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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미술 전시] 좌혜선 - 가장 보통의 이야기 Haesun Jwa - The Most Ordinary Stories @ 아라리오 갤러리

by Vanodif 2018. 7. 24.





<좌혜선 개인전 - 가장 보통의 이야기 Heasun Jwa - The Most Ordinary Stories>

* 일시: 2018년 7월 5일 - 8월 19일

* 장소: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관


* 아라리오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arariogallery.com/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삼청은 7월 5일부터 8월 19일까지 젊은 한국화 화가 좌혜선의 개인 전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개최한다. 이번 개인전에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먹고 사는 이야기”를 주제로 채색화 작품 7점과 처음 선보이는 15점짜리 목탄 드로잉 연작, 손으로 직접 쓴 짧은 소설 15점 등 37점이 전시된다. 


좌혜선 작가는 장지에 분채를 밀도 있게 여러 겹 덧칠하고 다시 닦아내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 으로 먹고 살며 일하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들을 그려왔다. 부엌의 풍경과 그 안에 있는 여성의 모습, 누군가를 기다리고 일을 하고 퇴근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 생계와 가장 밀접한 현실뿐 아니라 사람 간 관계와 책임을 이야기함으로써 공감을 얻고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지금까지 천착해오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적 삶을 주제로 ‘가장 보통의 삶’ 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1층 전시장에서는 유난히 어두운 바탕의 채색화들이 관람객 을 맞이한다. 거리에 서있거나, 어딘가를 바라보고, 걸어가고 있지만 누구인지 명확히 알아볼 수 는 없는 그림 속 인물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사연들을 추측하고 만들어나가도록 한다. 또한 현실과 기억 속 장소가 공존하는 풍경, 그리고 빛과 어두움의 강렬한 대비는 우리에게 평소 익숙한 장면을 낯설게 하며 풍부한 내러티브를 형성한다. 


좌혜선은 지하 1층 전시장에서 작가로서 처음 시도하는 목탄 드로잉 연작 15점과 짧은 소설 작 업 15점을 선보이며 시각언어를 넘어 문자언어로까지 이야기 전달 방식을 확장한다. 100호 크기 의 종이에 반복해 선을 긋고 손으로 문질러 만들어진 흑백의 풍경 드로잉은 각각 단편적인 삶의 모습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들이 하나로 이어져 만들어진 가로길이 2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파노라마 풍경과 인물들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목탄드로 잉과 함께 전시된 15편의 소설 작업들은 작가가 방문미술교사로서 가정집에 드나들었을 때 실제 로 봤거나 전해 들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쓴 짧은 1인칭 소설들이다. 각기 타인의 손을 빌어 쓰 여진 이 이야기들은 <가장 보통의 이야기>라는 제목과 달리 결코 평범하지 않은 현실의 단면들을 실감나게 보여줌으로써 삶에 대한 역설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드로잉과 소설 속 서로 다른 개인의 이야기들이 한 자리에 모여 들려주는 전체의 이야기는 우리가 속한 외롭고도 쓸쓸한 사회상 그 자체이기도 하다. 작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통해, 매일 무심코 사는 삶이면서도 사실은 가장 닿기 어려운 삶의 모습인지도 모를 ‘보통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좌혜선 작가는 제주에서 출생하여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을 졸 업했다. 2010년 제1회 개인전과 2015년 제2회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2010년 대만 국립국부기념관, 경기도 안산 단원전시관, 2012년 서울 이랜드스페이스, 2016년 아라리오뮤지엄 제주의 그룹전 등 에 참여하였다. 


* 출처: 아라리오 갤러리 홈페이지 자료: 

http://www.arariogallery.com/common/up_images/Exhibitions/pdf/exh_pdf_korea_299.pdf

→ 이 페이지에 가면 좌혜선 화가의 작품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좌혜선 Haesun Jwa

산책 3 Wwalk 3

2015

pigment on Korean paper

116 x 20 cm





좌혜선 Haesun Jwa

출근길 The Morning

2018

pigment on Korean paper

53 x 41 cm




좌혜선 Haesun Jwa

귀가 3 Going Home 3

2018

pigment on Korean paper

53 x 41 cm




좌혜선 Haesun Jwa

귀가 2 Going Home 2

2018

pigment on Korean paper

73 x 53 cm



1층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작품.






