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시회 포스트 쓰기 싫어하는 이유를 알았다.
쓸 것이 지나치게 많아... ㅡㅜ
적당히 많아야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겠나.
썰 풀고픈 작품이 너무 많으면 특유의 귀차니즘이 순식간에 넘쳐 버린단 말이지.
아... 원하는 만큼은 안 되겠지만
설렁설렁 간단하게 해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다가 쫓겨났다.
당연한 일이지. 겨우 2시간 좀 넘는 시간을 잡고 갔으니 보는 중에 관람시간이 끝나 쫓겨나는 건 당연하다
ㅡ싶지만 이렇게까지 작품이 많을 줄은 몰랐단 말이야.
이렇게 많은 작품이라니. 이 정도라면 4시간 아닌 6시간도 원껏 감상하기엔 무리다, 무리.
작품 수가 문제 아니라, 한 작품 한 작품이 다 흥미를 끄는 것들이어서.
아... 맘 같아선, 슬리퍼 착용이 가능하다면 바닥 푹신한 곰돌이 슬리퍼라도 신고 가서는
종일 실컷 관람하고 싶었다만.
전시관 옮겨다니는 도중에 1층 카페에서 식사도 하고, 다음 전시관으로 이동하고. 그런 식으로.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교감전>을 본 사람과 보지 않은 사람."
그 말을 읽고 피식, 했는데, 이건 웃을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농담 처럼 보이는가? 뒤통수를 맞을 것이다, 나처럼.
일단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은 리움 미술관 본을 좀 받도록 합시다.
관람료가 더 높은 것은 위치적 접근성 때문이라 하자.
오디오 가이드 말이야.
전 작품에 대한 해설이 다 실려 있는 것도 아니고 몇 몇 주요 작품만 띄엄띄엄 설명을 실은 것이면서
대여료는 3-4천원에, 맡길 땐 신분증, 혹은 폰을 맡겨야 하고
(여기까진 한가람만 그런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대형 미술관들이 그러하다)
무엇보다 '2시간 내에 반납해야 한다'??
이것 보시죠. 2시간이라고요?
<교감전>은 말입니다, 대여할 때 아무 것도 맡길 필요가 없으며, 대여 시간 제한도 없고,
대여료는 불과 1천원이며,
세상에...
전작품 해설이 들어 있단 말입니다?
꼬박 두 시간 좀 넘게 보았는데, 그것도 2관 작품들을 더 보기 위해 1관에선
대충 1/2 가량을 설명은 건너 뛰며 보았는데도
아직도... 시간이 모자랐단 말이죠.
오디오 가이드만 꼬박 다 들어도 3시간은 넘을 걸요?
아... 하지만 <교감전>에도 불만은 있다.
3만원 도록... 비싸요.
3만원이 비싸다기 보단 도록 안에 모든 작품의 사진이 있지 않고, 설명은 더더욱 적다.
오디오 가이드로 듣고 기억하지 못하는 사항들을 다시 꼼꼼하게 확인하며 돌아보려고 도록을 사는 건데. -_ㅜ
1관의 4층에서 1층으로 관람하며 내려오는 계단에 설치되어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로비 한 중간에 연결되어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느낌이다.
제목이 뭐더라... +_+;
아 참, 전시에 관한 정보는
http://www.youngsamsung.com/board/boardView.do?board_seq=40553
을 보면 좋다. 밑에 몇 장의 사진은 윗기사에서 가져왔다.
헉, 급히 블러블러했다. +_+;
허락 받은 장소에서만 사진을 찍다 보니 전시회 관련 포스팅 마다 사진이 겹칠 것이다.
어쩔 수 없지. 우리나라에선 전시 작품 사진을 못 찍게 하니.
국보 <백자 호>는 달과 같이 생겼다 하여 '달 항아리'라고도 불리는데, 몹시 큰 이 항아리는
위의 반원과 밑의 반원을 따로 만들어 연결해 붙인 것이다.
그런데 이은 부분이 표시 나지 않고 유약도 잘 칠해져 있어서 그 미려함을 자랑한다고.
이 달 항아리 <백자 호> 바로 옆에 이수경 님의 <달의 이면 Dark Side of the Moon>이 전시되어 있다.
이 작품은 백자가 아닌 흑자의, 도공들이 버린 파편들을 모아 이은 것으로,
경계 마다 아름다운 금박으로 꼼꼼하게 연결되어 있다.
두 개 조각의 감쪽같은 이음새와 백색의 고결한 느낌을 자랑하는 백자와
모든 경계가 고스란히 노출되나, 그것에 금박을 입혀 마치 클림트의 작품을 보듯
그동안 등한시 되었던 흑자에 화려하고 새로운 미적 감각을 불어 넣은 <달의 이면>.
<달의 이면>을 가만히 보다 보면 묘한 치유감이랄까, 그런 느낌이 든다.
'너의 아픈 상처가 너를 아름답게 할 거야' 같은.
오글거리나? +_+;
로니 혼의 <열 개의 액체 사건>
이 작품은 사진으로 보는 느낌이 실물에 비해 1/3도 안 된다.
실제가 훨씬 아름답고 오묘해.
작품 사이사이를 거닐면서 작품들을 감상하도록 배치되어 있었는데
아, 정말 만져 보고 싶었다.
재료가 '가공되지 않은 표면의 유리'였나...
희한하게 위에 물이나 투명 젤리가 찰랑찰랑하게 차 있는 느낌이었는데.
