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http://www.korean-national-ballet.kr/ko/performance/view?id=1046#Synopsis
*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https://www.sacticket.co.kr/SacHome/perform/detail?searchSeq=35655
이 작품에 대한 훌륭한 사진과 평은 아래의 기사를 참고하세요.
* http://www.nocutnews.co.kr/news/4956953
* http://www.sisa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4233
* http://www.edaily.co.kr/news/news_detail.asp?newsId=01810566619174808&mediaCodeNo=257&OutLnkChk=Y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4/09/0200000000AKR20180409154900005.HTML?input=1179m
* http://www.newsculture.tv/sub_read.html?uid=126524
말괄량이 길들이기
The Taming of the Shrew
원작 | 윌리엄 셰익스피어 |
원곡 | 도메니코 스카를라티 |
편곡 및 관현악 편성 | 쿠르트 하인츠 슈톨체 |
안무 | 존 크랭코 |
스테이징 | 필립 바란키에비치 |
무대 및 의상 | 엘리자베스 돌턴 |
조명 | 스틴 비야케 |
지휘 | 제임스 터글 |
연주 |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
예술감독 | 강수진 |
2017년이면 강수진 단장님이실 리가 없는데 왜 강수진 님의 카트리나 같지? <말괄량이 길들이기> 동영상도 어서 풀렸으면 좋겠다. 미리 감상하고 공연장에 가면 더욱 자세하고 재미나게 동작에 집중할 수 있을 텐데 아직 전막 동영상으로 검색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아쉽다.
* 셰익스피어 원작(원문) text: http://shakespeare.mit.edu/taming_shrew/full.html
[시놉시스]
* 출처: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드라마 발레의 대가 존 크랭코, 셰익스피어의 희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발레로 다시 쓰다!
이탈리아의 부호 밥티스타에게는 두 딸이 있다. 첫째 카타리나는 심술궂은 성격으로 동네에서 유명한 말괄량이, 동생 비앙카는 젊은이들의 구애를 한 몸에 받는 요조숙녀이다. 호르텐시오, 루첸시오, 그레미오 세 명의 구혼자가 비앙카에게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고 선물을 건네자, 카타리나는 비앙카의 선물을 빼앗아 약을 올리고 구혼자들에게 분풀이를 한다. 그런 첫째 딸이 걱정스러운 아버지 밥티스타는 카타리나가 결혼을 할 때까지 비앙카를 시집보내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데…….
카타리나에게 혼쭐난 뒤 술집으로 향한 세 명의 청년은 술에 취해 빈털터리가 된 페트루키오를 발견하고, 그를 카타리나와 결혼시킬 계획을 짠다! 과연 카타리나와 페트루키오는 결혼을 할 수 있을까?
<1막>
1장 밥티스타의 저택
외부 호르텐시오, 루첸시오, 그레미오, 세 명의 구혼자들은 담벼락에서 비앙카를 향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고 있다. 갑자기 비앙카의 언니 카타리나가 나타나 난동을 부리며 그들의 구애를 방해한다. 카타리나의 언행에 크게 실망한 아버지 밥티스타는 비앙카의 구혼자들에게 카타리나가 결혼할 때까지 비앙카를 시집을 보내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카타리나의 난동으로 동네 주민들은 잠에서 깨어나고, 화가 난 동네 주민들은 상심에 빠진 구혼자들을 쫓아낸다.
2장 술집
카타리나에게 혼쭐이 난 세 명의 구혼자들이 차례로 술집에 들어선다. 이때, 옆 테이블의 페트루키오는 술에 취한 채 작부들의 꼬임에 빠져 빈털터리가 된다. 호르텐시오, 루첸시오, 그레미오는 술에 취한 페트루키오를 보고 작당하여 말괄량이 카타리나와 결혼시킬 모의를 한다. 그들은 페트루키오에게 카타리나와 결혼하면 큰 상속을 받을 수 있다고 꼬시고, 술에 취한 페트루키오는 흔쾌히 승낙한다.
3장 밥티스타의 저택
어여쁜 비앙카가 미래의 남편을 상상하며 사색에 빠져 있다. 심술궂은 카타리나가 나타나 비앙카를 ‘앙큼한 계집애’라고 부르며 방해한다. 이때, 비앙카의 가정교사로 변장한 호르텐시오, 루첸시오, 그레미오가 밥티스타의 저택을 방문하고 페트루키오는 카타리나에게 프러포즈한다. 카타리나는 페트루키오의 거만한 태도가 불쾌하여 더욱 제멋대로 굴지만, 그의 알 수 없는 매력에 끌려 결국 프러포즈를 승낙한다. 호르텐시오, 루첸시오, 그레미오는 각각 음악교사, 무용교사, 가창교사로 변장하여 비앙카에게 구애하고 비앙카는 루첸시오와 사랑에 빠진다.
4장 길거리 : 카타리나 결혼식 가는 길
카타리나의 결혼식으로 향하는 주민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사람들은 그들의 결혼식이 장난일 것으로 생각한다. 호르텐시오, 루첸시오, 그레미오는 비앙카와 결혼할 상상을 하며 하객 행렬을 뒤따른다.
5장 밥티스타의 저택
카타리나는 곱게 단장하고 신랑 페트루키오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식이 시작되도록 신랑은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는다. 페트루키오가 뒤늦게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나타나 카타리나를 어깨에 들쳐 메고 피로연이 시작되기 전 결혼식장을 유유히 떠난다.
<2막>
1장 페트루키오의 집으로의 여행
신혼부부는 폭우를 뚫고 신랑 페트루키오의 집으로 향한다. 폭우에 홀딱 젖은 카타리나는 한 끼도 먹지 못한 채로 페트루키오의 집에 도착하지만 페트루키오는 음식이 좋지 않다는 등의 구실을 대며 먹지 못하게 한다. 화가 난 카타리나는 따뜻하고 편안한 잠자리를 거부하고 주방 바닥에서 추위에 떨며 긴 밤을 보낸다.
2장 축제
루첸시오는 술집 작부들에게 비앙카처럼 변장하여 그의 두 명의 연적, 호르텐시오와 그레미오를 유혹할 것을 제안한다. 호르텐시오와 그레미오 앞에 비앙카처럼 변장한 묘령의 여인들이 나타나 유혹하자 그들은 그녀가 비앙카라고 확신하고 결혼을 약속한다. 그러나 그들이 루첸시오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결혼을 무르기엔 이미 늦었다.
3장 페트루키오의 집
페트루키오가 계속 약을 올리자 카타리나는 더욱 격렬하게 반항하지만, 춥고 굶주린 그녀는 결국 페트루키오에 항복한다. 그러나 차츰 페트루키오가 멋있고 재미있는 남자라는 것을 발견한 카타리나는 그와 사랑에 빠진다.
