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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ance

[연주회] [2019 일신프리즘시리즈 2] 앙상블 위로 Ensemble Wiro Recital @ 일신홀

by Vanodif 2019. 1. 29.





<[2019 일신프리즘시리즈 1] 앙상블 위로 Ensemble Wiro Recital >

* 일시: 2019년 02월 25일 월요일 19:30

* 장소: 일신홀 02-790-3364 

* 공연비: 무료 신청 → http://naver.me/5tgx75OM (네이버폼이 열려 있는 동안 어서 신청하세요.)

* 일신홀 홈페이지: http://ilshinhall.com/gnuboard5/bbs/board.php?bo_table=sub201&wr_id=455




[PROGRAM]

Claude Debussy :                                                         
Prélude à l'Après-midi d'un faune for Flute, Clarinet, Piano  


Philippe Hersant :                                                        
Trio pour piano, violon et violoncelle « Variations sur La Sonnerie de Sainte-
Geneviève-du-Mont de Marin Marais» for Piano, Violin, Cello (1998)    *한국초연 


Intermission


Betsy Jolas :                                                             
Quatuor VI for Clarinet, string trio                             *한국초연 

Thierry Escaich :                                                        
Scènes de bal for String quartet                                *한국초연                 
     Scène I. Vivacissimo
     Scène II. Moderato energico (tango)
     Scène III. Andante
     Scène IV. Allegro moderato
     Scène V. Allegro


Edith canat de Chizy : 
Pluie, Vapeur, vitesse for Flute, Clarinet, Piano, Violin, Viola, Cello   *한국초연  




































앙상블 위로(Ensemble Wiro)

2013년 가을, 프랑스 최고 음악 교육기관인 파리국립고등음악원(CNSM de Paris)에 재학 중이었던 동문들이 결성한 단체로 처음에는 앙상블 리에토(Ensemble Lieto)라는 이름으로 프랑스 현지에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앙상블 리에토는 Église Presbytérienne de Paris에서 창단연주회를 가진 후, 파리 유네스코 만찬 연주회, 프랑스-한국대사관의 갈라 콘서트를 가졌다. 또한, 파리에서 열리는 음악페스티벌 <Concerts d'hiver>에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매해 초청받아 연주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2015년 가을, 앙상블 리에토의 주요 연주자들이 귀국한 후, 앙상블 위로를 새롭게 창단하였다. 프랑스에서의 창단부터 함께 했던 강미나 대표는 단원들의 현대음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오랜 시간 쌓아온 단원들 간의 호흡과 신뢰를 바탕으로 앙상블 위로를 전문적인 현대음악연주단체로 키우기 시작하였다. 2016년 (사)한국여성작곡가회(2016, 2018)의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델로스(2016, 2018), 작곡동인 소리목(2017), 신음악회(2018) 등 꾸준히 한국작곡가단체들과 협업하여 활동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2017년 한해동안 (사)한국작곡가협회의 산하단체에서 연주된 작품들 중 가장 주목 받았던 작품을 연주하는 <대한민국실내악대제전>에 초청받아 윤이상 <콰르텟 No. 1>과 정회갑의 <가장행렬>을 연주하였다. 2019년에는 일신문화재단의 현대음악 프로그램인 프리즘콘서트시리즈 공모에 선정되어 초청연주를 앞두고 있다. 그 외에도 작곡가 김수혜(2016), 김애리(2018)의 개인 작품 발표회에도 함께 하는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 상반기 일신홀 공연은 1월부터 4월까지 파리국립고등음악원 출신 연주자들로 구성된 것 같다.








이 날 공연된 곡들은 한 곡을 제외하고 모두 한국초연인 만큼 많이 낯설고 어려웠다. 윤석우 첼리스트의 자상한 설명이 아니었다면 정말 많이 헤매었을 것 같다. 전체적인 인상은 지난 유재아 님 독주회 때도 느낀 바대로 표현력이 강조된 느낌이었다. 물론 다들 연주 테크닉은 기본으로 장착하신 거지만, 딱히 정확한 연주에 모든 신경을 다 쓰는 것 보단 각자 해석한 바를 전달하는 데 더 무게가 실린 느낌. 그래서 드라마틱한 느낌이 강조되는 재미난 공연이었다. 정성윤 클라리네티스트는 폐활량이 어마어마하신 것 같았는데, 클라리넷의 성량이 몹시 풍부했다. 음도 정확하고 세심한 음량 조절이 돋보였는데 전체적으로 소리가 많이 튀었다. 클라리넷, 피아노, 1바욜, 첼로의 소리가 컸는데, 그 중 클라리넷이 가장 튀었다. 상대적으로 플룻과 비올은 소리가 묻혔고.


