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후천적 자연 KOO HYUNMO: Acquired Nature>
* 일시: JUNE 20 - AUGUST 3, 2018
* 장소: P K M GALLERY
* PKM Gallery Homepage: http://www.pkmgallery.com/exhibitions/2018-06-20_koo-hyunmo/
PKM 갤러리 본관에선 다른 작가 작품들이 상설전시(Permanent Exhibition)으로 되어 있고, 구현모 님의 작품들은 본관 엘리베이터로 이동하여 바깥으로 연결되어 있는 별관에서 전시 중이다. 이 포스팅에선 본관에서 있는 전시도 함께 싣는다. 구현모 님 작품들을 검색해서 간 전시이긴 한데 다른 훌륭한 작가분들의 작품들도 함께 볼 수 있어서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Lee Bul
Untitled (Willing To Be Vulnerable-Velvet #6 DDRG14GS)
2017
Mother of pearl, acrylic panel, PVC panel, acrylic paint, collage on silk velvet
104.8 x 139 x 9.3 cm
얼마 전 내 공간 일기에 썼었지. '이불 님 작품 보고 싶다'고. 그런데 PKM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어 기뻤다. 내가 전에 본 이불 님 작품들은 거의 거울로 작업을 하신 것이었는데ㅡ는 몇 작품 못 보았다. 워낙 대형 설치 작품들을 하시는 편이라 한 번에 전시 작품 갯수가 많지 않은 분이다ㅡ 이 작품은 그런 면에선 이전 이불 작가의 작품들과 좀 달랐지만 이상하게 느낌이 비슷했다. 그래서 혹시...? 하고 봤는데 역시 이불 작가셔서 기쁘고 즐거웠다.
인위적이고 신비롭고 차갑고 아름다운. 내게 이불 작가의 작품은 그런 이미지다.
Kwang-Young Chun
Aggregation18-JA010
2018
Mixed media with Korean mulberry paper
151 x 151 cm
이름 영문 표기법 좀 통일했으면 좋겠어요.ㅠ 완전히 다른 이름들이 된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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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 모자에 흰색 모시 적삼 차려입고 환자 진맥 보시던 할아버지 모습이 더없이 근엄해 보였죠. 약봉지에 초서로 처방전을 휘갈겨 쓰시고는 노끈으로 다섯 개씩 묶어서 주면 아낙들이 코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는데, 그 풍경이 화가로서 가장 절박한 처지에 놓였을 때 떠오른 겁니다."
스티로폼 잘라 한지로 싸고 묶는 작업을 두고 화단에선 "미쳤다"고 했다. 평론가 이일(작고)만이 '언젠가 사고 한번 치겠군' 했을 뿐이다. 1997년 박영덕화랑과 함께 나간 시카고 아트페어에서 진짜 사고를 쳤다. 구식의 삼각 약봉지로 빚어낸 새로운 미감(美感)의 조형물을 보려고 관람객이 줄 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유엔본부와 록펠러재단, 호주국립현대미술관, 런던 빅토리아&알버트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했다. 2년 전엔 할리우드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이 미국 마이애미 비치에서 열린 아트 바젤에서 전광영 작품 두 점을 29만달러(약 3억4000만원)에 구입했다. 캘리포니아대 미술사학과 교수인 존 웰치만은 "일본의 쿠사마 야요이 작품이 어린 시절 학대와 연관된 환각 증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전광영의 주머니(삼각 봉지)는 건강한 노스탤 지어로 물든 역사적 순간에 대한 모방적 수행이었다"고 썼다.
가까이서 본 모습. '스티로폼 하나하나를 한지로 정성스레 싸서 끈으로 동여매는 작업'.
Olafur Eliasson
Infinite conversation (Lunar infinity)
2017
31 glass spheres, silver, stainless steel, paint(black)
73 x 188.5 x 20.5 cm
올라퍼 엘리아슨♥ PKM 소속 작가다. 올라퍼 엘리아슨 전시는 재작년 리움 미술관과 작년 PKM갤러리에서 했던 개인전 두 번을 보았는데, 작년 전시는 포스팅을 하지 않았네.ㅠ 엘리아슨의 작품은 한 눈에 알아 보았다. 그의 작품이 아닐 수 없지! 폼이 난달까. 좀 스케일이 크고 수학적 균형미가 있으면서도 낭만적이고 무엇보다 아름다워서 몹시 좋아합니다.