달무리 표현. 은근한 색감.




좌혜선 Haesun Jwa

귀가 Going Home 

2018

pigment on Korean paper

53 x 41 cm




좌혜선 Haesun Jwa

형아 A Spring Day

2018

pigment on Korean paper

53 x 41 cm




좌혜선 Haesun Jwa

강변 Riverside

2018

pigment on Korean paper

41 x 53 cm








지하 전시실 작품 전체







평소 내가 올리는 작품들을 보면 알겠지만, 내가 '사람 냄새 나는' 작품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고독' 또한 주로 사람에 관련된 감정이니 특별히 선호하는 주제는 아니다. 그런 면에서 좌혜선 님의 작품 소재는 기실, 딱 내 취향이라 할 순 없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이라고 하는 구절의 표현에 대해 고등학생 때부터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리 관찰하고 생각해 보아도 세상에 '평범한 사람'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더란 거다. 한 사람이 삶을 살면서 모든 면에 있어 '평범함'을 갖춘다는 일이 얼마나 기적적인 일인가. 가령 평범한? 가정에 태어나 무난한? 학창시절을 보냈고 결혼해서 자식 낳고 큰 어려움 없이 살다 죽은 사람이 있다 치자. 그러나 그 사람은 대학을 다섯 번 떨어졌을 수 있다,. 그러면 그 사실 때문에 그 사람은 완벽한 평범에 속할 수 없다.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이 평범한데 병에 걸렸고, 다른 사람은 결혼을 하지 않았고, 누구는 자녀가 없고, 또는 자녀가 문제?를 일으키고, 배우자가 일찍 죽고, 큰 사기를 당하고, 사고를 당하고, 유산을 하고, 이혼을 하고 등등. 모든 면에 있어 '완벽하게 평범한'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일은 가만히 사람들을 보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에 다름 아니다. 아무리 평범해 보여도 그 속을 파고 들어가 이야기를 들어 보면 누구나 평범하지 않은 사연 한두 개 쯤은 품고 있지 않나ㅡ대체 '평범'이라는 것의 정의가 무엇인가? 그런게 존재하긴 하는가? 해서, 나는 '완벽하게 평범한 사람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ㅡ고등학생 때의 결론이다. 그리고 그 생각은 지금까지 더욱 확고해졌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매일 무심코 사는 삶이면서도 사실은 가장 닿기 어려운 삶의 모습인지도 모를 ‘보통의 삶'"이라는 위의 좌혜선 님 작품에 대한 설명의 구절이 마음을 울렸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한적했다. 그리고 조명이 다소 어두웠는데, 어두운 조명으로 인해 좌혜선 님 작품들은 한층 더 깊은 일상의 고독으로 감상자를 이끈다. 길거리건 공원이건 너무나 평범하게 볼 수 있는 장면과 그 속의 사람들 모습을 연필과 목탄으로 덤덤하게 그려간 작품들을 보면서 이상하게 마음 한 켠이 부드럽게 무너져 내렸다. 음악 없는 전시장은 고맙죠. 고즈넉한 전시실, 자신의, 혹은 한두 명 다른 감상자의 숨소리를 들으며 작품 속으로 더욱 진하게 빨려 들어가는 시간.


좌혜선 님 전시회에 가기로 결정한 것은 지하에 전시되어 있는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왼쪽부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한 해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맨 아래의 영상은 겨울부터 봄으로 찍었다. 흑백 목탄 작품이어서 언뜻 보면 잘 보이지 않으나, 자세히 보면 군데군데 사람들이 서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은 전혀 낯설지 않은 바로 나의 모습이 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신에 대한, 그리고 인생에 대한 관조적 통찰과 명상의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좌혜선 Haesun Jwa

가장 보통의 이야기 1-15 The Most Ordinary Stories 1-15

2017 - 2018

Charcoal on paper

161 x 1,965 cm

(161 x 131 cm each, from left to 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