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rformance

[연주회] 힐러리 한 바이올린 리사이틀 Hilary Hahn Violin Recital @ 롯데콘서트홀 LCH

by Vanodif 2018. 12. 14.






<힐러리 한 바이올린 리사이틀 Hilary Hahn Violin Recital>

* 일시: 2018년 12월 21일 (금) 20:00

* 장소: 롯데콘서트홀 Lotter Concert Hall

* 롯데콘서트홀 홈페이지: http://www.lotteconcerthall.com/kor/Performance/ConcertDetails/257922




[프로그램]


J. S. Bach 

Sonata No. 2 in A Minor BWV 1003 

Partita No. 3 in E Major BWV 1006 

Sonata No. 3 in C Major BWV 1005








어... 내가 표 사진도 올리지 않았다니 믿을 수가 없군. 게다가 표를 내 것 한 장만 찍다니.;; 일행의 표는 일행이 가지고 있었나 보다. 암튼 몹시 기대했던 힐러리 한의 연주는 아주 좋았다. 듣던대로 차고 부드럽고 진지하며 정확한 연주였는데, 말하자면 연주 자체는 내 스타일에 잘 맞는 종류였다. 그런데 음... 아예 차갑지만은 않았어서...? 의외로 따뜻함과 위트가 조금씩 묻어난다는 느낌이었는데 뭐, 그것은 대부분의 관객에겐 장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행은 의외로 너무 차갑다고 말하긴 했는데, 음. 나는 그동안 들었던 동영상의 연주에 비하면 따뜻한 온기가 전해진다고 여겼던 거여서. 그 점이 내게는 그다지 장점으로 작용하진 않았다는 점이 문제. 따뜻한 연주 특유의 매력이 있듯 차가운 연주 특유의 매력을 한껏 느끼고 싶었던 터라. 하지만 전체적으로 우수하고 당연히 퀄리티 높은 연주였다 생각한다. 관객들의 미친 기침소리가 좀 민망했을 뿐. 아 참, 근데 바흐 곡 레퍼토리에 앵콜곡까지 바흐곡은 좀 너무하심. 힐러리 한의 정직한... 성격이라 인식은 했지만서도.;;


힐러리 한의 연주에 대해서는 따로 할 말이 별로 없다. 이 공연에서 엉뚱하게 로콩(롯데콘서트홀)의 소리 자체에 골몰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로콩에 처음 간 것은 재작년이었는데, 초대권을 받아서 갔던 좌석은 2층 정면 옆쪽의 좌석이었다. 1인당 10만원대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고. 하루키와 하야오의 만남이었던가, 암튼 그런 제목으로 열린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었는데, 첫음이 나오자마자 깜짝 놀랐다. 음이 너무 예쁘장하고 고와서 휘둥그레 커진 두 눈으로 당시 일행을 쳐다보았다. 나중에 일행이 '로콩은 저렴한 좌석일수록 소리의 퀄리티가 높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았다'는 정보를 전해주었고, 그렇게 검색하며 로콩 소리의 매력에 흠뻑 취했다. 그 후로 로콩의 연주를 한... 대여섯 번 간 것 같다,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그동안 이번 힐러리 한 공연에 함께 했던 내 공연 메이트는 딱 한 번 로콩에서 감상을 했으나 그것은 오르간 독주회였다. 그때도 소리는 좋았다 했지만 당시 내 컨디션이 너무 나빴기에 좀 더 자세한 감상을 나눌 순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 간 힐러리 한 리사이틀에서 내 공연 메이트는 1부 때 충격에 휩싸였다. 내가 누누히 말했던 '예쁘장한 소리'를 정식으로 맞닥뜨린 일행의 충격을 나는 너무나 잘 이해했다. 경이로움을 어쩔 줄 몰라 하던 그 모습. 기뻤다. 그런데 내 의견은 좀 달랐다. 


소리는 여전히 예뻤다. 다른 어떤 공연장의 소리와도 비교할 수 없도록 탁월했다. 그런데 소리가 너무 예뻤다. 지나치게 예뻤다.


그것이 아마도 힐러리 한 연주의 느낌에 영향을 끼쳤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스쳤다. 차고 정직하고 진지하고 직선적이어야 하는 그녀의 바이올린이 동글동글 예쁘장하게 노래하고 있었던 것이다. 몹시 예쁜 프릴이 잔뜩 달린 실크 원피스를 입고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세팅된 스타일로 생글생글 웃으며 서 있는 소녀 같은 모습으로. 그 완벽을 넘어선 완벽의 모습이 불현듯 내게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급속도로 나의 마음이 식었다.


