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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et

[발레] Le Sacre du Printemps 봄의 제전 by 국립발레단

by Vanodif 2014. 10. 17.

 

 

 

 

 

 

 

 

 

 

2014년 10월 16일(목)부터 19일(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는

국립발레단의 발레공연 <교향곡 7번>과 <봄의 제전>이 열린다.

이 두 작품은 국립발레단의 국내초연 작품으로 모던발레다.

 

 

 

 

 

 

 

 

 

 

 

표가 전석 매진이었어서 현장구매를 했는데 2층 시야제한석을 1만원에 구할 수 있었다.

좌석 번호를 보면 알겠지만 아주 좋은 좌석이며,

시야제한석이라지만 자막이 없는 발레 공연으로서는 전혀 무대에 가릴 것이 없는 좌석이다.

이것도 국립발레단 공연 때만 이 가격으로 주는 것 같은데.

올해 2월, 국립발레단 단장으로 강수진 님이 취임하신 후, 예당에서 발레를 이렇게 좋은 가격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은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강수진 님의 노력인 것 같아 기쁘고 고마운 마음이다.

유니버설 발레단도 예당 <지젤>공연에서 문훈숙 단장님께서 직접 설명해주신 '발레마임'은

두고두고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그처럼 발레를 보고 싶지만 지식이 없어 선뜻 다가갈 수 없는 일반인들도 발레를 즐길 수 있도록

단장님들이 많은 노력을 해주시니, 덕분에 발레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아...* 공연이 하루 지난 것이어서 공연사진이 기사로 실린 것이 없네.

커튼콜 후 다시 커튼이 올라갔었을 때 찍어둔 사진이 있긴 한데 +_+;

그렇게들 플래쉬 없이 찍곤 하지만 사실 그건 안 되는 일이어서

그 사진은 올리지 않기로 했다. <봄의 제전>때는 무려 강수진 단장님께서 무대인사를 하셨는데도! (아깝...ㅡㅜ)

 

자자, 공연사진 없이 후기를 진행해 봅시다.

 

 

 

 

 

 


 

 

 

 

 

우선, 남은 공연을 가실 분이 있다면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35644

만큼은 꼭 읽고 가시기를 권한다.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1017_0013237367&cID=10702&pID=10700

도 읽으면 좋다.

 

 

 

 

 


 

 

 

 

 

베토벤, <교향곡 7번>

 

 

두 번째 기사야 어제 공연 후에 씌여진 것이라지만, 난 첫번째 기사도 읽지 않고 갔었기 때문에

이 처음 공연 <교향곡 7번>은 충실히 즐기지 못했다. 몹시 안타까운데.

이 작품은 강수진 단장님이 활동했던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안무가 우베 숄츠가 안무한 작품으로,

제목 그대로 베토벤의 교향곡 7번 A장조를 듣고 영감을 받아, 악기와 음표를 무용수의 동작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나는 그 사실을 몰랐었기 때문에 '어째서 음악과 똑같이 동작을 하는 것이지?'하고 내내 갸웃거리며 보았던 것인데

알고 보니 바로 그것을 의도한 것이었다나. -_-

이것만 보아도, 내가 그것을 느낄 수 있었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안무'임을 알 수 있다.

몹시 우아한 리프트(들어올리기)가 많고, 거의가 빠드되(2인무)로 이루어진 안무였다.

그런데 교향곡의 특성상 주제Theme가 되풀이되는 구성이기 때문에 그에 맞춘 안무도 어쩔 수 없이 반복이 많다.

그래서 우아하긴 하지만 자칫 좀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저 기사를 미리 접하지 못했어서 내가 놓쳤던 부분은 악기의 표현이었는데, 아... 정말 너무 아깝다.

그것을 가늠할 수 있었더라면 더욱 신났을 텐데.

중간에 나무토막처럼 누운 발레리나를 발레리노가 머리 위로 들고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난 처음에 마네킹인 줄 알았던.

그러다 무대 앞으로 나와 풀리며 동작을 하시는데, 이야... 연기력이!

 

무용수들과 동작이 음표와 악기를 표현한 것이란 정보를 알고 갔더라면 더 풍성히 즐겼을 텐데 많이 아쉽다.

 

도움 되는 블로그 주소를 (이제야 ㅜㅠ) 싣는다.

http://blog.naver.com/saemso?Redirect=Log&logNo=220148523041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나는 <교향곡 7번>은 하는 줄도 몰랐다.

지난 5월부터 <봄의 제전>만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표를 끊고는 <교향곡 7번>이 있어 깜짝 놀랐던.

말 많고 탈 많고 악명 높은 <봄의 제전>에 대한 정보는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36328 

을 읽으시기를.

 

1913년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초연되었을 때의 그 공포와 충격 속 난리법석이

디아길레프의 의도적 이벤트(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에 휩쓸린 관객의 반응이었음을 알게 된 것은 씁쓸하지만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직접 보니 납득이 가더라.

 

1913년 초연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니진스키의 안무를 보려면

http://www.youtube.com/watch?v=BryIQ9QpXwI&feature=youtu.be

를 참고하면 좋다.

강수진호에서 표현된 안무는 글렌 테트리의 안무인데, 줄거리가 같으니 아예 아무 것도 모르고 가는 것 보단 도움이 될 것이다.

