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korean-national-ballet.kr/
http://www.sac.or.kr/program/schedule/view.jsp?seq=26329&s_date=20161217
오늘 24일 표는 전석매진이고 내일 25일 표는 지금 검색하니 낮공연은 4표, 저녁공연은 1표 남아있다.
없다 해도 계속해서 새로고침을 하면 내일 표의 경우 반환표가 들어올 수도 있을 텐데.
나도 수요일 공연 미리 예매했다가 반환했었으니. -_ㅜ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비교 분석한
훌륭한 기사로는 아래 <월간 객석> 링크를 참조하시길 권한다.
이 기사 읽으니까 유니버설의 버전이 너무 보고 싶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439&contents_id=42762
발레 <호두까기 인형>에 대한 이전의 포스팅
http://vanodif.tistory.com/585
http://vanodif.tistory.com/598
http://vanodif.tistory.com/842
오페라극장 1층 로비에선 이렇게 재즈공연이 진행 중이었다.
발레 보러 갔다가 뜻 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지.
매년 보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인지라, 발레의 내용 자체에 대해선 딱히 더 쓸 말이 없다.
컨디션이 메롱이기도 하고.
다만 기억의 휘발을 가까스로 잡기 위해 몇 가지 점들만 언급하고 끝내기로.
1. 마리 아역 무용수의 미모가 상당했다. 등장하면서부터 군계일학으로 한 눈에 확 띄던.
아니, 저렇게 예쁜 어린 무용수가 있었어요??
2. 왜 등장부분이라든지 몇몇 부분이 바뀐 것 같지... 같은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인데.
자세히 기억하려니 어제 관람 시 내 몸 상태가 너무 말이 아니었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는데, 간신히 앉아 있는 정도였어서 자세히 생각할 수가 없었다, 아쉽게됴.
3. 아마, 1막에서 쥐들의 등장부분이었을 게다. 이전에는 1, 2막이 같은 쥐들이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1막의 쥐들은 프릿츠와 그 친구 남자아이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쥐들의 가면도 동글동글 귀여웠어요?
드로셀마이어도 그걸 알았는지, 작년에 비해 막 매몰차게 쫓아내진 않은 것 같고.
1막에서 프릿츠네 쥐들의 등장은 참신했다. 그런데 재미는 작년이 더 있었어.
작년엔 파티 참석자들이 집에 돌아갈 때 마지막 무용수분이 관객을 향해 하트를 날린 것이나,
쥐 군단의 작은 슬랩스틱 등이 소소한 재미를 주었었다.
이번에도 한 부분, 쥐들이 가위바위보 하는 장면은 재밌었는데, 음... 뭐.
3-1. 1막 뒷부분에서 마리와 호두까기 인형이 성장하는 모습을
뒤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키우는 방법으로 표현하였다.
작년에도 그랬었는데, 올해는 그 부분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프릿츠의 꼬마 생쥐 군단 때문에 더욱 그랬는지도.
4. 칼군무. 이번의 칼군무는 대단했지. 국립발레단의 칼군무를 이 정도로 만족스레 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눈송이 군무나 꽃의 왈츠 모두 굉장했었다. 대체 어떻게 연습하면 저런 각도와 줄 맞춤과 동작이 나오는 거야?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름다운 무용수분들.
개인적으로 발레를 볼 때 군무 부분을 가장 즐거워하는 편이라, 인상 깊었다.
5. 김지영 님. 사실 김지영 님의 버전을 가장 보고 싶었다.
그 외에도 가능했다면 박슬기 님이나 김리회 님의 버전도 보고 싶었던 건데,
아... 그리고 보니 올해 이은원 님이 캐스팅에 없네? 어디 다치신 걸까.
그리고 새로 주연 무용수가 되신 김희선 님의 발레도 특히 보고 싶었다.
김희선 님에 대해선 따로 쓰기로 하고.
김지영 님은 뭐랄까, 좀 손해 보실 듯 하단 생각이 들었지 뭔가.
지난 번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의 박슬기 님이 그러했듯
최고의 테크니션 김지영 님은 정말 발레를 넘 쉽게ㅡ쉬워 보이게ㅡ하신다.
점프를 해도, 회전을 해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깨끗하게 쭈욱, 해내셔서
이건 뭐, 평지에서의 아라베스크이건 24회전이건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거다.
어떤 동작을 해도 흐트러짐이 없이 꼿꼿하고 선도 예쁘셔서, '아, 발레 쉬운가 보다' 싶단 거지.
그런데 그럴 리가 없잖은가. 다른 발레리나분들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점이다.
안정감. 김지영 님의 연기를 볼 때마다 불안이 없다. 그리고 기대 만큼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신다.
결코 모자람이 없고, 넘치지도 않으며, 군더더기 없이 깨끗한 연기. 교과서 자체를 보는 기분이어서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아름답다.
정말 좋은 무용수라 생각해.
6. 김희선 님. 이번에 어떻게 연기하셨는지 모르겠는데, 괜찮으셨다면 다음 공연 때도 주연으로 나오시겠지.
