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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et

[발레] <디스 이즈 모던 This is Modern> 2017 대한민국발레축제 by 유니버설 발레단 UBC @ 예술의전당

by Vanodif 2017. 6. 8.







유니버설 발레단:

 

http://www.universalballet.com/korean/performances/performance_view.asp?cd=667&furl=performance



예술의전당


https://www.sacticket.co.kr/SacHome/perform/detail?searchSeq=32869


 

 

 

※ 감상 소감은 자주색으로 적는다.


 







유니버설발레단이 대한민국발레축제 참가작으로 선보이는 '디스 이즈 모던'은 해외 유명 안무가의 모던 발레 '프티 모르', '마이너스 7', '화이트 슬립'으로 구성돼 있다. 정형화된 테크닉의 엄격함과 동화 속에서 나오는 판타지 대신 인간 내면과 감정에 집중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프티 모르'는 모던 발레계의 거장 이어리 킬리안의 대표작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이 국내 최초로 공연권을 획득해 2011년 성공적인 국내 초연 무대를 가졌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의 죽음'을 소재로 탄생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피아노 협주곡을 바탕으로 관능미와 절제미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마이너스 7'의 매력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무는 관객참여형 공연이라는 점이다. 후반부 무용수와 관객의 즉흥 댄스도 있어 관객의 호응을 끌어낸다. 


'화이트 슬립'은 올해 처음 선보이는 작품으로 독일 출신의 중견 안무가 레이몬드 레벡의 신작이다.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치매' 현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출처: http://www.white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86579








◇모차르트의 죽음에서 탄생한 모던발레 대표작…'프티 모르' 절제와 관능


"'죽은 이후에 도대체 무엇이 남을까'란 의문을 담은 작품으로 감수성에 초점을 많이 뒀어요. 모던 발레의 '마스터 피스'로 꼽히는 작품이죠."


'프티 모르'는 모던 발레계의 거장 이어리 킬리안의 대표작품으로 '모차르트의 죽음'을 모티프로 탄생한 작품이다. 작품 속 여섯명의 남녀 무용수는 각각 펜싱 검 또는 토르소 조각 모형과 파트너를 이루며 관능미와 절제미가 돋보인다. 연출가 스테판 제롬스키는 "모차르트란 천재 음악가의 희노애락이 작품 속에 담겨 있어 깊이가 느껴진다"며 "무엇보다 모차르트의 음악과 안무가 혼연일체를 이뤄 관객을 매료시킨다"고 설명했다. 


4년 만에 한국 관객을 만나는 설렘도 있다. 그는 "수십번, 수백번 리허설을 할 때마다 재밌고 새로운 점이 튀어나온다"며 "조각이나 문학작품 등을 볼 때처럼 관객이 각자의 경험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작품을 해석하면서 같이 무대에 있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관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흥겨운 화합의 장…'마이너스7' 이성과 열정


'마이너스7'은 이스라엘의 문화유산과 정서를 세련되게 가공하는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의 작품이다. 남미의 상징인 '맘보'부터 이스라엘 민속음악까지 절묘한 조합을 보여준다. 전반부에서 거침없는 역동성을 분출한다면 후반부에는 남녀 무용수의 2인무로 차분함을 더한다. 이스라엘 출신 연출가 이레즈 조하르는 "'다 같이 함께 행복하자'는 의미를 다룬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무용수들은 유대인들이 입고 다니는 검은 정장과 모자를 쓰고 나오는데 (작품 속에서) 다 벗어던져요. 어떤 종교나 문화, 인종에서 자유로워진다는 점을 표현한 것 아닐까요."


'마이너스 7'의 매력은 객석과 무대, 관객과 무용수의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데 있다. 특히 후반부에서 관객과 무용수가 즉흥댄스를 춤추는 장면은 모두를 들썩이게 만든다. 연출가 조하르는 "관객이 무대와 하나가 되는 순간을 공유하고 함께 즐기자는 의미"라며 "흥겨운 '화합의 장'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 '망각'에 대한 새로운 해석…'화이트슬립' 몽환과 각성


올해 처음 선보이는 '화이트 슬립'은 독일 출신의 중견 안무가 레이몬도 레벡의 신작이다. 그는 노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망각의 현상을 몸짓으로 표현한다.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기억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을 표현한 무용수들의 움직임마치 치유와 위로의 손길을 건네는 듯하다. 


레백은 "우리 모두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현상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치매'처럼 부정적인 의미의 질병이 아닌 누구나 겪는 일로 받아들이도록 긍정적이고 따뜻하게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유니버설발레단과 몇 번의 워크샵을 진행해왔던 레백이지만 새로운 안무작품을 들고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한국 무용수들은 기본기가 탄탄한데다 마치 스폰지처럼 새로운 걸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열정이 있다"며 "내 아이디어와 유니버설발레단 무용수의 역량이 잘 맞아 신작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디스이즈모던'처럼 세계적인 안무가들의 작품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사실 발레단으로선 굉장한 특권이에요. 한국 무용수들은 2분 갈라 공연이든, 2시간 전막 공연이든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죠. 그 점을 잊지 말고 공연을 보러 와주셨으면 해요."


