데 눈은 너무나 즐겁고. 우아함의 극치였다. 정말 아름다우셨다! 그리고 이재우 님이 뒤에서 안으셨을 때도 절도 있는 다리 각도가 예술.ㅠ 


우리 이재우 님은... ㅋㅋㅋㅋㅋㅋㅋ 어떡하지. 그냥 눈에 하트가 뜨는 걸.ㅠ ㅋㅋㅋㅋ 그니깐요, 이재우 님은 정말 인형 안 같거든요? ㅋㅋㅋㅋ 근데 넘 귀여우심. 그것이... 보통 우리가 귀엽다 할 때의 귀여움이 아니고... ㅋㅋㅋ 일행은 이재우 님 팬이 아니어서ㅡ는 누군가의 '팬'이 되는 것 자체가 불가한 사람이다ㅡ자꾸 귀여운 척? 하시는 이재우 님이 느끼하다고 악평을. ㅋㅋㅋㅋㅋ 그 말 저도 동의한다는 거죠! ㅋㅋㅋ 근데 일행과 내가 둘 다 또한 동의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너무 열심히 정말 열심히 귀여운 척을 해주셔서 그것이 넘 예쁘시더라는 거. 그 점이 넘 귀여우셔서 난 이재우 님 볼 때마다 혼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이런 거다. 키 작은 인형분이 고개를 까딱 기울이시는 것과, 이재우 님이 그 각도로 고개를 기울이시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는 거. 키도 크고 목도 기신 이재우 님의 고개가 이동하는 시간이 더 걸린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동작이 더 커 보이고, 그게 넘 귀여우신 거다. ㅋㅋㅋㅋ 2막 처음에 생쥐단이 공격해서 어휴 무서워! 하며 인형들이 오들오들 떠는데, 아니, 저기요, 이재우 님. 거기서 가장 키 크고 무서우려면 무서워 보이는 분이 바로 이재우 님이시거든요??? 근데 인형들과 마리 뒤에 숨어서 오들오들이라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넘 웃어서 배가 아파.ㅠ ㅋㅋㅋㅋ


이렇게 웃었지만 이재우 인도 인형의 동작이 첫날 보다 아주 많이 좋아지셨다. 다리 선 정말 깨끗하셨고, 한나래 님을 허벅지에 올리셨을 때, 나는 놓친 부분인데 일행이 이재우 님 의상에 있는 링을 한나래 님이 밟고 올라서신 것을 보았다고 했다. 아마 한나래 님 발도 아팠을 거고 이재우 님 허벅지는 엄청 아팠을 거라고. 전혀 그런 것 몰랐을 정도로 말짱하고 든든하게 지탱하고 동작하셨는데 그 말 듣고 나니 걱정이 되네. 부디 괜찮으시길 바랍니다.ㅠ 2막 인도 인형 춤 때 뿐 아니라 등장 장면 전체에 걸쳐 아주 열심히, 정성들여 연기하고 춤추시는 것 보았는데, 아... 하트가 자꾸 쌓이지 말입니다♥. 오늘 정말 잘 하셨어요! 


안효진 김명규A 중국 인형: 일행 왈, "김명규A님은 뭐, 완벽하지. 시원한 점프와 회전. 너무 잘 하시니까." 그렇지! 김명규A님의 중국인형은 보물이 맞지! 근데 안효진 님, 누구시라고요? 목요일 때도 중국 인형이셨네. 아니, 제자리에서 팔로 착착착착 하시는데 사방에서 "꺄, 귀여워!"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나는 보면서 숨이 멎도록 귀여우셔서 어쩔 줄을 몰랐는데, 아휴, 포켓에 넣어 다니고 싶었... 사람이 춤으로 어떻게 그렇게 귀여울 수 있는 건가. 넘나 귀여우셨어요. >_<♥ 담번에는 안효진 님 나오실 때 좀 더 눈여겨 보아야겠다.


김지현, 김명규B 러시아 인형: 와아... 두 분 오늘 굉장했다. 김명규B님은 러시아 인형 베테랑! 어마어마한 에너지 표현 좋았고요. 김지현 님은... 일행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강효형 님이신 줄 알았다고. 작년에 보고 다들 반했던 바로 그 강효형 님의 러시아 인형 말이다. 올해 <호두까기인형>에서 본 러시아 인형 중 가장 황홀한 러시아 인형을 보여주셨다. 포인트는 바로 머리장식이었던 건데, 이 머리장식이 러시아 인형의 절대 무기임을 가장 잘 표현해주셨다. 회전할 때 머리가 확, 확 빠르게 돌아가면 이 넓고 납작한 금색 머리장식이 확확 돌아가며 굉장히 화려한 느낌을 내는데, 그 머리 회전 타이밍이 몸 회전 타이밍과 완전히 같지는 않아서 아마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것을 잘 표현해 주셨어서 보면서 가슴이 벅찼다. 수고 많으셨어요! 멋진 춤 고맙습니다!!


곽희경 하지석 프랑스 인형: 우아하고 멋진 두 분. 하지석 님 점프 높고 깔끔하신데, 점프의 제왕 허서명 님이 계시는 바람에 부각이 덜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음악이었던 거여서. 음악이 빨라서 두 분의 동작이 덜 깔끔했죠. 음악이 빠르면 동작이 지저분해지고, 음악이 느리면 동작이 굼떠 보이고.ㅠ 느린 것 보단 빠른 것이 그래도 낫긴 하지만, 무용수분들 힘들어 보여서 그것이 또 힘들고 말이죠. 어렵다. 나는 가만히 앉아 보기만 하는 관객인데 왜 내가 어렵지.ㅠ 연주가분들과 무용수분들은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생쥐단: 생쥐킹께선 생쥐단을 앉혀 놓고 뭔가 연설을 하시는 것 같아 보였고 ㅋㅋㅋㅋ 그 와중에 맨 앞의 한 분은 객석을 향해 안녕?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셨다. ㅋㅋㅋㅋㅋㅋㅋ


그 외 병정단의 칼군무는 여전히 멋지고, 꽃의 왈츠도 아름다웠다. 잠을 어서 자야 해서... 오늘 후기는 이것으로 마친다.


좀 있다 오후 공연 때 또 만나요♥.



아... 근데 내가 가는 공연이 이제 두 번 밖에 안 남았다.ㅠ 원래 24일 공연도 구매했더랬는데, 아무래도 너무 정신 없을 것 같아서 눈물을 머금고 취소했다. 그 공연 보고 후기 쓰고 자면 25일 낮의 막공 보는 게 넘 힘들어질 것 같아서. 공연을 여러 번 보니 볼수록 재미가 더 증폭되는데, 어느 새 두 번 밖에 안 남아서... 벌써 아쉽고 슬프다. 이 공연 다 보면 내년 4월 말... 4월 말이라니ㅠ 그때까지 볼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니 더욱 속상하고 아쉽다. 공연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ㅡ는은 무용수분들이 이 말을 싫어하실까요?ㅠ 암튼 남은 공연 두 편도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보겠습니다. 끝까지 지치지 마시고 힘내 주셔요. 국립발레단 화이팅!











거의 완벽했던 음악과 함께 눈송이 군무에 큰 박수를! 이 공연 때는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었는데도 군무가 아름다워 감동했었다. 자세하게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생각나는 것이라도 기록에 남기기로 한다.


