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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et

[발레] 호두까기인형 The Nutcracker @예술의 전당

by Vanodif 2015. 12. 27.












지금 후기를 쓸 상태가 아닌데, 내일... 아니, 이젠 오늘 27일 일요일까지 공연이라 간단하게나마 후기를 쓰려고 앉았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후기는 작년에 썼던 http://vanodif.tistory.com/598 를 참고하시기를.



국립발레단 홈페이지(클릭)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클릭) 



관련 기사 :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151218001621433



↑ 이 포스트의 많은 사진은 위의 기사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좋은 기사이니, 객관적인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참고하시기를.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고 싶으시다면 



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category=mbn00007&news_seq_no=2707542


를 보세요.












사진에서 보다시피 나는 19일 낮공연(마리: 신승원, 호두까기인형: 배민순)과 24일 공연(마리: 이은원, 호두까기인형: 이재우)에 갔는데, 두 공연은 분명 같은 공연인데도 달랐다. 개인적으론 이은원 님과 이재우 님의 공연은 이전에도 본 적이 있었기에 눈에 익숙했고, 전체적인 동작이 불안하지 않고 보기에 편했다. 아마 두 번째 공연이어서 그러셨을 수도 있겠고. 이재우 님은 역시 훤칠. 눈이 즐겁지.19일 공연은 김지영 님의 공연을 보기 위해 잡은 날짜였는데, 좌석이 거의 남지 않아 멘붕에 빠진 바람에, 깜빡 잊고 낮공연을 예매해 버렸다. 신승원 님과 배민순 님의 공연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무난했다는 느낌. 아... 김지영 님의 안정적인 솔로를 보고 싶었는데. -_ㅜ 다양한 마리들과 호두까기인형들이 연기하신 스케줄이어서, 무용수별로 비교하며 보아도 재밌는 발레가 되었을 것이다.


내 경우, 두 번째 보았던 24일 공연이 훨씬 재밌었는데, 일단 날이 날이니 만큼 관객들의 박수매너가 좋았다. 다들 자주 박수를 쳐서 박수치는 맛이 있었지는. 그래도 1막에선 박수가 좀 짰던 분위기. -_- 1막 마리 집에서의 디베르티스망은 참 좋았는데. 특히 하얀 인형들은 대체 몇회전을 한 거야.;; 아니, 인간적으로 어떻게 10회전이 넘어가는데 박수를 아낄 수 있는 겁니까! 그대라면 발끝으로 아슬아슬 서서 5회전은 할 수 있겠어요? 그런 회전을 무용수분들이 10회전을 넘어 심지어 20회전도 넘어가는 마당에까지 박수를 아끼다니... ㅜㅠ. 발레에선 박수를 많이 칠수록 무용수분들이 힘을 받으십니다. 특히 고난도의 기술을 뽐내는 디베르티스망은 박수의 금광이죠. 발레 보러 갈 때는 손뼉운동한다 생각하고 박수를 마음껏 칠 준비를 하십시다. 그리고... 아무리 박수를 가급적 많이 치는 것이 좋다고는 하지만, 사람마다 감상 포인트가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ㅡ나의 경우ㅡ주로 회전이라거나 고난도의 기술을 연기하시는 부분에서 박수치는 것을 즐기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리프트라든지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했을 때 감동을 받아 박수를 치는 경우도 있다ㅡ후자의 경우, <호두까기인형>에는 특히 포스터에 실릴 법한 동작들이 많으니 박수치기 신날 것이며. 발레는 클래식 연주와 달리 '틀린 박수'라는 게 없으니, 옆사람이 쌔ㅡ하더라도, 걱정없이 자신의 감동을 표현하도록 합시다. 물론... 전혀 엉뚱한 곳에서... 예를 들면 평지에서의 아라베스크라든지...? 혼자 막 박수를 친다면 좀 당황스럽긴하겠죠.;; 누구보다 무용수분께서 당황해 하실지도.;; 


24일 공연에선 19일 공연에서와 다른 점이 몇 부분 있었다. 1막에서 이웃들이 퇴장할 때 마지막에 가던 귀족이 난 데 없이 관객을 향해 하트를 날린다거나ㅡ완전 좋았다! 이렇게 관객으로 하여금 소소하게 웃게 만드는 애드립, 사랑합니다.♥ㅡ, 생쥐부대 중 하나가 병정들에게 집적거리다 혼쭐이 난다거나, 또 갑자기 뻥! 하는 총소리엔 깜놀. 이 모든 것들이 19일 공연에선 없었던 점이었다. 있는 편이 훨씬 낫죠, 물론. 재밌었어요.


