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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Text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울리카」, 『셰익스피어의 기억』

by Vanodif 2016. 8. 14.



울리카





그는 검 <그램>을 집어들고 칼집에서 검을 뽑아 

그들 사이에 놓았다.


『볼숭사가』 29.







   내가 하려고 하는 이 이야기는 사실에 충실한 것이다. 아니 적어도 그것에 대한 나의 기억만큼은. 그 사건이 일어난 지는 그다지 오래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문학은 관행상 그것에 상세한 세부 묘사를 가하고, 중요점들을 강조한다. 나는 요크 시에서 이루어졌던 울리카와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나는 그녀의 성이 무엇인지 몰랐고, 아마 결코 그것에 대해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는 하룻밤과 그 다음날 아침에 걸쳐 전개된다. 

   그녀와 처음 만났던 곳이 크롬웰의 성상파괴주의자들이 존경을 표시했던 그 모든 이미지들을 품고 있는 색유리 창들을 가진 요크의 <다섯 자매회> 건물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문학적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실제로 내가 그녀를 만났던 곳은 <노던 인>(여관 이름)의 라운지였다. 그곳은 성의 반대편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날 그곳에 모여 있던 사람은 몇 안 되었는데 그녀는 사람들로부터 등을 돌린 채 서 있었다. 누군가가 그녀에게 술을 한 잔 권했지만 그녀는 그것을 거절했다.

   「나는 페미니스트예요ㅡ그녀가 말했다ㅡ나는 남자들의 뒤를 좇는 사람이 아니에요. 나는 그들이 즐기는 담배나 술을 혐오해요」  

   그녀는 유머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한 것 같았고, 그것도 한두 번 그렇게 했던 게 아닌 것 같았다. 나는 나중에 그것이 그녀의 특징적인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말하는 것과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잖는가.

   그녀는 박물관에 늦게 도착했으나 자신이 노르웨이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들어가도록 해주었다고 말했다.

   한 사람이 끼어들었다.

   「요크에 노르웨이 사람이 온 것은 처음이 아니지요」

   「당연하지요ㅡ그녀가 말했다ㅡ원래 영국은 우리의 것이었는데 잃어버렸기 때문이죠. 누군가 어떤 것을 가질 수 있고, 그것을 잃어버릴 수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바로 그 순간 나는 그녀의 모습을 눈에 담게 되었다. 블레이크는 자신의 시에서 부드러운 은, 또는 성난 금의 이미지를 가진 여인들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울리카에게는 금과 부드러움이 함께 들어 있었다. 그녀는 날카로운 인상에 회색 눈을 가졌으며 가냘프고 키가 컸다. 나는 그녀의 얼굴에서보다 그녀를 감싸고 있는 은근한 신비감으로부터 더 결정적인 인상을 받았다. 그녀는 쉽게 미소를 지었는데 그것은 그녀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그녀는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그것은 울긋불긋한 색깔들을 가지고 무미건조한 주변 환경에 활기를 부여하는 관심을 가진 북쪽 지방에서는 드문 광경이었다. 그녀는 분명하고 정확한 영어를 구사하고 있었는데 /r/발음을 약간 굴리는 편이었다. 나는 뛰어난 관찰자가 아니다. 따라서 나는 조금씩 조금씩 그런 것들에 대해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는 서로를 소개했다. 나는 그녀에게 내가 보고타에 있는 안데스대학의 교수임을 말해 주었다. 나는 내가 콜롬비아 사람임을 알려주었다.
   그녀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콜롬비아 사람이라는 것의 의미가 뭔데요?」

