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토스카>에 대한 설명은 http://vanodif.tistory.com/1008 를 참고하세요.
모바일로는 스압이 굉장하다 하니, 가급적 PC 버전, 혹은 링크된 싸이트 참고를 권합니다.
벌써 이틀이 지나긴 했는데;; 기억이 더 휘발되기 전에 짧게라도 후기를 휘리릭 써야겠다.
후기를 쓰지 않으면 시간이 지난 후 기억이 죄다 사라져서는.
무대: 성당과 언덕, 경시총감실과 감옥까지를 한 번에 표현 가능한 구조물을 재치있게 만들었다. 다소 현대화시킨 의상과 어울리도록 적당히 모던한 구조물이었다. 그런데 지난 번 보았던 <보리스 고두노프>의 무대가 충격적으로 화려했어서는, 그 이후 보는 오페라의 무대들이 다들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의상: 배경이 나폴레옹 시대인데, 현대의 와이셔츠와 무릎길이 치마를 입고 등장한 두 주인공은 좀 생뚱맞다 싶었다. 지난 번 <파우스트> 떄도 그러했고, 이렇게 시대와 일치하지 않는 의상은 내게는 좀 괴로운 요소인 듯 하다. 내용에 완전히 몰입하기 힘들어. 2, 3막 때의 토스카 의상은 아름다웠는데.
조명: 3막의 조명만 기억나는데, 이전에는 언덕이나 바깥을 표현하는 용도로 사용했던 성당 지붕 위 부분이, 조명 하나로 눈 덮인 길처럼 보이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마지막에 토스카가 감옥에서 뛰어내렸을 때, 핏빛으로 물든 하늘처럼 붉게 번지는 조명도 스토리에 잘 어울렸다.
음악: 연주가 상당히 좋았는데. 주로 대화와 많이 겹치진 않았으나, 가끔 가수분들이 레치타티보를 하실 때 겹치는 연주의 소리가 커서, 목소리가 묻히는 경우가 있어 속상했다. 유난히 성량이 큰 분들이긴 했지만서도. 연주 자체는 따로 들어 보고 싶었을 정도로 웅장하고 좋았다.
연출... 에 대해선 잘 모르겠어요. 토스카는 별로 공부하지 않았어서.
연기:
토스카 김라희 님.
성량깡패 중의 깡패인 분이셨다. 다른 분들 모두 성량이 엄청났었는데, 김라희 님은 오케스트라의 큰 연주마저 주저없이 뚫고 나오는 괴물성량을 지니셨어서 깜짝 놀랐다. 소프라노 드라마티코인 토스카에 이보다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싶도록 무겁고 깊고 어두운 음색을 지니신 점 또한 오페라 토스카의 매력을 한 층 더 끌어올린 요소라 하겠다. 이 분에 대한 이야기만 써도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은데...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서.;;
아쉬운 점 먼저. 스카르피아의 유혹을 거절하는 장면이나 스카르피아를 살해하는 장면에서 좀 덤덤해 보이셨달까. 그리고 기대하고 기대했던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는 유일한 아리아였는데, 음... 조금은 더 컬러풀한 노래를 예상했었는데, 처음부터 계속 강강강했어서 살짝 아쉬웠다. 김라희 님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강약의 변화보단 강강강인 부분이 많았어서, 마치 뮤지컬 <아이다>를 봤을 때 마냥 피곤한 점이 없지 않았다. 어쩌면 오케스트라의 연주 소리가 컸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셨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귀가 좀 힘들긴 했어.
그런데 김라희 님은 발성이 아주... 탁월하셨다. 다른 분들도 다 발성이 좋으셨는데, 김라희 님의 대사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또랑또랑하게 들려서는, 심지어 외국인보다 더 이탈리아어를 정확하게 들리게 하는 발성/발음인 것 같았다. 대사와 음악으로 구성된 오페라에 가장 중요한 재능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거기다 아까 언급한 성량이 얼마나 무시무시하냐 하면, 세상에나, 스카르피아에게 카바라도시를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부분에서, 땅에 거의 엎드렸을 뿐 아니라 코가 거의 땅에 닿을 것 같은 상태에서 노래하시는 데도, 귀로 들어서로는 서서 부르시는 것과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런 것이 가능하다니...! 고개를 옆으로 돌리건 심지어 뒤돌아 노래를 하실 때에도 소리가 줄어들지 않으며, 오케스트라가 절정의 연주를 해도 시원하게 뚫고 나오는 성량을 지니신 모습이 인상 깊다 못해 충격적이었다. 커튼콜 때 보니 김라희 님을 사랑하는 팬분들이 참 많은 듯 했는데, 정말 그럴 만 한 분이셨다.
카바라도시 신상근 님.
가수분들 성량과 실력이 다들 굉장했어서 뭐. 그런데 신상근 님은 그러고 보니 지난 달 보았던 국립오페라단의 <보리스 고두노프>에서 죽은 황태자 디미트리를 사칭하는 성직자 출신 망상가 그리고리를 연기하신 분이었다. <보리스 고두노프> 때도 목소리가 부드럽다 싶었는데, 이번 <토스카>에서 역시 몹시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려주셨다. 음색은 부드러운데 딕션이 좋으셔서 발음이 잘 들렸다.