※ 이 훌륭한 기사(글)의 출처는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060409194050843&outlink=1&ref=https%3A%2F%2Fsearch.naver.com


이다. 안무가들의 사진도 있으니 웬만하면 직접 위의 기사를 확인하시길 권한다.






◇ 프티 모르 Petite Mort


“Petite Mort” is a poetic, and strangely significant way of describing the ecstasy of a sexual intercourse. In French, and in some other languages, this sensation is described as small death.


In my work, I have based my choreography on two slow movements from the two most famous piano concertos by Mozart. I have cut them away from the fast movements, leaving them as mutilated torsos, lying helplessly in front of the listener and beholder. They lie there, just like some ancient torso's, without arms and legs, unable to walk or embrace. 


나는 모차르트의 유명한 피아노 협주곡 두 곡 중 각각 느린 두 악장에 맞춰 안무했는데, 이처럼 빠른 악장들로부터 잘려져 나간 느린 악장들은 마치 훼손된 토르소처럼 안을 수 있는 팔도, 걸을 수 있는 다리도 없이 감상자 앞에 무력하게 누워 있다.


There is no doubt, that it is perverse to do such a thing. But yet we do. And I am no exception. We live in a world in which nothing is sacred. Since the time in which Mozart’s music was created, and today, many wars were fought and much blood had to flow under the “Bridge of Time”. And, it was mostly men swaying swords in show of their potency and power. 


그것은 비틀린 행위임이 분명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런 짓을 저지르고 있으며, 나자신 예외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성스러운 것이란 없다. 모차르트 음악이 만들어진 시대 이후로 수많은 전쟁이 있었으며, "세월의 다리" 아래 많은 양의 피가 흘러야 했다. 그리고 자신의 힘과 능력을 과시하느라 검을 휘두른 이는 대부분 남성들이었다. 


And it is always a "Mort”, which accompanies our lives, sometimes it is "Petite", sometimes it is "Grand", but it is the most faithful companion we have, from the dawn of our existence till the end.


또한 우리 삶을 항상 따라다니는 것은 "죽음"인데, "위대"할 수도 있고 "사소"할 수도 있는 그 죽음은 우리 존재의 시작부터 끝까지 가장 충직한 동반자가 된다.


Jiří Kylián - Den Haag September 23, 2007


※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6S8xJ-7MT1U




음악: Concerto for Piano and Orchestra in A major, K.488 II. Adagio


음악과 참 잘 어울리는 안무다. 관능적이고 슬프고 아름답다. 맨 마지막 동작은 여성이 형상화한 M을 마치 연못에 비춘 것 같고, 그 M을 딛고 비상하려는 듯한 남성무용수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M은 Mozart일 수도 있겠고, 아마도 Mort(죽음)이겠지. 이 동영상을 보니 굉장히 기대가 된다.




음악: Concerto for Piano and Orchestra in C major, K.467 II. Andante






Visual surprises abound in this tantalizing contemporary ballet, which blends a classical sensibility with a bold, modern wit. The choreography includes six men, six women, and six fencing foils. The foils are, in many ways, the men's real dancing partners and sometimes turn out to be more stubborn and willful than a human partner. Kylián also makes playful use of black baroque dresses, which seem to exist both separately from the dancers and molded to their bodies.


※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gTnrkiZ8OXg



펜싱칼과 검정 바로크 드레스가 나타내는 토르소의 이미지. 참 감각적인 안무다. 관능과 절제미가 무슨 말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동영상. 죽음과 오르가즘의 상관성이라.


음. 이 영상을 보니 마지막 동작이 남성의 비상이라기 보단 M의 미러링, 아, 아니, 데칼코마니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

 

※ 이 작품은 화려했달까. 다채로운 색상의 의상이나 무대가 사용된 것도 아닌데 감각적인 소품들을 사용해서인지 이상하게 화려하다 느껴졌다. 처음의 펜싱칼이 등장하는 장면, 파도 같기도 하고 모래바람 같기도 한 천이 꿀렁이며 다가왔다가 솨라락 사라지는 장면, 그리고 드레스를 안고 춤추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다. 뭐라 설명할 수 없도록 신비로웠는데. 그리고 남녀 무용수의 2인무는 관능과 아름다움 자체였다. 프랑스어로 프티 모르, 즉 '어떤 죽음/ 작은 죽음'은 오르가즘을 의미한다. 나를 나이게 만드는 의식 전체가 날아가는 오르가즘의 순간은 어쩌면 나의 순간적 죽음을 경험하는 것인지도 모르지. 역으로 죽음의 순간이 오르가즘의 순간이기도 한 걸까. 생에 단 한 번 경험하는 오르가즘의 극치가 바로 죽음의 순간일지도.