4장 비앙카의 결혼식 가는 길
페트루키오는 카타리나에게 마음껏 변덕을 부리지만 카타리나는 이를 즐겁게 여긴다.
5장 비앙카의 결혼식
비앙카는 그레미오와 호르텐시오의 아내들과 마찬가지로 남편 루첸시오를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카타리나는 정숙하고 순종적인 현모양처로 변신하여 모두를 놀라게 하고, 그들에게 아내의 역할을 훈계한다. 그레미오와 호르텐시오는 결혼이 항상 축복만은 아님을 깨닫고 루첸시오 역시 비앙카가 상상했던 천사 같은 아내가 아님을 알게 된다. 모두가 떠난 후 카타리나와 페트루키오는 사랑을 속삭인다. 「여성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지어다.」
* 사진 출처: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이때 다들 쓰러져 있는 모습이 재미나다.
* 사진 출처: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왼쪽부터 그레미오, 호르텐시오, 루첸시오, 페트루키오, 카타리나, 아버지 밥티스타
4월 18일 프레스콜
<지젤> 프레스콜에 참석한 예당 회원들만 초대 받아 간 것이라 예당 홈피에는 프레스콜 페이지가 없다. <지젤>은 2층에서 감상하였고, <지젤>에 비해 군무 보다는 비교적 연기력이 더 중요한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1층에서 감상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기뻤다. 물론 군무 부분에서는 윗층 감상이 아쉬웠으나, 1층에서 보아 무용수분들의 풍부한 표정 연기와 동작의 섬세함과 정밀함, 그리고 인간으로서 가지는 가장 아름다운 몸매를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회원을 알뜰히 아끼는 예당과 국립발레단 덕분에 멋진 시간 가질 수 있어 고맙습니다.♥
몇 년간 보았던 작품인데 볼 때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생각난다. 같은 셰익스피어 작품에 16세기, 14세기 이탈리아가 배경이어서 그러할 수도 있겠고, 둘 다 존 크랭코 안무여서 그러할 지도 모른다. 말을 타고 페트루키오 집에 갈 때였나 언제였나 번개 조명이 있었는데, 원래 있었던 걸까 싶도록 새롭게 다가왔다.
박슬기 카타리나는 완전 조그맣게 예쁜 악동 같았다. 뿔난 병아리 같기도 하고ㅡ는 이영철 님 안무의 <미운 오리새끼>에서 박슬기 님의 압도적인 귀여움이 남긴 후유증이 크다 ㅋㅋㅡ, 무튼 내 눈에는 지나쳐 보이지 않고 귀엽기만 했다. 무슨 만화 속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요란하고 심술궂은데 그 모습이 귀엽더라는 거. 그런 그녀를 굶기는 건 인간이 할 행동이 아닌 겁니다. 프레스콜 때 가까이서 보아서 건진 큰 수확 중 하나가 바로 박슬기 님과 박예은 님의 아름다운 발목 동작이다. 박슬기 님은 1막 내내 발목을 위로 꺾어 뻣뻣한 왈가닥을 표현하셨는데, 순간순간 동작이 이동할 때 발목이 몹시 부드러워 눈이 즐거웠다. 그리고 박슬기 님 동작의 예쁜 선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2막에서의 그랑 파 드 되에서는 변신한 카타리나의 부드러움을 '박슬기 님답게' 완벽하다시피 표현해 주셨다.
김기완 페트루키오. 가까이서 본 김기완 님의 몸이 그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키도 크시고 근육이 멋지다 못해 아름다웠다. 회전이 몹시 빠르고 멋졌는데, 오늘 1층에서 감상한 최대 장점으로 무용수분들의 동작을 가까이서 자세히 볼 수 있었던 만큼 그 동작의 어려움과 정교함을 다른 층에서보다는 훨씬 더 가늠해 보기 좋았는데, 윗층에서 보았을 때보다 전체적으로 회전과 동작들이 민첩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동작의 박자랄까 강세랄까. 그런 것이 느껴져서 신선했다. 김기완 님은 점프도 높았던 것 같은데, 1층이어서 오히려 점프는 모두 높아 보여 상대적으로 가늠하기 힘들었던 건 또 신기한 점이었다. 김기완 님께서 능청스런 연기도 잘 하시는 건 생각해 보지 않았더랬는데 잘 소화하셨고, 특히 술집에서 고주망태가 된 장면에선 정말 정신이 없는 것처럼 보였을 정도로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박예은B 비앙카는 아름다우셨다. 오늘 함께 본 일행도 넘 예쁘시다며 감탄을. 전체적으로 사랑스러우셨는데, 순간순간 오히려 카타리나를 다른 사람 모르게 곯리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 비앙카가 내숭 캐릭터긴 하지. 보면서 이 비앙카 역을 무용수분들께서 어떻게 연기해 주실까가 궁금해졌다. 의외로 중요한 역할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이 역을 소화하는 방향에 따라 카타리나 행동의 원인을 추측하기 용이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박예은B 비앙카와 하지석 루첸시오의 파 드 되는 카타리나-페트루키오의 그랑 파 드 되 만큼이나 아름답고 낭만적이었다.
하지석 루첸시오. 하지석 님은 국립발레단 홈피에 있는 사진이 아주 못 나온 것 같다. 너무나 잘 생기셨던데. 발레에서는 원하는 비앙카를 차지하기 위해 이런저런 술수를 쓰는 사람으로 나오지만, 정작 하지석 님은 착하고 바른 사람 같이 생겼다? 비앙카-루첸시오가 '겉으로 바르고 착한 듯한 내숭이 서로 잘 맞는 커플'인 설정인 만큼, '내숭'으로 받아들이면 잘 소화하신 것이라 생각한다.
김명규 A 호르텐시오는 멋진 프로필 사진이 믿기지 않을 만큼 느끼하고 개그 코드가 가득했다. 물론 그렇게 꾸미셨어도 잘생김이 어디 가진 않지만, 그래도 너무 느끼해. ㅋㅋ 원래 캐릭터가 호색한인데, 정말 잘 소화해주셨다. 많은 웃음을 이끌어내신 분이다.
전호진 그레미오는 그 뾱뾱 노래 부르실 때 넘 귀엽... ㅋㅋ 역시 재미난 캐릭터를 잘 소화해 주셨다.
작부는 강효형, 박효선 님이었는데, 음... 어느 분이 강효형 님이신지 모르겠네.ㅠ 아마도 붉은 스타킹이 아니셨을까 싶은데. 두 분 다 활발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를 잘 하셔서 더욱 즐거웠다.