   「나도 모르겠어요ㅡ나는 대답했다ㅡ대략 신념의 문제라고나 해야 할까요」

   「마치 누군가가 노르웨이 사람인 것처럼요」

   그렇게 그녀가 동의를 표했다.
   그날 밤 우리가 나누었던 이야기에 관해서는 더이상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음날 나는 아침 일찍 식당으로 내려갔다. 창을 통해 나는 지난밤에 내린 눈을 볼 수 있었다. 황야는 아침 햇살 속에 묻혀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우리밖에 없었다. 울리카가 자신의 식탁으로 나를 초대했다. 그녀는 홀로 산보 다니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쇼펜하우어의 농담 하나를 기억하면서 나는 대꾸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니 둘이 함께 산보를 나갈 수가 있겠네요」
   우리는 새로운 눈을 밟으며 여관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갔다. 들판에는 단 한 사람의 인적도 없었다. 나는 그녀에게 몇 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하구 쪽의 토게이트에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내가 이미 울리카에게 사랑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때 나는 그녀 외에는 누구도 내 곁에 있기를 바라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갑자기 먼곳에서 들려오는 한 마리의 늑대 울음소리를 들었다. 나는 전에 늑대가 우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그것이 늑대 울음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울리카는 동요하지 않았따.
   잠시 후 그녀가 큰 소리로 생각하는 듯 말했다.
   「어제 요크 성에서 보았던 몇 개의 보잘 것 없는 검들은 오슬로 박물관에 있는 거대한 선박들보다 더 감동적이었어요」
   우리들의 갈 길은 달랐다. 그날 오후 울리카는 런던으로, 나는 에딘버러로 갈 예정이었다.
   「드퀸시가 옥스포드 거리에서ㅡ그녀가 내게 말했다ㅡ런던의 군중 속으로 사라진 안나를 찾아 헤맸던 길을 그대로 쫓아가 볼 예정이에요」
   「그퀸시는ㅡ나는 대꾸했다ㅡ그녀를 찾는 것을 중단했지요. 나는 일생 동안 그녀를 찾아 헤매고 있고요」
   「아마ㅡ그녀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ㅡ당신은 이미 그녀를 찾았는지도 모르지요
   나는 돌발적인 행동을 해도 괜찮다는 것을 깨달았고, 따라서 그녀의 입술과 눈에 키스했다. 그녀가 단호하게 뒤로 물러서며 잘라 말했다.
   「토게이트의 여관에서 나는 당신의 것이 될 거예요. 그 전까지 제 몸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 주세요. 그렇게 하는 게 우리에게 좋을 거니까요
   나이가 한참 든 독신자에게 사랑의 도래는 더 이상 기대되지 않는 선물이다. 기적은 조건을 제시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나는 뽀뺘안에서 보냈던 나의 어린 시절과, 한때 내가 사랑을 거부했던 울리카처럼 매력적이고 가냘펐던 텍사스의 한 여자아이를 떠올렸다.
   나는 그녀에게 나를 사랑하는지 묻는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나는 이런 경우가 그녀에게 처음도, 그렇다고 마지막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이런 식의 모험이 내게는 마지막이겠지만 입센의 그 아름닫ㅂ고 단호한 후예에게는 수도 없는 일이었으리라.
   우리는 손을 잡은 채 계속 길을 걸었다.
   「이 모든 게 꿈만 같소ㅡ나는 말했다ㅡ나는 결코 꿈을 꾸지 않는데 말이오
   「마왕이ㅡ그녀가 대꾸했다ㅡ마술을 부려 돼지 우리에서 잠을 자도록 만들 때까지 결코 꿈을 꾼 적이 없었던 그 왕처럼 말이지요
   이어 그녀가 덧붙였다.

「들어봐요. 새 한 마리가 울려고 하는 것 같은데」

  곧 우리는 새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었다.

   「지구상에서ㅡ나는 말했다ㅡ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은 미래를 예견할 수 있다던데」

   「나는 곧 죽게 될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어리둥절해 그녀를 쳐다보았다.

   「숲을 가로질러 가요ㅡ내가 그녀에게 제안했다ㅡ그러면 토게이트에 보다 빨리 도착할 수 있을 거예요」

   「숲은 위험해요」 그녀가 말헀다.

   우리는 계속 황무지를 가로질러 갔다.

   「나는 이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하는 생각이오」 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영원히>라는 말은 인간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말이에요」

   울리카가 말했다. 그리고 넌무 강렬하게 말했다 싶었던지 정확히 못 들었던 것 같은 내 이름을 되풀이해 물었다.

   「하비에르 오따롤라예요」

   내가 말했다.

   그녀는 내 이름을 발음해 보려고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나 또한 그녀의 원이름인 율리케를 제대로 발음할 수가 없었다.