Kwang-Young Chun
Aggregation18-JA013
Mixed media with Korean mulberry paper
151 x 151 cm
이젠 기억해야지, 천광영 화백의 스타일.
Olafur Eliasson
Commitment window (Unique)
2018
Stainless steel, colored glass (yellow, blue, green orange, pink, transparent), color-effect filter glass (green, orange, yellow), mirror, gold, paint (dark grey)
85 x 85 x 30 cm
이것 봐. 또 올라퍼 엘리아슨이지. 엘리아슨의 작품은 어김없이 한눈에 맘에 쏙 들어온다. 이 작품은 게다가 따끈따끈한 2018년 신작이군! PKM 갤러리 덕분에 엘리아슨의 작품을 계속 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
Darren Almond
Fullmoon@Wall (Ed. 5/5)
2007
C-print onto Aluminum
128 x 128 cm
Darren Almond
Fullmoon@Loch (Ed. 5/5)
2007
C-print onto Aluminum
128 x 128 cm
내가 사진에 크게 열광하는 편은 아니긴 하다만... 대런 아몬드 Darren Almond 작품은 조각과 필름, 사진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시간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탐구할 뿐 아니라, 사물과 장소, 상황의 상징적이고도 정서적인 잠재력을 활용함으로써 개인과 우주의 공명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이라 한다. 이런 특징들을 모르고 보아도 아늑하고 아련한 느낌 속에 시간이 정지하는 듯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이 없는 풍경 사진을 보게 되면 사진 속의 나무나 바위, 물 등의 자연에 감정을 이입하게 되곤 해서, 인물사진과는 확연히 다른 감상이 된다.
Yun Hyong-keun
Burnt Umber & Ultramarine
1973
Oil painting on paper
36 x 34 cm
Yun Hyong-keun
Burnt Umber & Ultramarine
1973
Oil painting on paper
52 x 38 cm
Yun Hyong-keun
Burnt Umber & Ultramarine
1980
Oil painting on linen
207.7 x 80 cm
KIAF가 대단하긴 대단하다. 키아프에서 본 작품들은 인상에 깊게 남으니 말이다. 작년 키아프 때 반한 윤형근 화백의 작품이다. '번짐의 미학' 윤형근 화백. 앞의 두 작품은(원래 한 작품 더 있다. 내가 안 찍었을 뿐) 종이에 유화로 그린 것인데, 역시 번짐은 린넨이 더 아찔하다. 작년 KIAF 후기는 http://vanodif.tistory.com/1054?category=363389 에 있으며, 그때 쓴 글을 이리로 옮겨 적는다.
김환기 화백의 사위인 윤형근 화백은 장인의 점화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그의 그림은 캔버스에 유화로 그렸음에도 서예나 묵화를 연상시키는데, 작가 본인이 자신의 그림은 추사 김정희의 서체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린넨으로 된 생지의 캔버스 위에 청색과 다색을 테레핀유와 린시드유로 혼합해 여러 번 겹쳐 바르면, 천연 마포의 색이 그대로 살면서 물감이 천으로 스며들어 번지는 효과를 낸다. 하여 이 작품은 멀리서 감상함으로 '네모난 색면 속에 대담함과 단정함이 함축된 숭고미를 보여준다'라는 그의 작품 특성을 즐기는 것도 좋겠고 또 가까이에서 감상함으로 물감이 화폭에 스며들고 번지는 것을 감상할 수도 있다. 가공하지 않은 린넨 캔버스를 사용한 것과 작품의 단순한 구도/형태에서 원천적인 자연의 현존을 추구한 것으로 평가 받는데, 그 린넨, 즉 아마포는 부여와, 더 과거로는 고대 이집트 초기왕조 시대에까지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천이다.
