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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ance

[연주회] 오상은 하프 독주회

by Vanodif 2018. 1. 7.





연말부터 연초까지 계속해서 공연과 영화, 서평 등이 있었기 때문에 이 공연 후기가 늦었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기억이 휘발되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프 독주회는 처음 본 것인 만큼 깊은 인상을 받았기에, 겨우 시간이 잠시 난 동안 기억 나는 만큼이라도 길어 올려 후기를 남긴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는 다양한 악기가 다채로우면서도 조화로운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즐기게 되는 반면, 독주회의 경우 개별 악기의 다양한 매력을 자세히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에 즐겨 가곤 한다. 그런데 이번에 기회가 좋았다. 그동안 오케스트라에서만 간혹 일부 들을 수 있었던 흔치 않은 하프의 다양한 음색과 그 기능에 푹 빠져들었던 시간을 가졌다.


오상은 하피스트는 우선 참 아름다우셨다. '하프'라는 악기를 생각했을 때 여성 연주자 만이 떠오르는 것은 젠더감수성이 낮은 것일까. 하지만 하피스트 자체가 흔치 않은 연주자이기도 해선지 더욱 아름다운 여성 연주자를 연상하게 되는 것 같다. 낭만의 극점에 서 있는 하프라는 악기를 그렇게 가까이 볼 수 있는 것도 즐거웠지만, 멋진 공연 덕분에 생각지 못했던 하프의 구조라든가, 다양한 연주법 등에 반한 시간이었다.


납작한 모양에 크기가 큰 만큼 하프는 보는 위치에 따라 아주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당연히 연주자의 모습 또한 그러했으리라 짐작한다. 내가 앉은 위치에서는 앉아서 연주하시는 오상은 하피스트가 정면으로 보였는데, 마치 베네치아의 곤돌라를 타고 가는 듯한... 또는 곤돌라를 안고 흔드는 아름다운 바다요정 세이렌을 보는 것 같았다. 거기다 하프에 페달이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자그마치 일곱 개나 있다? 하프의 초기 형태에는 페달이 없었고 후에 보강된 기능이라 한다. 자신의 몸 보다 큰 하프를 연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몹시 낭만적이고 우아한 소리를 연주하시지만 발이 바쁜 백조를 보는 것 같았다.


프로그램의 곡은 다음과 같다. 흔치 않은 하프곡 혹은 하프를 위한 편곡들이다. 각 곡에 해당하는 프로그램북의 훌륭한 설명을 파란색으로 옮겨 적는다.






G. Fauré Impromptu op.86


 1845년 프랑스 파미에에서 태어난 포레는 뛰어난 오르가니스트이자 작곡가였다. 포레 음악의 특징은 작곡 시기별 3시기로 나눌 수 있는데, 니델메이에 음악원 재학 시절 낭만주의적 어법을 흠뻑 받아들여 특유의 서정성을 발휘한 시기인 1기, 음악적 성숙기인 2기, 풍부한 음악어법으로 완전히 개성적으로 변모하게 된 3기로 나눌 수 있다. 포레는 작곡 뿐만 아니라 파리음악원의 교수이자 원장으로 재임하며 생애 말년 후학 양성에 큰 힘을 쏟았고 그의 문하생으로는 라벨, 플로랑 슈미트, 에네스코 등의 대 작곡가가 배출되었다.

포레의 작품시기 중 3기에 해당하는 1904년에 작곡된 하프 소품으로 1904년 7월 파리음악원 하프 시험곡으로 사용되기 위해 쓰여졌다. 포레는 당시 작곡가, 마들렌 교회의 오르가니스트, 콘서바토리 음악감독을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작곡시간이 부족했다. 이 이유로 몇몇 평론가들은 곡의 원작자를 의심하기도 하였으나 그들의 의심과는 별개로 이 즉흥곡은 감상자가 기쁨을 느끼게 하는 장엄한 효과를 만들어 낸다. 넓고 부드러운 화음은 서정적인 하강의 모티브를 만들어내며 도입부부터 시작되는 강렬하고 연속적인 아르페지오는 곡이 전개되면서 교차 핑거링과 글리산도와 적절하게 어우러져 영민하게 곡을 이끌어 나간다.