첫곡인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는 지난 유재아 님 독주회 때도 들은 곡이었는데, 물론 그때와는 악기 구성이 다르긴 하지만, 몹시 다른 느낌이었다. 여리여리한 이은준 플루티스트께서 한 음 한 음을 몹시 섬세하게 연주하셨는데, 플룻은 아지랑이나 봄의 공기, 나뭇잎, 요정 등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면 단단한 클라리넷이 목신을 표현하는 걸로 들렸다. 유재아 님의 연주도 좋고 이은준 님의 연주도 좋다. 뚜렷하게 다른 두 특징이 매력적이었다.


에르상의 곡은 인터넷으로 듣는 것보다 훨씬 재밌었다. 곡 전체에 걸쳐 원곡의 느낌이 군데군데 묻어 있었고, 특히 시작 전에 윤석우 님께서 해설해주신 원곡의 작곡과정이 곡 전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인터미션 때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야마하로 교체하는 걸 보고 '2부엔 피아노를 두드리거나 뜯는 곡이 나오겠군' 하며 일행이랑 예측했더랬는데,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 곡이 말렛으로 피아노 건반인가 현인가를 치는 연주였...


벳시 졸라스의 곡은... 모옵시 힘들었던 기억이다. 이 곡이 고양이였던가...? 윤석우 님께서 정성들여 설명해 주셨는데 잊었네.ㅠ 그랬던 것 같다. 고양이의 느낌을 내는 곡이 이것이었던 것 같다.


에스케쉬의 곡은 악장 순서대로 왈츠, 탱고, 슬로우, 디스코, 폭스트로트라 설명해 주셨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마지막 곡인 카나 드 시지의 <비, 안개. 속력>이라는 곡은 연주 전 프로그램 노트에 있는 '윌리엄 터너의 동명의 작품'을 읽고는 미리 그림을 찾아 보았는데, 윤석우 님께선 물끓는 주전자를 연상했다셔서 그 또한 색다른 감상 포인트가 되었다.


앵콜곡인 드뷔시 <달빛>은... 대표이신 강민아 님께서 작곡하셨다셨는데, 예전에 앙상블 소리 공연에서 들었던 베이스 클라리넷에 이르기까지 총 여섯 연주자께서 아홉 개의 악기로 연주해주셨다(피콜로, 말렛으로 치는 피아노 포함). 다채로운 악기 사용으로 인해 평소 듣던 것과는 굉장히 다른 <달빛>이 되었는데, 조성진 님의 <달빛>이 혼자서 조용히 사색하며 산책하는 사람 한 명과 그 사람이 바라보는 창백한 달과 달빛이 일렁이는 수면을 연상시킨다면, 앙상블 위로의 편곡된 <달빛>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춤을 추고 이야기를 왁자지껄 나누는 따뜻한 바닷가 동네를 비추는 노오란 보름달... 휘영청 걸려있는 수퍼문이 떠올랐다. 그동안 드뷔시 <달빛>을 들으면서는 한 번도 그렇게 연상했던 적이 없었던 터라, 그 점이 신기했다.


다채롭고 훌륭한 앙상블 위로의 공연 잘 들었습니다.






딱히 곡들에 대한 설명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곡인 만큼 프로그램 노트에 있는 소중한 설명을 파란색으로 옮겨 적는다.






Claude Debussy :                                                          
Prélude à l'Après-midi d'un faune for Flute, Clarinet, Piano 

끌로드 드뷔시: 플루트, 클라리넷, 피아노를 위한 목신의 오후 전주곡 


1862년 프랑스 태생의 드뷔시는 인상주의 음악의 작곡가이다. 그의 음악은 중세음악부터 재즈, 그리고 현대음악과 인도의 가믈란 음악까지 모두 느낄 수 있으며, 드뷔시만의 혁신적인 화성진행과 대담한 뉘앙스, 그리고 복잡한 리듬들은 그의 음악을 더욱 예측불가능하고 신비롭게 만들어준다. 목신의 환상을 통해 펼쳐지는 관능적이고 신비로운 장면을 그리고 있지만, 시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기 보다는 모호하고 흐릿한 희열을 음으로 자유롭게 표현하였다.