내가 감성팔이를 혐오하는데 말이다. 해서, 슈스케나 K팝 같은 거 볼 때도 개인사가 나오면 돌려 버린다.
김희선 님 경우에도 만만찮은 개인사가 공개되었으나, 그것 때문에 보고 싶은 건 아니다.
(관련기사: http://news.joins.com/article/21020869)
156cm의 국립발레단 최단신 무용수로서 그녀가 표현해 내는 바가 궁금하다.
'클래식과 모던 발레를 모두 소화해 낼 줄 안다'라는 강수진 단장님의 평이나,
'어떤 무용수에게도 없던 간절함이 있었다'라는 한예종 조주현 교수님의 평을 확인해 보고 싶다.
키 큰 남성 무용수와의 조합이 어떨까 몹시 궁금한 건데.
7. 이영철 님이 올해 나오지 않았다. (관련기사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12/19/0200000000AKR20161219047700005.HTML?input=1195m
찾아보니 이젠 무용수와 안무가, 지도위원의 길을 병행하며 앞길을 탐색하겠다시는데
그래서 이번엔 김희선 - 박종석 커플을 지도하느라 주연에서 물러나셨다고.
이영철 님의 무용을 더 볼 수 없다면 참 아쉬울 것 같다.
8. 이재우 님. 한 눈에 알아 보았다. 훤칠한 키. 길쭉길죽한 다리. 무슨 점프를 하는데 다리가 한참 늘어나.
외모 상으로도 눈에 띌 수 밖에 없긴 하신데, 그것이 다가 아니다.
이재우 님의 연기를 몇 번 보았는데, 볼 때마다 성장하셔.
이번에는 주연으로 여러 번 나오시지만, 최근엔 김지영 님과 주로 커플을 이루어 나오시는데,
그 덕분인지? 점점 더 정확하고 멋진 동작을 구사하신다.
난이도 높은 동작에서도 불안함이 현저히 적고, 전체적으로 품위있는 선을 내신다.
아, 이 분 보는 거 정말 즐거워.
볼 때 마다 쑥쑥 성장하시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하실지 기대된다.
커튼콜 때도 끝까지 김지영 님을 세심하게 챙기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렇게 상대역에 진심으로 빠져든 만큼 실감나는 연기를 전달하실 테니까.
9. 관객매너. 일행은 어제의 관객매너가 좋다고 말했다.
뭐, 거의 여성관객이 주변에 많았으니 딱히 힘들 건 없긴 하다.
가끔 남성분들은 팔을 머리 위로 올리거나, 몸을 앞으로 기울이거나 의자를 발로 차거나 하실 때가 있거든.
하지만 한 해가 다르게 관객매너는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공연 시작 전에 어셔 분들께서 해주시는 권고의 말이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입장에선 관객들의 박수매너가 좀 많이 짰다.
내가 몸살로 많이 아팠어서 손뼉을 제대로 칠 수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분들이라도 좀 많이 쳐주셨으면 했는데,
김지영 님의 24회전에도 박수가 안 나오는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거야. ㅡㅠ
아... 무용수분들 정말 신 안 나겠다, 싶었던.
발레를 보러 가면 박수와 환호 좀 많이 합시다. 무용수분들 힘 좀 받으시게.
10. 튜바. 엉뚱하게 튜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있었겠지, 튜바는.
근데 전날 갔었던 공연에서 튜바의 소리를 가까이에서 원없이 들었던 덕인지
그 많은 악기의 소리 중에 튜바의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착각인 걸까나ㅡ그 와중에 남몰래 신이 났던.
11. 차이콥스키의 곡은 역시 박수치기에 참 좋다. 안 칠 수가 없도록 구성되어 있어.
<로미오와 줄리엣> 때 너무 당황했어서인지, 차이콥스키의 곡에 감동하게 되었지 뭔가.
12. 무용수분들 모두 좋았다. 드로셀마이어의 호리호리한 체격과 기품 있으면서도 능청맞은 연기도 좋았고,
중국춤 남성무용수분의 춤은 매년 감탄스럽고
러시아춤의 여성무용수분의 머리장식이 굉장히 효과적으로 사용되었고
인도춤의 두 분은 고난도의 연기를 깔끔하게 해내신 건데 박수가 안 나와서 죄송하며 속상했고
에또, 1막의 할리퀸과 여자파트너 분들의 연기도 좋았다.
그 분들은 볼 때마다 아쉬운 것이, 난이도 높은 회전을 하시는데 너무 앞순서여서
아직 관객들의 박수가 풀리지 않아? 늘 해내신 만큼 박수를 못 받으시는 것 같단 생각이다.
13. 간단히 쓰려 했는데, 쓰다 보니 이렇게 길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내 수다력이다.
유니버설 버전을 올해도 못 볼 것 같은데, 많이 많이 아쉽네.
암튼, 국립발레단의 훌륭한 무대 잘 보았습니다.
크리스마스는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