남성 하피스트를 찾았다!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섬세하고 낭만적인 소리를 내시는 걸까. 남성 연주자의 강점은 역시 힘일 텐데, 강조 부분은 분명하게 힘이 실려 듣기에 좋다. 이 동영상 시작부분의 포즈가 곤돌라에 앉은 듯, 곤돌라를 안은 듯 하다고 느꼈던  포즈였다. 근데 뜬금포지만 이 분 손가락 모양이 상당히 내 취향이네. 곧고 길지만 끝이 뾰족하지 않고 둥근 남성의 손가락이 의외로 많지 않던데.


들었을 때 안개낀 습지가 떠올랐던 곡이다. 하프 독주곡답게 하프의 다양한 연주법과 음색을 접할 수 있었던 곡인데, 힘찬 아르페지오로 시작한 곡은 프레 드 라 따블로, 즉 공명통 가까이에서 뜯음으로써 내는 금속성에 가까운 소리ㅡ내게는 류트나 하프시코드와 비슷하게 들렸다ㅡ가 나는가 하면 뒷부분은 아름답고 우아한 글리산도가 분위기를 한층 더 신비롭게 만들어주었던 곡이다.

 


P. Hindemith Sonate


힌데미트 (1895-1963)는 독일을 대표하는 현대음악 작곡가로 초기의 작품 경향은 표현주의적이고 신즉물주의적이었으나, 이 곡을 썼던 1940년 무렵에는 전통파괴적 성향을 접어두고 전통적, 고전적 작품으로 회귀하던 시기이다. 그런 만큼 현대곡의 난해함은 보이지 않고 청중들이 감상하기에 편안한 곡이다. 또한 그가 연주자(바이올린과 비올라)로서 음악계에 입문을 한 영향인지 대체로 그의 작품들은 '연주의 즐거움'이 배어나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작품 자체도 물 흐르는 듯 유려하고 청중과의 교감을 중시한 그가 쓴 곳이라는 점에서 이 하프 소나타의 의미는 더 크게 다가온다.

제 3악장은 독일의 시인 '루드비히 크리스토프 하인리히 횔티'의 시에 붙인 가곡 '저녁노을'의 주제를 차용했다.



Mäßig Schnell





힌데미트로서는 전통파괴적 성향을 접어두고 전통적, 고전적 작품으로 회귀하던 시기의 곡이라는데 내가 듣기엔 이영우 피아니스트의 연주회가 꽤나 생각나던 걸. 그 정도의 현대성?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군데군데 동양적 느낌을 불러 일으키는 음들이 사용되었다. 


Lebhaft





2악장에서 역시 중국풍의 느낌이 살짝 스친다. 1악장에 비해 화려한 아르페지오가 펼쳐지는 곡이다.


Sehr Langsam





3악장에서는 높고 꼿꼿한 소나무가 떠올랐는데, 독일이면 자작나무이려나. 청량한 숲이 떠오르는 것은 이 곡이 주는 명상적인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위 동영상의 2분 45초에 가면 벨소리 처럼 몹시 맑은 소리가 나는데, 이것은 왼손의 손바닥이나 오른손의 집게 손가락으로 현의 1/2 지점을 살짝 누른 상태에서 엄지 손가락으로 현을 뜯어 소리를 내는 하모닉스로 연주한 것인 듯 싶다. 하프 한 대에서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소리가 나서 즐거웠다.


 

B. Andres Parvis

 

 1941년 프랑스 벨포트에서 태어난 하피스트 겸 작곡가인 안드레스는 브장송, 스타라스부르, 파리콘서바토리에서 음악을 공부하였으며, 특히 파리 콘서바토리에서는 하프 부문 1등상을 받기도 하였다. 프랑스의 지역 콘서바토리에서 하프를 가르치는 자격을 소유한 그는 파리 전역에서 하프를 가르쳤고, 하프 교수법에 대한 여러 책을 출판하기도 하였다. 앙드레는 1969년부터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니의 솔리스트였을 정도로 하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작곡가이다. 작곡가로서 수많은 하프 독주곡과 하프 연주를 위한 다양한 합주 형태를 만들어 냈으며 또한 멜로디틱한 곡을 제작하였는데 이는 당대의 멜로디가 흐릿하고 리드믹하기만 한 곡들 사이에서 청중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위한 그만의 작곡 노선으로 볼 수 있다.