아, 그리고 작년에 비해서 올해엔 마리의 동생 프릿츠의 비율이 좀 줄은 것 같았다ㅡ는 작년에 프릿츠의 비중이 많았던 건지도? 프릿츠역 어린 발레리나를 보면, 가는 몸매에 팔다리가 길쭉길쭉ㅡ사람인가, 싶어. 너무 비현실적인 몸매라고요. 근데 실제로 본 것이니 CG라 우길 수도 없고, 참. 하하.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주세요♡.











예당회원에게는 예당기획공연의 경우 쓸 수 있는 프로그램북 교환권이 제공되는데, 처음으로 교환해 보았다.

감동.ㅜㅠ 왼쪽은 홀로그램 책갈피인지... 무튼, 뒷면에 공연일자와 무용수분들 이름이 적혀 있다.











이건 또 뜬금없는 사진인 건데, 원래 포스트 맨 아래에 살짝 끼워 넣으려 했던 건데 아... 지금 내 상태가 좀 많이 힘들다. 옮길 에너지조차 없... 마우스가 멍구인 이 상황에 그냥 여기서 언급하려고. 별 건 아니고, 19일 공연은 4층에서 보았는데, 4층에서 보았을 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오페라극장 샹들리에! 아래층에서 관람했을 땐 천장을 잘 보게 되지 않거든. 보이지 않는 자리들도 많고. 근데 4층에서 보면 보이니까. 사진이 시시하게 나왔지만, 실제로 보면 꽤 아름답습니다.











이은원 님의 연기는 안정적이다. 물론 아름답고. 그리고 이재우 님의 연기는 힘차고, 그러면서도 부드럽다. 이은원 님을 한 손으로 번쩍 들어 올리실 때는 이은원 님이 그 정도로 엄청나게 가벼운 건지, 이재우 님이 그만큼 힘이 세신 건지 잘 모르겠을 정도로 놀랐다. 아무리 안 나가셔도 40kg는 되실 거 아닌가? 그런데 번쩍! 후아. 두 분이 황홀한 그랑 빠 드 되와 솔로 연기를 보이셨는데, 자세히 쓰기엔 19일 공연과 구별하여 생각해내어야 하는 에너지가... 딸립니다. 이번엔 그냥 넘어가기로. ㅠ 뭐, 어차피 초보의 감상이라 딱히 쓸 말이 별로 없기도 하고.


고급 테크닉이 많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호두까기인형>은 2막의 디베르티스망도 화려한데, 스페인/인도/중국/러시아/프랑스 인형 커플이 나와서 각자의 기량을 뽐낸다. 스페인의 경우 음... 호두까기인형이 원래 스페인 인형이에요? 발레리노분의 의상이 호두까기인형의 것과 비슷해서 좀 헷갈렸다. 모르고 보았더라면 응? 싶었을 수도. 화려한 회전회전을 즐길 수 있고, 인도인형은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 특유의 안무라 하는데, 정적이지만 고난도의 리프트 동작이 많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했던 중국인형 커플! 중국의 티팟을 연상시키는 의상에 탁구채를 손에 들고서 귀여운 동작을 하시는데, 특히 발레리노분의 그 높은 점프력과, 공중회전에 입이 떠억-*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그분은 엄청난 도약에도 불구하고 착지소리가 거의 나지 않을 정도로 가볍고 시원하게 점프/공중회전을 하셨다. 러시아인형은 폴란드인형으로 헷갈렸었는데, 딱히 러시아스러운 줄은 잘 모르겠던...? 몹시 활기차고 명랑명랑한 춤을 추셨다. 파리의 애완견 문화를 상징하듯, 코르셋 의상에 강아지 인형을 동반했던 프랑스 인형의 춤은... 우아했는데 좀 심심하던. 딱히 기교를 보이신 것 같진 않은 안무였다. 다들 수고 많으셨어요.











언제나 인기 많은 호두까기인형 아역. 내내 그랑플리에 자세를 유지하느라 힘들지 않았을까.











그리고 내가 애정하는 코르 드 발레! 으아아... 당신들은 발레의 꽃입니다. 이번 호두까기 인형의 코르 드 발레(군무)는 다소 특이했는데, 칼군무가 어마무시하진 않았던 느낌이다. 그런데 그 점이 더욱 매력적이었던. 호두까기 인형의 군무는 두 종류로 즐길 수 있는 것으로, 2막 시작의 '눈송이 군무'와 2막 중반 이후의 '꽃의 군무'가 있다.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좋아요? 묻는 것은 내게 있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과 같다. 요즘 같다면 '엄빠가 좋아요'라고 답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런 답은 하지 않는 편이라. 엄마/아빠 중엔 아빠가 좋고, 부먹/찍먹 중엔 찍먹이 좋고, 짜장/짬뽕 중엔 짜장이 좋은 사람입니다. 눈송이/꽃 둘 다 좋지만, 굳이 선택한다면 눈송이 춤이다. 한 송이, 한 송이 흩날리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였는데, 하나하나 임의적으로 날리는 것 같은데도 또 어떤 대형에서는 서로 회오리처럼 대열을 바꾸는 모습이, 눈송이들이 회오리를 일으키는 모습 같아 보여 감탄했지. 아, 너무 환상적이어서. ㅜㅠ