스카르피아 박은용 님.
박은용 님 연기에선 사악하고 비열하다기 보단 점잖은 야망가로서의 스카르피아를 떠올렸다. 기실 이것은 대본 자체의 문제점인 것 같은데, 스카르피아가 '부드러운 말 같은 건 하지 않는다. 힘으로 빼앗는 것이 즐거움이다. 갖고픈 여자는 힘으로 가진 뒤 버리면 그만' 이라는 식의 말을 먼저 하는데, 나중에 토스카에게는 어쩌면 그토록 부드럽고 신사적으로 제안?을 하는지. 힘 만이 모든 가치라고 부르짖던 야망가로서의 앞의 대사와 뒤의 모습이 일관적이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어쩌면 박은용 바리톤께서는 그 점을 다 고려하여 다소 점잖은 비열함?을 보여주셨는지도 모르겠다.
그 외 가수분들 중, 초반에 등장하셨던 성당지기 최공석 님의 목소리가 참 좋았다. 바리톤이라는 기사도 있고 베이스라는 기사도 있네...? 베이스 같아 들렸는데. 최공석 님은 작년 대구 국제 오페라 페스티벌에서도 토스카의 성당지기를 맡으신 경력이 있는 만큼 한층 더 안정적으로 들렸던 것 같다.
그 외 그란데 오페라 합창단의 합창은 웅장하고 좋았다.
피곤해서 더는 못 쓰겠다...
<토스카> 후기는 아쉬우나마 이걸로 마친다.
2017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개막작, 무악오페라 토스카!
‘CF계의 스타감독’ 채은석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
유럽, 미국의 최고 무대에서 공연하는 세계적인 출연진!
‘CF계의 스타감독’ 채은석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
항상 기존 작품의 감동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움을 추구해온 무악오페라는 이미 지난 2012년 드라마 <궁>, <돌아온 일지매>를 연출한 황인뢰 감독의 <나비부인>을 통해 선보인 드라마와 오페라의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에 이어 ‘CF계의 스타감독’으로 불리는 채은석 감독의 연출로 감각적인 무대 연출을 선보일 것이다. 특별히 채은석 감독은 이번 작품 연출에서 사랑과 오해가 낳은 비극의 극치, 토스카의 스토리를 관객들이 잘 이해하고 더 극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인물들의 동선을 새로운 해석으로 표현할 예정이며, 이를 무대 디자인에도 고스란히 적용시켰다. 이번 무대는 푸치니 특유의 비장한 선율과 서정적인 화성을 한껏 증폭시키는 연출로 토스카를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채은석 감독은 지난 1998년 CF ‘019 아빠빠빠’ 연출을 시작으로 `KTF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LG생활건강 엘라스틴 했어요`등 다수의 CF와 영화를 촬영하며 기존 광고계에 새로운 돌풍을 불러온 바 있다.
유럽, 미국의 최고 무대에서 활약하는 세계적인 출연진!
2017 무악오페라의 <토스카>는 더블 캐스팅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유럽, 미국 등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한국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일반적인 “더블 캐스팅”의 방식과는 달리 무악오페라는 총 4회의 공연을 모두 한국 최고의 성악가들을 섭외하여 그 어느 공연을 보아도 매회 동일한 감동과 전율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한 캐스팅으로 준비하였다. 한국 오페라 지휘의 권위자인 최승한 지휘자가 지휘하는 <토스카>는 토스카 역에 소프라노 김라희, 손현경, 카바라도시 역에 테너 한윤석, 신상근, 스카르피아 역에 바리톤 박은용, 양준모가 더블 캐스트로, 안젤로티 역에 베이스 김남수, 스폴렛타 역에 테너 민경환, 성당 지기 역에 베이스 최공석 등 배역에 가장 적합한 성악가들을 비롯, 그란데 오페라 합창단과 명지초등학교 참빛 선교단,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출연, 매 회 동일한 감동과 전율의 무대를 보여줄 것이다.
놀라운 객석 점유율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최고급의 문화콘텐츠를 보급하여 우리 문화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무악오페라는 국내에서는 17년 만에 베토벤 오페라 <피델리오>(2009)를 무대에 올렸으며,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2010), <나비부인>(2012)으로 연이어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2014년의 <투란도트>는 객석 점유율 98% 이상의 기록을 세우며 성공적인 공연을 선보였으며 2015년의 <피가로의 결혼>을 통해 한국이 자랑하는 소프라노 홍혜경 을 비롯하여 뉴욕 메트오페라의 출연진 및 제작진과 함께 감동적인 무대를 보여준 바 있다. 이제 2017년의 <토스카> 역시 해외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출신의 정상급 성악가들을 영입하여 최고 수준의 오페라를 선보이며 멋진 감동의 무대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