코르 드 발레는 1층인 만큼 잘 감상할 수 없었다. A블럭 한 15열 정도 된 것 같은데도 전체 대열 감상은 어림도 없다. 다만 밑에서 보는 군무의 장점으로 빠른 회전이라거나 동시 동작의 섬세함, 2~4층에서와는 다른 각도에서의 감상 등이 있었다. 1층에서 본 덕분에 앞으론 윗층에서 볼 때도 동작의 박자 감각이나 강세에 더 집중해서 보게 될 것 같다. 예당과 국립발레단의 배려 덕에 새로운 감상 포인트를 배우게 되어 즐겁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발레 중에 흔치 않은 코미디다. 해서, 발레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 해도 박수치고 깔깔대며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존 크랭코의 안무는ㅡ비록 평소 감상하던 좌석이 아닌 낯선 좌석이어서 평소처럼 감상할 수는 없었지만ㅡ섬세하달까. 그러고 보니 <로미오와 줄리엣>, <오네긴>과 연결되는 안무의 이미지가 있다. 리프트된 상태에서 섬세하게 다리를 바꾼다거나 몸을 돌리는. 요란하지 않은데도 자세히 보면 굉장히 까다로워 보이는 안무다. '어렵지만 요란하지 않다'라는 점에서 '기품있고 우아함'을 특징으로 연결할 수 있겠다.
{이 부분에 썼던 글은 공연 감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듯 하니, 공연이 끝난 후 다시 올릴 예정이다.}
목요일 첫공은 드디어... 너무나 보고 싶었던 김지영-이재우 커플을 보게 된다! 감동♥ 물론 이재우 님은 박슬기 님과도 참 잘 어울리시지만 그냥 개인적인 바람인 거였다. 김지영-이재우 커플을 다시 보는 거.
그리고 기대하는 분은 변성완 호르텐시오다. 드디어 변성완 님을 다시 확인하게 되겠구나! 작년에 보았던 동작의 그 멋진 느낌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목요일은 3층 감상이라 군무를 좀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또한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다.
존 크랭코 안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 풀영상을 구할 수 없어 안타깝다. 동영상 보면서 안무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프레스콜 때의 1층이 세밀한 동작을 감상하기에 훌륭한 자리였다면, 목요일에 감상한 3층에서 크랭코의 군무는 꽃이 피었다. 몇 년 간 계속 보아온 작품인데도 크랭코 군무의 매력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은 김지영-이재우 커플의 위력이다. 드디어 안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연기와 해석을 해주신 덕분. 참, 그리고 프레스콜을 미리 본 덕분에 본공연의 첫공에서 무용수분들의 연기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프레스콜에 초대해 주신 예당과 국립발레단, 고맙습니다.
<오네긴>은 즐겁게 보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은 음악과 동작이 잘 매치되지 않은 느낌에 힘들었더랬는데, 아마 내가 차이콥스키 음악에 익숙해서 그런 걸 게다. 해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안무는 거의 기억나지 않아 아쉽다. 누구더라... <로미오와 줄리엣>의 상당히 현대적인 버전의 안무가 있던데. 안무가 이름을 잊었다. 암튼.
크랭코 군무가 높은 층에서 감상하기 좋은 이유는 대열 변형에 있다. 매스게임을 하듯 쉴 새 없이 대열을 변형하는데, 바깥 원을 제외한 벤츠 로고(ㅅ형)에서 원으로, 가로로 긴 직사각형과 세로로 긴 직사각형이 열을 바꾸는 등 화려한 대열 변형을 즐길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발레 군무로 흔치 않은 마름모형 대열이었는데, 사각이나 원형에 비해 드물게 보는 마름모 대열 군무가 눈에 신선했다. 또한 줄을 지어 통과하는 장면 등에서도 대열이 기하학적이란 생각이 들어 재밌었다. 남성 군무가 힘차고 좋았던 건 국립 남성 무용수분들의 뛰어난 기량 때문이리라.
크랭코의 안무는 인체의 구조를 이용한 아크로바틱한 동작이 많았으며, 특히 리프트 상태에서 하는 정교하고 섬세한 동작이 매력적이었다. 파 드 꺄트르나 파 드 시스 등 소규모 군무의 경우 팔을 교차하여 잡는 모습 등 복잡한 도형을 차근차근 풀어가는 듯 정교한 안무가 재밌었다. 쉴 새 없이 뒷배경을 채우는 피에로 복장의 무용수분들은 아주 쉽게 동작을 하시는 것 같지만, 한 사람에 두 명이 매달려 있다든가, 다른 사람의 어깨 위에 올라서 몸을 90도로 숙인다든가 하는 등 서커스처럼 난이도 높은 동작들 투성이었다.
파 드 되에서도 고난도의 리프트가 계속되었다. 하늘을 나는 문어발 놀이기구를 타듯 여성 무용수를 돌리는 동작도 아름다웠는데 어려워 보였고, 전체적으로 기하학적이라는 느낌이 많이 드는 안무다.
김리회 비앙카는 청순하고 착했다. 음. 딱히 내숭적인 건 잘 모르겠던데. 오히려 말괄량이 언니 카타리나를 어떨 땐 존경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할 정도로 몹시 청순하고 순수한 이미지였다. 3층에선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아서 그렇게 느낀 건지도 모른다. 김리회 님의 선은 참 좋은데, 루첸시오와의 파 드 되에서 두 다리로 6시 정각을 만드는 위엄. 눈이 즐겁다. 또한 발끝이 사뿐하고 점프가 가볍다. 착하고 예쁜 아가씨를 잘 연기하셨다. 그런 동생이면 나도 갖고 싶다며.
허서명 루첸시오는 귀족 그 자체였다. 귀족적이고 그 또한 착하고 바른 느낌이어서 김리회 비앙카와 잘 어울렸다. 사랑스러운 커플이어서 보기에 즐거웠다. 허서명 루첸시오는 딱히 이기적이어서 남을 속인다기 보단, 비앙카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강조되는 느낌이었다. 품위있고 악의 없고 선한 귀족. 하지석 님을 다시 보아야겠다 싶지만ㅡ프레스콜 땐 1층이어서 잘 볼 수 없었다ㅡ내 생각에 허서명 님은 국립 남성 무용수분들 중 동작이나 점프가 가장 가벼운 분이다. 허서명 님 특유의 높고 깨끗한 점프를 많이 볼 수 없는 안무여서 아쉽긴 했지만, 볼 때마다 동작이 예쁘고 깔끔하단 생각을 한다.