개인적으로 설탕요정의 춤(혹은 눈의 요정의 춤)을 가장 기대하는데, 음...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버전에서는 마리가 눈의 요정을 겸하고 있어서, 마리 무용수분의 연기를 보아야했다. <지젤>이라거나 <라 바야데르> 등, 주연 발레리나 외 조연 발레리나가 있는 발레를 상대적으로 많이 보았기 때문에 그런 구조에 내가 익숙한 건지도 모르겠는데, 나는 다른 솔리스트가 따로 연기하는 눈의 요점 춤을 보고 싶거든. 그 점 하나가 아쉽. 하지만 두 발레리나께서 잘 소화해주셨어서 좋았고.


그 유명한 꽃의 왈츠 군무! <호두까기인형>에 나오는 음악들은 많이 유명해서, 처음 보더라도 귀에 익숙한 음악들 때문에 즐거울 것이다. 그리고 이 꽃의 왈츠에 나오는 곡 역시 들으면 딱, 아는, 아주 유명한 곡이다. <호두까기인형>에는 그러고 보니 클래식 튀튀와 로맨틱 튀튀가 함께 쓰이는데, 아아, 마리 역할의 발레리나분들은 옷 갈아입느라 바쁘실 듯.;; 2막 중반 이후부터 펼쳐지는 꽃송이들의 보라ㅡ핑크빛 로맨틱 튀튀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


내가 보통 선호하는 발레좌석은 2층-3층-4층 or 1층인데, 가격까지 반영한다면 2-3-4-1층이 된다. 그것은 절대적으로 코르 드 발레 때문이지! 어지간하면 2층 가운데줄 좌석이 최고의 좌석이다. 나도 단 한 번만 공연을 보아야 한다면 2층이나 3층 가운데 좌석을 택할 것이고. 그런데 이 <호두까기인형>의 경우, 이번처럼 두 번 이상 볼 수 있다면, 한 번은 4층 좌석을 선택해야겠다ㅡ는 생각을 했다. 19일에 보았던 4층좌석은 코르 드 발레를 감상하기에 훨씬 나았거든. 24일, 3층에서 보았을 땐, 무용수분들의 표정이나 몸매가 더욱 가까이 보여서 좋았다. 그런데 눈송이군무나, 특히 꽃의 군무 때 아...! 정말 아쉬웠다. 4층에서는 무용수분들이 그렇게 자세히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보라색 긴 로맨틱 튀튀가 진짜 꽃송이처럼 보였거든. 너무너무 잘 만든, 아름다운 치마였다. 아마 작년 보다 올해 보았던 꽃의 군무가 더 좋았던 이유도 그것 때문인 것 같은데. 눈송이도 멀리서 형태로 인식하게 되기 때문에 훨씬 진짜 눈송이 같았고. 다시 말하면, '사람 같지 않았다'는 이야기. 다만 예당 오페라극장의 4층일 경우, 어린이 관객들이 많으니... 분위기가 좀 부산합니다. 혼자 이유 없이 박수치고 깔깔거린다거나, 식으로요.;; 물론 전체적으론 그 나이 치고 의젓하게 관람을 하지만.














이 부분이었나? 이 부분이 아니라 2막 시작 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_-a 무튼, 드로셀마이어가 와이어 액션을 합니다. 훨훨 날아요.

드로셀 마이어 발레리노께서는 정말 마법사 같으시던.

아주 팔다리가 길ㅡ쭉, 길ㅡ쭉. 멋졌어요.











내가 가장 애정하는 눈송이의 춤. 사랑스럼고 아름답다. 



아마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전석매진일 게다. 하지만 실망하지 말고 시작 30분 이전에 예당 오페라극장 매표소 3번 창구로 가서 줄 서 보세요. '시야제한석'을 판매하는데, 이 좌석이 어지간한 좌석보다 훨씬 좋은 것이며, 가격은 어마하게 착하다(1만원~1만5천원 선). 일찍 구매하면 무대는 가리지 않은 시야제한석을 구할 수도 있고, 설사 시야가 좀 가린다 하더라도 이 발레를 볼 수 있다는 건 황홀한 환상의 세계를 누릴 수 있는 거니까요. 



발레를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인데, 발레리나는 여성의 몸이 표현할 수 있는 최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존재인 것 같다. 볼 때 마다 마음이 녹아요, 녹아.


올해도 어김없이 훌륭한 공연을 보여주신 국립발레단과 예당 관계자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