"이 작품은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시 전체를 자세히 다룬 것은 아니며 나른한 오후 속의 꿈틀대는 목신의 욕망과 꿈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요정들은 겁을 먹고 달아나고 목신은 평범한 자연 속에서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 된다는 꿈에 부푼 채 잠이 든다"ㅡ드뷔시




Trio Giocoso : Sibel Pensel - Flute Ayşegül Kirmanoğlu - Clarinet Johan Schmidt - Piano


지난 주 유재아 님 공연 때 들었던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다. 니진스키 발레의 그 곡.






Philippe Hersant :                                                        

Trio pour piano, violon et violoncelle « Variations sur La Sonnerie de Sainte-
Geneviève-du-Mont de Marin Marais» for Piano, Violin, Cello (1998)

필립 에르성: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트리오(생-쥬네비브-뒤-몽의 종소리)    *한국초연 


필립 에르상은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화성학과 대위법, 작곡을 공부하였다.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음악학 교수로 재직하기도 한 그는 라디오프랑스의 위촉으로 현악사중주 및 다수의 오케스트라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그 외에도 다수의 영화음악 및 오페라 작품들을 발표하여 여러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현재 그는 리옹 오케스트라 상임 작곡가로 활동 중이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트리오>는 마랭 마레(Marin Marais)가 1723년에 작곡한 <성-쥬네비브-뒤몽의 종소리>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마랭 마레는 성-쥬네비브-뒤몽 성당에 있는 세 개의 종소리를 따와서 작곡을 하였는데, 원곡은 종소리를 상징하는 음 세 개가 지속적으로 연주되고 다른 연주자들이 그 위에 새롭게 대선율을 연주하게끔 쓰여진 작품으로, 템포가 변하지 않고 조성변화가 두 번 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필립 에르성은 처음 마랭 마레의 작품을 접했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이 작품의 변주곡을 작곡하게 되었다. 원곡과는 대조적으로 템포 변화와 조성변화가 많고 비제의 작품 <아를르의 연인> 혹은 무소르그스키의 작품 <키예프의 대문>에서 사용된 종소리를 작품 중간에 차용하기도 하였다.


→ 감상에 큰 도움을 주는 멋진 해설이다.





공연에서 듣게될 곡은 위의 영상인데, 원곡은 아래의 마랭 마레 Marin Marais의 곡이다. 처음엔 같은 곡인지 모르겠는데 느낌만 같이 간다 싶을 정도다. 그러다 3:22가 되면 마레의 원곡 테마가 나와서 듣다 나도 모르게 안심 (응?!??)





마랭 마레의 원곡에 대한 윤석우 첼리스트의 설명이 유익했는데, 위의 마레 곡 시작에서부터 계속해서 흐르는 하프시코드의 음이 성-쥬네비브-뒤몽 성당의 종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그 기본 종소리 위에 바이올린과 첼로가 음을 타며 흐르는 방식. 처음 들었을 때부터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인 곡이다. 에르성은 이 곡을 몹시 좋아했어서 이 곡을 편곡한 것이라고.






Betsy Jolas :                                                             
Quatuor VI for Clarinet, string trio

벳시 졸라스: 클라리넷을 위한 <사중주 작품 6>                             *한국초연 


1926년 파리에서 태어난 그녀는 부모님과 함께 1940년 미국으로 이주, 그곳에서 화성학, 대위법, 작곡, 그리고 오르간을 수학하였다. 1946년 파리로 다시 돌아온 그녀는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다리우스 미요, 올리비에 메시앙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그 후 파리 고등국립음악원에서 음악분석을 가르쳤으며, 미국의 예일, 하버드, 버클리 대학에서도 교수로 재직하였다.


벳시 졸라스의 Quatuor는 시리즈 작품으로 1966년 발표된 Quatuor II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Quatuor VII를 발표하였다. 사중주라고 하면 흔히 현악사중주를 떠올리지만 벳시 졸라스는 제2바이올린 대신 특정한 가사 없이 의미없는 음소를 부르는 소프라노(Quatuor II)나 클라리넷 (Quatuor VI)으로 대체하기도 하는 등 독특한 편성을 보여주고 있다.