박슬기 마리: 이번 <호두까기 인형>에서 박슬기 마리를 두 번 보았는데 이상하게 음... 흥이 막 나지는 않았어서 스스로 좀 의아했다. 첫날 저녁 공연은 전체적으로 그러했던 것이었지만, 이 공연에서 다른 분들은 좋았기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아마 내 컨디션이 그리 많이 좋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던 것이리라 생각하지만. 박슬기 님이시니 안정감은 기본 장착템이다. 회전이면 회전, 점프면 점프, 그 외 표현들까지. 워낙 잘 하는 분이시기 때문에 아쉽다 해도 평균을 훨씬 윗도는 실력이다. 다만... 어디가 아프신가...? ㅡ는 아니고. 음... 모르겠다. 평소와 살짝 다르셨는데 무엇이 다른 것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내 컨디션 때문이겠지. 끝나고 로비 지나다 박슬기 님을 본 것 같은데, 모옵시 하얗고 투명한 피부에 멀리서도 빛이 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많은 분들에 둘러싸여 있었는데 팬분들일지도. 세상 혼자 사는 분이죠. ㅎㅎ


박종석 호두왕자: 그러게. 박종석 님도 이번 공연에서 뭔가 기운이 덜 나시는 느낌을 받은 분이다. 높이 높고 선도 좋으시지만 이상하게... 음. 4층에서 보았기 때문일까? 먼젓 번 4층에서 보았을 땐 좋기만 했더랬는데. 4층은 군무 감상에 최고의 좌석인 만큼 개별 무용수분 감상에는 좀 취약할 수 있으니까. 내 컨디션이 나빴던 걸로. 마음껏 환호를 해드리지 못해 아쉬운 마음.


허서명 호두 병정: 역시 인형의 느낌을 내는 병정으로는 허서명 님이 최고다. 까딱까딱 뻣뻣하게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춤은 시원하게! 허서명 님 호두 병정 즐겁습니다!


이재우 드로셀마이어: 그러게. 이재우 님의 드로셀마이어는 정말 열심이어서 보는 내가 흥겹다. 뭐랄까, 본인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그 시간을 즐긴다 할까? 지팡이를 처음 세워 놓고 놀라는 아이들에게 이리 와서 보라 해놓고 아이들이 모이니까 양 팔을 휘휘 저어 아이들을 물려야 하는데, ㅋㅋㅋㅋ 팔이 너무 기셔서... ㅋㅋㅋ 휘휘 하는데도 팔을 뻗으실 수가 없... ㅋㅋㅋㅋㅋㅋ 또 이 공연 때 이재우 드로셀마이어 굉장히 좋으셨는데, 지금 다 기억이 나지 않아 속상하네.ㅠ 최애 드로셀마이어십니다. ㅎㅎ 아 참, 이재우 드로셀마이어가 뜨면 세상이 가벼워진다. 마리를 들어도 훌쩍, 할리퀸을 들어도 훌쩍. ㅋㅋㅋ 좋아하지 않는 것이 불가능하다.ㅠ


박채빈 호두까기인형: 어쩌면 1막 내내 그랑 플리에 Grand plié 자세를 그대로 꼿꼿하게 유지하는지 신기했다. 아 그러고 보니 목요일 호두 인형도 박채빈 양이었네. 그때도 감탄했더랬는데. 그리고 특히 유연성이 돋보였는데, 드로셀마이어가 들고서 흔들 때 그랑 플리에 자세에서 양쪽 허벅지가 양쪽 옆구리에 닿던.ㄷㄷㄷ 놀라웠다.


김경림 어린 마리: 상냥하고 우아한 마리.


서현이 프리츠: 이번 공연에서 처음 본 여성 무용수의 프리츠였는데 ㅋㅋㅋㅋㅋㅋ 콜롬빈에게 반한 프리츠. ㅋㅋㅋㅋㅋㅋ 할리퀸을 갖고 노는 도중 콜롬빈이 근처에 올 때마다 손키스를 쪽쪽쪽 날린다. ㅋㅋㅋ


천정민 할리퀸: 굉장히 잘 하셨다!!! 높고 산뜻한 점프에 꼿꼿한 회전, 90도 꺾인 팔에 완벽한 탄성! 특히 다리를 옆으로 찢어 앉은 상태(프론트 스플릿 Front split)에서 이재우 드로셀마이어가 들어서 세울 때 통! 하며 높이 점프해 서시는 장면에서 굉장한 탄성이 느껴져서 깜놀. 아주 훌륭한 할리퀸이셨다.


박예은 콜롬빈: 이번 호두까기 공연에선 전체적으로 프리츠와 할리퀸에 정신을 빼앗겨서 콜롬빈을 잘 감상하지 못했...ㅠ


강효형 김명규B: 딱딱 맞는 회전은 볼 때 마다 신기하고. 그리고 이 공연 때 에너지 가득하셔서 즐거웠다.


강동휘 생쥐 왕: 강동휘 님은 생쥐 왕을 여러 번 맡으셨는데도 점점 연기가 진화하시네? ㅋㅋ 이 날 공연 때는... 아... 2막에서 호두 왕자가 칼로 찔러 죽였는데... ㅋㅋㅋ 쓰러지지 않아...;;; ㅋㅋㅋㅋㅋㅋ 좀비다! 좀비 생쥐 왕이다!!! 하며 나 혼자 쓰러짐. 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지... 나 죽은 거야 설마...?' 하고 생각하시는 게 들리는 것 같았다.


최지인 송정빈 스탈바움 부부: 송정빈 님은 ㅋㅋㅋㅋㅋ 점잔점잔 즐겁고 우아하게 춤을 추시더니 술파티 때 거나ㅡ하게 취하셔서는 이재우 드로셀마이어께 한 잔 하시라며 ㅋㅋㅋㅋㅋ. 춤도 휘청, 신나게 추셔서 즐거웠다.


민소정 배민순 스페인 인형: 배민순 님은 민소정 님과 호흡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이렇게 보니까 그래. 두 분 같은 동작으로 회전하는 장면이 많은데, 민소정 님과 함께 할 때 몸과 팔과 고개가 도는 타이밍과 각도가 딱딱 맞아서 신났다. 수고 많으셨어요.


김성은 김기완 인도 인형: 김성은 님 굉장했다! 아... 국립 여성 인도 인형분들은 다들 어쩜 그리 유연하시단 말인가! 보통 왼쪽 다리가 더 유연하신 느낌을 많이 받는데, 김성은 님은 양쪽 다리가 다 선 채로 여섯 시 정각이 되어서 보면서 경악했다. 헐. 그것도 파트너의 서포트가 있을 때는 당연하고, 혼자서 올리는 데도 그렇게 양 다리 여섯 시가 되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는데, 정말 유연하셔서 눈이 황홀했다. 다리 각도도 좋으시고요.


안효진 전호진 중국 인형: 안효진 님 너무 귀여우셔서.ㅠ 전호진 님의 점프와 회전이야 시원하시니까.


김지현 변성완 러시아 인형: 사실상 이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분들이었다. 변성완 님껜 환호를 보내드렸죠! 아쥬 무대를 뜯어서 드실 기세. ㅋㅋㅋㅋㅋㅋ 역시 공연 전체에 걸쳐 에너지 뿜뿜 유쾌한 인형이셨고요. 김지현 님도 변성완 님의 에너지 폭발에 밀리지 않으셨다. 회전 시 고개 회전이 너무나 멋져서 머리장식이 황홀하게 빛났다. 완전 신났던 커플!


이주리 이유홍 프랑스 인형: 우아한 프랑스 인형 커플. 이유홍 님은 가장 인형다웠고. 시원하게 뻗은 팔다리가 넘 예쁘... 멋지시다. 점프도 높고 깨끗하시고요.


생쥐단: ㅋㅋㅋㅋㅋ 처음 등장해서 자리 잡으실 때 왼쪽의 한 분이 슬금슬금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시면 뭔가 걱정?과 기대가 된단 말이죠. 걱정은 저러다 맞지 않으실까를 미리...ㅠ ㅋㅋㅋ 오른쪽 분들이 처음에 옆으로 눕는가 싶었는데 왼쪽 한 분이 갑자기 엎드려서는 엉덩이만 올리는...??? 뭐, 뭐 하시는 거지???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강동휘 생쥐 킹께서도 그 생각을 하셨던 듯, 머리를 퍽! "뭐하냐!" 하듯이 말이다. ㅋㅋㅋㅋㅋㅋ


왈츠 솔리스트: 이영철 님만 보이는♥.