* 위의 사진 석 장은 아까 적어둔 기사에 실린 사진이다.*
2관을 보던 도중 시간이 다 되어 나와야 했기 때문에 그라운드 갤러리와 블랙박스에 있던 작품들은 보지도 못했다.
이 작품.
함 경아 님의 <추상적 움직임/모리스 루이스 무제 1980>이란 작품인데
난 이 작품을 보려고 갔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내가 가지 못한 그라운드 갤러리에 있었던 것이지. -_-
이 작품을 주목한 이유는 얼마 전 국립발레단의 <교향곡 7번> 공연의 무대 디자인과 흡사했기 때문이다.
자, 위의 사진이 <교향곡 7번> 무대다.
이렇게 보니 음... 다르긴 하네.
함경아님의 작품에는 저 색상을 따라 작은 글씨가 씌여 있다고 한다.
아픔을 표현한 것이라는데.
저 작품을 보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가야겠지?
그리고 머리카락으로 만든 카펫도 보고 싶고.
에또 좋은 기사가 있네.
http://news.donga.com/3/all/20140819/65826404/1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4081815162640207
세상은 넓고 참고할 좋은 기사는 많은 법이다.
윗작품은 이 불(Lee Bul) 작가의 <심연>이라는 작품인데,
조그만 공간에 들어가서 감상하는 것이다.
한 면과 바닥을 제외한 세 면과 천장이 다 거울로 되어 있어
거울을 통해 끝없이 재생되는 작품들과 또 그 안의 나, 까지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어 버리는 구조로,
혼자 들어가 있으면 참 기분이 묘하다.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현대자동차 후원으로 <이불전>이 열리는 것으로 아는데,
안 그래도 한 번 가고 싶긴 했더랬는데, 이 작품을 보고 나니 꼭 가야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아아, 가야할 전시가 하나 더 늘었네. ㅡㅜ 기뻐라.
에또... <교감>에도 최우람 님의 작품이 있었다. 제목이 뭐더라... +_+a
국립현대미술관에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라는 독특한 작품으로 요즘 핫하신 최우람 님.
'하나의 심장과 따로 움직이는 두 개의 날개가 인간의 소외를 나타내고,
마침내 심장과 날개가 하나가 되는...' 어쩌고... 라고 설명했더랬는데.
설명을 들어 보아하니, <오페르투스...>처럼 움직이는 시간이 있는가 본데
내가 갔을 때는 움직이지 않았다.
음... 다음 기사는 아주 좋은 뉴스가 실려 있는데, 앞뒤로 광고가 강제재생되네.
광고 땐 음소거한 후 뉴스를 보면 좋다.
전시 전반의 기사가 있고, <달의 이면>과 데미안 허스트의 <피할 수 없는 진실>도 등장한다.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0567049
헉헉, 아직 쓸 게 남았어. 에너지가 떨어지고 있다아. +_ㅜ;
묘하게 마그리뜨가 떠오르는 이것이 현존하는 세계 최고 부자 화가인 데이안 허스트의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
에서 사진 가져왔어요.
자아, 작품 정보를 볼까요?
유리. 강철. 비둘기. 해골. 포름알데히드 용액.
222x176x74cm, 2005
뭐라고요? 비둘기, 해골, 포름알데히드 용액??
그렇다. 실제 동물의 사체나 몸의 일부를 작품에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신 데미안 허스트이시니 만큼
이 작품에서도 그의 장기를 유감 없이 발휘하였다.
물론 비둘기는 실제 비둘기입니다.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담근 것이에요.
잘 찍은 사진인데, 원작이 주는 빛이나 아름다움은 다 표현하지 못하네.
이 작품 설명에서 하얀 비둘기는 그리스도교에서 비유하는 '성령'을 의미하고.
그 비둘기를 포름알데히드 용액(과학)에 담그었지만,
아래의 해골이 결국 죽음을 의미하듯
종교나 과학을 통해서도 구원은 없다, 라는 작가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라 한다.
엇, 이 작가는 근데, '동물학대여부'로 시끄러운 분 아니었나?
http://news1.kr/articles/?851521
예술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문득 영드 <블랙미러 Black Mirror> 시즌1의 에피1이 생각난다.
데미안 허스트의 <나비>.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이 나비문양은 모두 진짜 나비입니다.
기가 막히게 잘 만들었고 아름답고 섬뜩하지.
몹시 아름다울 뿐더러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의 작품이지만
그의 작품을 내 방에 두고 싶진 않을 것 같다.
마크 로스코의 <무제>다.
마크 로스코는 이전에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해변가의 수도승> 작품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 작품은 그의 말기작이라 한다.
그리고는 곧 자살했다고.
위의 암을한 느낌의 검은 부분이 늘어나는 것은 그의 죽음을 암시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설명.
덕분에 자살, 에 관해 잠시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여기서 나누기엔 후기 에너지가 지금 바닥을 치고 있다.
아...* 백남준 님의 작품도 있었는데...*
천경자 님의 <사군도>도...*
더는 안 되겠어. -_ㅜ
작품 설명이 자세히 보이는지 모르겠다.
그냥 보면 '어머나 아름다운 크리스탈 작품이네!' 싶은데
자세히 보면 안에 사슴이 들어있다.
그것도 두 마리가 한 마리인 양 붙어 있어.
몹시 아름다운데 한 편으론 서늘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큰 크리스탈을 통해서 내부의 가죽과 털이 보이니 그 또한 이질적이면서
또 이상하게 몽환적인.
신기한 작품이다.
로비에 있으니 사진 찍기에 좋습니다.
리움 미술관 입구/출구의 바닥이다.
숫자들이 왔다갔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