허서명 님도 그렇고 이재우 님도 그렇고 또 그 외에도 국립의 남성 무용수분들은 여성 무용수분들을 참 아낀다는 인상을 받는다. 리프트를 할 때면 다들 어찌나 여성 무용수분들을 매의 눈으로 쳐다보시는지들. 그리고 착지 때 더욱 신경을 쓰시는 것 같달까, 리프트에서 내려오시는 여성 무용수분들이 다들 사뿐하다. 물론 여성 무용수분들의 기량 역시 뛰어나 그러한 것이겠지만, 파 드 되를 할 때 워낙 잘 서포트해 주셔선지 여성 무용수분들이 반짝반짝 빛난다. 멋져요, 국립 남성 무용수분들.
김명규B 그레미오는 어설프고 수줍은 느낌이었다. 다혈질에 질투심이 많은 캐릭터를 표현하신다 했는데, 이 날 보아야 할 분이 너무 많아서 그것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뭐랄까, 미워할 수 없는 귀여움이 있는 분이었달까. 그나저나 전호진 님도 그랬고, 김명규B님도 뾱뾱 가창수업 때 제자리에서 위로 어쩜 그리 높이 뛸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신기해.
그리고 변성완 호르텐시오. 작년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였나, 암튼 거기서 보고는 춤의 멋진 선에 반한 이후 계속해서 기다렸던 분인데 드디어 조연을 맡으셔서 기뻤다. 생각보다 키가 크시던데? 다리도 기시고. 몸이 멋졌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호르텐시오를 연기하고 싶다셨는데, 내가 기대했던 나르시시즘과는 좀 달랐지만, 또다른 매력의 나르시시즘을 보여주셨다. 코믹하고 서투르고 음. 자신의 세계에 갇혀 사는 사람 같았는데, '왜 비앙카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캐릭터라면 잘 소화하신 것 같다. 비앙카 결혼식 파 드 되에서 기대했던 춤선이 조금씩 나와서 기뻤다. 토요일은 더 좋겠지? 커튼콜 변성완 님 나오셨을 때 맨 처음 환호한 사람 저예요. ㅋㅋ 응원합니다♥
이재우 님을 먼저 쓸까 김지영 님을 먼저 쓸까... 김지영 님을 먼저 쓰면 에너지가 남을지 모르겠는데.ㅠ 무... 무섭다, 김지영 님에 대한 후기를 쓰는 것은. 잘 쓸 자신이 없어. ;;
에잇. 김지영 님과 이재우 님을 같이 써야겠다.
김지영 님 때문에 내가 몬 산다. 증말이지 몬 살겠어. 김지영-이재우 님 때문에 토요일 표까지 사게 되었다.
김지영 카타리나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위의 프레스콜에서 내가 쓰려다 감상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에 지웠던 부분을 이곳에 옮겨 적는다.
"2015년 국내 초연되었을 때부터 공연 때마다 이 작품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한 번도 후기를 쓰지 않은 것은, 셰익스피어의 원작 자체에 대한 개인적 혐오 때문이었다. 위의 시놉시스에 지혜롭고 자연스럽게 잘 설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과 다르다 하여 한 인간을 밥을 굶기고 추운 곳에서 자게 하며, 사랑을 해준다는 명목 하에 기실 힘으로 압제하는 등 "학대"함으로써 자신들의 입맛에 맞도록 뜯어 고친다'라는 개념의 야만성과 폭력성으로 인해 이 작품은 볼 때 마다 상처를 받았다. 외국에서는 '여성혐오'와 연관되어 시대착오적 작품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ㅡ셰익스피이어의 작품을 의미한다. 셰익스피어 당시에는 이 작품이 문제 없었을 게다. 당시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었으니까. 하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이 작품을 볼 때 공감은 어렵다. 공감 보다는 모멸감이 앞선다. 물론 이 작품에서 '성별 간 힘겨루기'로 표현된 '길들이기'에 대해 '진정한 사랑' 또는 '사랑의 기술'의 측면에서 접근한 해석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그것은 애써 끼워 맞춘 해석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으며, 비단 여성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 놓고 보아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해서 그동안 후기를 쓰지 않았다. 쓰면 악평에 혹평만 계속 쓰게 될 것 같아서. 국립발레단과 무용수분들을 많이 좋아하는 마음에서 악평을 쓰지 않기 위해 그동안 후기를 쓰지 않았는데, 이렇게 쓰게 되었으니 가능한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빼고 무용수분들의 동작에만 집중해서 후기를 쓸 예정이다. "
물론 지금이라 해서 셰익스피어 작품에 대한 내 의견이 반대로 바뀐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 작품은 불쾌해. 하지만 언어를 매개로 하는 예술과 몸을 매개로 하는 예술의 차이일 수도 있겠다. 아니, 무엇보다 무용수의 뛰어난 해석과 표현력으로 인한 뉘앙스의 차이가 맞겠다. 아 다르고 어 다른 바로 그것을 해내신 김지영 님. 그동안 이 작품을 여러 번 보았지만 이런 해석은 처음이었다.
프레스콜 때의 박슬기 카타리나는 여성스럽고 조신한 비앙카와 어릴 때부터 비교, 차별 당함으로 인해 잔뜩 날이 서 있었다. 사소한 것에도 발끈대며 분노했는데, 그것은 일종의 피해의식에서 출발한 감정으로 내겐 다가왔었다. (프레스콜은 전막을 다시 본 것이 올해 들어 처음이었고 또 내게는 낯선 1층에서 본 것이라 감상이 평소에 비해 많이 부족한 편이었다. 그때 내가 느낀 것이 맞는지는 막공 때 다시 확인할 예정이다.)
김지영 카타리나가 등장했다. 쿵쿵거리며 무대를 가로지르고 이리저리 왈가닥을 부리는데, 거 이상하게 그녀에게선 피해의식이 느껴지지 않는 거다. 그래서 물음표가 퐁? 하고 떴다. 쿵쿵대다 못해 쾅쾅거리며 무대를 휩쓰는 김지영 카타리나는 거침없다. 거친데 당당했다. 비앙카의 여성스러움 따위 부럽지도, 안중에도 없었다. 닥치는대로 사람을 밟고 때리고 밀치는 행위 자체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 그때 느낌이 왔다. 그녀는 '권력 게임'에 빠져 있구나.