더 자세히 쓰고 싶었으나 에너지가 많지 않은 관계로 이 정도로만.ㅠ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드디어 막공이다! 가장 보고 싶었던 김지영 마리와 이재우 호두왕자의 공연! 어디 보자... 이영철 호두 병정! 이수희 드로셀마이어에 수요 공연 호두인형이었던 안하림 양이네. 호기심쟁이였던 김나연 어린 마리에 아... 전호진 프리츠! ㅋㅋ 천정민 할리퀸! 김희선 콜롬빈. 민소정 김명규B 악마에 구현모 생쥐 왕? 엇... 이번에 내가 본 공연에서 구현모 생쥐 왕은 다 비켜갔었네.;; 기대된다. 이슬비 송정빈 스탈바움 부부, 박예은 박종석 스페인 인형! 두 분 기대합니다! 김성은 김희현 인도 인형, 안효진 김명규A 중국 인형, 강효형 변성완 러샤 인혀어어어어어엉!!!! 드뎌 강효형 님과 변성완 러샤인형 버전을 보는구나. 엉엉.ㅠ 신승원 허서명 프랑스 인형! 이영철 왈츠 솔리스트에 파트너는 정은영 님이십니까...? 와아...ㅠ


쓰고 보니 모든, 정말로 모든 무용수분들이ㅡ허서명, 박슬기, 한나래, 김기완, 김리회 님 안 계신 것 빼고ㅠ는 모든 무용수께서 한 무대에 서실 수는 없는 일이니.;;ㅡ 내 드림 라인업이다! 각 파트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분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라인업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막 벅차다.ㅠ 역시 금요 공연에 갔어야 했어. 힐러리 한이 아니라 이 라인업을 한 번 더 보았어야 했다고.ㅠ 두 번 다시 김지영, 이재우 라인업을 놓치지 않을 테다. 이 무시무시하도록 짜릿한 무용수분들로 구성된 황금 라인업을 놓쳤다니. 막공은 처음 보는 분들이 여러 분 함께 감상하기 때문에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아... 아깝다. 황금 라인업. ㅠ 암튼 최고의 라인업답게 최고의 춤을 기대합니다. 자나깨나 부상 조심해주시고. 화이팅!♥










아... 오늘 국립 무용수분들 징차... ㅠ 한 분 한 분 모두 다 개그맨이 되셔서 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키득거리느라 정신을 못 차렸다. 아... 어찌 다들 그리 개그포텐 터지셔서는.ㅠ 거기다 시작할 때부터 모든 무용수분들이 "이 한 몸 다 바쳐 이 무대를 불사르리라!!" 결심이라도 하신 듯 너무나 즐겁게 신나게 공연해주셨어서 관객석은 난리났다. 특히 여기저기 탄탄한 음성으로 브라보를 외치는 남녀 관객분들과 박수를 아끼지 않는 대다수의 관객들 덕분에 완전 축제 분위기였던. 으엉. 이런 공연을 이제 넉 달, 거의 다섯 달 되도록 볼 수 없다니, 너무 잔인하시지 않습니까.ㅠ 무튼 오늘 무용수분들 모두 정말 너무 멋지셨다. 무엇보다 우리 김지영, 이재우 님.ㅠ 사랑합니다♥.


제대로 된 후기는 내일 26일에 쓰기로.


오늘 공연 무용수, 스텝분들에서 관객들까지 모두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짝짝짝!!






김지영 마리: 두둥! 김지영 님 후기를 쓰려니 가슴이 두근두근 설렌다. 일단 사랑고백부터 하고 시작합시다. 한국 발레의 여왕 김지영 님. 사랑합니다♥.


김지영 마리를 보았을 때 처음에 알아보지 못했다. 어? 왜 얼굴이 더 예뻐지셨지? 그리고 어려지셨다. 물론 3층 뒷좌석에서 얼굴까지 자세히 보이겠냐마는, 그동안 그 자리에서 보았던 김지영 님 얼굴이 있는데 다른 사람 같아 보였다. 이것은 함께 김지영 님 공연을 보아왔던 일헹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미션 때 "오늘 마리역 김지영 님 아니었어?? 왜 다른 사람이지?"라고 내게 물었는데, 그 정도로 더 예뻐지신 거다. 사랑의 힘일까요, 으흐흐. 그런데 춤선을 보니 김지영 님이 맞다. 이거였다. 내가 이 춤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이번 <호두까기 인형>은 모든 것이 훌륭했으며, 특히 주연 무용수분들의 2막 그랑  드 되에서의 춤선은 거의가 완벽에 가까웠다. 몹시 아름다운 선. 그런데 1막은 2막의 그랑  드 되 만큼 춤선이 황홀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 남몰래ㅡ이곳에 쓰지도 못한 채ㅡ아쉬워했던 점이다. 그런데... 김지영 님.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어떤 동작을 해도 납득이 가는 선. 45도가 아니면 90도가 아니면 135도가 아니면 180도. 이렇게까지 거의 모든 동작에 있어 깨끗한 선을 보여주는 무용수가 얼마나 된단 말인가. 어떤 동작을 해도 불안함이 없고, 어떤 동작을 해도 깨끗, 깨끗, 꼿꼿하게 수직을 이루는 상체와 다리, 또는 정확한 수평을 이루는 팔과 다리. 정말이지 내가 잘못했어요. 금요일 김지영-이재우 님 공연을 보았어야 했어. 이런 공연을 단 한 번 밖에 못 보았다니, 바보다, 바보.ㅠ


선은 선이고 테크닉은 테크닉이며 연기는 연기다. 그리고 그 세 가지를 동시에 완벽하게 소화하는 무용수가 바로 우리 김지영 님이다. 1막에서 생쥐단들이 등장할 때, 의자 위에 올라가 있던 김지영 마리는 그 짧은 순간에도 의자 깊숙이 몸을 파묻으며 오들오들 떨고 있다. 다양한 마리분들을 보았던 나로선 그런 깨알 연기가 넘 고마웠고. 그런데 김지영 마리의 연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믿음직스러운 병정단이 등장하고 생쥐단과 함께 싸울 때, 김지영 마리는 다리를 의자 밑으로 가지런히 늘어뜨린 채 흥미진진하다는 듯 그 장면을 구경하고 있다. 재기발랄한 김지영 마리. 호두왕자가 마침내 생쥐왕을 격퇴시키자 인형들 앞에 선 김지영 마리는 그쪽을 손가락질하며 "한심한 쟤네 좀 봐. 저럴 줄 알았어, 그치, 얘들아?"하며 한심한 듯 손가락질을 까딱까딱. ㅋㅋㅋㅋ 귀여우심.ㅠ 그리고는 그랑 빠 드 되의 아다지오 리프트에서 와... 음. 아무리 찾아도 정확한 명칭을 모르겠는데ㅡ아직도 검색 내공이 이렇게 부족하다니ㅠㅡ 아마도 블루버드 리프트 Bluebird Lift 정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유툽에 정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암튼 리프트되셨을 때 이재우 님 팔과 김지영 님 다리가 거의 수직으로 일직선을 이루어 충격 받았다. 너무 아름다우심ㅠ. 그리고 원 핸드 리프트는 뭐... 그렇게 안정적이고 깔끔할 수가 없는 겁니다. 이어지는 거꾸로 기대는 리프트(는 명칭을 찾지 못했다ㅠ)와 피쉬 다이브 Fish Dive는 두 분께는 그냥 껌. 팡셰의 다리 여섯 시는 너무나 아름답고 말이죠.


김지영 님의 진가는 역시 슈가플럼페어리... 설탕요정 솔로 바리에이션에서 빛이 났는데, 그 느린 곡을... 아...ㅠ 그 느으린 곡에도 불구하고 엣지있게 동작을 살리시는 걸 보고 역시 김지영 님! 싶었다. 그리곤 삐께 턴 Piqué turn에서 박자가 좀 곤란하셨을 텐데도 전혀 말짱하고 깨끗하게 완성하셨다. 턴 하실 때 무대에 그려지는 원이 조금 더 크고 동그라면 좋겠다 싶었지만, 그 음악에 그것까지 바라기는 좀 무리였다. 아 참! 1막 눈송이 군무 때 옆으로 누워 있는 눈송이분들 사이로 호두 왕자와  드 되로 그랑 쥬떼를 추시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난 이 장면에서 걱정을 많이 했더랬다. (위 영상 42:26부터) 두 분이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 크게 다리를 벌리며 점프ㅡ그랑 쥬떼ㅡ를 계속 하시는 장면인데 그것이, 안 그래도 눈송이분들 사이의 뛸 수 있는 공간이 여유롭지 않은데 이재우 님이 좀 기셔야지.ㅠ 두 분 자칫 잘못하다간 꽝 부딪히실 거고, 안 그러면 이재우 님의 그 기이다란 다리가 누워 있는 눈송이분들을 차버릴 수 밖에 없을 텐데 이 일을 어쩌나, 조마조마 보고 있는데, 와... 우리 김지영 님 진짜... 안쪽 눈송이들 다리에 닿을 듯 말 듯 보는 내가 아슬아슬할 정도로 안쪽으로 바짝 붙어 회전과 점프를 해주셔서 이재우 님의 긴 다리가 마음껏 뻗으며 시원하게 회전, 점프를 하실 수 있었다. 역시 김지영!! 섬세의 최종 보스;;, 아니고 끝판왕;;, 아, 아니고 여왕이십니다! 