이 연주 참 좋았다. 일단 오상은 님의 하프가 이 동영상의 하프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기둥부분이 황금색이어서 훨씬 화려하고 고풍스럽고 기품있어 보였다. 이 연주가 좋았던 이유는 작곡가 앙드레 본인이 하피스트여선지 딱 들어도 하프를 너무나 잘 아는 분이 쓴 곡 같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시작 부분은 공포영화 앞 장면인 듯 비밀스럽고 음산한 것이 아... 지금 보니 현대작가라서 그런가 싶네. 암튼 그런 분위기가 진행되다가 1분 42초에 깜짝 놀랐는데, 바로 튠 키로 사운드보드였나 옆의 몸통이었나, 암튼 그 부분을 두드리며 퍼커션 소리를 내셨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곧이어 오른손의 손톱으로 현을 긁어 소리를 내었는데, 그 부분은 크로마하프 연주를 듣는 느낌이 났다. 어렸을 때 집에서 켜고 놀곤 했던 크로마하프는 손가락에 핑거피크를 끼고서 연주 했는데, 하프는 손톱으로 그 효과를 낸다는 점이 다채로웠다. 그래선지 소리가 비슷하지만 크로마하프에 비해 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두 분의 하피스트가 찰떡 같은 호흡을 보여주셨어서 보는 입장에서도 짜릿했다. 이 곡이 끝난 후 오상은 님 하프의 줄이 끊어져서 인터미션 내내 함께 연주하셨던 박수원 님께서 줄을 갈아끼워 주셨다. 여러 대의 하프 연주는 들어본 적이 없지만, 이렇게 두 대의 하프로 호흡을 맞추는 곡도 좀 더 많으면 좋겠다. 색달라서 몹시 즐거운 연주였다.





검색하다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번 하프버전을 찾아서 유레카!를 외쳤다. 어제 찾은 카프리스 24 하프는 오케스트라의 반주와 함께 하는 여성 하피스트의 연주였는데, 이렇게 남성 하피스트의 연주로 들어도 좋네. 언제 기회되면 카프리스 24 시리즈를 찾아 보아야겠다. 그런데... 하프로 듣는 카프리스는 참 낭만적이지만 귀에 익어서 그런가 바이올린 소리가 좀 더 임팩트가 큰 것 같다.



Intermission

 

 

G. Mahler Adagietto (from Symphony No.5)

 

1860년 보헤미아 칼리슈트에서 태어난 말러는 어린시절부터 음악적 재능을 나타내 음악교육을 받고 빈 음악원에 입학하게 된다. 말러는 음악원 졸업 후 지휘자로서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하게 되는데 1984년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작곡가 경력이 시작된다. 말러는 방대한 편성과 거대한 구성의 교향곡 9곡을 완성하여 후기 낭만파의 화려한 양식 속에서 독일의 전통을 꽃피게 했는데, 가곡 분야에서도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등 뛰어난 작품을 남겼다. 교향곡과 가곡에 한정된 작품, 더군다나 이질적인 두 분야가 훌륭히 융합되는 예는 음악사상 드문 일이다.

말러의 <교향곡 5번>은 말러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연주횟수가 많은 편에 속하는 작품이다. 1901년과 1902년 여름휴가 때에 작곡된 곡으로 말러가 알마 쉰드러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 해였으며, 첫딸을 얻은 말러로서는 행복한 해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곡은 타악기와 관악기가 등장하지 않는 현악기만으로 작곡된 것이 특징이다. 말러 애호가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는 곡 중 하나이며, 최근에는 솔로 악기와 피아노로 편곡되어 많이 연주된다.

오케스트라 연주 중에 하프가 주선율을 연주하는 곡이며 피아노로 편곡되었지만 하프와 트럼본의 조화가 신선한 곡이다.





거 참 이 곡은 뭐라고 해야 할 지. 말러의 교향곡 5번 중 아다지에토를 하프+트럼본 조합으론 들어 본 적이ㅡ당연히ㅡ없었다. 그래서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생각보다 트럼본의 소리가 하프와 상당히 잘 어울려서 더욱 놀랐다. 트럼본은 미국에 있을 때 친했던 친구가 연주했던 악기여서 매주 연주회 때마다 집중해서 듣곤 했는데도, 트럼본의 소리가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느끼하지 않으면서 풍성하게 부드러운 음을 내는 트럼본의 매력이라니. 언제 기회 된다면 트럼본 독주회를 듣고 싶은데. 희귀 악기 독주회는 접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아쉽다. 좀 자주 들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암튼 이 곡 듣고 트럼본의 구조가 또 궁금해져서 집에 와서 트럼본 검색에 잠시 빠졌더랬다. 오상은 하피스트께서는 군데군데 신기한 조합과 연주를 많이 보여주셨어서 연주회 내내 서울 처음 올라온 시골사람처럼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참 즐거웠습니다.


