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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Text14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울리카」, 『셰익스피어의 기억』 울리카 그는 검 을 집어들고 칼집에서 검을 뽑아 그들 사이에 놓았다. 『볼숭사가』 29. 내가 하려고 하는 이 이야기는 사실에 충실한 것이다. 아니 적어도 그것에 대한 나의 기억만큼은. 그 사건이 일어난 지는 그다지 오래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문학은 관행상 그것에 상세한 세부 묘사를 가하고, 중요점들을 강조한다. 나는 요크 시에서 이루어졌던 울리카와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나는 그녀의 성이 무엇인지 몰랐고, 아마 결코 그것에 대해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는 하룻밤과 그 다음날 아침에 걸쳐 전개된다. 그녀와 처음 만났던 곳이 크롬웰의 성상파괴주의자들이 존경을 표시했던 그 모든 이미지들을 품고 있는 색유리 창들을 가진 요크의 건물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문학적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 2016. 8. 14.
오비디우스, 「나르킷수스와 에코」 May 30, 2015 나르킷수스와 에코 ㅡ 천병희 선생님 번역 (신들의 이름을 그리스어로 표시하는 등, 조금의 수정을 가했다.) 아오니아의 도시들에 널리 소문이 퍼진 티레시아스는 물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아무도 흠잡을 수 없는 대답을 했다. 맨 먼저 그의 예언의 진실성과 신뢰성을 시험해 본 것은 검푸른 물의 요정 리리오페였다. 그녀를 전에 하신 케피소스가 굽이치는 흐름으로 껴안아 자신의 물속에서 겁탈한 적이 있었다. 달이 차자 더없이 아름다운 요정은 태어날 때부터 벌써 사랑 받을 수 있는 아이를 낳아 나르킷수스라고 이름 지었다. 그녀가 티레시아스에게 이 아이가 원숙한 노령이 될 때까지 살겠느냐고 묻자 운명을 알려주는 예언자는 말했다. "그럴 것이오. 그가 자신을 알지 못한다면 말이오(If he never.. 2016.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