그랑 빠 드 되에서 갑자기 생각나서 1막으로 다녀왔지만 다시 그랑  드 되 이야기로 이어 본다면, 윗영상의 1:28:26의 쎄 동작에서의 삐루에트 Pirouette 를 국립의 마리 무용수분들은 좀 다르게 추셨다. 훨씬 어려운 건데, 저 영상에선 회전을 하면서 다리를 앞으로만 구부린다면 우리 무용수분들은 회전 한 번에 다리를 앞으로 한 번 뒤로 한 번 구부리신다. 어느 모로 보나 저 영상보다 국립의 공연이 훨 낫다! 김지영 님은 물론 너무나 깨끗하게 해내셨고.


김지영 님이다 보니 내가 흥분했는데... 다른 분들 언제 다 쓰지.ㅠ;;


이재우 호두왕자: 역시 고백하고 시작합니다. 이재우 님 최고!♥ 일단은 아... 이재우 님. 안 그래도 멋지신데 그렇게 아름다운 금발이시면 보는 사람 심장이...;; 이런 완벽한 왕자님을 보았나요, 글쎄.ㅠ 눈이 너무나 즐거워지는 거다. 이재우 님 옆에 선 김지영 님은 위로나 옆으로나 반토막, 총 1/4조각 꼬꼬마♥. 두 분 넘 사랑스러우시지 말입니다. 김지영 마리를 바라보는 이재우 호두왕자의 눈에선 꿀이 뚝뚝 떨어지고. 꺄아ㅡ


이재우 님의 점프가 막 미칠 듯 높고 가볍고 그런 건 아니다. 물론 2막 그랑 빠 드 되 솔로 바리에이션 때는 높고 힘찬 점프를 마음껏 발휘해 주셨지만, 전체적으로 허서명 님처럼 높고 가벼운 점프는 아닌 것이 사실. 하지만 1막 마리에게 대각선으로 다가가는 뚜르 앙 레르 Tours en l'air ㅡ공중회전ㅡ은 너무나 깨끗하고 정말이지 간지, 멋짐이 폭발하는 장면이었다. 아니지, 이재우 호두왕자의 멋짐이 최상으로 폭발하는 장면은 삐루엣 아 라 스콩드였지! 2막 생쥐킹을 물리칠 때 다리를 90도로 펼친 상태에서 빠르게 회전하시는 장면. 와! 그 기이다란 팔과 다리로 휭! 휭! 소리가 나도록 힘차게, 그러면서 빠르고 꼿꼿하게 회전하시는데 중심이 전혀 흔들리지 않고 수직으로 꼿꼿꼿. 정말 너무 근사한 회전이었다. 박수 백 만 개. 짝짝짝! 그 정도 파워와 스피드가 풀장착된 회전이라면 생쥐킹 아닌 지옥 대마왕이라도 격퇴하고 말고요! 


2막 그랑 빠 드 되 아다지오에서 이재우 호두왕자의 리프트는 예술이었는데, 어떤 동작을 해도 쭈욱, 쭉, 흔들림 없이 수직으로 쭈욱 뻗어주셔서 보는 눈이 시원해지고. 그 어려운 원 핸드 리프트에서는 세상에, 김지영 마리를 들어 올리기가 무섭게 바로 균형 잡으시더니 왼손을 떼어 객석 쪽으로 쭉 뻗으셨는데, 으아아... 든든하고 안정적인 리프트에 객석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지고 나는 흥분하고... 그리곤 솔로 바리에이션에서 그 힘차고 높은 점프와 근사한 뚜르 앙 레르. 더블 뚜르 앙 레르였을 것 같은데, 내 눈에는 트리플로 보였을 뿐이고.ㅠ 또한 힘차고 꼿꼿한 삐루엣(회전)도 예술. 테크닉적으로 힘이 풀장착되니 보는 입장에서 정말 신났다! 가벼움은 가벼움대로 매력 있고, 파워는 파워대로 매력이 있으니 말이죠. 앗 참, 또 잊었네. 1막 눈송이 군무 때 마리 허리 잡아 들고는 이동하는 장면, 그리고 마리가 발을 땅에 살짝살짝 스치는 장면. 와... 높이 드시는 바람에 김지영 님은 무게를 잊고서 허공에 둥둥 떠다니시던. 넘나 황홀했어요. 그리고 마리와 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실 때 이재우 님의 시선은 항상 김지영 마리께 콕! 같은 높이, 같은 각도, 같은 타이밍으로 점프를 하셔서 보기에 즐거웠다. 아! 또 있다! 위 영상 1:20:28 부근에서 마리가 회전하고 다리를 들 때 마다 ㅋㅋㅋ 이재우 호두왕자도 김지영 마리와 같은 방향을 쳐다봐요. ㅋㅋㅋㅋㅋ 두분 너무 달콤하신 거 아니예요? 그 장면의 시선까지 맞추시는 건 기대도 않았는데 넘나 사랑스러우셨다! 보면서 혼자 또 키득키득. 최애 커플이시니 뭔들, 무엇을 하신들 싶겠지만 정말 세심하게 맞추신다고요, 두 분은.


지금까지가 이재우 님의 테크닉에 관한 후기였는데 이것이 다가 아니죠, 당연히. 선이 깨끗하신 겁니다. 김지영 님 파트너가 그렇지ㅡ인 거지만 우리 이재우 님은 너무 근사하셔서. 두 분 선 이야기는 좀 있다 다시 살짝 말하기로 하고, 음. 이재우 님의 연기가 부쩍 좋아지셨는데... 일단 엄청나게 낭만낭만 하시고요. 길다란 팔과 다리를 끝까지 균일하게 펼치는 모습이 기품있고 우아하다. 느끼함은 많이 빠지고 산뜻하고 진중하면서 부드러운 낭만이 점점 차오르고 있어서 그런 낭만 넘 좋아하는 내 취향으로는.ㅠ 그런데 이재우 님이 2-3년 전에 비해 좀 달라지신 것 같았다? 일단 김지영 님으로 인한 안정감이 상승한 덕도 있겠고, 뭐랄까, '선배다운' 여유가 돋보였달까. 예전엔 그래도 한국 최고의 테크니션이신 大 김지영 님! 앞에 조금은 설익은 키 큰 꼬맹이님ㅋㅋ 같아 보이셨다면, 이젠 어? 김지영 님과 함께 하셔도 여유가 밀리지 않는데? 어쩌면 김지영 님이 기대실 수도 있겠어! 싶은 생각이 들어서 보는 마음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와... 김지영 님은 자꾸 더 어려지면서 예뻐지시고, 이재우 님은 자꾸 더 멋있어지시고. 이 커플 정말...ㅠ 에또, 김지영 님과 함께 하실 때마다 이재우 님은 김지영님바보. 음... '딸바보' 느낌으로 쓴 문장인데 쓰고 보니 김지영 님을 바보라 놀린 기분이 되었지, 왜.ㅠ;; 암튼, 리프트를 하고 나면 부드럽게 내려주시는 손길하며. 김지영 님을 바라보는 이재우 님의 눈에서 어휴, 꿀이 뚝뚝 떨어지는 거예요. 보는 내 눈이 꾸, 꿀단지가 되어가고 있어! 뭐야, 1막 마지막 장면 크리스마스랜드의 하얀 트리 앞에 서 있을 때도 앞에서 인형분들이 춤을 추시건 말건 김지영 마리의 머리를 쓰담~쓰담~. 또 2막 결혼식 장면에서도 틈만 나면 김지영 님 머리를 쓰담~ 쓰담~ 그러면서 이마 뽀뽀. 우리가 안 본 줄 아세요? 다 봤단 말예요. ㅋㅋㅋㅋ 불꺼진 마음에도 사랑의 불을 지피시는 두 분의 애정행각! 