벳시 졸라스의 사중주 6번 곡 영상은 구할 수 없었다. 이런 경우 예습이 편하다고 해야 하나.;; 해서, 졸라스 곡의 분위기라도 알기 위해 그녀의 사중주 2번 영상을 올린다.





난해난해난해. 현대음악이지!


→ 고양이가 기지개를 켜고 두다다 달려가는 등의 모습이 연상된다는 해설. 도움이 많이 되는 해설이었다. 그런데 곡은 정말 어려웠다. 무지 어려웠다. 거의 지금껏 들은 일신홀 연주 곡들 중 어렵기로는 탑5에 손꼽히는 음악.






Thierry Escaich :                                                        
Scènes de bal for String quartet

티에리 에스케쉬: 현악 사중주를 위한 <무도회의 장면>                                *한국초연        


세계적인 오르간 즉흥연주자이자 작곡가인 티에리 에스케쉬는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화성학, 대위법, 오르간, 오르간 즉흥연주, 관현악법, 그리고 작곡을 공부하였다. 그는 1996년부터 파리의 생-떼띠엔-뒤-몽의 전속 오르가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작곡법과 오르간 즉흥연주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화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그는 영화음악 작곡은 물론 영화와 관련하여 즉흥연주도 자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 작품 역시 에토레 스콜라(Etore Scola) 감독의 영화 'Le al'에서 등장하는 화려하고 웅장한 무도회의 장면을 보고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5개의 짧은 춤곡으로 각 악장들은 왈츠, 탱고, 슬로우, 폭스트로트와 같은 춤과 연관되어 있다.



     Scène I. Vivacissimo






비... 비바치시모...??? (매우 생기있고 빠르게)

→ 왈츠인데 이상하게 불안하고 불편한 왈츠.



     Scène II. Moderato energico (tango)





→ 탱고인데 이상하게 불안하고 불편한 탱고



     Scène III. Andante





→ 불편한 슬로우고



     Scène IV. Allegro moderato





→ 희한한 디스코이며



     Scène V. Allegro





→ 재즈의 폭스트로트라는데? 신기한 곡이었다. 해설 덕분에 즐길 수 있었던.






Edith canat de Chizy : 
Pluie, Vapeur, vitesse for Flute, Clarinet, Piano, Violin, Viola, Cello

에디트 카나 드 시지: 플루트, 클라리넷,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위한 <비, 안개, 속력>   *한국초연  


현존하는 최고의 프랑스 여성 작곡가인 에디트 카나 드 시지는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미술 및 고고학과 철학을 전공한 후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작곡을 배우며 본격적인 작곡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총 3악장으로 구성된 <Pluie, Vapeur, Vitesse>는 화가 윌리엄 터너 WIlliam Turner의 동명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되었다. 각 악장은 휴식 없이 연속적으로 연주되는 교향시 형태를 띄고 있으며 복잡한 리듬과 복합박자, 변박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 ...... 미술, 고고학, 철학을 트리플 전공한 후 작곡가가 되었다고...??? 처, 천재다.;; 아마도 그런 전공을 한 작곡가의 곡은 다를 것 같기도 하다. 아, 그래서 터너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건가.


이 또한 해당 동영상을 구할 수 없어 에디트의 다른 곡을 올린다.






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Pluie, Vapeur et Vitesse Le Grand Chemin de fer de l'Ouest


* https://fr.wikipedia.org/wiki/Pluie,_Vapeur_et_Vitesse#/media/File:Turner_-_Rain,_Steam_and_Speed_-_National_Gallery_file.jpg



터너의 작품이다. 터너의 작품으로는 <전함 테메레르> 정도 알고 있었는데 이번 검색 덕분에 터너가 은둔자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미남 은둔자 풍경화가라니. 암튼 나 역시 이 그림을 보았을 때 당연히 안개 속을 달리는 증기기관차를 떠올렸으며, 그렇게 곡을 들었을 때도 그 장면을 연상하였다. 그런데 '물끓는 주전자의 수증기'라는 윤석우 님의 재치있는 해석을 생각하니 과연 그렇게 들리기도 했다. 즐거운 공연이었다.






예습을 하니 맘이 심란하다. 아무래도 제대로 현대음악다운 현대음악?들을 듣게 되지 싶다. 기, 기대되는데. 아쟈!