김지영 카타리나에게는 자신의 거친 행위로 사람들을 비롯한 세상 모든 것을 자신의 마음대로 휘젓는 것 자체가 쾌감이었던 것이다. 누가 자신에게 여성스럽지 못하다며, 비앙카를 보라며, 너는 왜 그렇게 톰보이냐며 틋틋거린다 해도 그녀에겐 눈꼽 만큼도 상관이 없었다. 그래서 뭐? 그게 뭐? 하는 태도. 김지영 카타리나는 폭군으로서의 권력을 즐기는 여왕이었다. 모든 것을 자신 맘대로 헤집고 뒤집어 놓는 것이 그녀에겐 옳은 일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거친 행위를 참지 못하는 것은 무료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잔뜩 화를 내고 쿵쾅쾅 거칠게 굴면 모두가 쪼그라든다. 아, 재미 없어라. 이런 시시한 인간들.
그때 페트루키오가 왔다. 한 눈에 반한 것은 잘 모르겠다. 토요일에 다시 봐야지. 다만, 그는 자신의 왈가닥스러움 앞에 전혀 졸아들지 않았다. 오히려 감히 능청맞게 그런 자신의 권력게임에 참전을 선언한 것이었다ㅡ기특하게도. 김지영 카타리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맞수, 혹은 함께 놀 수 있는 상대를 드디어 만난 것이다. 페트루키오와의 첫 파 드 되를 보면 카타리나가 하는 행동을 페트루키오가 따라하는 장면이 두어 부분 나온다. 서서 양 팔을 가슴에서 교차하면 페트루키오는 무릎꿇고 앉아서 그 동작을 하는 식으로. 교감. 드디어 '교감'이란 것을 하게 된 것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페트루키오의 첫뽀뽀로 카타리나가 방망이질 한 것은 쑥스럽거나 불쾌해서가 아니었다. 자신이 늘 공격을 먼저 했는데, 페트루키오가 먼저 공격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카타리나는 앉아있는 페트루키오를 휘감아 바닥을 뒹군다. 마치 새끼 사자 두 마리가 서로의 귀를 물고 뜯으며 노는 것처럼 카타리나와 페트루키오는 처음으로 '코드가 맞는' 상대를 만나 신나게 노는 것이었다. 바로 그 때문이었다. 파 드 되가 끝나고 김지영 카타리나가 희열에 차 넋을 놓은 것은. 키스에 대한 소녀적 낭만 때문만이 아니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적수'를 만난 황홀경이었다.
이런 해석이 가능했던 건 물론 이재우 님의 연기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볼 때마다 힘의 논리를 대변하는 듯한 페트루키오의 무식함과 천박함이 싫었더랬는데, 이재우 님에게선 이상하게 그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 왜 따뜻하지??? 왜 페트루키오가 밉거나 불쾌하지 않은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랜 만에 다시 김지영 님과 파트너를 하셔서 그런가? 두 분의 호흡이 찰떡처럼 쫀득하게 맛있는 거다. 내가 너무나 보고 싶었던 커플을 마침내 보아서 그런 건가봐ㅡ생각했다.
카타리나의 결혼식 때도 둘의 세력게임은 계속된다. 그러다 갑자기 둘이서 무대 오른쪽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데, 카타리나의 표정이 완전히 변해 있다. 무대 뒤에서 모종의 이야기가 오갔나 보다. 그러더니 둘이 느닷없이 한 편이 되어 나머지 사람들을 초토화시키고는 즐겁게 그곳을 떠난다.
1막이 끝나자 나는 정신이 없었다. 이 병신 같은 내용을 이토록 짜릿하게 해석하게 만드시다니. 위에서 말한 '사랑의 기술'이란 부분이 비로소 이해되게 만드는 연기였다. 내가 느낀 바로는 '게임으로서의 사랑'에 가깝다. 하지만 2막은 걱정이었다. 볼 때 마다 2막만 되면 '학대'가 떠오르는 장면 때문에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과연 김지영-이재우 커플은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2막을 즐기게 만들어 주실 수 있을까?
그때였다. 함께 한 일행이 미리 검색을 하고 왔는데, '두 분이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실제로 사귀게 되셨대요'라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프레스콜 후기를 쓰기 위해 검색했을 때 연관검색어 처음에 '김지영 이재우 커플'이 떴지만 나는 당연히 이번 공연에서 파트너를 맡게 되었다는 건 줄 알고 클릭하지 않았다. 그런데 실제 커플이 되셨다고요???ㅡ이에 대한 내 마음은 좀 있다가. 암튼 그래서 그렇게 호흡이 좋았던 거구나, 하는 마음으로 2막을 조금은 기대했다.
2막이 오르고 페트루키오의 집. 이재우 님의 능청맞은 연기. 그리고 추워서 난롯가에서 몸을 녹이고 있는 김지영 카타리나. 이재우 페트루키오가 난 데 없이 친구들에게 "여기 덥지 않아?"하더니 벽난로에 물을 부어 불을 꺼버렸다. 그리고는 식사를 할 때도 이상하게 밉지 않은 이재우 페트루키오. 그들은 '권력 게임' 중이었다. 카타리나의 무대인 밥티스타의 집에서는 카타리나가 홈그라운드 베네핏을 누렸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집에 왔으니 자신이 홈그라운드 베네핏을 누릴 차례다! 음하하하. 그런 분위기. 김지영 카타리나 역시 그런 룰을 이해했다. 그래서 둘은 다시 게임을 계속한다. 그렇게 '식탁예절'이라는 주제를 놓고 권력 게임을 계속하는 중에 둘의 게임은 '사랑 게임'으로 그 속성을 옮겨가게 된다.
비앙카의 결혼식을 위해 나귀 타고 가는 길에 둘의 권력 게임은 '사랑 게임'으로 변해 있었다. 이재우 페트루키오가 더워하는 것을 본 김지영 카타리나가 말에서 내려 물을 길어 올리려 하고, 그런 그녀에게 허수아비에게서 물을 길어 올리라며 이재우 페트루키오는 농을 건다. 그러나 그것은 힘든 펌프질을 그녀 대신 자신이 하려는 마음에서 한 츤데레스러운 배려다. 그리고는 더워한 것은 자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길어 올린 물을 카타리나에게 먼저 건넨다. 이 모든 과정에서 애정애정 뿜뿜하는 그 달달한 분위기란.