이젠 더 쓸 것이 없을 것 같을 만큼 썼지만 신臣에게는 하나의 후기가 더 남아 있습니다! 두 분 파트너의 최장점이 이번 <호두까기 인형> 공연에서 빛으로 터졌는데, 아 이 선線 커플...ㅠ 두 분은 각자 홀로 추실 때의 선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근사했다. 그런데 빠 드 되를 추실 때의 선. 아, 등골이 오싹했더랬는데.ㅠ 뒤에서 서포트하는 이재우 님의 한 쪽 팔이 수평이 되었을 때 김지영 님의 지탱하는 다리는 수직을 이루고, 이재우 님의 팔쪽 다리는 45도, 김지영 님의 반대쪽 팔은 135도, 두 분의 상체는 수직, 아...ㅠ 보면서 소리지를 뻔.;; 미치게 아름다운 선의 폭발이었다. 작품 내내 동작하면서 함께 만드시는 선들이 황홀해서 숨이 멎는 줄. 두 분 대체 연습을 얼마나 하셨던 거예요.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와... 드디어 두 분 이야기가 끝났다.ㅠ 다른 분들 이야기는 언제 다 하지.ㅠ


이영철 호두 병정: 이영철 님을 위해 호두 병정 파트를 미리 확인했던 거죠! 솔직히 호두병정은 허서명 님이 더 인형 같으셨어요. ㅎㅎ 하지만 이영철 님의 꼿꼿한 수직 상체는 멋지죠! 시원한 동작으로 생쥐왕과 싸우시는 장면도 멋졌고!


이수희 드로셀마이어: 김지영 님과 이재우 님을 제외한 막공의 가장 큰 이변이 바로 이수희 드로셀마이어셨다. 그동안 이수희 드로셀마이어를 여러 번 본 일행도 몇 번이나 캐스팅을 재확인했을 정도. 이수희 님 맞어???? 지금껏 이수희 님에게서 받은 느낌은 나른한 기품이었다. 나는 나른함이라고, 일행은 건조함과 차가움이라고 표현한 매끈함인데, 나는 차갑고 건조하면서 동시에 부드럽고 매끈한 성질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그런 이수희 님의 춤도 매력있다고 인식했다. 다만 그 매력의 단점은 '속마음을 알 수 없다'인 건데, 그 점이 신비함을 더하는 동시에 표현력을 감소시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동안 이수희 님 캐릭터의 생각과 마음을 읽는 것이 어려웠어. 그런데 이번 막공 때의 이수희 드로셀마이어는 등장하자마자 "쨔잔~!"하며, 마치 대사가 들리는 듯 몸으로 순간순간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따뜻하게 인사를 하시며, 아이들과 놀 때도 즐거워 보이는 모습, 호두까기인형이 춤을 출 때도 들썩들썩 하시더니 '어이쿠!'하며 넘어지는 인형을 잡으시는 것과, 졸라대는 마리와 프리츠에 전심 난감하신 듯 "으아니 얘들아~;;"라는 듯한 동작. 구석구석 동작마다 언어들이 튀어나와서 놀랍고도 즐거웠는데, 일행은 그런 점이 훨씬 좋다고 평했다. 나로서는... 좋긴 몹시 좋았다. 그런데 나는 나른한 매력도 나쁘지 않았어서. 한 번 보아서 잘 모르겠는데, 일단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고.;;ㅡ 는 순발력이 떨어집니다, 내가.ㅠ 다음에 다시 이런 매력을 볼 수 있다면 확실히 알게 될 것 같다. 친절해지신 이수희 드로셀마이어! 짝짝짝.


안하림 호두까기인형: 그랑 쁠리에 Grand plié 자세로 꼼짝도 않고선 어떻게 그렇게... 유연성도 엄청나고. 정말 훌륭했다! 


김나연 어린 마리: 확실히 말괄량이 어린 마리의 느낌. 활발하고 호기심 많은 그 모습이 즐거웠다. 이어지는 김지영 마리의 호기심과 장난기에도 잘 연결되고. ㅎㅎ


전호진 프리츠: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쓰러져 웃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그래도 막공 프리츠가 전호진 님이어서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아, 억하지, 천정민 할리퀸이신데.ㅠ  천정민, 전호진 님이시면 토요일의 그 천정민 프리츠와 전호진 할리퀸의 바이스벌사 vice versa 버전인 거다. 전호진 님 가만 안 계실 텐데...;;;;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멋진 춤을 끝내신 천정민 할리퀸이 스트래들 스플릿 straddle split (= side split: 두 다리를 양쪽 옆으로 벌리고 앉은 자세) 자세로 운명의 전호진 프리츠 앞에 앉으신 거였다. 두둥! 내 자리가 두 분 반대쪽 살짝 오른쪽이어서 정확히 본 건 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보기엔... 전호진 프리츠께서 천정민 할리퀸 옆구리를... 간지럼 태우시는 것 같았다...??? 으하하하하! 할리퀸은 인형이잖아요. 그런데 그러심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 그러더니, 원래 다른 분들은 하셔도 양 옆으로 벌린 할리퀸의 한 팔을 잡고 경례를 시키시는데, 전호진 님은 경례 시키는 척 하면서 머리를 퍽퍽퍽퍽.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어떡해.;;;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더니 두 손으로 할리퀸 머리를 붙잡고는 흔들흔들 쪼물딱쪼물딱. 보통 할리퀸 갖고 노는 프리츠에게 드로셀마이어가 다가와 할리퀸 팔을 움직이면서 '이렇게도 놀아 보렴'하고 노는 방법을 가르쳐주는데, 아니 전호진 님은 너무 악동이어서 보다 못한 이수희 드로셀마이어가 와서 '그만하라'고. '불쌍한 천정민 할리퀸 좀 제발 놔두라'고 두 팔을 전호진 님쪽으로 뻗고는 가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우리의 악동 전호진 님의 천정민 할리퀸 괴롭히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오들오들;; 양 팔과 손을 옆으로 뻗으신 천정민 할리퀸은 인형이시잖아요? 움직일 수 없잖아요. 근데 거기다 대놓고 가위바위보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히 전호진 님은 가위만 내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위바위보 할 때마다 천정민 할리퀸의 머리를 퍽, 쥐어 박으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면서 나랑 일행이랑 둘이 막 쓰러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전호진 님 ㅋㅋㅋㅋㅋㅋㅋㅋ. 천정민 할리퀸과 끝나고 나서 괜찮으셨을지. 천정민 님 너무 많이 시달리셨... ㅋㅋㅋㅋㅋㅋ 후기를 쓰는 지금 눈물이 맺힌다. 엉엉.


호두까기 인형을 망가뜨린 직후의 전호진 프리츠는요, 어휴, 뻔뻔하기가... ㅋㅋㅋㅋ '아, 뭐', 딴청, '내가 뭐', 딴청, 뭐 저리 약해 빠져가지고서는, '딴청'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찌나 얄미운지 드로셀마이어가 귀를 잡아 들어서 "요녀석!!"이 넘넘, 암, 암요,  납득되었고요. ㅋㅋㅋ 그리고는 친구들 모아 생쥐탈 쓰고 트럼펫 불면서 마리를 괴롭힐 때, 아놔 무슨 색소폰 연주자이신 줄. ㅋㅋㅋㅋㅋ 트럼펫을 아래에서 위로 선을 그리며 어찌나 멋드러지게 부시던지.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전호진 님 때문에 배가 찢어지는 줄 알았지 뭐예요. 정말 악동 연기 최고였어요! 천정민 님께 위로를.ㅠ 전호진 님께 박수를!