 

C. Debussy Danse sacrée et danse profane

 

1862년 파리 근교의 생제르망 레이에서 태어난 드뷔시는 시인 베를렌의 의모인 모테 부인에게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아 음악교육을 받게 되며 이후 파리음악원에 입학하게 된다. 말라르메의 시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목신의 오후》에 의한 전주곡을 통해 인상주의 음악가로 유명세를 탔으며 이후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바다》 등을 통해 대가로서 명성을 확고히 하게 된다. 드뷔시의 음악은 후기 낭만파 음악에 대한 일종의 도전이었다. 또한 고전음악의 형식을 무너뜨려 몽환적 인상을 감각적으로 나타내 음악적 표현에 대한 근본적 변혁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받는다.

이 곡은 악기제조사인 플레알사가 자신들이 개발한 크로메틱 하프를 위한 곡을 드뷔시에게 의뢰하면서 씌여지게 된다. 하지만 전통적인 하프에서 더 자주 연주되는데, 이는 크로메틱 하프가 다루기 어려워 음악시장에서 도태되었기 때문이다. 총 2악장 구성 중 1악장인 '신성한 춤곡'은 느리지만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며, 포르투갈의 작곡가 라세르다의 피아노 작품과 에릭사티의 짐노페디의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2악장인 '세속적 품곡'은 빠른 라장조의 왈츠로 7음계의 하강과 같은 원시적 효과를 통해 조화로운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다. 악장 사이의 짧은 적막을 두고 우아함과 경쾌함의 대비를 느낄 수 있으며 드뷔시의 하프에 대한 이해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와... 확실히 5분 15초부터는 에릭 사티의 느낌이 나네. 이 곡에 대한 프로그램북의 설명을 미리 읽으면서 포르투갈에서 방문했던 고성들이 떠올랐는데, 앞부분에선 그런 느낌이 나서 즐거웠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한여름이긴 했지만 또한 한낮이었는데, 신비로운 여름 밤에 리스보아의 고성을 방문하면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리우면서도 즐거웠다.


 

M. Ravel Introduction et Allegro


이 작품은 두 하프 제작회사의 경쟁의식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1903년 Pleyel이라는 하프 제작회사는 페달이 달린 하프를 개발하고 그 하프의 특징인 화려한 음향이 돋보일 수 있는 작품을 드뷔시에게 의뢰해 <목신과 제물들의 무곡(Danses Sascre et Profanes)>이 발표되었다. 거기에 위기를 느낀 재래식 하프 제작회사 Erard는 라벨에게 재래식 하프에 맞는 작품을 의뢰해 탄생한 곡이 바로 이 곡이다.

라벨 자신은 게으름을 피우다 시간에 쫓겨 급히 만든 이 작품을 홀대하였으나 후대 음악인들은 사랑하고 자주 연주한다.

"하프를 위한 플루트, 클라리넷, 그리고 현악 4중주"의 7중주 편성으로 마치 하프협주곡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며 ,그의 작품들 중에는 드물게 즉흥성과 신선미가 있다.





이 곡은 김기경 피아니스트와 함께 하셨는데, 김기경 피아니스트는 반주하시는 실력이 상당히 빛났다. 튀지 않으면서 피아노의 파트에서는 부드러우면서도 침착하고 기품있게 연주하셔서 인상 깊었다. 화려한 글리산도를 비롯해 다양한 연주법을 즐길 수 있었던 연주였다. 근데 오상은 님은 손을 참 예쁘게 쓰시는 것 같아. 연주회를 다니다 보면 시기별로 집중하는 것이 이동하곤 하는데, 최근 손모양에 꽂혔다. 주로 집중해서 보는 손모양은 피아니스트의 손인데, 하피스트의 손 동작이 이렇게 다채롭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연주회를 즐기는 다양한 포인트 중 한 가지를 더 발견하게 되어 기쁘다.





프로그램북 노트에 있듯 이 곡은 7중주곡이기에 유툽을 검색하면 대부분 위와 같은 7중주 연주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음. 이렇게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검색하면서 들은 것과 비교하면 오상은 하피스트의 연주는 가까이서 들어서 그런 건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음의 강약 표현이 아주 뛰어나셨다. 하프 독주회는 처음 들은 것이라 내가 들은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부분에선 마치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연주하는 것 같은가 하면 이내 바로 앞에서 하는 것 처럼 음량 조절이 자유자재로 들렸기 때문에, 아련한 환상의 세계로 갔다가 다시 가까이로 다가왔다가 하며 낭만적인 분위기에 휩싸였던 시간을 보냈다.