캔버스 옆면의 번짐마저 심장을 긁는 것 같다.
Hyunjin Bek
Painting 2-01 for UnemploymentBankruptcyDivorceDebtSuicide Rest Stop
2017
Oil on paper for oil paint
130 x 230 cm
What a title!
별관 가는 길
이제부터 구현모 님 작품들
KOO HYUNMO: Acquired Nature
구현모 KOO HYUNMO
Planet K18-1/ Fixed Moon
2013-18
Poly, epoxy, acrylic
15(d) cm
구현모 KOO HYUNMO
구름 Cloud
2016-18
Urethane, epoxy, acrylic
36 x 40 x 25 cm
구현모 KOO HYUNMO
인공숲 Artificial Forest
2018
Stainless steel, brass, stone, mixed media
Dimention variable
구현모 KOO HYUNMO
Paintings & Drawings
구현모 KOO HYUNMO
Lazy Stone
2018
Jade, brass
10 x 10 x 19 cm
구현모 KOO HYUNMO
느티나무 Zelkova
2016
Brass
Dimension variable
구현모 KOO HYUNMO
Universe
2018
Acrylic on PVC
32(d) cm
구현모 KOO HYUNMO
Untitled
2016
Brass
34 x 29 x 14 cm
구현모 KOO HYUNMO
후박나무 Macrantha
2018
Brass, plywood
250 x 220 x 220 cm
구현모 KOO HYUNMO
숲 Forest
2017
Brass, stainless steel
25.5 x 15 x 27 cm
구현모 KOO HYUNMO
낙상홍 Ilex Serrata
2016
Brass
34 x 64 x 42 cm
구현모 KOO HYUNMO
Planet K18-2/ Fixed Moon
2013-18
Poly, epoxy, acrylic
20(d) cm
구현모 KOO HYUNMO
On the Ground
2018
Stainless steel, walnut, urethane foam
20 x 23 x 30 cm
구현모 님의 작품들은 벽에 설치된 경우 그림자까지 연결해서 감상해야 할 것 같다. 위의 작품은 아래의 그림자 뿐 아니라 햇살로 인해 위로 생기는 빛그림자까지 굉장히 매혹적이다.
구현모 KOO HYUNMO
벽구조 Wall Structure
2018
Brass, stainless steel
Dimension variable
구현모 KOO HYUNMO
Small Pieces
구현모 KOO HYUNMO
중력장 Gravity
2018
Walnut, epoxy
Dimension variable
KOO HYUNMO: Acquired Nature
June 20 – August 3, 2018 | PKM+
40, Samcheong-ro 7-gil, Jongno-gu, Seoul, Korea | T. 02 734 9467
PKM Gallery is pleased to present Acquired Nature, a solo exhibition by the artist Koo Hyunmo, an artist celebrated for his distinct poetic lyricism and spatial approach and methodology to material. This solo exhibition, held in 4 years since Koo’s last solo exhibition Sajik-dong held at PKM Gallery in 2014, stages a comprehensive outlook on the artist’s recent oeuvre, from Koo’s new installations and sculptural works to his drawings and maquettes that sketch out the fragments of the artist’s ideas and work production process.
Koo’s penetrating works blur and traverse between the boundaries of two seemingly dichotomous concepts such as reality and fiction, and principle and phenomenon. While Koo reels in places from his personal memory or home into the public space of the exhibition and refresh our recognition of what is public and private, inside and outside, and space and time, he also transforms natural or everyday materials such as paper, branches and stones into works of art. This flexibility enables the audience to become involved in the interpretation of the work in a more free manner, and partakes in the ‘temporal’ journey of his work.
This exhibition is meaningful in that Koo explores beyond the works he has previously presented, expanding his worldview concerning ideas of “artificial and natural”. In the age of ‘Anthropocene’, where human activities become an important element in the changes that take place in the global environment and manmade objects actually become nature in daily life, the artist throws endless questions as if the distinction between artificial/art work and nature is still effective.
