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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자우림 - 샤이닝

by Vanodif 2013. 9. 28.

 

 

 

 

 

 

 

 

 

 

 

 

 

 

 

 

 

 

 

샤이닝

 

 

 

- 자우림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아닌 어딘가
나를 받아줄 그곳이 있을까
가난한 나의 영혼을 숨기려 하지 않아도
나를 안아줄 사람이 있을까
목마른 가슴 위로 태양은 타오르네
내게도 날개가 있어 날아갈 수 있을까
별이 내리는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바보처럼 나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서 있네
이 가슴속의 폭풍은 언제 멎으려나
바람 부는 세상에 나 홀로 서있네..

 


풀리지 않는 의문들 정답이 없는 질문들
나를 채워줄 그 무엇이 있을까
이유도 없는 외로움 살아 있다는 괴로움
나를 안아줄 사람이 있을까
목마른 가슴 위로 태양은 타오르네
내게도 날개가 있어 날아갈 수 있을까
별이 내리는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바보처럼 나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서 있네
이 가슴 속의 폭풍은 언제 멎으려나
바람 부는 세상에 나 홀로 서있네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아닌 어딘가
나를 받아줄 그곳이 있을까.

 

 

 

 

 

 

 

 

 

 

윤아님은 가끔 정말 느끼하게 노래를 할 때가 있는데, 스페이스 공감에서 부른 또 다른 샤이닝이 그러했다.

이 영상은 그래도 느끼함이 좀 빠진 듯 하고.

 

 

 

 

 

 

 

 

 

 

자우림. 자우림에 대해 포스팅을 할 수 있을까, 하다가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그냥 샤이닝 노래로 가기로.

자우림에 대한 내 마음은 다소 복잡한 것이어서는.

 

한동안 윤아님의 노래에 홀릭된 적이 있었다. 정확하게는 가사에 홀릭된 것이었는데, 물론 윤아님이 만드는 멜로디 특유의 반음이 처음엔 낯설었고, 또 듣다 보니 매력으로 다가오긴 했었다. 하지만 내가 더 매료되었던 것은 가사였던 것 같다. 아... 자우림 포스팅 하고 싶네.;; 그런데 포스팅으로 하자면 너무 말이 길어져. 지금 내겐 그만한 에너지가 없고.

 

많은 사람이 윤아님이 자우림의 리더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닙니다, 리더는 이선규님이다. 그리고 의외로 이선규님이 쓰신 곡도 꽤 된다. 대표적으로 그 유명한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 미쓰코리아는 이선규님의 곡이다. 이 곡을 부르고는 화장품 광고를 하는 바람에 윤아님이 공격을 많이 당했던 적이 있지. 베이스 김진만님의 곡도 아주 가끔 있긴 한데 그래도 자우림 앨범곡의 80% 이상이 윤아님 곡이고 19.9% 정도가 이선규님 곡, 나머지가... 일 것이다... 아... 비율은 정확한 수치라기보단 지극히 주관적인 체감비율이니 크게 몰두하진 않기로 하자, 쿨럭.

 

윤아님의 가사가 좋은 이유는 이 또한 주관적인 이유로서 개인적 공감대가 높기 때문이다. 공감대가 높은 가사를 쓰는 뮤지션이 몇 있는데, 박지윤님은 음... 사랑의 추억을 받아들이는 모습의 한 부분이 나와 많이 닮았다. 그래서 공감을 한다.

 

넬의 김종완님의 가사는 기실, 개인적 공감률이 최고이긴 하다. '마음을 잃다'의 경우 소름이 끼칠 정도로 한 단어 한 단어에 공감을 하는 것이고, separation anxiety라거나 기억을 걷는 시간 등의 곡도 아주 높은 공감률을 보인다. 김종완님의 가사는 공감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만.

 

자우림 윤아님의 가사는 전체적으로 과하지 않은 거침이 있다. 그러면서 예쁘고. 이것저것의 모습이 다양히, 거북스럽진 않을 정도의 적당한 자극을 주는 식으로 모여있는 종합선물세트 같달까. 언젠가 모 오락프로그램에서 '나는 왜 B주류일까'를 고민한다던 윤아님께 DOC의 하늘 씨께서 대뜸, "비주류가 되고 싶어하는 주류가 아니고요?"라 되물어서 윤아님은 물론 패널과 엠씨 모두가 화들짝 놀라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딱, 정확하고 적확한 표현이었다. 비주류가 되고 싶어하는 주류. 즉, 주류의 맑고 밝고 고운 아가씨들이 불량스러운 맛이 궁금은 한데 막상 자신을 다 던지기는 두려울 때 살짝살짝 맛보며, 자신의 탈선?을 고민하고 만끽하기에 좋달까. 요컨대, 자우림의 음악을 들어 지나친 자극에 휩싸이진 않을 것이란 이야기. 감당할 만한, 허용할 만한 불량스러움이다. 이전에 어떤 기자님이 '상업성과 예술성의 경계에서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는 영악함'이라 표현한 적이 있는데, 다 같은 맥락이다. 영리하다. 아주, 영리한 가사를 쓴다, 윤아님은.