천정민 할리퀸: 살짝 삐끗하셨지만 깨끗한 직각, 수직 팔과 높은 점프, 힘차면서도 가벼운 회전, 통통 탄력성 등 모두 좋았다. 그런데 걱정될 뿐이고. ㅋㅋㅋㅋㅋㅋ 하필 전호진 프리츠의 상대셔서는. ㅋㅋㅋㅋㅋㅋ 아아, 부디 괜찮으셨기를요. ㅎㅎ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김희선 콜롬빈: ㅠㅠ 전호진 님과 천정민 님 때문에.ㅠ 내년 <호두까기 인형>땐 콜롬빈을 꼭 챙겨 보아야겠다. 하지만 사이사이 슬쩍 본 바로는 활달한 인형? 같았는데? 처음이었다. 곱기만 하던 콜롬빈이 활달하고 쾌활하면서도 동시에 인형 같았던 적은. 꺠끗한 회전 끝내시고 '브라보'를 받으셨죠.


민소정, 김명규B 악마: 착착 잘 맞는 깨끗한 옆 덤블링. 두 분 호흡 좋으셔서 보는 눈이 즐거웠다.


구현모 생쥐 왕: 구현모 님에 대한 평은 일행과 내가 갈렸는데, 내 눈에는 좋았다. 힘은 좋은데 뭔가 어설픈 생쥐 왕이 즐거웠다. 2막에서 호두왕자에게 칼을 맞았을 땐 무릎 꿇은 채로 한참 계셨어서 뭔가 피가 뚝뚝 떨어지는 듯한... 코메디적 비극성??까지 느껴졌는데 신기하고 재밌었다.


생쥐단: 생쥐단은요, ㅋㅋㅋㅋㅋ 한 분 한 분 포즈가 정말 생쥐 같았는데, 등장 후 대열을 잡으실 때 슬금슬금 많은 생쥐분들이 병정단에게로 기어가서는 깔짝깔짝 막 약을 올리며 까부시...ㅋㅋㅋ 그러다 뻥! 하고 대포가 터지자 모두 떼구르르르... ㅋㅋㅋㅋㅋㅋㅋ 막공까지 익살스런 개그를 시전해주신 생쥐단 무용수분들 즐거웠습니다. 아이디어 내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물론 아이디어 때문에 춤이 묻힐 리 없는 국립 당쇠르 Danseur (남성 무용수)분들이십니다. 자유분방한 가운데 착착 맞는 회전, 멋졌어요!


병정단: 깨끗한 선이 빛나는 칼군무. 절도 있는 춤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생쥐단과의 남성군무는 일품이어서 볼 때 마다 즐거웠다. 다들 직선 쭉쭉 인형의 느낌을 잘 살려 주셨던 근사한 군무.


스탈바움 부부: 이슬비 스탈바움 부인은 막공 때 우아하면서도 유난히 신나 보이셨어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더욱 흥겹게 느껴졌다. 그리고 문제의 송정빈 스탈바움 씨는... ㅋㅋㅋㅋㅋ 앞부분의 한껏 점잖고 기품있는 춤을 추시다가 뒷부분 술파티가 시작되자 전보다 더 취하셔서는, 아, 호탕하시고 ㅋㅋㅋ 기품있으면서도 유쾌하시고 ㅋㅋㅋㅋㅋ 막 동작이 시원하시고 ㅋㅋㅋ. 참, 마리와 프리츠가 드로셀마이어에게 선물 더 달라고 떼쓸 때 스탈바움 부부 무대 살짝 뒤에서 연기하시는 것 같던데? 토요일에 보았을 땐 최지인 님과 송정빈 님이 속닥속닥 귓속말 하셨더랬는데, 막공 때 나는 그 장면을 놓쳤다. 그리고는 뒤로 들어가시면서 막간을 이용해 드로셀마이어에게 인사하고 들어가시던 그 깨알같은 섬세함. 그동안 스탈바움 부부를 눈여겨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송정빈 님 덕분에 이번 <호두까기 인형> 넘나 재밌게 보았다.


박예은 박종석 스페인 인형: 박예은 님 넘 예쁘시고.ㅠ 두 분 에너지 참 좋으셨는데, 동시 회전이 아아주 살짝 아쉬웠다. 박예은 스페인 인형은 이번에 두 번 보았는데, 두 번 다 가볍고, 특히 회전. 2막 시작 때 인형들과 함께 등장하실 때 회전이 너무너무 예쁘다. 시선을 죄다 끌어 모으는 회전. 그리고 춤에도 요염한 햇살?이 한가득. 앙콤하면서도 예쁘장한 스페인 인형이었다. 박종석 님은... 이상하지... 내 눈이 이상한가 보다, 이번에는.ㅠ 막 칭찬하고 싶은데, 뭐, 동작이야 박종석 님이신데 걱정이 없다. 안정적이시니까. 다만... 김지영 님과 한 번 더 파트너를 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스물스물.ㅠ 물론 김지영 님 파트너는 이재우 님이다! 이재우 님이다! 두 분 파트너가 나의 최애 커플임에는 흔들림이 아예 없다! 다만... 김지영 님과 파트너를 하실 때의 남성 무용수분들 선이 참 좋으셨어서, 박종석 님의 멋진 선을 다시 보고 싶... 아!! 지금 생각이 난 건데! 음. 어쩌면 이번 <호두까기 인형> 공연에서 내가 박종석 님의 매력에 흠뻑 빠지지 못한 이유가 어쩌면 전체적으로 <호두까기 인형>의 분위기가 가볍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 <말괄량이>는 대놓고 코메디지만 고전 발레 중에 <호두까기 인형>이 가장 가볍고 즐거운 축제의 느낌인지라, 정중하고 기품있는 무게감이 빛나는 박종석 님의 춤이 상대적으로 덜 어울린다고 내가 느낀 것이었을 수도 있다. 물론 그것은 박종석 님의 춤에 대한 나의 편견 때문이었을 것이고. 아마 실제로는 가볍고 멋지게 춤을 추신 걸게다. 암튼, 박종석 님을 애정하는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화이팅!


김성은 김희현 인도 인형: 완벽한 인도 인형 커플!!! 와... ㅠ 김성은 님 선 보면서 울고 싶었...ㅠ 어떻게 사람이... 사람의 몸이 그렇게 아름답게... ㅠ 선 채로 다리 여섯 시, 그것도 양쪽 다리 여섯 시에 혼자서! 그러니까 저 영상에서 56:16, 56:36에서의 두 무용수 다리가 서로 데칼코마니를 이루는 각도도 아름답지만, 김성은 님은 저기에서 다리 여섯 시를, 김희현 님은 정확하게 90도를 맞춰 주셨어서 내 눈에서 레이저빔이 나올 뻔. 정말 아름다웠다! 56:55, 57:05에서 여성 무용수는 135도를, 이어지는 56:56, 57:08에서 남성 무용수는 90도를 살짝 웃도는 각도를 보여주었는데, 그것도 좋지만 와... 우리 김성은 님은 다리 여섯 시, 180도에 김희현 님은 또 정확한 90도를 맞춰 주셔서 행복.ㅠ 135도가 힘들겠어요 180도가 힘들겠어요.ㅠ 57:18 부분에서 국립 여성 무용수분들은 다리를 180도 여섯 시로 맞추시는데, 김성은 님은 여섯 시 직후 회전 동작 마련하실 때의 다리 각도 90도에 회전하시면서 예쁜 빠쎄.ㅠ 와...! 허벅지 위에 올라서서 회전하시는 부분은 발바닥과 허벅지가 닿은 부분에 접착제라도 붙인 것처럼 안정적이었고. 그 뒤에 이어지는 58:35의 앞뒤로 다리를 찢는 프론트 스플릿 Front split 자세에서도 처음에는 천천히 우아하게 앉으셨어서 즐거웠다. 하지만 이 부분은 동영상의 무용수가 더 우아하긴 해요. 아마 몸무게 차이가 아닐까 싶은데, 한국 무용수분들은 유난히 몸의 가벼움이 빛나는 분들이어서 김성은 님께서 해주신 동작 정도도 아마 굉장히 힘드셨을 것 같다. 김희현 님은... 인도 인형 하실 때 능수능란, 여유로움이 한가득 반짝반짝. 선도 너무 좋으시고 파트너 서포트도 안정적이시고 동작은 자연스러우시고. 최고의 인도 인형을 보여 주신 두 분께 박수를!