국립발레단의 <봄의 제전>은 니진스키 버전과 다르게 의상의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작품 이해에 조금은 더 어려움이 있다.

더군다나 제물이 소녀에서 청년으로 바뀌었다. 그 점도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이고.

 

 

 

 

 

 
 
 
이것이 글렌 테트리 안무 작품이다!
 
가기 전에
 
 
http://blog.naver.com/saemso?Redirect=Log&logNo=220148523041
 
를 꼭 방문하여 꼼꼼하게 읽고 가시기 바란다.
이 블로그를 어째서 이제야 찾았을까! ㅜㅠ
 
 
 
 

 

<봄의 제전>은 슬라브족의 원시적 제전으로, 대지의 신을 만족시키기 위해 원래는

소녀를 희생제물로 뽑아 춤추다 죽게 하는 내용이다.

그전까지의 말랑말랑 아름답고 예쁜 발레를 상상하며 기대하던 그리스도교 배경의 파리 사람들에게 있어,

듣기에도 기괴한 스트라빈스키의 곡에, 이토록 원시적이며 이교도적인 춤이 펼쳐졌을 때의 충격은 어떠한 것이었을까.

거기다 디아길레프가 극장의 불을 껐다 켰다하는 소동까지 일으켰으니,

샹젤리제 극장 안은 그야 말로 아비규환에 버금가는 현장이었을 듯.

그런 소동이 충분히 납득가는 것이다.

 

니진스키의 안무에 비하면 어제 국립발레단이 선보인 <봄의 제전>은 좀 더 원시적이었달까.

상당히 남성적이고 에너지가 격동하는 느낌이었다.

연습하다가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절실히 했다는 무용수의 기사를 읽었더랬는데,

너무 고된 동작에 여기저기 신음하는 무용수들에게 "조금만 더 버텨! 조금만 더!"라고 주문하셨다는 강 단장님.

 

공연 보는 내내 헐! 헐! 하며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어쩔 수 없었던.

이건 그야 말로 미친 음악에 살인 안무가 아닌가!

잠시도 쉬지 않고 난이도 높은 동작들을 하는 무용수들을 보며 그것이 더 경악스러웠던.

보기에만도 숨이 헉헉 차오르던 제물!을 연기한 무용수분(유명한 분이라던데;;)께 박수의 박수를!

발로 무용수를 받쳐 드는 동작이나 발레리나를 들고 휘두르는? 동작에선 '이것은 서커스인가, 스포츠인가?'

하며 혼자 내내 물음표를 띄웠더랬다.

물론 그만큼 동작의 난이도가 높았다는 이야기지, 서커스/스포츠와는 분명히 구별되는 예술성이 있다. 놀라움이 그렇단 것이지.

이토록 어려운 작품을 기획하신 강수진 님의 과감한 결단 덕분에 귀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기뻤다.

또한 이런... 힘든 공연을 소화해주신 국립발레단원분들께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낸다.

보았을 때 당시에도 좋았지만, 두고두고 곱씹을 수록 좋았다는 느낌이 더 깊어지는 공연.

그만큼 공연장에서 받았던 충격과 이질감이 인상적이었다는 것이겠지.

 

이 작품을 보기 전, 지금까지 몇 편의 현대무용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준 충격은 컸다.

공연 내내 불안하게 분위기를 주도하는 스트라빈스키의 곡, 특히 쿵쿵, 울려대는 퍼커션의 효과가

지극한 원시성이 역동하는 공연의 효과를 증폭시켜, 내 심장도 쿵쿵, 거리던.

보면서 '현대무용과 모던발레의 차이가 무엇일까?'를 궁금해했었을 만큼,

전통발레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던, 멋진 공연이었다.

이해하기엔 꽤 난해했지만, 이해를 제쳐두고 작품 자체가 주는

불안하고 낯설면서도 강렬한 원시성을 느낀 것 만으로도 좋은 공연이었다 생각해.

 

후기를 보니 별로 좋지 않은 평을 한 감상들이 있는 것 같은데, 뭐 느끼는 건 개인차니까.

나는 아직 발레에 대해 지식이 거의 없기도 하고.

일반인으로서 막연히 느끼기엔 이랬다ㅡ는 이야기.

 

공연을 보며 처음엔 폴 고갱이 슬쩍 스쳤다가 금세 휙휙 지워지고 앙리 루소가 떠오르더니, 이내 앙리 마티스가 떠올랐다.

원을 그리는 동작에선 영락 없이 마티스의 <춤>이 연상되었고.

 

 

 

 

 

 

Henri Matisse - Dance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나 낭만발레 <지젤>이 주는 아름다움, 아련함, 가련함, 공기같은 가벼움

등의 낭만성을 기대한다면 이 작품엔 실망이 클 것이다.

발레에 대한 전통적인 느낌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가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그러나, 늘 가련한 공주나 아가씨가 주인공이고 왕자나 귀족 남성이 등장하는

예쁘장하고 달콤하고 아름답고 우아한 발레에서 벗어나 보다 현대적인 발레를 느끼고 싶다면.

원시성, 역동하는 에너지, 공기가 아닌 '땅'의 느낌, 남성적 발레, 강렬함과 젊음, 을 느끼고 싶다면,

<봄의 제전>을 놓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