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의 지난 공연 <베토벤 7번 & 봄의 제전>을 보러 갔을 때, 인터미션 시간 한정 다음 공연 20%할인 티켓팅이 있었다.
올해는 <호두까기인형>을 볼 예정이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표를 샀다. 그리고 곧, 공연을 보게 된다!
옛날에 <백조의 호수>를 1층 맨 앞 맨 가운데 자리에 앉아 본 적이 있는데
그래, 무용수분들의 땀과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어서 적잖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리로 알고 있지만 내게는 별로였다.
내게 있어 발레의 꽃은 아름다운 칼군무이기 때문에, 무용수분들의 섬세한 표정연기를 잘 볼 수 있었던 것이
참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맨 앞 가운데 자리는 별로더라. 군무 감상엔 2층 맨 앞 자리가 최고.
그 외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가도 전체 소리의 조화 때문에 개인적으로 2층 앞자리를 선호하는 습성이 있다.
무튼, 학부 때 한창 공연 보러 다니곤 했었을 때 이 호두까기 인형도 보았더랬는데, 워낙 아기들이 많이 보는 공연이어선지
가지 않은 지 오래 되었다. 그런데 올해는 꼭 보고 싶었지. 발레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하는 마녀에게도 보여주고 싶었고.
해서, 대충 알고 있었던 스토리를 다시 찾았다.
- 독일작가 E.T.A 호프만의 동화.
원어명 | Nussknacker und Mauseköni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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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에른스트 테오도어 아마데우스 호프만(Ernst Theodor Amadeus Hoffmann) |
국가 | 독일 |
장르 | 동화 |
발표년도 |
1816년 |
E.T.A 호프만이 친구의 아이들을 위해 쓴 이야기로, 등장인물인 프리츠와 마리도 실제 그 남매의 이름이다. 호프만은 이 작품을 1816년 《어린이 동화(Kinder-Märchen)》에 담아 출간했다가, 1819년 다시 그의 단편집 《세라피온 형제들(Die Serapions-Brüder)》에 실었다. 본래 제목은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Nussknacker und Mausekönig)》이나, 이를 모티브로 한 표트르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의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щелкунчик)》이 유명해지면서, '호두까기 인형'이라는 제목으로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어느 크리스마스, 소녀 마리는 드로셀마이어 아저씨에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받는다. 하지만 오빠 프리츠가 인형을 망가뜨리고, 마리는 다친 인형을 정성껏 돌봐준다. 모두가 잠든 시간, 시계 종소리가 울리자 갑자기 생쥐떼가 나타나 마리에게 달려들고, 호두까기 인형과 장난감들이 생쥐떼와 전투를 벌인다. 마리가 간밤에 벌어진 일을 이야기하자 드로셀마이어 아저씨는 호두까기 인형의 전설을 들려주기로 한다. 옛날 어느 왕의 잔치에 생쥐들이 나타나 음식을 모두 먹어치우자, 왕은 그 생쥐들을 모두 없애버린다. 이에 화가 난 생쥐 여왕은 공주의 얼굴을 물어 흉측하게 만들고, 크라카툭 호두를 먹어야 저주가 풀리도록 하였다. 한 청년이 그 호두를 깨물어 공주에게 건네자 공주는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왔고, 그 저주는 생쥐 여왕에게로 옮겨가게 된다. 이를 본 생쥐 왕은 그 청년을 못생긴 호두까기 인형으로 만들어 버리고, 진심어린 사랑을 받아야만 저주에서 풀리도록 했다는 것이다.
며칠 뒤, 호두까기 인형은 마리가 준 칼로 머리 일곱 달린 생쥐왕을 물리치고 마리를 인형의 나라로 초대한다. 그곳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마리는 호두까기 인형을 사랑하게 되었으나, 정신을 차려보니 마리가 있는 곳은 인형의 나라가 아닌 그녀의 방이었다. 그 순간 드로셀마이어 아저씨가 조카와 함께 그녀를 찾아오고, 조카는 마리에게 그녀의 사랑이 자신의 저주를 풀어주었다고 이야기한다. 그가 바로 못생긴 호두까기 인형의 모습으로 있었던 인형 나라의 왕자였던 것이다. 마리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이고, 인형의 나라에서 왕자와 함께 행복하게 산다. <출처 : 두산백과>
자, 위의 내용이 원작의 줄거리다. 그리고 발레는 안무가에 따라 조금씩 줄거리에 변화가 있기도 하다.