안효진 김명규A 중국 인형: 김명규A님의 독보적인 가벼움과 시원한 점프, 회전은 일행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역시 김명규A 중국 인형! 문제는 안효진 님이 너무, 살인적으로 귀여우셨다는 점.ㅠ 김명규A님 점프하실 때 '점프 보떼용' 하며 손을 뻗어 착착 가리키실 때 어휴, 귀여움 폭발.ㅠ 그러고는 폴짝폴짝 뛰시고 착착 쪽쪽 발동작에 팔동작...ㅠ 귀여워서 쓰러지는 줄.ㅠ 인형들 중 가장 인기 많으신 두 분께 많은 웃음과 박수가 터졌다.


강효형 변성완 러시아 인형: 그리고 우리 강효형, 변성완 러샤 인형... ㅠ 엉엉엉. 두 분의 러시아 인형을 겨우 보다니. 이번에 두 분 러샤 인형 못 보나 싶어서 맘이 넘 아쉬웠는데.ㅠ 역시 이거 아니겠어요? 두 분의 러시아 인형 호흡 너무너무 좋다! 강효형 님의 그 원조 머리장식 효과! 어지럽지 않으세요? 보기엔 넘 황홀한데 어지러우실까 걱정.ㅠ 희한한 타이밍으로 확, 확, 돌리셔서 황금 장식에서 빛이 터집니다. 동작이 정말 화려해져. 그리고 ㅋㅋㅋ 강효형 러시아 인형 특유의 그 쭉 다 뻗은 팔, 탱그르르. ㅋㅋㅋ "지금부터 내가 에너지빔을 쏘아 주게써요!"라는 듯 탱탱탱탱. ㅋㅋㅋㅋ 그리고는 내내 쭉쭉 뻗은 두 팔로 착착착 어찌나 에너지 뺨뺨하시던지. 변성완 님과 두 분 에너지 혈투, 대결 한가득! 


우리 변성완 님은... ㅋㅋㅋ 1막 등장하실 때부터 신나셔서는. ㅋㅋㅋ 아니, 1막에서 크리스마스랜드에 도착했는데, 왜 그리 즐거우신 거예요! 막 혼자 신난다며 뱅글뱅글뱅글뱅글 도시고는, ㅋㅋㅋㅋㅋ. 러시아 인형 춤에서는 에너지 화산폭발이 일어났고, 그 외 모든 동작 사이사이에서 팔 하나 뻗어도 에너지빔 발사! 다리 하나 뻗어도 울트라빔 발사! ㅋㅋㅋㅋㅋㅋ 가끔은 에너지가 너무 폭발하셔서 인형 군무가 망칠까봐 걱정이 될 정도였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로 잘 맞춰주셨고 또 에너지가 가득하셔서 관객 입장에서 넘 즐거웠다. 환호, 환호를!


신승원 허서명 프랑스 인형: 음. 허서명 님 선은 정말 좋으신 건데, 막공 때는 살짝 아쉬웠다. 신승원 님 선이 너무 빛나서 그랬던 건지도. 하지만 두 분 프랑스 인형은 도도함과 세련됨이 탁월해서 보는 재미가 크다. 신승원님 인형설. ㅎㅎ


김기령 김수진 조연재 김재민 엄나윤 박서현 마리 친구들: 처음 이름을 썼는데ㅠ. 매일 똑같진 않습니다. 고진 님과 조연재 님이 교체하는데, 앞서 말했듯 프리츠 친구들 춤출 때 뒤에서 육각형 대열을 잘 맞추면서 훌륭한 군무를 보여주셨다. 가볍고 산뜻한 마리 친구들. 그리고 앞에 나와 춤을 출 때는 손에 든 인형의 각도가 착착착!


곽화경 김민정 김지현 배근영 이하연 프리츠 친구들: 곽화경 님과 민소정 님이 교대로 맡으신 프리츠 친구들인데 어? 다 여자 무용수분들이셨네? 어쩐지 동작이 말랑하고 산뜻하더라. 팔, 다리, 몸통, 고개 뿐 아니라 손에 든 검의 각도까지 잘 맞추셔서 보기에 즐거웠다. 빰빠빰 트럼펫 부는 장면에선 뛰면서 다리가 접히는 각도도 좋았고.


임성철 선호현 최미레 천정민 김동혁 박관우 문태학 이경찬 생쥐단: 김동혁 님과 강기찬 님이 교대로 맡으신 생쥐단 후기는 위에 썼죠. 엇, 천정민 님과 최미레 님이 계셨네. 머리의 탈 때문에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재미나게 해주셔서 즐거웠다.


배민순 김태석 박제현 이근희 강경모 류제원 곽동현 박정호 병정단: 배민순 님과 구현모 님이 교대로 맡으신 병정단. 와! 그랬구나. 그런데 탈을 쓰지 않았어도 구별하기는 힘들었...;; 


곽화경 정은영 김경림 심소연 이유홍 이영철 정영재 김태석 왈츠 솔리스트: 곽화경 님과 이주리 님, 이유홍 님과 김명규A님이 교대로 맡으신 왈츠 솔리스트. 여성 솔리스트 한 분을 커튼콜 때 이재우 님께서 무대 앞으로 이끌어 인사를 시키셨는데 음... 어떤 의미였는지 모르겠다. 이영철 님의 멋지고 다정한 리드와 모두 칼같은 군무와 점프, 멋졌습니다!


최지인(이슬비) 박효선 이은서 조연재 김기령 김지현 배근영 김재민 엄나윤 박서현 이하연 김수진 / 이경찬 선호현 최미레 천정민(전호진) 문태학 박제현 이근희 박관우 구현모 강경모 류재원 곽동현 꽃의 왈츠: 황홀한 꽃의 왈츠! 꽃잎이 하늘하늘 흔들리는 듯 환상적인 동작들과 횃불의 각도가 그래도 전체적으로 괜찮게 맞았던 멋진 칼군무! 발레의 주인공은 사실상 코르 드 발레죠! 


최지인(이슬비) 심소연 이은서 박효선 김사랑 이윤희 / 임성철 선호현 김동혁 박관우(구현모) 박제현 김태석 손님: 아... 손님...! 막공에서 이 손님들의 개그 포텐도 엄청났었는데...!!! 등장하실 때와 특히 집으로 돌아갈 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깔모자 아이들은 고개가 뚜욱, 뚝, 휘청거리며 떨어지는데 정말 졸리신 듯했고 ㅋㅋㅋ 빨간 후드 세 소녀 중 가운데 아이는 그 와중에 돌부리에 걸린 듯 움찔, 하는 깨알 연기에... ㅋㅋㅋ 어휴, 술취한 아빠들은 "따악~ 한 즈안~ 저어~기~ 쩌어~기서~ 따악~~~" 한 아내는 끌고 가다 결국 "어휴, 이 화상아 골칫덩이야!"하면서 멈춰 서 남편의 가슴팍을 때리고. ㅋㅋㅋㅋ 뒤의 다른 남편분은 "으아아아~ 세에~상이~~ 돈다 돌아~~ 아름다운~~ 밤이에요~~~" 라는 듯 세상 휘청휘청. ㅋㅋㅋㅋ 아내분은 "아이구 쫌!!!" 하듯 두 손으로 질질 끌고. ㅋㅋㅋㅋㅋ 그리고는 마지막의 새초롬한 아내분과 거드름 가득 점잖지만 낙천적인 남편분의 깨알연기까지 정말정말 재밌었다! 이렇게까지 한 분 한 분이 다 재밌어 버리시면... 엉엉 감상할 분이 너무 많아진단 말입니다 엉엉.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된다. 꺄악.