어떤 느낌이냐 하면, 좌석 3-50석 내외 소공연장의 경우, 소리를 지나치게 먹지 않고 다 뱉어 버려서 온갖 잡소리까지 다 들리는 바람에 귀가 피곤하다. 대신 악기의 날것 그대로의 소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신홀 정도나 예당의 리사이틀홀, IBK챔버홀, 세종회관 체임버홀 정도의 공연장은 사이즈 뿐 아니라 공연장의 네임밸류 만큼이나 적절히 소리를 먹어준다. 지나치게 거추장한 소리는 어느 정도 먹어주기 때문에 좌석만 잘 선택한다면 꽤 퀄리티 높은 소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가까운 좌석에서 들었을 때 악기가 내는 고유의 음색이 때로는 짜릿할 정도로 황홀할 때가 많다. 주로 독주회나 실내악 앙상블 등 규모의 연주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세종회관 대극장에서는 음악회를 들어보지 않아서 모르겠고... 예콩(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로콩 같은 대규모 공연장의 경우 소리가 까다로운데, 왜냐하면 대공연장 만의 절대 무기가 바로 '오케스트라 연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공연장은 필히 오케스트라 공연에 최적화되어 있다. 예콩과 로콩 둘 다의 경우 오케스트라 공연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문제는 그 대공연장에서 독주회를 할  때인데. 스타 연주자의 독주회이기에 많은 관객을 한 번에 수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대공연장에서 공연이 열리지만, 문제는 공간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기술/기능적인 문제를 전공자도 전문가도 아닌 내가 논할 순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나는 음악을 잘 아는 사람도 아닌 막귀를 지닌 사람이니, 들은 횟수가 많다 해도 나의 이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의한 것임을 밝힌다. 예콩에서는 꽤나 많은 독주회를 들어왔고, 로콩에서 독주회는... 너댓 번 들었는데 로콩 쪽의 표본이 턱없이 부족하긴 하나, 그동안 들으면서 느꼈던 바로 정리한다.


예콩의 소리는 '잘 정리한 소리'라는 느낌이 지배적이다. 처음엔 좀 딱딱하게 들릴 수 있으나 들으면 들을수록 소리가 좋다고 느낀다. 예당에 대한 나의 팬심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음을 부인할 순 없지만, 오케스트라는 물론이고 독주회나 앙상블의 소리도 전체적으로 불필요한 소리만 딱 정리, 정돈해주는 느낌이어서, 영양학적 균형이 잘 잡힌 집밥처럼 매일 들을 수 있겠다 싶다. 예콩 소리의 절대 약점은 관객 뿐이다. 관객을 잘 만나면 최상의 공연을 즐길 수 있고, 관객을 잘못 만나면 최악의 공연이 되어 버린다. 요컨대 예콩은 어셔분들께 좀 더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거나, '공연 중이나 악장 사이 기침을 삼가 주시고 연주자가 연주를 끝내고 인사할 때 뜨거운 박수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을 할 필요가 있다. LG아트센터나 로콩이 이 방송을 아주 잘 활용하는데, 마른 기침소리는 아직 역부족이긴 하나 좀 더 홍보가 진행되면 언젠간 개선될 것이고, 연주와 감상의 마무리를 파괴하는 안다박수는 이 방송으로 인해 확실히 굉장히 개선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아, 이건 로콩 부분에 써야 하는 말이었나? 암튼 예콩의 소리는 불필요한 소리를 배제하고 잘 정돈된 소리를 전달하는 것으로 내게 인식된다.


로콩의 경우 연주의 소리를 통째로 꿀꺽 집어 삼키는 느낌이다. 삼켜서는 새로운 '롯데콘서트홀의 소리'로 뱉어내는 것 같다. 어떤 연주자이건 상관없이 '로콩의 소리'를 내는 것이다. 그 로콩의 소리는 물론 몹시 아름답다. 동글동글 예쁘고 높고 가벼우면서도 풍성하고 폭신하고 매끈하게 잘 다듬어진, 한 마디로 영국식 정원을 보는 기분이 든다. 최고 전문가의 손길로 24/7/365 잘 다듬어진 소리. 극도의 세련됨이 빛나는 쾌감이 있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버겁다. 이건 물론 내 개인적인 느낌일 뿐 전문가들의 평은 다름을 기억하자. 그런데 나는 들을수록 속이 부대낀달까. 매일 삼시세끼를 최고급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A++ 한우 안심 스테이크만 먹는 것 같다. 그래서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하다 못해 맨밥에 구운 김이 생각나는 기분이 된다. 그동안 들으면서 점점 느꼈던 점인데, 이번 힐러리 한의 연주에서 확실하게 그것을 느꼈다. 그래서 많이 괴로웠다. 내 입맛이 고급이 아니어서 그런 것이다. 내가 고급 스테이크를 매끼니 즐기지 못하는 소박한 입맛을 지닌 탓이리라. 아직 내 귀가 막귀여서, 그래서 그런 걸게다.


해서, 어서 예콩의 소리가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공연이 끝나고 일행에게 소감을 묻자, 희한하게 '2부는 별로였다. 소리가 지나치게 인위적이다'라는 생각지도 못한 평을 내놓았다. 평소 나보다 훨씬 예민한 청각과 후각, 미각을 지닌 일행이기에 그 말이 더욱 신기했다.