일단 2014년 12월에 있는 국내 3대 발레단이라 하는 국립발레단, 유니버설 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의 <호두까기인형> 공연에 대한
기사를 싣겠다.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1203_0013332636&cID=10702&pID=10700
원래 이 작품은 발레리노이자 고전발레안무가인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가 호프만의 동화를 읽고는 작품으로 만들어야겠다 해서, 차이콥스키에 곡을 의뢰하여 레프 이바노프 Lev Ivanov와 함께 안무한 것이라 한다. 12월 24-25일,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이원국발레단의 이원국 단장이 이 마리우스 안무를 토대로 하여 새롭게 연출한 <호두까기인형>을 공연하는데, 완성도가 높다는 평이 있다.
다시 국립발레단으로 돌아가서,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는 프티파의 안무가 아니다. 발레계의 살아있는 신화라는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안무라는데, 어린이 무용수가 목각인형을 연기하고, 마임을 춤으로 대체하면서 무용수들의 테크닉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 또한, 주인공의 독일식 이름 '클라라'를 러시아식 이름인 '마리'로 바꾸었고, 대부 드로셀마이어는 마리의 꿈속에서 마법사가 되어 고난도 회전과 높은 점프 뿐 아니라 플라잉기법을 통해 무대에서 날아오른다고 한다. 말만 들어도 환상적이다. +_+
이것은 <호두까기인형> 중 '사탕요정의 춤'과 함께 가장 사랑받는 장면 중 하나인 '꽃의 왈츠'로, 아래 두 장의 사진과 함께 국립발레단 홈페이지에서 가져왔다. 더 많은 사진과 짤막하지만 동영상을 보고픈 분은 http://www.kballet.org/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를 권한다.
자자, 그리고 유니버설 발레단입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스토리는 클라라가 꿈속에서 어른이 되어 환상의 나라에 가서 사탕요정이 된다는 것으로, 마린스키 안무를 이어받았다 한다. 생쥐와의 전투 장면이 볼거리라 하는데.
아마도 이 버전과 가까울 듯 하다.
http://www.youtube.com/watch?v=clWKDT4TQIk
마린스키 발레단의 2007년 공연은 Kirill Simonov 안무로, 상당히 알록달록하고 다채로운 무대/의상과 더불어 설정에 적잖은 수정이 있었는데, 클라라를 정육점집 딸로 설정한 것부터가 그러하다. -_- 원작에서는 핫쵸컬릿을 상징한다는 스페인춤이 프랑스인 안무가 베자르 Bejart 버전에서는 '투우'로 바뀌는데, 이 키릴 시모노프의 버전에서도 투우 혹은 탱고를 연상시킨다(탱고라 하기엔 여성무용수가 없다). 물론 베자르의 투우가 훨씬 원색적이지만. 그리고 등장하는, 커피를 상징한다는 아라비아의 춤은 코브라뱀을 부리는 마술로, 뇌쇄적이며 매혹적인 춤으로 표현되었다. 의상도 내용도 다소 생소하긴 하지만 일단 눈이 화려하니 볼 것이 많은 버전이다.
http://www.youtube.com/watch?annotation_id=annotation_2283497007&feature=iv&src_vid=pO1tGHD6zr8&v=ZSzOKExX9Xw
그리고 서울발레시어터의 작품은 예술감독 제임스 전이 재해석한 것으로, 한국적인 요소가 등장한다 한다. 상모돌리기와 장구 등 전통춤이 등장하나 하면, 마더 진저는 커다란 드레스 대신 조선시대 왕비 차림으로 등장한다고. 재미날 것 같다.
위의 동영상은 1993년 뉴욕시티발레단의 공연인데, 친절하게 중간중간 해설을 해준다. 오래 전 작품이니 만큼 스타일이 좀 올드해 보이긴 하지만 조지 발란신 안무 작품이며, <나홀로 집에>로 인기를 끌었던 배우 맥컬리 컬킨이 아주 어렸을 때의 모습으로 호두까기인형을 연기한다. 2부 환상의 나라에서의 장면이 정말 볼 만 한데, 사탕요정과 기사의 빠 드 되(2인무)가 일품이다. 그런데 가장 유명한 장면인 사탕요정의 독무가 화면상 잘려서 너무 아쉽네.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