◇ 마이너스 7 Minus 7








이 동영상 찾아서 기쁘네. 작년 <디스이즈모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이었다. 이렇게 동영상을 보아도 참 좋다는 걸 느낄 텐데, 현장에서 보면 심장이 뛸 정도로 멋지고 신난다. 멋지고 슬프고 신나고 안쓰럽고 웃기고 즐거운, 이상하고 신비로운 작품이다. 1년 동안 이 작품을 기다렸다. 이 작품은 분명히 재밌습니다. 특히 관객이랑 함께 춤출 땐 그 유쾌함에 정신줄 날아가는 줄 알았던. 자유와 쾌감, 그리고 화합의 무대가 신나고 즐겁고 귀엽고 그래요. 흠뻑 빠져들어 즐길 준비하고 가겠으니,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유니버설!

 

※ 이 작품 하나를 기대하고 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정도로 작년에도 올해에도 너무나 즐겁게 본 작품이었다. 작년, 나는 아직 모던발레라는 장르를 너무나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더랬는데, 유니버설이란 이름 하나 믿고 본 발레가 이 작품이었다. 그리고는 모던발레에 대한 편견을 깨고 마음을 활짝 열게 되었다. This is Modern, right. 이것이 현대발레란 것이지. 이런 발레라면 누구라 해도 권할 수 있겠다 싶도록 짠하고 유쾌하고 멋진 발레다.

 

이 작품은 세 편이었나 네 편이었나;; 암튼 몇 편의 작품을 모은 것인데, 위의 영상에서처럼 의자 위에 앉아 연기하는 작품은 참 묘하다. 조명 아래 하얗게 빛나는 와이셔츠 가슴팍도 인상적이고. 군무가 아주 일품인 작품입니다. 그리고는 오른쪽 끝의 끝까지 쓰러져야 하는 한 분의 무용수분은 혼자서 옷을 끝까지 다 입고 있었는데, 그가 벗은 유일한 것은 모자가 전부였다. 마치 전통 혹은 기존의 방식에 집착하느라 혼자서 자유를 누리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가두고 갇힌 사람을 보는 것 같아 짠했다.

 

그리고 관객과 함께 춤추는 작품은 참 유쾌하다. 다만 헤어질 때가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에도 좀 낯설었는데... 아무래도 한국관객은 낯가림이 있다 보니, 이제 막 몸이 풀릴 만 하면 쌔ㅡ하게 들어가게 된다는 인상이 없지는 않다. 서양인에 비해 춤에 있어 낯가림과 부끄러움이 있을 텐데, 한국 공연에선 관객과 함께 춤추는 부분을 조금 더 늘여 주면 어떨까 싶기도 했고. 그리고 무용수분 혼자 앞에서 추시기 보단, 손을 잡고 관객에게 춤을 가르쳐주며 리드하시는 모습이 조금 더 보기에 편안했고. 헤어질 때 관객들 한 분 한 분 따로 들어가셔야 했는데, 우리가 보러 간 것은 무용수분들의 춤이니 배웅까지 하실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해서. 맨 마지막에 어머니 연배의 관객분을 멋진 무용수께서 꼬옥 껴안고 춤을 추는 모습이 더욱 가슴 뭉클해졌고. 아! 이 작품은 정말 너무 즐거운 거야! 내년에도 꼭 다시 볼 수 있음 좋겠다.

 

아 참, <마이너스 7> 시작하기 전에는 인터미션 때 서둘러 화장실 다녀와야 합니다. 인터미션 자체가 공연의 연장이에요. 작년에도 함께 했던 일행은 인터미션 때의 공연에 대해 '화장실 마려운 사람 같았다'는 평을 했는데, 하하, 올해 역시 그러했다. 아주 훤칠하고 잘생긴 무용수께서 흐느적, 꿈틀대시는 모습이 재밌었다며.






◇ 화이트 슬립 White Sleep





레이몬드 레벡의 <화이트 슬립>은 이번이 '세계 초연'이니 만큼 자료가 없다. 대신, 레이몬드 레벡의 다른 안무 하나를 싣겠으니, 그의 안무의 분위기를 가늠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 처음에 화면이 좀 과하단 생각이 들었으나, 이내 참 아름다운 동작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보았던 강효형 님의 안무가 연상되는 장면도 많았고. 역시나 여성의 신체를 잘 알고 아름답게 표현해 낸다는 생각이 들었던 안무였다. 바람 앞의 불꽃처럼 위태하던 정신이 마침내 망각으로 자리를 넘겨주게 되는 과정은 흔히들 '폭력적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것은 의식이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본 시선이 맞을 것이다. 의식이 있으며, 그 의식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있어 망각은 공포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나 정작 기억과 망각 자체에는 어떠한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의도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두 현상이 교차, 작용하게 되는 매체가 되는 사람 역시, 의식의 세계에 있는 동안이 오히려 공포로 인해 괴로울 뿐, 막상 망각의 세계로 넘어가게 된다면 오히려 평화로울 지 어찌 알겠나. 레이몬드 레벡은 망각을 성스러운 구원자로 그리지 않았다. 폭력적이었고 강압적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기억을 잃는 사람을 떠나지 않으며 세심하게 돌보는 망각, 즉 치매라는 현상은 특정 환자가 겪어야 하는 하나의 불가항력적인 현상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그 환자를 보살핀다. 마침내 기억을 망각에 내어주며 허공에 글자를 쓰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핑 돌았다. 한 번에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웠으나, 마음 속 깊은 곳을 건드리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