   「나는 당신을 시구르트라고 부르겠어요」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만일 내가 시구르트라면ㅡ내가 말했다ㅡ당신은 브린힐트겠네요」

   그녀가 걸음을 늦추었다.  
「『불숭사가』를 아시나요?」 내가 그녀에게 물었다.
   「당연하지요ㅡ그녀가 내게 말했다ㅡ그 비극적인 이야기는 나중에 『니벨룽게네이드』로 바꾼 게르만족에 의해 망쳐졌지요」
   갑자기 우리 앞에 여관이 나타났다. 나는 그곳의 이르ㅡㅁ이 우리가 떠나왔던 곳처럼 <노던 인>이라는 것에 전혀 놀라움을 느끼지 않았다.
   층계 위에서 울리카가 소리를 질렀다.
   「늑대 소리를 들었다구요? 영국에는 더 이상 늑대가 남아 있지 않아요. 빨리 올라와요」
   꼭대기층으로 올라간 나는 벽에 윌리엄 모리스식, 그러니까 짙은 붉은색에 새와 과일들의 그림이 뒤섞인 벽지가 발라져 있는 것을 보았다. 울리카가 먼저 안을 ㅗ들어갔다. 어두운 방은 양쪽으로 기울어진 낮은 천장을 가지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는 침대는 희미한 거울에 되비치고 있었고, 반짝반짝 닦아놓은 마호가니 가구는 성서에 나오는 거울을 연상케 했다. 울리카는 벌써 이미 옷을 벗은 뒤였다. 그녀가 나의 진짜 이름을 불렀다. 하비에르. 나는 눈이 더 많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더 이상 거울도 가구도 없었다. 우리들 사이에는 칼도없었다. 시간은 마치 모래처럼 흐르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수세기 묵은 사랑이 흐르고 있었고,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율리케의 이미지를 소유하게 되었다.




JORGE LUIS BORGES

 