이 공연을 듣고 나서 틈만 나면 하프 검색 삼매경에 빠져 있다. 검색하니 하프 공연은 작년 말에 많이 있었을 뿐 현재는 진행 중인 것이 없다. 듣고 싶은데... ㅠ 오디오가이 같은 곳에서 하프 독주회 한 번 열어주시면 좋겠는데 말이다. 신기한 악기여서 기대는 했지만 내 기대를 훨씬 넘어선 하프의 매력을 보여주신 오상은 하피스트 정말 고맙습니다. 많은 하피스트분들의 독주회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하프 Harp길이가 서로 다른 현들이 삼각형의 틀에 끼워져 있는 발현악기.




1. 하프의 구조


하프 현의 아래쪽 끝부분은 단단한 나무에 뚫린 구멍에 연결 되어 있으며 이것은 사운드보드(soundboard)의 중앙으로 이어진다. 사운드보드는 보통 가문비나무로 만들어지며 두께는 10mm 정도로 콘서트용 하프 현의 전체에서 오는 730kg이나 되는 장력을 견뎌야 한다. 길이가 183cm 정도 되는 수직 기둥의 속은 비어 있으며 그 내부의 7개의 막대는 공명통 아래의 7개의 페달과 연결되어 있다. 7개의 막대는 액션을 거쳐 목(neck)의 디스크로 연결되며 목 아랫부분에서 그 연결부분을 볼 수 있다. 하프의 넓이는 1m에 가까우며 무게는 약 35~38kg이다.

하프 목(Neck)의 우아한 곡선은 음향학적인 이유에서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이것은 기둥과 36°의 경사를 이루고 있는 공명통의 밑부분에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하는 현의 길이에서 왔다. 한 옥타브 위의 음을 얻기 위해 현의 길이가 1/2이 되어야 하는 원리에서 온 것이다. 붉은색의 C현은 옥타브 간격으로 배열되어 있으므로 가장 높은 음역의 C현과 그 아래 음역의 C현은 옥타브 관계이다. 따라서 음향학적으로 한 옥타브 낮은 현이 되려면 현의 길이가 2배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하프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높은 음역에서 낮은 음역으로 갈수록 현의 굵기가 굵어지기 때문에 옥타브는 대략 1:1.8의 길이로 되어 있다. 또한 더 낮은 현으로 갈수록 그 비율이 작아지며 그것은 현의 무게를 증가시켜 길이가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다.


2. 하프 페달의 구조



2단 하프 페달의 배치 2단 하프 역시 1단 하프처럼 페달이 배치되어 있다




페달을 밟지 않았을 때(♭-flat)




1단 페달을 밟았을 때(♮-natural)




2단 페달을 밟았을 때(♯-sharp)


와... 하프 페달이 2단이나 있었을 줄이야! 이건 보고도 몰랐다. 앞면 만도 간신히 본 것이어서.



페달을 밟으면 기둥 안의 막대를 통해 액션으로 전달되고 이 액션 장치를 통해 디스크가 움직인다. 1단 페달을 밟으면 2개의 디스크 중에 위의 디스크가 돌아가고 또다시 1단을 밟으면 밑의 디스크도 함께 움직여 현의 길이는 더욱 짧아지게 된다. 이것은 현의 길이와 음고가 반비례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디스크가 돌아가면서 현의 길이가 짧아져 음고가 높아지게 된다. 그러므로 플랫() 상태가 현이 가장 느슨한 상태라 할 수 있다.

페달을 밟으면 옥타브 연결부를 통해 같은 옥타브의 디스크가 모두 함께 돌아간다. 예를 들어 도(C) 페달을 밟으면 액션과 연결부, 옥타브 연결부를 통해 모든 도 음의 디스크가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C음과 C, 혹은 C음과 C, C음과 C의 음들을 한 번에 소리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프의 현은 옥타브 연결부를 통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같은 음이름으로 된 현을 각 현마다 다르게 조율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 하프 페달의 작동 원리

하프의 붉은색 줄도(C)음으로 페달의 위치에 따라 붉은색 현이 연결된 디스크의 포크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프 구조에 대한 설명과 사진 출처: 네이버 악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75124&cid=58160&categoryId=58160






하프 연주법: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75126&cid=58160&categoryId=58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