그리고 도착한 비앙카의 결혼식에서 둘은 다시 게임을 한다. 그런데 이번엔 둘이 한 팀이 되었다. 둘이서 팀을 먹고 나머지 사람들을 상대하는 거다, 마치 1막 마지막 장면에서처럼. 게임의 목표는 카타리나의 다른 신부들 곯려주기. 이런 느낌이었던 거지. "걱정 마. 걔들은 다 내 밥이야." 그러고는 카타리나는 예의 왈가닥을 시연하고, 그런 그녀를 무서워하면서도 동경하듯 바라보는 김리회 비앙카가 그 와중에 귀여워 죽는 줄. >_< 막상 얼굴 표정은 싫어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3층에선 표정은 보이지 않거든. 암튼, 그렇게 그 누구도 감당하지 못하는 왈가닥 신부들을 카타리나가 가뿐하게 제압한 후 "봤지? 내 실력?" 하는 것을 고개 숙이며 하는 느낌. 어쩌면 난 데 없이 신부들이 왈가닥스러웠던 것 역시 일종의 유희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금 문득 드는데, 음... 그건 좀 너무 나간 것 같네. ㅋㅋ 그렇게 상황을 평정한 후 카타리나와 페트루키오는 그랑 파 드 되에서 둘 만의 사랑을 한껏 누린다. 이재우 님 가슴팍에서 김지영 님 앞으로 몸을 내밀 때 정말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 어려운 동작을 그토록 아무렇지도 않게 하신 것은 파트너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한 동작이다.
김지영 님이 눈물나게 좋은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다. 항상 그렇다. 이상하게 김지영 님은 내게 늘 새로운, 생각지도 못한 해석을 하게 만든다. 왜 그런 걸까? 그리고 이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정말이지 도저히 출구가 없을 것 같았다. 원작에 대한 뿌리 깊은 혐오로 인해, 이런저런 비평과 해석을 아무리 찾아 앍어도 수긍이나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그 해석은 억지스러워. 공감할 수 없다ㅡ는 입장.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대한 내 입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다.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지만서도. 하지만 이 존 크랭코 안무의 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라는 작품을 비로소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김지영 님의 그 확실한 캐릭터 해석과 이재우 님의 끼워 맞춘 듯한 연기 덕분이다. 보석이다, 김지영 님은. 정말 좋은 무용수다. 그리고 행복하다. 이런 무용수를 볼 수 있어서.
엇... 해석에 치중하다 보니 동작에 관한 후기를 쓸 수가 없네. 김지영 님 선은 말 할 필요가 없다. 교과서 중의 교과서. 모든 동작이 정확하고 아 맞다. 회전! 이 무슨... 김지영 님은 갈수록 어려지신다 했지? 살이 더 빠지셔선지 몸이 반토막 꼬꼬마가 되셨는데, 그래선가 회전이 엄청 빠르고 날카로우면서 그 미친 선....! 죄, 죄송;;; 아니 왜 에너지가 더 많아지셨지? 워낙 완벽한 공연을 하시는 분인데 이번에는 눈 앞에서 별이 팡팡 터질 지경이었다. 이재우 님 서포트로 리프트 할 때는 그대로 하늘 저 높이 날아가 버리시는 줄. 이재우 님의 기막힌 서포트와 김지영 님의 무중력 점프가 만나니 내 마음이 바이킹을 탄다. 꺄악ㅡ하고. 가만히 앉아서 심장 떨어지는 것을 느끼게 만드시는 두 분이다.
커튼콜 때 있는 힘껏 팔을 올려 박수를 쳤다. 두 분의 연기에 가슴이 북받쳐서. 그동안 깨지 못하고 맴맴 갇혀 있던 나로 하여금 벽을 깨고 나오게 만들어준 그 멋진 연기 때문에 가슴이 뭉클했다. 치유였다, 내게는. 그동안 이 작품을 보면서 받았던 상처들을 다 치유한 공연. 그리고 두 분, 같이 나란히 서 계신 것만도 내 눈은 별로 가득 차는데, 그런 두 분이 사귀신다는 거ㅡ는 지난 번 <지젤> 때 내가 그랬지. 김지영 님 사랑하시나? 하고. ㅋㅋ 정확히는 지난 <호두까기>때부터 부쩍 귀엽고 사랑스러우시더니 <지젤> 땐 헉, 싶을 정도로 귀여우셨거든. 그런데...!. 내게 있는 모든 마음을 다해 두 분을 축복한다. 두 분이 함께 하시다니, 막 내가 울 것 같아 너무 좋아서. 덕분에 앞으로 두 분만 보면 내 눈은 하트로 가득 차는 거다♥. 근데 왜 내가 선물을 받은 기분이지. ㅋㅋ
원래 이 작품은 첫공과 막공 두 번만 보려고 했는데, 토요 저녁 공연 부랴부랴 예매했다. 좋은 좌석 남은 게 없어서 3층 B블럭 중앙에서 조금 오른쪽 좌석을 예매했는데, 나 못지 않게 이 작품을 싫어하여 안 보겠다 버티던 내 공연 메이트에게 잔뜩 자랑해 두었다. 나란히 앉아서 감탄하겠습니다. 국립발레단 화이팅!
피곤하다... 오늘 무리를 했더니 몸이 너무 피곤해. 내일도 공연이 많아서는. 막공이라 안 볼 순 없겠고 해서 예매는 했지만, 생일에 <말괄량이>를 보면 기분이 너무 나쁠 것 같아서 다른 공연 표도 구매를 했다. 그런데... 김지영-이재우 버전을 먼저 보았더라면 발레만 보고는 저녁 시간은 사람들과 보냈을 것을. 내일은 종일 바쁠 예정이다. 지금은 몸이 넘 피곤하고 할 말은 어제 다 썼으니 간단하게만.
김리회 님 선이 너무 예뻐요. 모든 동작의 선이 어쩜 그리도...! 사뿐 사뿐 가볍 가볍. 에너지가 없어서 더 자세히 쓸 수 없는 것이 아쉽네.;; 김리회 님은 회전이 특별히 아름다운데, 이번 공연에선 회전을 많이 볼 수 없어 좀 아쉽긴 하지만 뭐, 공연이야 다음에도 있으니까. 사랑스럽고 보들보들 말랑말랑한 비앙카 잘 보았습니다. 아 참, 내숭이란 거. 자신을 괴롭히는 카타리나에게 대들면서 아빠께 일러 놓고, 곧바로 구혼자들이 오자 막 내숭내숭하는 모습은 내숭다웠다. 하지만 그건 정직한 내숭이라니까요? ㅋㅋ 김리회 님 사랑스러우셔.
허서명 님. 지난 번 <지젤>이었나, <호두까기>였나. 암튼 그때 보았을 때보다 더 가벼워지셨다. 날렵하고. 꼼꼼하게 파트너를 서포트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루첸시오, 호르텐시오, 그레미오와 비앙카의 1막 파 드 꺄트르는 즐거웠는데, 세 분 팔에서 날아오르는 김리회 비앙카는 사ㅡ뿐 사ㅡ뿐.
