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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ance

[연주회] 최재원 피아노 독주회 @ 링컨홀

by Vanodif 2018. 4. 28.



* 링컨홀: https://blog.naver.com/lit4star






이 포스팅에는 연주곡들의 유툽영상을 연결시키지 않겠다. 몸이 좀 피곤해서.


드디어 링컨홀을 방문했다. 삼청동의 <보드레 안다미로> 2층의 연주홀이나 효자동 오디오가이 홀 만큼이나 작은 곳이었다. 아마 내가 방문한 공연장 중 가장 작은 규모에 속할 것이다. 주로 예당에 다니고, 가끔 세종문화회관 챔버홀이나 금호아트홀, 롯데 콘서트홀 정도 다니고 있으며, 더 가끔 하우스 콘서트나 일신홀, 모짜르트홀 등에 다니곤 하는 나의 귀는, 이렇게 소규모 공연장에 갈 때면 '큰 공연장에 익숙해져 있구나'를 느끼게 된다. 하콘의 박창수 님께서 '큰 공연장은 많은 관객을 수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일 뿐, 음향적 메리트를 누리기는 힘든 곳입니다'라 말씀하신 바 있는데, 전문가 중 전문가의 말씀이니 그 말씀이 맞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나 자신, 하콘을 몹시 좋아하고 있고. 다만 그래도 큰 공연장이 적당히 먹어주는 소리 중에 잡음도 있어서 내 귀엔 괜찮게 들린다는 말ㅡ이라기엔 내 귀는 막귀가 맞다.;; 물론 예콩(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의 독주는 좀 힘겹다. 특히 3층에서 들으려면 좀... 예콩 3층 소리 괜찮다는 말을 들었는데, 내 귀가 아직 많이 무뎌선지 내게는 별로였던 것 같다. 하지만 오케스트라 연주의 경우 당연히 큰 공연장의 적당히 먹어주는 소리가 귀에 좀 더 편안할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 그리고 예당의 리사이틀홀이나 IBK쳄버홀은 내 귀엔 괜찮던데. 물론 독주회의 경우 작은 공연장에서 듣는 것에 장점이 많은 것이 당연하겠지만, 내게는 익숙하지 않아서 작은 공연장에서 들은 연주는 딱히 악기가 특별하지 않은 한 연주자별 특성을 짚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내공을 좀 더 쌓아야...ㅠ 


링컨홀에 대한 소감은 이러하다. 아늑하고 편안하다. 의자는 그냥 흔한 접이식 의자다. 몸이 편하다기 보단 부담이 없는 느낌이 좋았다. 맞아주시는 관계자분들의 친절과, 작은 공간이지만 여기저기 세심한 배려가 묻어 있는 것 같아서 괜히 미소가 지어지는 곳이었다. 대단하고 엄청난 공연장은 아니지만 친한, 혹은 친하고 싶은 친구나 지인의 재능기부 연주에 초대 받아 가는 느낌이 들었달까. 정기적으로 다니게 된다면 공연장에서 반복해서 만나게 되는 분들과 눈인사라도 나눌 수 있을 것만 같을 정도로 소박하고 정겨운 곳이었다.


연주자 최재원 님은 사진보다 훨씬 젊고 아름답고 단정하셨다. 그리고 해설을 해주신 김소이 님 역시 고운 분이셨는데, 친절한 해설과 예쁜 미소로 더욱 맘을 편안하게 해주셨다. 요란하지 않고 정성스러우며 예쁘장한 연주. 그런 느낌.


감상에 많은 도움이 되는 해설 뿐 아니라, 마그리트 그림에서부터 각 음악에 쓰인 성경 구절이나 책의 내용에 이르기까지 스크린을 세심하게 활용하신 점도 참 좋았다. 공연을 들으면서 이런 정성스런 공연을 무료로 초대해 주시는데 유지는 어떻게 되시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 어떻게 유지하시려나?


부담스럽지 않게 클래식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링컨홀의 이 아름다운 나눔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따뜻한 공연 잘 들었어요.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PROGRAM - 시와 함께하는 음악회: Poetic Story 


이 신우(1969-) 

Chorale Fantasies No. 1 Comfort, comfort my people(2009) 

I. Sin: In the long, dim labyrinth of reveries 

II. Chorale: 'Lord, have mercy' 


Johannes Brahms (1833-1897) 

Drei Intermezzi Op. 117 


Frédéric Chopin (1810-1849) 

Ballade No.4 Op. 52 


Intermission 


Franz Liszt (1811-1886) 

Sonetto 104 del Petrarca 

Après une lecture de Dante "Fantasia quasi Son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