Koo’s work presented in Aquired Nature delicately weaves together fragmets of nature infiltrated in human life, such as wind, moon and clouds, contextualizing itself in ‘posthumanism’ which envisions the coexistence of human and nature. Artificial but not unnatural, his ‘aquired nature’ in this exhibition reflects the site-specificity of the PKM Gallery annex where the gallery’s large glass window fully captures nature. In this context, Aquired Nature offers a special opportunity through which to meditate upon the relationship between human and nature.
Koo received his BFA degree in Ceramics at Hongik University and BFA in Sculpture as well as MFA under the direction of Professor Martin Hornet at Dresden Academy of Fine Art. Koo mainly works in Berlin, Liepzieg, Dresden, etc., and has participatd in exhibitions held at leading art institutions in Korea including Arko Art Center, Sungkok Art Museum, OCI Museum of Art and Art Center NABI. In 2009, Koo received the Art Award from MPI-CBG, the birthplace of Nobel laureates as well as an institution devoted to encouraging interdisciplinary research in the fields of basic science, humanities and arts. Koo’s work is in the collection at Staatliche Kunstsammlungen Dresden.
구현모: 후천적 자연
KOO HYUNMO: Acquired Nature
June 20 – August 3, 2018 | PKM+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40 | T. 02 734 9467
PKM 갤러리는 특유의 시적 서정성과 재료에 대한 공감각적 접근 방식으로 주목 받아온 구현모(b.1974) 작가의 개인전 '후천적 자연(Acquired Natur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4년 PKM갤러리 개인전 '사직동' 이후 4년만에 열리는 개인전으로 설치와 조각 신작에서부터 작가의 아이디어 단상과 작품 제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드로잉과 마케트(maquette; 작품의 준비 모형)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근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아우른다.
구현모는 실재와 허구, 원리와 현상 등 표면상 이분법적으로 보이는 두 개념의 경계를 흐트러트리거나 그 사이를 오가는 작업을 예민하게 선보여왔다. 집 또는 개인적 추억의 장소를 전시장이라는 공적 공간으로 불러들여 공과 사, 안과 밖, 시공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한편, 종이, 나뭇가지, 돌멩이 등 자연적이거나 일상적인 재료들을 미적 작품으로 전환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유연함으로 인해 관객은 보다 자유로이 작품의 해석에 개입하며 그의 작업의 '시간'적 여정에 함께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이전에 발표한 작업들에서 나아가, "인공과 자연"이라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 확장된 작가의 세계관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류의 활동이 지구환경의 변화에 주요한 원인이 되고, 인간의 가공품이 일상의 자연이 되는 '인간의 시대(Anthropocene)'에 작가는 인공/예술품과 자연의 구분이 여전히 유효한지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바람, 달, 구름 등 인간의 삶에 스민 자연의 모습을 조심스럽게 엮어낸 구현모의 이번 작업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꿈꾸는 '포스트휴머니즘'의 맥락과도 맞닿아 있다. 본 전시를 통해 공개되는 인위적이지만 작위적이지 않은 그의 '후천적 자연'들은 통유리창 너머 자연을 오롯이 담아내는 PKM 갤러리 별관의 장소적 특성과도 어우러져 관객으로 하여금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고하는 특별한 계기를 선사하게 될 것이다.
구현모는 홍익대학교 도예과와 드레스덴 예술학교(Dresden Academy of Fine Art) 조소과를 졸업하고, 마틴 호너트 교수(Prof. Martin Hornet)에게서 마이스터슐러 학위를 취득했다. 독일의 베를린,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으며, 아르코미술관, 성곡미술관, OCI미술관, 아트센터 나비 등 유수의 미술기관에서 개최하는 전시에 참여했다. 2009년에는 노벨수상자들의 산지이자 기초과학, 인문학, 예술 등 다학제 간 연구를 독려하는 막스플랑크연구소(MPI-CBG)에서 미술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작품은 드레스덴 국립미술관(Staatliche Kunstsammlungen Dresden)에 소장되어 있다.
http://www.pkmgallery.com/exhibitions/2018-06-20_koo-hyunmo/press-rel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