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의 회원 사랑이 이 정돕니다. 연회비 아까울 리 없다. 이 공연은 예당 홈피를 검색해도 안 나옵니다. 왜냐? 회원 만을 위한 이벤트니까요. 인기쟁이 노부스 콰르텟의 연주를 덕분에 듣게 되었다. 기대가 하늘로 모락모락 솟아 오르고 있어.
예당 덕에 드디어 듣게 된 노부스 콰르텟. 그 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몹시 잘 만들어진 연주는 귓가를 매끈매끈 흘러 다녔고, 개개인 뛰어난 연주자이면서 이렇게 함께 기막힌 호흡을 보여주어서 그야말로 귀가 호강하는 시간이었다. 연주가 다 끝난 후 나누었던 대화에서 두 바이올리니스트에 대한 일행과 나의 소감이 비슷했던 점이 신기했다.
우선 두 분의 음색이 몹시 다르다. 김영욱 님은 은빛이다. 가볍고 맑고 투명하다. 작년 <예당 시상식>에서 들었을 때도 가늘고 곱다고 느꼈는데, 멋진 카리스마로 근사하게 연주하시면서도 공기 위를 가늘게 떠있는 듯한 가냘픈 느낌이 압도적이었다. 여성으로 비유하자면 키가 크고 몸선이 가늘며 목이 긴, 처연하게 아름다운 우아한 여성이 떠올랐다. 반면 김재영 님의 연주는 금빛이다. 뜨거운 햇살 아래 향기로운 복숭아빛 통통한 뺨이 붉은, 밝고 자신감 가득한 아가씨다. 모든 음이 명쾌하고 깨끗하다. 쫀쫀하면서도 속이 꽉찬 소리. 두 분의 음색이 너무나 달라서 함께 기막힌 호흡을 맞추실 때면 심장이 선득선득했다. 김영욱 님의 활이 스치면 은가루가 흩뿌리고, 김재영 님의 활이 움직이면 금가루가 흩날려서 들으며 온통 반짝반짝 시야가 환하게 빛나던 느낌. 정말 너무 좋았다. 문제는 비올라인데... 내가 앉은 자리가 좋은 자리였는데, 하필 비올라가 첼로에 정통으로 가려서 전혀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그만큼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ㅡ는 김영욱 님과 김재영 님께 홀린 것이 맞기도 하고. 나보다 귀가 좋은 일행의 말로는 김규현 비올리스트께서 내도록 탄탄하고 든든하게 받쳐주었다고, 아주 좋은 연주였다고 한다. 내가 언뜻 느끼기로는 오렌지빛이 도는 갈색 같은 음색이었다. 그리곤 문웅휘 첼리스트. 앞의 두 바이올리니스트는 말할 것도 없지만 문웅휘 첼리스트께 깜짝 놀랐다. 이 분 독주회 있으면 꼭 가고 싶은데. 회갈색이나 회고동색이랄까, 그런 느낌이었다. 담백하고 오버하지 않는 깔끔함. 댄디하면서도 낭만적인, 따뜻하면서도 시원한 미소와 깨끗한 피부를 지닌 20대 초중반 남성이 연상되는 연주였다. 울림이 좋은데 느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으며 끈적이지 않는 상쾌한 낭만. 첼로 소리에 반했다. 듣기론 최근 비올리스트께서 교체되었다던데 앞으로의 호흡이 더욱 기대된다.
귀가 호강했다. 함께 한 일행에게서 고맙단 말을 몇 번 들었는지 모른다. 그만큼 나도 예당에 고마워요♥
Ottorino Respighi - Quartetto Dorico (P.144)
Dvořák - String Quartet No. 12 in F major, Op. 96 "America"
F. Mendelssohn-Bartholdy Streichquartett Nr. 6 f-Moll op. 80
1. Allegro vivace assai min 00:09
2. Allegro assai min 07:41
3. Adagio min 12:29
4. Finale: Allegro molto min 21:20
※ 노부스 콰르텟 유툽 동영상: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novus+quart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