Hann tekr sverthit Gram ok leggr i methal theira bert. 
Völsunga Saga, 27 



Mi relato será fiel a la realidad o, en todo caso, a mi recuerdo personal de la realidad, o cual es lo mismo. Los hechos ocurrieron hace muy poco, pero sé que el hábito literario es asimismo el hábito de intercalar rasgos circunstanciales y de acentuar los énfasis. Quiero narrar mi encuentro con Ulrica (no supe su apellido y tal vez no lo sabré nunca) en la ciudad de York. La crónica abarcará una noche y una mañana. 
Nada me costaría referir que la vi por primera vez junto a las Cinco Hermanas de York, esos vitrales puros de toda imagen que respetaron los iconoclastas de Cromwell, pero el hecho es que nos conocimos en la salita del Northern Inn, que está del otro lado de las murallas. Eramos pocos y ella estaba de espaldas. Alguien le ofreció una copa y rehusó. 
-Soy feminista -dijo-. No quiero remedar a los hombres. Me desagradan su tabaco y su alcohol. 
La frase quería ser ingeiosa y adiviné que no era la primera vez que la pronunciaba. Supe después que no era característica de ella, pero lo que decimos no siempre se parece a nosotros. 
Refirió que había llegado tarde al museo, pero que la dejaron entrar cuando supieron que era noruega. 
Uno de los presentes comentó: 
-No es la primera vez que los noruegos entran en York. 
-Así es -dijo ella-. Inglaterra fue nuestra y la perdimos, si alguien puede tener algo o algo puede perderse. 
Fue entonces cuando la miré. Una línea de William Blake habla de muchachas de suave plata o furioso oro, pero en Ulrica estaban el oro y la suavidad. Era ligera y alta, de rasgos afilados y de ojos grises. Menos que su rostro me impresióno su aire de tranquilo misterio. Sonreía fácilmente y la sonrisa parecía alejarla. Vestía de negro, lo cual es raro en tierras del Norte, que tratan de alegrar con colores lo apagado del ámbito. Hablaba un inglés nítido y preciso y acentuaba levemente las erres. No soy observador; esas cosas las descrubrí poco a poco. 
Nos presentaron. Le dije que era profesor en la Universidad de los Andes en Bogotá. Aclaré que era colombiano. 
Me preguntó de un modo pensativo: 
-¿Qué es ser colombiano? 
-No sé -le respondí-. Es un acto de fe. 
-Como ser noruega -asintió. 
Nada más puedo recordar de lo que se dijo esa noche. Al día siguiente bajé temprano al comedor. Por los cristales vi que había nevado; los páramos se perdían en la mañana. No había nadie más. Ulrica me invitó a su mesa. Me dijo que le gustaba salir a caminar sola. 
Recordé una broma de Schopenhauer y contesté: 
-A mí también. Podemos sair los dos. 
Nos alejamos de la casa, sobre la nieve joven. 
No había un alma en los campos. Le propusé que fuéramos a Thorgate, que queda río abajo, a unas millas. Sé que ya estaba enamorado de Ulrica; no hubiera deseado a mi lado ninguna otra persona. 
Oí de pronto el lejano aullido de un lobo. No he oído nunca aullar a un lobo, pero sé que era un lobo. Ulrica no se inmutó. 
Al rato dijo como si pensara en voz alta: 
-Las pocas y pobres espadas que vi ayer en York Minster me han conmovido más que las grandes naves del museo de Oslo. 
Nuestros caminos se cruzaban. Ulrica, esa tarde, proseguiría el viaje hacia Londres; yo, hacia Edimburgo. 
-En Oxford Street -me dijo- repetiré los pasos de Quincey, que buscaba a su Anna perdida entre las muchedumbres de Londres. 
-De Quincey -respondí- dejó de buscarla. 
Yo, a lo largo del tiempo, sigo buscándola. 
-Tal vez -dijo en voz baja- la has encontrado. 
Comprendí que una cosa inesperada no me estaba prohibida y le besé la boca y los ojos. 
Me apartó con suave firmeza y luego declaró: 
-Seré tuya en la posada de Thorgate. Te pido mientras tanto, que no me toques. Es mejor que así sea. 
Para un hombre célibe entrado en años, el ofrecido amor es un don que ya no se espera. El milagro tiene derecho a imponer condiciones. Pensé en mis mocedades de Popayán y en una muchacha de Tezas, clara y esbelta como Ulrica que me había negado su amor. 
No incurrí en el error de preguntarle si me quería. Comprendí que no era el primero y que no sería el último. Esa aventura, acaso la postrera para mí, sería una de tantas para esa resplandeciente y resuelta discípula de Ibsen. 
Tomados de la mano seguimos. 
-Todo esto es como un sueño -dije- y yo nunca sueño. 
-Como aquel rey -replicó Ulrica- que no soñó hasta que un hechicero lo hizo dormir en una pocilga. 
Agregó después. 
-Oye bien. Un pájaro está por cantar. 
Al poco rato oímos el canto. 
-En estas tierras -dije-, piensan que quien está por morir prevé el futuro. 
Y yo estoy por morir -dijo ella. 
La miré atónito. 
-Cortemos por el bosque -la urgí-. Arribaremos más pronto a Thorgate. 
-El bosque es peligroso -replicó. 
Seguimos pos lor páramos. 
-Yo querría que este momento durara siempre -murmuré. 
-Siempre es una palabra que no está permitida a los hombres -afirmó Ulrica y, para aminorar el énfasis, me pidió que le repitiera mi nombre, que no había oído bien. 
-Javier Otálora- le dije. 
Quiso repetirlo y no pudo. Yo fracasé, parejamente, con el nombre de Ulrikke. 
-Te llamaré Sigurd- declaró con una sonrisa. 
Si soy Sigurd -le repliqué- tu serás Brynhild. 
Había demorado el paso. 
-¿Conoces la saga?- le pregunté. 
-Por supuesto -me dijo-. La trágica historia que los alemanes echaron a perder con sus tardíos Nibelungos. 
No quise discutir y le respondí: 
-Brynhild, caminas como si quisieras que entre los dos hubiera una espada en el lecho. 
Estábamos de golpe ante la posada. No me sorprendió que se llamara, como la otra, el Northern Inn. 
Desde lo alto de la escalinata, Ulrica me gritó: 
-¿Oíste el lobo? Ya no quedan lobos en Inglaterra. Apresúrate. 
Al subir al piso alto, noté que las paredes estaban empapeladas a la manera de William Morris, de un rojo muy profundo, con entrelazados frutos y pájaros. Ulrica entró primero. El aposento oscuro era bajo, con un techo a dos aguas. El esperado lecho se duplicaba en un vago cristal y la bruñida caoba me recordó el espejo de la Escritura. Ulrica ya se había desvestido. Me llamó por mi verdadero nombre, Javier. Sentí que la nieve arreciaba. Ya no quedaba muebles ni espejos. No había una espada entre los dos. Como la arena se iba al tiempo. Secular en la sombra fluyó el amor y poseí por primera y última vez la imagen de Ul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