앞으로 독주회를 로콩에서 들을 생각은 별로 없다. 어지간한 연주자가 온다면... 글쎄, 어쩔 수 없이 끌리는 경우가 있겠으나, 어지간하면 스타 연주자분들의 독주회는 예콩에서 즐기는 것으로 한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의 경우 아직 한 번 더 들어 보고 싶긴 하다. 특유의 동글동글 예쁘장한 소리가 생각만 해도 이젠 가슴 답답해지기는 하는데, 그래도 오케스트라에 특화된 공연장이란 생각에 공연메이트와 함께 한 번 더 로콩에서 들어 보아야겠다.


완공된지 3년 만에 세계 유명 연주자들이 몰리고 있는 롯데콘서트홀인데 내 막귀에는 이렇게 들려서 아쉽고 또 아쉽다. 피아노 전공 동생에게 물어 보니 '로콩은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연주하기에 힘든 곳이라는 말이 많다'는 답을 해주었는데, 음. 나는 김선욱 님 피아노 소리도 로콩에서는 좀 느끼하게 들렸어서 말이지. 암튼 내 막귀의 막청은 제쳐두고, 많은 음악 전문가와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로콩이니, 앞으로 내 귀가 조금 더 좋아지만 로콩 소리의 진가도 더 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아 참, 오르간 만큼은 독보적인 로콩이니 오르간 연주를 즐길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올해는 전체적으로 작년 만큼의 공연을 즐기진 못할 것 같지만 기회 되면 오르간 연주회를 들어 보아야겠다.






J. S. Bach - Sonata No. 2 in A Minor BWV 1003


무반주 Violin Sonata No.2 a단조 BWV 1003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매우 충실하고 무게도 있어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전6곡 중 잘 알려진 곡으로 바하 자신이 d단조의 클라비어용으로도 편곡하였습니다. 


제1악장 : Grave a단조 4/4박자. 서주풍의 자유로운 곡으로 묵직하고 크게 시작되어 장식풍의 세밀한 음을 사용하면서 노래 부르듯이 흘러가는데 중음도 많고 울림이 풍부하며 극적인 힘도 있습니다. 딸림조로 끝납니다. 


제2악장 : Fuga a단조 2/4박자. 훌륭한 푸가로 전4악장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289마디에 걸친 장대한 악장인데 한 치의 틈도 없이 충실해 보입니다. 곡은 우선 힘찬 주제로 시작되고 이것이 곧 3째 마디로 응답되고 2성부의 푸가로 나아갑니다. 빈번하게 3중음이나 4중음까지 사용되며 때로는 16분음표의 단음으로도 나타나는데 그 다양함과 기교의 뛰어남이 돋보입니다. 


제3악장 : Andante C장조 3/4박자. 차분하고 깨끗하며 기품있는 곡으로 표정이 풍부한데 전체적으로는 중음으로 나아가고 있어 절묘한 선율과 그 아래 음의 연속을 들려줍니다. 3부형식으로 그 각 부분은 따로따로 되풀이하게 되어 있으며 제1부분은 C에서 시작하여 G장조로 끝나고, 제2부분은 같은 재료를 G장조로 나타내기 시작하여 C장조로 끝나는데 매우 아름다운 곡이어서 이것만을 단독으로 연주하기도 하고 첼로로 독주하는 일도 있습니다. 


제4악장 : Allegro a단조 4/4박자. 빠르고 힘찬 곡으로 토카타의 느낌을 주는데 주로 16분음표로 달리며 복음악의 효과가 적지 않으며 2부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ㅡ 출처: 

https://kin.naver.com/qna/detail.nhn?d1id=3&dirId=30213&docId=49668811&qb=YmFjaCBid3YgMTAwMw==&enc=utf8&section=kin&rank=4&search_sort=0&spq=0&pid=Ut6vzwpVuEGssclHvF8ssssss%2BV-116469&sid=kjvIAZBH8R8GKyQ%2Bs5D77Q%3D%3D





Hilary Hahn, Violin

1. Grave





Hilary Hahn, Violin

2. Fuga




Hilary Hahn, Violin

3. Andante





Hilary Hahn, Violin

4. Presto






Itzhak Perlman, Violin

J.S. Bach Sonata No.2 in A minor BWV 1003 1. Grave 0:00 2. Fuga 4:50 3. Andante 13:07 4. Allegro 18:36





J. S. Bach - Partita No. 3 in E Major BWV 1006




Hilary Hahn, Violin, 1997


Parts/Movements 1. Preludio 00:00 2. Loure 03:34 (루르: 프랑스에서 유행했던 소박한 느낌의 춤곡) 3. Gavotte en rondeau 08:23 4. Menuet 1 11:39 5. Menuet 2 13:31 6. Bourrée 16:35 7. Gigue 18:14



유려하다. 참 좋은 곡이고 좋은 연주인 것이, 듣다 보면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J. S. Bach - Sonata No. 3 in C Major BWV 1005





Hilary Hahn, Violin


I. Adagio 

II. Fuga 

III. Largo 

IV. Allegro ass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