 

아... 이야기가 또 삼천포. -_-

 

그런데 말이야, 단지 주류와 비주류, 상업성과 예술성의 경계를 아찔한 균형감각으로 줄타기 해내는 것만으로 내가 그렇게까지 끌렸던 건 아니다. 그 안에 찌릿* 하고 심장을 꼬집어 비트는 부분이 있는데, 샤이닝에서는 '이유도 없는 외로움' 뒤에 나오는 '살아있다는 괴로움'이라는 가사가 그 부분이다. 그러니까, 적잖은 사람들은 이 부분을 일반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안다. 접때 자우림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산다는 게 괴로운 거잖아. 딱히 이유도 없는 것 같고. 죽기는 두렵고...' 라고 받아들였다고들 했다. 맞는 말이다. 소설이건 노래건 일단 대중에게 발표가 된 이후에는 그 작품에 대한 권리의 반은 감상자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감상하는 사람이 그렇게 해석했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게 있어 옳은 해석이다. 다만, 윤아님의 과거 경험 한 가지를 알고 있어서. 내게는 그것이 조금은 다르게 와닿는 것이다. 그래서였다. '살아있다는 괴로움'이란 가사를 처음 듣고는 심장을 망치로 맞은 듯 먹먹해졌었던 것은. 왜 그런 것 있지 않나. 같은 경험을 한 사람 만이 줄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위로, 라는 거. 가령, 낙태와 유산을 다 겪은 직후 어두운 방에서 홀로 울고 있는 A에게, 낙태와 유산은 커녕 임신조차 해본 적이 없는 B가 아무리 상냥하고 멋진 말로 위로한다 한들, 그 진심의 애절함과는 별개로 A는 그다지 위로를 받지 못하는 반면, 똑같이 낙태와 유산을 겪은 C가 말 한 마디 없이 곁에 앉아만 있어도 A는 무한한 위로를 느끼는 상황 같은 것. 그런 것이 있다는 거야. 그리고 그런 것을 느낀 것이고, 나는. '우리의 심장은 색깔이 같군요', 라는 것.

 

 

 

 

 

 

 

 

 

나는 윤아님 솔로 2집 유리가면의 '야상곡'을 부를 때의 윤아님이 참 좋다. 잘 만든 곡이라 생각해, 야상곡. 자우림 앨범과 윤아님 솔로 앨범은 확실히 색깔이 구분된다. 자우림도 우울버전의 앨범이(특히 Ashes to Ashes) 있고, 매 앨범마다 우울한 곡들이 한두 개씩 있지만, 솔로앨범은 좀 더 부서지기 쉬운, 소녀적, 처녀적 감성이랄까. 자우림의 우울이 깰 수 없는 현실이나 상황에 대한 절망이나 체념, 분노를 우울로 표현한 것이라면, 솔로앨범은 부서진 심장의 상처 속을 홀로 감감히 빠져드는, 조금은 나른한 우울이란 느낌이 든다. 혼자만의 독백 같은.

 

 

 

 

 

 

 

 

 

아... 얼굴이 잘려버린 선규님, 지못미. -_ㅜ

 

가수나 밴드들마다 대표곡들이 있지만, 대중이 좋아하는 대표곡과 팬들이 좋아하는 곡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로 크랜베리스는 Dreams나 Ode to My Family, 그리고 락 좀 한다 하는 여성보컬들이 열광하는 Zombie로 유명하지만, 막상 팬들이 아주 사랑하는 곡은 Salvation이고, Coldplay는 In My Place나 Clocks, Viva La Vida, Scientist로 유명하지만 막상 팬들이 열광하는 곡은 Shiver와 Yellow며, 라됴헤드의 Creep은 심지어 라됴헤드 자신들이 가장 싫어하는 곡인데도 사람들의 Best of Best가 되어 있지 않나. 라됴헤드 팬들이 좋아하는 곡은... 앨범마다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는 밴드인 만큼 팬들의 취향도 다채로운 것으로 안다.

 

이처럼 자우림도 하하하쏭이나 매직카펫라이드, 샤이닝 등이 대표곡으로 주로 사랑받긴 하는데, 팬들이 많이 좋아하는 곡은 '파애'란 곡이다. 언젠가 '파애'와 '벌레'도 포스팅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여유가 될지. 특히 '벌레'는 노래를 부르다 보면 완전 신이 나는데, 시작하는 가사부터가 '나의 맘 속엔 나를 먹는 벌레가 살아'인 것에서 알 수 있듯, 가사가 주는 쾌감이 상당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허용 경계선 안에서의 불량, 이지. 개인적으론 그렇게 느낀다는 말이다.

 

홍대앞 클럽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흔히들 아는 춤추는 클럽이고 또 하나는 인디밴드 공연장으로서의 클럽들이다. 춤추는 클럽은 가보았지만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인디밴드 클럽은 자우림 덕에 다니게 되었더랬는데, 꽤 정기적으로 가곤 했었다. 재머스와 싼돌릭(사운드홀릭)을 주로 갔었는데... 베베의 마지막 공연을 마지막으로 끊었다. 그 빛나는 뮤지션을 상업적 인형으로 만들어버리는 그... -_- 생각하니 또 화나네. 무튼, 이제 더는 자우림 공연을 쫓아가지도 않고 클럽도 다니지 않지만 가끔 생각이 나고, 들으면 또 빠져들곤 한다. 윤아님은 광고건 예능이건 다 필요없고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모습이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데, 요즘은 다른 것으로 더 많이 소식을 듣게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좀 그렇지만 뭐, 그녀가 택한 그녀의 삶이니 그것을 두고 무어라 할 자격은 내게 없다. 이번 연말에도 콘서트 하려나? 가볼까나. 아, 근데 크리스마스 이브나 또 12월 31일 자정을 껴서 하면 곤란해. -_ㅜ

 

이 포스팅의 취지, 는 지금께엔 나도 혼란스럽다. 처음엔 단순히 샤이닝 동영상과 가사만 올릴까 했던 거였는데 이런 주관적 감상 가득한 수다폭격이라니. 하지만 이 공간을 다이어리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니 부끄럽진 않, 않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