정혜란 김나연(안효진) 조연재 김기령 이슬비 최지인 정은영 이주리 박효선 김경림 서현이 심소연 심현희 김희선(민소정) 이윤희 심수진 기수지(김지현) 이은서 김재민 엄나윤 김사랑 박서현 배근영 이하연 눈송이 요정: 그리고 대망의 눈송이 요정...!!!!! 아...!!! 진정 발레의 주인공이 맞습니다!! 눈송이 군무를 볼 때마다 눈시울이 시큰. 심장이 쿵덕쿵덕. 이번 눈송이 군무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우리 진지하게 볼쇼이랑 붙어 보는 겁니다! 넘넘 아름다웠어요.ㅠ 온 맘 다해 박수와 환호를 보냅니다♥.


강기찬 이경찬 하인: ...... 이렇게 보고도... 하인을 모르겠다...;;;;; 뭐, 뭐지.;;; ㅠ 내년에는 하인도 확인해야겠다아.





이재우 님 옆 꼬꼬마 김지영 님. ㅋㅋ 커튼콜 때 살짝 보낸 하트 박수 보셨을지.





이번 <호두까기 인형> 전체적으로 보면서 마리 튀튀의 치마 지름은 아주 살짝 작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이재우 님의 저 폭발하는 멋짐.





앞서 말한 왈츠 솔리스트분과 다른 세 분께서 이재우 님의 권유에 따라 무대로 올라와 인사하셨는데... 왜인지 모르겠다. 프로그램북 뒤의 무용수분들 인사(모든 무용수분들의 인사 넘 좋다♡)에 김동혁 님께서 국립발레단을 마무리한다셨는데, 유학이나 다른 발레단으로 가시는 건지도. 모쪼록 네 분의 앞길이 화창한 햇살로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국립발레단 홈피에 전체 무용수 캐스팅이 14일에 진즉 올라왔던 것을 난 이제야 발견했을 뿐이고.ㅠ 바보. 한 번 더 들어가봤을 걸.ㅠ 그리고 이야아! 3월에 공연이 하나 더 있는데! LG아트센터이고.ㅠ 예당이 아닌 건 아쉽지만 그래도 다른 공연장도 돌아 주시는 것이 맞긴 하지.;; 쫓아가겠습니다! 2019 라인업 올려야겠다.


여담이지만 커튼콜이 다 끝난 직후 무대 뒤에서 무용수분들 박수치실 때 난 객석에서 혼자 따라 치곤 하는데...;;; (나, 나만의 유희라고요;;)


에또, 안 그래도 걱정 많이 하고 있었는데, 프로그램북 인사를 보니 김리회 님은 내년에 새생명이 탄생할 예정이시라고? 이야! 그렇담 축하할 일이다! 휴. 부상 때문이 아니라 기쁜 소식 덕분이라니 마음이 놓인다. 건강하게 예쁜 아기 순산하시길 기원하고 축복합니다. 축하해요!♥






이번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보면서 어떤 해보다 더 충만하고 즐겁게 감상했다. 한 분 한 분 최선의 최선을 다해주신 무용수분들은 감동적이었고, 아찔하도록 아름다워진 군무에는 넋을 잃을 지경이었다. 무엇보다 그 짧은 시간에 완전히 다른 국립발레단을 만드신 강수진 단장님의 능력과 위엄을 다시금 확인한 공연이었다. 정말 훌륭하고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 음악에 대한 언급을 빼놓을 순 없다. 코심 감독님이신 정치용 지휘자께서 손수 지휘를 하시다니! 음... 개인적 취향으로는 발레 반주 지휘는 발레를 몹시 좋아하고 잘 아시는 다른 분께서 하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해보다 완벽한 음악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치용 지휘자님의 지휘를 매번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믿을 수 없도록 영광이고. 특히 첫날의 연주는 음악 자체로 거의 완벽에 가까웠는데, 그토록 이상적인 <호두까기 인형>을 들을 수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그동안 오케스트라 공연을 비교적 적게 접한 편이어서 사실 지휘자의 역량이 궁금하긴 했다. 그런데, 지휘자 한 분의 역할이 이 정도로 막대한 것임을 이번에 절실히 깨달았다.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흐를 수 있는 것인지, 음악적인 면에 있어선 일행과 함께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다음에 정치용 님께서 지휘하시는 코심의 <호두까기 인형> 연주회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혹 열린다면 꼭 가서 듣고 싶다. 듣는 순간 바로 환상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비록 발레의 반주에 대한 저의 취향이 맞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만, 정치용 지휘자님과 코리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 외 7겹의 멋진 무대와 황홀한 의상, 적절한 조명은 매년 그러하듯 작품의 완성도를 증폭시키고요.


에또...


음...


어딨더라...


얼마 전 일행이 보내준 기사의 좌표가 하나 있다.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3&sid2=245&oid=469&aid=0000351602

인데, 이 기사를 읽고는 충격을 받았다. 발레의 안무에는 동선에까지 저작권이 있기에 함부로 무대에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인데, 발레 작품의 경우 소품은 한 회당 40-60만원, <호두까기 인형>이나 <마타 하리>같은 전막 발레의 경우 회당... 한 회당 2000만원을 지불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공연을 지금껏 우리는 너무나 저렴한 가격... D석의 경우 영화는 차치하고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5천원에 보아온 것이다. 유독 국립의 공연을 예당 오페라극장에서 볼 때만 가능했던 일인 건데, 그것이 물론 국립발레단과 국립오페라단의 희생도 있었을 테지만, 예술의전당측 희생이 크게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국립이니 국가의 지원이 나오긴 하려나. 설사 나온다 하더라도 예술계, 특히 무용계에 대한 지원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대무용단 강연 때 강사분께서 안타까워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오랜 세월 예당의 혜택을 누려온 사람으로서 물론 예당은 옛날부터 너그러웠지만, 특히 고학찬(고토벤) 사장님께서 맡으신 이후 '예술의 대중화'가 전폭적으로 이루어졌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요즘 예당에 가면 미술관에서 발레 공연까지 관객들이 어린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바글바글한 것을 매번 느낄 수 있는데, 예전에는 너무 덥거나 추울 때, 또는 유명하지 않은 공연의 경우 좀 많이 한산한 경우가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저런 공연 가릴 것 없이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는 것을 보며, 정말 예당이 구석구석 예술의 대중화에 많이 애썼구나, 생각을 했다. 그런 예술의 대중화는 당연히 다른 공연장에로 넘쳐 흐르게 되고, 전체적인 대중화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예술의 중심지, 문자 그대로 '예술의 전당'이 된 것이다. 공연이면 공연, 행사면 행사, 강의면 강의, 예당 곳곳에 등장하여 살피고 직접 누리시는 고토벤 님을 보며, 예술을 사랑하여 즐거운 사람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예당에서 고토벤 님 보게 될 때마다 무슨 네 잎 클로버 찾은 기분이 든다는. ㅎㅎ


특히 올해 2018년은 예술의전당 30주년 기념해였던 만큼 나는... 정말정말정말정말 많은 혜택을 받았는데...ㅠ 아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예당의 이 혜택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욱 커진다. 음. 일단 이번에 함께한 일행 중 한 분이 내년 예당 골드회원 등록하고야 말 것이라고 말씀하셨구요. 하하. 10만원이 큰 돈이긴 하지만, 예당 회원이 받는 혜택은 그 금액에 비할 수가 없다. 골드 아니어도 블루, 그린 회원만도 거의 대다수의 혜택이 동등하게 주어지니 많은 분들이 예당을 즐기고 누리셨으면 좋겠다.


국립발레단과 예당은 떨어뜨려 생각할 수가 없어서... 하하;; 이번 대 삼천포는 예당에 대한 사랑고백이 되었다.


내용이 길어지니 동영상이 하나 밖에 없는데도 점점 렉이 걸리고 있다. 어서 후기를 끝맺어야지.


2018년 마지막을 아름답게 빛내주신 국립발레단 강수진 단장님을 비롯한 모든 무용수분들, 스텝분들, 고학찬 사장님을 비롯한 예술의전당의 모든 관계자분들, 정치용 지휘자님을 비롯한 코리아 심포니 단원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어요. 마음 깊은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즐겁고 기쁜 2019년 새해 맞이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