변성완 호르텐시오. 지난 번 보다 자연스러워지셨고 선도 더 나오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아직은 좀 조심스러우시달까. 한껏 뻔뻔해지시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는데 맘이 여리고 보드라운 분이시려나. 아직 변성완 님 만의 캐릭터는 잘 모르겠어서ㅡ는 알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접하질 못했다. 김리회 님 서포트 하실 때 정성스럽던 모습.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다.
김명규B 그레미오. 위트 있는 연기력이 돋보였다. 역시 뾱뾱 수업 때 제자리에서 높이 뛰시는 건 신비롭고.
김지영 카타리나. 어제... 후기 쓰느라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썼어요... 탈진.;; ㅋㅋ 오늘 공연도 넘 좋았는데. 이재우 님 가슴팍에서 앞으로 타이타닉 하셨을 때 사람들 헉! 하는 소리 들으셨죠? 오늘 두 분이서 많은 사람 심장 롤러코스터 태우셨습니다. 김지영 님을 선의 여제라 부르도록 하자. 파 드 되에서 다리로 여섯 시 정각을 몇 번을 만드셨더라. 어디 그 뿐인가. 무릎선도 수직, 다리를 들면 45, 90 135 이런 식. 아주 눈이 호강하는 거다. 이재우 님 팔 위가 무슨 침대입니까? 이리 돌아 누웠다 저리 돌아 누웠다. 어쩌면 그렇게 고난도의 동작과 회전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리시냐는 거다. 전혀 안 어려워 보이잖아, 그까이꺼. 김지영 님 공연의 진가는 다른 무용수의 공연을 보아야 비로소 알 수 있다. 꼿꼿하고 빠른 회전, 높은 도약, 허공에서 몸을 자유자재로 돌리는 기술. 이재우 님 옆에 솜털 마냥 붙어가지고서는, 이리 퐁 저리 퐁 날아다니시고. 아, 넘 즐겁습니다.
그리고 이재우 님을 힘재우 님이라 부르쟈! 회전을 하시는데 눈에서 붕붕 소리가 나는 그 느낌. 빠르고 힘찬 회전에서 페트루키오의 호탕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김지영 님을 서포트하시는 매의 눈 원조는 우리 이재우 님이시죠. 내가 본 경험으로는 그랬단 이야기다. 어찌나 살뜰하게도 김지영 카타리나를 챙기시는지. 김지영 님은 이재우 님 팔에서 언제 땅으로 착지했는지도 모르도록 가볍고 자연스러워, 눈을 몇 번 꿈뻑거렸는지 모른다. 아니, 왜 착지 순간을 모르겠지? 땅과 허공이 구분되지 않는 이 느낌은 마술이냐 마법이냐. 이재우 님의 뛰어난 서포트가 있었기에 더욱 빛이 난 부분이었다 생각한다.
아 맞다. 이재우 님 1막 카타리나 결혼식에서 엄청 회전을 하셨는데 환호가 잘 터지지 않았죠. 이건... 존 크랭코 문제에요.ㅠ <로미오와 줄리엣>도 그래서 적응이 힘들었더랬는데. 아니면 음악이 문제였을 수도 있다. 그런 고난도 회전이 빵빵 터지는데, 음악이 계속되면서 안무가 이어지고 있어서는 박수치고 환호할 타이밍이 좀처럼 생기지 않아 속상했다.
1년이었나... 박슬기 님과 호흡을 맞추셨던 이재우 님도 나는 참 좋았다. 뛰어난 분이신 만큼 누구와 맞춘다 해도 잘 하실 거라 생각해. 박슬기 님과 하시는 동안 부쩍 느끼... 여, 여유로워지셨고, 능숙해지셨다. 그리고 다시 김지영 님과 함께 하시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많이 성숙하셨구나 싶었다. 그런데... 내 눈에는 김지영 님과 함께 계신 모습이 너무나 좋다는 거. 그래. 이 이재우 님이야. 내가 좋아하는 이재우 님. 정직하고 바르고 선한 사람. 그런 이미지에 이젠 성숙함과 여유로움까지 장착되었으니 그 매력을 어찌한다. 김지영 님과 두 분이서 관객들 심장을 있는대로 팡팡 터뜨리며 다니시는 겁니다. 하하.
김지영 님의 위력이다. 이재우 님의 재능이고. 두 분 오늘 관객들 앞에서 보란 듯 애정행각을 참 여러 번도.. 염장... 지르시는 검미까. 하지만 우린 질투 안 나는데? ㅋㅋ 그저 예쁘고 좋을 뿐이다. 다들 실컷 부러워하며 축복하는 자리였다.
여담이지만 두 분의 교제 소식을 듣고 A는 당연히 김지영 님이 아깝지! 했고 B는 당연히 이재우 님이 아깝지! 했다. 나는 둘 다 응?? 했던 것이, 그냥 좋기만 한데 난.;; 워낙에 타인의 사생활에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두 분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무용수분들이라 내 사심이 마구 발동하는 거다. 그냥 눈과 마음이 즐거워요. 뭐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 둘... 아, 아니 꽃 두 종류... 아니면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랄까. 안 그래도 멋진 호흡을 보여주시는 커플이 실제로 사랑을 하게 되면 그 시너지 효과는 어떨까. 그것이 이번 공연에서 확연히 증명되었다.
오늘 함께 한 공연 메이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불편하다고 했다. 뭐, 나도 셰익스피어 원작은 불편하다. 그리고 존 크랭코의 안무라 해도... 김지영-이재우 커플로 인한 해석이 아니었더라면 불편한 건 여전하다. 현대 안무가라 하더라도 70년대 초반에 작고하셨으니 그 당시만 해도 여성의 권리가 지금과는 달랐을 때니까. 무엇보다 원작자도, 안무가도 남성이기에 여성이 여성의 입장에서 작품을 만드는 것과는 다를 수 밖에 없으리라 생각한다. 개념이 낡은 것은 작품 곳곳에 보인다. 혼자 걸어가게 만들고 물을 주지 않는 마부에 대한 차별의식이라거나, 페트루키오 친구들의 장애인 희화화 같은 장면은 아무리 주변에서 깔깔대며 웃는다 해도 내게는 불쾌한 부분이다. 예술은 예술이지. 그렇지. 하지만 불쾌한 건 불쾌한 것이 맞다. 본인의 부모가 장애인이어도 그렇게 장애인을 희화화하며 웃어댈 수 있을까.
에잇... 좋은 평만 쓰려고 했는데.ㅠ 암튼 공연 메이트의 그 불만에도 불구하고 '김지영-이재우 커플의 자연스러움' 만큼은 인정하더라는 거ㅡ이 말을 쓰고 싶었던 거다.ㅠ
피곤해 죽겠는데 쓰고 보니 또 많이 썼네. 남은 할 일 마저 하고 어서 잠들어야겠다.
