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전시] 구자승전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새로운 꿈을 꾸는 것이다. 거기 그 사물(being)이 그 적절한 자리에서 하나의 필수 불가결한 아름다운 대상이 되는 것. 그 대상들 하나 하나가 나의 분신이 되고 내 잃어버린 꿈의 파편이 된다. 메마른 나무상자, 흰 보자기, 오랜 유물같은 바랜 주전자, 비워진 슬병, 그리고 담겨지지 못한 자그마한 것들. 자갈, 체리, 토마토, 레몬, 계란, 바랜 사진... 어느날 쓸모없이 버려진 그 나무상자에 술을 채우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술병은 비워져 있다. 물기어린 자갈들을 하얀 보자기에 싸 말려주고 싶다. 담겨져야 온전해지는 것들. 담아야 그릇이 되고, 이름이 되고, 존재가 되는 것들. 그런 떠도는 일상의 사물들에 새로운 이름을 주고, 더 아름답게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그..
2017.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