'선수들의 게임'. 22일 막공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렇게 된다. 모든 분들의 선과 기술은 탄탄하게 안정되어 있었으니 따로 언급하진 않겠다. 막공의 최대 장점은 하지석 루첸시오, 김명규A 호르텐시오, 전호진 그레미오의 뛰어난 케미에 있다. 매끈매끈 능청능청. 강효형, 박효선 작부... 님들과 김기완 페트루키오, 박예은B 비앙카에 박슬기 카타리나까지. 모두가 '선수'들이었다. 보는 눈이 미끌미끌 미끌어지는 것 같아.
김기완 페트루키오는 전형적인 바람둥이에 무엇이건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날라리였다. 이재우 페트루키오가 거친 듯 해도 정작 카타리나의 무릎을 꿇리는 부분이나 들고 돌리는 부분, 손을 잡는 부분 등 소소한 부분에서 부드러워 김지영 카타리나에 대한 애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주었어서 상대적으로 순수한 바람둥이?의 느낌을 내었다면ㅡ사실 이재우 페트루키오에게서는 바람둥이 성질 보다는 순수함과 사랑이 더 많이 느껴졌었다ㅡ김기완 페트루키오에게서는 딱히 막 애정이 느껴지진 않았다. 대신 몹시 매끈매끈 사람이건 무엇이건 본인의 입맛대로 다루는 맛이 있는, 뛰어난 선수였다.
박슬기 카타리나ㅡ당연한 말이지만ㅡ김지영 카타리나와 전혀 달랐다. 완전히 여성여성하지만 어려서부터 차별과 손가락질을 많이 당해 마음에 가시가 돋은, 맘이 섬세한데 표현이 날카로운 여성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이러한 성격은 박예은B 비앙카의 성격 표현에 의해 완성도가 높아진다. 박슬기 님께서 김기완 님 가슴에서 타이타닉했을 때 가슴이 볼록하니 몸이 뒤로 접어지던 모습에 심장이 철렁. 기술에 있어선 말이 필요 없는 박슬기 님이다. 물론 연기력 또한 마찬가지다. 1막에선 마치 작은 악마, 혹은 악동 같았는데, 쥐방울 돌콩 같이 똥글똥글 올망올망한 그 이미지가 정말 귀엽다.
박예은B 비앙카는 사실상 이 날 반할 만큼 흥미로웠는데, 프레스콜 때 그렇게 보아선지 몰라도 내내 박예은B 님의 발목이 눈에 띄었다. 볼록하니 예쁜 고(발등)와 연결되어 뼈가 없는 듯 말랑말랑한 발목의 움직임이 우아하고 부드러워 시선이 자꾸 빼앗기는 바람에, 순간 나 자신 발목 페티쉬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을 정도였다ㅡ는 과장이다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박예은B 비앙카는 선수였다. 프로 내숭러였다는 말이다. 순간순간 남이 안 보는 데서 박슬기 카타리나를 깨알같이 놀려 먹는다. 그러고는 남자들 앞에 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호호거리며 사뿐사뿐 아홉 꼬리 내숭덩어리. 아빠나 언니 앞에선 제 할 말 다 하고 투정도 부리면서 구혼자들 앞에서는 어쩜 그리 요조숙녀인지. 그게 너무 요란하지 않으면서 적절히 새초롬하니, 딱 예쁜데 얄미운 캐릭터를 잘 소화하셨다 생각한다. 술에 취한 페트루키오 앞에 카타리나를 데려와 "저기, 형부가 있잖아" 하며 카타리나의 등을 떠밀고는 뒤에서 깔깔깔 혼자 살짝 비웃는 모습이라거나, 순간순간 카타리나 옆을 지나면서 눈을 흘기며 메롱하는 모습 등, 예쁜데 한 대 콕 쥐어 박고픈 동생이었다. 박슬기 카타리나와 박예은B 비앙카는 서로를 몹시 싫어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그래도 박예은B는 카타리나를 좀 좋아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카타리나를 놀리면서도 쓰다듬어주는 등, 카타리나에 대한 박예은B 비앙카의 마음은 '애증'인 것 같아 보였다.
또한 박예은B 비앙카는 자신이 예쁜 걸 알고 있었다. 거친 언니 카타리나와 함께 있으면 자신이 얼마나 빛나는지도 잘 알고 있었고, 남성들이 그런 자신에게 더욱 열광한다는 것도 알았다. 해서 청순하고 순했던 김리회 비앙카에 비해 좀 더 도도하고 새초롬하게 남성들을 가지고 노는 듯한 이미지였다.
하지석 루첸시오는 귀족다운 품위가 돋보였고, 김명규A 호르텐시오는 뻔뻔하고도 과감한 유머 코드가 특별했으며, 전호진 그레미오는 동작들이 자연스럽고 또한 유머러스했다. 작부를 연기하신 강효형 님과 박효선 님도 매끈매끈 능청능청 연기가 좋아서 모든 무용수분들이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버전이었다 생각한다.
막공에선 전통적인 해석이 되었더랬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해석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캐릭터 해석의 조화 면에서 보았을 때 훌륭했다.
김지영-이재우 팀(첫공)은 그 팀 대로 모든 무용수분들이 조화로웠고, 박슬기-김기완 팀(막공) 또한 그 팀 대로 모든 무용수분들이 조화로웠다. 서로 캐릭터를 맞추신 건가 싶을 정도로 잘 맞아서 보기에 즐거웠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첫공 팀의 해석이 훨씬 즐겁고 좋긴 하다. 여성의 몸을 입은 소년과도 같은 김지영 카타리나와, 그런 카타리나와의 게임을 즐거워하는 이재우 페트루키오의 모습이 뭐니뭐니해도 신났고, 그런 게임을 즐기면서 사랑에 빠지는 과정도 자연스러워 개인적으론 해석에의 만족도가 높은 공연이었다.
그런데 이영철 님이 안 보이시네... 이젠 안무만 하시는 걸까.
신승원 님 버전을 놓친 것도 안타깝다. <지젤> 때 볼 수 없었던 신승원 님인데. 신승원 님께서 연기하시는 카타리나는 조금 상상해 보는 바가 있는데, 그것이 맞는 것인지를 확인하고 싶었더랬다. 그런데 시간이 도저히 맞지 않아 갈 수 없었음이 아쉽다.
언제나 훌륭한 공연을 보여주시는 국립발레단 무용수분들과 관계자분들, 그리고 예술의전당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